공유

제288화

이도윤이 아주머니의 방에서 나올 때, 온몸은 차가웠다.

후에 그는 아주머니와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지만 머릿속에는 오직 그 한마디만 남았다.

‘왜 죽은 사람은 내가 아니라 지아였을까?’

도윤은 문득 오래전에 자신도 소지아에게 같은 말한 적이 있다는 것을 떠올렸다.

“왜 죽은 사람은 네가 아니라 예린이었을까.”

‘이 말이 사람을 이렇게 아프게 할 수 있구나.’

‘그때 지아는 어떻게 버텼을까?’

도윤은 그 긴 복도를 바라보았다. 한 여자가 두 눈에 눈물을 머금고 수술실의 대문을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었는데, 순간, 그는 마치 지아가 큰 배를 이끌고 수술실 앞을 지키고 있는 모습을 본 것 같았다.

“대표님, 무엇을 보고 있는 거죠?”

진환은 도윤의 시선을 따라 바라보았는데, 복도에 있는 사람이 낯선 얼굴이라는 것을 발견하였다.

도윤은 목소리가 잠겼다.

“그녀가 병원에 있을 때의 화면을 나에게 보내.”

“예.”

도윤은 차에 올라탈 때 몸이 비틀거리더니 하마터면 넘어질 뻔했다.

일이 이 지경에 이르자, 설령 진실이 무엇인지 모르더라도 소계훈은 이예린을 살해한 살인범이 아닐 가능성이 아주 컸다.

만약 그라면, 상대방은 이렇게 큰 신경을 써가며 감출 필요가 없었다.

이 일은 조사하면 할수록 혼란스러워졌고, 연루된 사람과 일이 갈수록 많아졌다.

도윤은 며칠간 휴식하지 않아 극히 피곤했지만, 조금도 자고 싶지 않았다. 그는 가죽 좌석에 기대어 머릿속에 오직 한 가지 일만 생각했다.

‘만약 소계훈이 정말 살인자가 아니라면, 내가 지아를 2년 동안 고문한 것은 또 뭐로 되는 거지?’

이 가능성을 생각하니 도윤은 등골이 싸늘했다.

지아는 도윤이 가장 사랑하는 여자였지만, 그는 가장 날카로운 검으로 그녀의 가장 치명적인 곳에 하나하나 꽂았다.

지아는 상처투성이가 되어 간들간들하게 이 진흙탕 속에서 살고 있었다.

도윤은 두 손으로 머리를 안고 자신의 머리카락을 호되게 잡았다.

‘내가 무슨 짓을 한 거야!’

“대표님,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사모님은 틀림없이 무사할 거예요.”

“그래요, 상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