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남진은 손을 들어 아들의 말을 막으며 말했다. “이명란이 이렇게 대담하게 일을 벌였다는 건 이미 모든 준비가 끝났다는 뜻이고. 우리가 강제로 추궁하면, 이명란은 스스로 목숨을 끊을 수도 있어. 이명란이 죽으면, 우리도 더 이상 네 친동생의 행방을 알아낼 방법이 없을 테니.” “그럼, 아버지의 뜻은...” “다각도로 준비하고, 두 가지 방식을 병행하자.” 부남진은 곧바로 대책을 세웠다. “당시 이명란과 네 어머니가 동시에 출산했으니, 이명란이 데려간 그 아이가 바로 네 친여동생일 거야.” 부장경은 이를 악물며 물었다. “하지만, 이명란의 아이는 이미 죽었어요. 정말로 제 여동생이라면...” “그렇다면 이명란의 집안이 피로 갚아야 해!” 부남진의 이마에 드리운 살기는 무시무시했다. 부장경은 급히 떠나고, 방 안에는 지아와 부남진만 남았다. 지아는 작은 목소리로 부남진을 진정시키려 했다. “할아버지, 고모님은 분명 살아 계실 거예요.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부남진은 한숨을 내쉬며 몸을 의자에 기댔지만, 입가에 씁쓸한 미소가 맴돌았다. “지아야, 너에게 우스운 꼴을 보였구나. 내가 평생 아끼고 사랑한 딸이 가짜였다니. 고작 우리 집안에서 일하는 고용인 하나가 이 긴 시간 동안 우리를 이렇게 농락해 왔다니.” 이 진실이 밖으로 새 나가면 얼마나 웃음거리가 될지 상상조차 하기 힘들었다. 지아는 부남진에게 이 일이 얼마나 큰 충격일지 이해했지만, 뾰족한 해결책이 없었다. “할아버지, 모든 일에는 두 가지 측면이 있어요. 속았지만, 만약 고모님을 되찾을 수 있다면 그건 좋은 일 아니겠어요?” 부남진의 눈에는 생기가 없었다. “너도 이명란이 어떻게 사람을 때리는지 봤잖아. 저 사람은 아주 잔인해. 내 딸이 이미...” “할아버지, 결과는 아직 모르잖아요. 왜 그렇게 빨리 포기하려고 하세요? 그 아이는 할아버지의 친딸이에요. 저라도 이명란을 바로 죽이지는 않았을 거예요. 만약 저를 믿으신다면, 제가 삼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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