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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39화

“지금 네가 해야 할 일은 푹 쉬는 거야. 네 신원에 관한 건 언제든지 조사할 수 있으니 너무 무리하지 마.”

“머리가 너무 아파요. 금방 잊어버릴 것 같아 두려워요. 오빠, 제발 부탁이에요.”

하용은 곧바로 사람을 시켜 스케치북과 색연필을 가져오게 했다.

화연이 가장 잘하는 것은 수채화와 유화였고, 하용이 곁에 없을 때 그녀가 유일하게 의지할 수 있는 건 그림이었다.

그녀는 밤낮을 가리지 않고 자신의 그림에 몰두하면서 손끝에서 수많은 훌륭한 작품들이 탄생했다.

화연의 외모와는 다르게 그녀의 그림은 거칠고 강렬한 느낌을 풍겼다.

민연주가 그 독특한 화풍을 보자, 깜짝 놀라며 말했다.

“혹시 네가 그 ‘Lee’라는 화가니?”

Lee는 국제적으로 매우 유명한 화가였다.

8년 전, Lee의 작품 ‘역풍’은 모든 사람을 놀라게 했고, ‘금화상’을 거머쥐었다.

그때부터 Lee의 모든 출품작은 엄청난 가격에 팔리기 시작했다.

특히 ‘역풍’은 가장 높은 가치를 가진 수집품으로 꼽혔고, 민연주는 이 그림을 60억에 구매했다. ‘60억’은 갓 데뷔한 신인 화가에게는 매우 파격적인 가격이었다.

민연주는 명문가 출신이며, 외가도 학문과 예술을 중시하는 집안이었다.

어머니도 근현대 유명 화가였기 때문에, 민연주는 어릴 때부터 음악과 미술을 좋아했고, 여가 시간에는 미술 전시회를 다니며 취미 생활을 즐겼다.

당시 민연주는 ‘금화상’ 시상식에 초대받아 시상자로 나섰고, Lee를 매우 높이 평가했다. 그녀는 Lee와 가까워지고 싶었지만, 시상식 당일 화연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한 비서가 대신 시상식에 참석하여 상을 받았다.

그 후로 Lee는 마치 세상에서 사라진 듯이 더 이상 작품을 발표하지 않았고, 민연주는 매우 안타깝게 생각했다. 즉, 그렇게 잠재력이 있는 화가가 사라진 것이 말이다.

지금도 그 그림은 민연주의 침실에 걸려 있어 매일 그녀에게 ‘인생’이란 역풍을 헤쳐 나가는 것과 같다는 걸 상기시켰다.

화연은 얼굴이 살짝 붉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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