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연은 어쩔 줄 몰라 하며 침대에서 내려와 맞이하고 인사하려 했지만, 민연주는 재빨리 그녀를 침대에 다시 눕히며 말했다. “누워 있어, 움직이지 마.” 하용은 자신이 진실을 밝히면 어떤 후폭풍이 있을지 이미 알고 있었지만, 부남진이 직접 병원에 나타날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 부남진이 등장한 순간, 그의 위엄은 말 한마디 없이도 병실을 압도했다. 하용은 조용히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각하...” 하지만 부남진은 하용을 한 번도 쳐다보지 않고, 화연에게 곧장 다가갔다. 이때 화연의 얼굴에 남은 붉은 자국은 거의 사라졌지만, 창백한 얼굴에는 민연주의 이목구비를 쏙 빼닮았다. 특히 화연의 눈은 민연주의 어머니의 눈 그대로였다. “네가 화연이구나?” “네, 각하, 저는...” “바보 같긴, 이제 각하가 아니고 아빠라고 불러야지.” 민연주가 화연을 상기시켰다. “아, 아빠...” 화연은 눈앞의 남자를 멍하니 바라보았다. 부남진은 텔레비전에서 보던 것보다 나이가 더 들어 보였고, 눈가와 미간에 깊은 주름이 자리 잡았으며, 관자놀이에는 희끗희끗한 머리카락이 보였다. 부남진은 화연을 천천히 살펴보며, 눈에는 깊은 애정과 안타까움을 가득 담고 있었다. “내 딸, 아빠가 너무 늦게 왔구나.” 부남진은 가득한 안타까움으로 화연을 품에 안으며 말했다. “딸아, 정말 미안하다. 이렇게 늦게 널 찾아서, 그동안 고생 많았다.” 화연은 한 번쯤 상상해 본 적이 있었다. 자신의 아버지는 어떤 사람일까? 하지만 부남진이 아버지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부남진에게 안겨 있는 화연은 어색하고 긴장되었다. “괜찮아요, 저, 괜찮아요... 전...” “아빠랑 엄마가 겨우 널 찾았어. 우리와 함께 집에 가주겠니? 앞으로 네가 받았던 모든 아픔을 다 치료해 주고, 갚으마.” 부남진의 눈에는 따뜻한 감정이 스쳤고, 화연은 원래 마음이 여리고 남을 거절하지 못하는 성격이라 고개를 끄덕이려 했다. 하지만 문득 뒤에 서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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