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지나친 복수와 놓쳐진 사랑: Chapter 1311 - Chapter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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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11화

무너지기 일보 직전인 하용에게 부모님은 계속 끊임없이 자극했다.방에 하영과 지아 두 사람만 남았을 때, 하용이 진지하게 물었다.“지아 씨, 화연이는...”“걱정하지 않아도 돼요. 숨만 붙어 있는 한 제가 어떻게든 살릴 수 있거든요. 다만 알다시피 화연 씨 몸 상황이 그다지 좋지 않잖아요. 앞으로 아이를 가질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어요.”“살아만 있으면 돼요. 다른 건 중요하지 않아요.”화연에 대한 하용의 마음이 진심이라는 것을 느끼고 난 뒤 지아는 그만 참지 못하고 물었다.“화연 씨가 아이를 잃게 되었는데 왜 남자친구라는 사람은 오지 않았나요?”그 말에 하용은 눈동자가 번뜩였다. “두 사람 사이는 아무것도 아니라도 앞서 말한 바가 있잖아요. 화연이 남자친구 없어요.”하용이 더는 말하려고 하지 않자, 지아는 계속 묻기 어려웠다.“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이렇게 말하는 게 좀 잔인할 수도 있겠지만, 아이는 처음부터 지키기 어려웠던 상황이었어요.”지아는 진심으로 덧붙였다.“제가 이 일에 개입한 이상 호연 씨를 이대로 내버려 두지 않을 겁니다. 이따가 한약을 좀 닳아올 테니 오늘부터 몸조리를 잘하면 됩니다. 앞으로 임신은 어렵겠지만 적어도 수명은 연장할 수 있습니다.”“네, 고마워요.”“하지만 그전에 절대 다치게 하지 않겠다고 약속해 주세요. 그렇지 않으면 그 어떠한 약이라고 하더라도 돌이킬 방법이 없을 겁니다.”“네, 명심하겠습니다.”이윽고 하용은 나지막이 중얼거렸다.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안타까운데 다치게 할 리가...”말을 마치고 지아는 그대로 돌아서서 떠났다.차 안에서 기다리고 있던 도윤은 지아를 보자마자 바로 차에 오르기 무섭게 끌어안았다.“무슨 일 있었어? 왜 이렇게 울상이야?”“아니... 화연 씨는 괜찮지만, 아이를 잃었어.”“그 상황에서 살아남은 것만으로도 다행이니 너무 슬퍼하지 마. 너랑 상관없는 일이고 이미 최선을 다했잖아.”지아는 손으로 관자놀이를 문지르며 대답했다.“최선을 다했지만 그래도 안타까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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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12화

이성을 잃은 것처럼 미치고 날뛰던 미셸의 모습을 직접 봐온 지아이다.이치대로라면 연세도 제법 있는 이명란은 민연주 곁에 있는 사람이기도 하니 응당 충고를 해야 하는 것이 마땅하다.지아는 아무리 생각해도 이명란이 너무 이상했다.평소와는 전혀 다른 사람처럼 보일 정도로 말이다.“할아버지.”지아는 내색도 하지 않고 이명란에게서 시선을 돌려 부남진 곁으로 다가갔다.“어찌 됐든 배 속에 아이가 있잖아요. 그만 일어나게 하세요. 임신한 지 아직 석 달도 되지 않아서 위험하다고요.”지아는 미셸이 밉지만 뱃속의 아이가 안쓰러웠다.최선을 다해 자신의 아이를 보호하려던 화연의 모습을 떠올린 지아는 가슴이 미어지기만 했다.더는 또 다른 작은 생명이 세상을 떠나는 것을 보고 싶지 않았다.“나 위하는 척하지 말라고!”미셸은 지아를 향해 크게 소리쳤다.지아는 부남진을 부축해 앉히고 집사가 따뜻한 수건을 건네주자 손을 닦은 후에야 입을 열었다.“무릎 꿇고 싶으면 계속 그렇게 하고 있어. 아이를 잃게 되는 순간 넌 형이 확정되면서 감옥행이 기다리게 될 거야. 그곳으로 가서 계속 그렇게 성질부리면서 살아.”자신을 감옥으로 보낸다는 말에 미셸은 놀라서 벌떡 일어났다.하마터면 넘어질 뻔했지만, 이명란이 재빨리 부축해 주었다.“아가씨, 조심하세요.”미셸은 민연주의 소매를 잡아당기며 말했다.“엄마, 뭐라고 좀 해줘. 나 정말 일부로 그런 거 아니야. 나...”탁-민연주는 탁자 위의 찻잔을 닥치는 대로 부쉈다.그동안 미셸의 일로 인해 무척이나 슬퍼했던 민연주는 마침내 터지고 말았다.“일부러 그런 게 아니라고? 사람까지 데리고 몰래 들어가서 유산까지 시켰는데 아니라고? 대체 무슨 염치로 그런 소리를 할 수 있는 거야? 너한테 일부로라는 기준이 대체 뭔데!”“왜 엄마까지 나한테 이러는 거야? 나도 오해해서 그런 거잖아. 윤화연 그년이 제삼 자인 줄 알았잖아!”“오해인 줄 알았어? 그전에 일단 확신부터 해보고 하지 그랬어. 왜 그렇게 충동적으로 행동한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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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13화

부남진은 찻잔을 내려놓으면서 입을 열었다.“호랑이도 제 말하면 온다더니 참... 들어오라고 해.”하용은 아직도 그 옷을 입고 있었다.검은 코트에 피가 스며들어 잘 보이지 않았지만, 손바닥과 셔츠 깃의 붉은색이 유난히 두드러져 보였다.언제나 공손하고 겸손한 표정을 짓던 그 얼굴이 차갑게 변해 있었다.미셸은 부랴부랴 하용을 향해 달려갔다.“오빠, 내 말 좀 들어봐...”하용은 병원에 있을 때 방 안의 CCTV를 보았다.원래 그 CCTV는 화연이 집에 있을 때의 동태를 알아보도록 둔 것뿐이었다.그러나 이제 와서 그것이 증거될 줄은 몰랐다.미셸이 미친 듯이 화연에게 한 짓을 보고 하용은 그대로 앉게 되었었다.하용은 차갑기 그지없는 눈빛으로 미셸을 바라보았다.핏줄이 가득 선 눈동자에는 살의가 가득했다.하용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고 미셸은 몰래 손을 뗐다.하용은 한 발짝씩 부남진을 향해 걸어가면서 쉰 목소리로 인사를 했다.부남진도 입을 열었다.“동생 일은 들었어. 아이가 그렇게 된 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어. 이 일은 미셸 잘못이고 네가 어떻게 하려던 난 아무런 의견도 없어.”부남진은 즉시 자신의 태도를 보이면서 미셸을 감싸지 않았다.그의 속셈을 너무 잘 알고 있는 하용이다.미셸과 선을 분명하게 긋는다고 하더라도 정말로 가만히 보고 있을 수만 없을 테니 말이다.숨통이 좀 트였으면 하는 마음에 하는 말이었고 아울러 미셸을 향해 경고하기 위함이다.하용은 아무 말 없이 부남진 앞에서 무릎을 꿇었다.지아는 하용의 얼굴을 보고 순간 깨닫게 되었다.“이게 뭐 하는 짓이냐. 얼른 일어나.”민연주가 손을 뻗어 하용을 부축했다.하용은 민연주의 손을 피하면서 부남진을 향해 걸어갔다.“스승님, 그동안 보살펴주셔서 진심으로 고마웠습니다.”단 한마디에 부남진은 가슴이 덜컹 내려앉았지만 관심하는 척을 했다.“지금 이게 무슨 뜻이냐?”“제 아버지와 할아버지께서 이미 연락하셨을 것이라 믿고 있습니다.”설령 하광이 말하지 않아도 하용은 짐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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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14화

이 부분에 관해서 지아는 이미 예상하였다.장원에 있을 때 하용이 그러한 말을 했었으니 말이다.원래 지아는 하용을 마음에 들어 하지 않았고 높이 오르기 위해 더러운 수단도 서슴지 않은 것에 속으로 비하했었다.그토록 권세를 탐하던 남자가 친인을 위해 모든 것을 포기한다는 것에 생각이 달라졌다.분명 지금, 이 순간 그는 어느 때보다 자신이 원하는 세상에 다가갈 수 있는데 말이다.‘그래도 남자답네.’미셸은 하용의 첫 번째 조건에 이미 어리둥절해 버리고 말았다.필경 여러 해 동안 하용은 다정하게 임해오면서 사랑을 추구해 왔었으니 말이다.모르는 사람이 단 한 명도 없을 만큼.그랬던 사람이 갑자기 연을 끊겠다고 하니 순간 머릿속이 텅 비고 말았다.“오빠... 지금 뭐라고 했어?”미셸은 허리를 굽혀 두 손으로 하용의 멱살을 잡으며 이성을 잃어갔다.“그 천한 년 때문에 나한테 이러는 거야? 나 버리려는 거야?”미셸은 지금도 자기 잘못을 인식하지 못하면서 화연을 천한 년으로 부르고 있다.하용은 두 손을 꼭 움켜쥔 채로 미셸을 죽이고 싶은 마음을 겨우 억제하고 있었다.“미셸, 우린 어울리지 않아.”“나 쫓아다닐 때 넌 그렇게 말하지 않았었어.”하용은 붉어진 눈으로 미셸을 노려보았다.“그때는 네가 이렇게 독한 줄 몰랐었어.”부남진과 민연주의 불만을 살 줄 뻔히 알면서도 하용은 참지 못했다.그제야 미셸은 그가 정말로 자신과 헤어지고 싶어 한다는 것을 알고 불안해졌다.“오빠, 이 일은 내가 생각이 짧았어. 내가 잘못했어. 이번 한 번만 용서해 줘. 그냥 아이일 뿐이잖아. 동생은 아직 어리고 나중에 또 아이 가지면 되잖아.”미셸은 화연이 바로 하용의 가장 큰 약점이라는 것을 모르고 계속 염장을 질렀다.“게다가 아직 결혼하지도 않았다면서. 혼전 임신한 거 보면 동생도 썩 바른 사람이 아니잖아. 그 아이 아빠가 누군지도 모르는데...”“그만해!”듣다 못한 하용은 두 눈을 부릅뜨고 손등에 핏줄이 솟아올라 마치 흉수처럼 분노했다.지아 역시 미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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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15화

지금 이 자리에서 하용의 야망을 그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부남진은 심지어 하씨 가문과 협상할 준비까지 되어 있었다.설령 부남진이 정말로 미셸을 집에서 쫓아내서 경계를 확실히 구분한다고 하더라도 미셸의 일은 누군가 뒤처리를 해야 한다.하씨 가문은 헛되이 이번 일을 당하고만 있지 않을 것이다.하지만 하용의 입에서 이런 말이 나올 줄은 몰랐다.그는 아직도 하용이 밀당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하고 있었다.예전과 같았더라면 지아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겠지만, 오늘만큼은 진심이라는 것이 확 느껴졌다.화연의 아이를 대가로 자기의 앞날을 보장하고 싶지 않았다.이내 상냥한 척을 하고 있던 민연주 역시 점점 가면이 벗겨지게 되었다.“다시 한번 잘 생각해 봐. 퇴사할 지경의 일은 아닌 것 같아. 정말로 이건 아닌 것 같아.”부남진은 한사코 하용의 얼굴을 쳐다보며 말했다.“이유라도 말해 봐.”하용은 지금까지 이처럼 마음이 평온하고 편안했던 적이 없다.“몇 년 동안 소리 없는 전쟁 속에서 질린 대로 질렸습니다.”그의 모습은 마치 MZ 세대가 취하는 오피스 태도와 같았다.그럴듯한 이유를 대기가 귀찮을 정도로 가장 보편적인 이유로 어리바리 무릴 생각이었으니 말이다.“높이 서면 원하는 걸 얻을 수 있을 거로 생각했는데, 가족도 못 지키겠더라고요.”하용의 눈에는 빛도 욕심도 없었다.부남진은 대책을 생각하는 듯 입을 열지 않았다.그와 반대로 미셸이 욕설을 퍼붓기 시작했다.“젠장! 너 미친 거 아니야? 그동안 네가 개처럼 일해온 직장을 포기하겠다는 거야?”하용은 미셸을 상대하지 않았다.“세 번째 조건은 최고의 변호사팀과 손을 잡아서 소송을 제기할 것입니다. 미셸이 주택에 침입하여 범죄까지 저지른 것에 대한 인증도 물증도 이미 확보해 놓았습니다.”알고 보니 앞서 두 가지 조건은 모두 마지막 조건을 위해 깔아 둔 것이었다.부씨 가문의 이익 교환을 거절하고 미셸에게 대가를 치르게끔 하고 있는 것이다.부남진은 마침내 눈앞에 있는 하용을 제대로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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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16화

미셸은 침실에서 화연을 때렸었다.침실에 CCTV를 설치하는 사람은 얼마 없으리라 생각한다.이명란 역시 그 부분을 믿고 일부러 말을 뒤바꿔 미셸에게 좋은 쪽으로 얘기한 것이었다.하용이 뜻밖에도 이런 속임수를 쓸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하고 말이다.나서서 말리려는 미셸을 부남진이 차가운 목소리로 말렸다.“멀리 끌고 나가! 대체 무슨 짓을 했는지 똑똑히 봐야겠어.”사실 지아는 전반 과정을 목격했었고 하용은 지아에게 나서서 설명하라고 할 수도 있었다.하지만 지아의 현재 신분이 좀 난처했다.지아 역시 부씨 가문의 일원이기 때문이다.하용은 지아가 중요한 순간에 화연을 보호한 것을 보고 난처하게 하지 않았다.동영상에서 소리가 흘러나오자 미셸은 눈을 가리고 소리 없이 아우성을 냈다.‘다 끝났어.’화면에는 미셸이 지아를 때리려고 하자 막히는 것이 나왔고 뒤따라 화연을 때리는 모습이 나왔다.뺨으로도 모자라 미셸은 심지어 화연의 머리를 잡고 벽에 세게 부딪혔다.화연의 몸이 벽에서 미끄러지면서 이마에 묻은 피가 두 눈을 자극했다.부씨 가문 사람들은 이게 끝이라고 생각했다.더 잔인한 일이 뒤에 있을 줄은 꿈에도 모른 채 말이다.미셸은 화연의 배를 세게 걷어찼고 화연이 몸을 뒤집히는 순간 허리를 세게 밟으면서 몸 아래서 피가 흘러나올 때까지 힘을 더했다.“미친년!”하용의 분노는커녕 언제나 냉정하게 가면을 쓰고 있던 부남진 역시 화가 치밀어 올라 미셸의 머리를 향해 유리잔을 확 던졌다.미셸은 피할 겨를도 없이 이마를 맞아 선혈이 낭자했다.언제나 딸을 보호하려는 민연주조차 미셸을 보호해주지 않았다.민연주는 자신이 좋아하는 남자를 상대하는 데 수단을 썼지만, 솔직히 말해서 이런 악랄한 짓을 한 적이 없었다.아이와 임산부에게 상처를 주는 것은 상대방이 자신의 딸이라도 받아들일 수 없었다.생사를 알 수 없는 불쌍한 여자가 차가운 바닥에 누워있는 것이 머릿속에 가득했다.아이를 잃게 되었으니 얼마나 속상하겠냐면서.이때 이명란은 수건으로 미셸의 이마에 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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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17화

도윤과 하용 사이의 원한을 모르는 사람이 없다.지아는 비록 재혼하지 않았지만, 도윤과의 관계를 모두가 알고 있다.지아가 그곳에 나타난 것은 분명 하용을 돕기 위해서가 아니고 거짓말을 할 가능성이 가장 낮은 사람이라는 것도 설명된다.지아는 미셸과의 원한 때문에 복수하는 것이 아니고 도윤과 하용의 암투 때문에 미셸의 편을 들고 있는 것도 아니다.미셸과 이명란이 부남진에게 어떻게 변명할지는 모르겠지만, 화연은 두 가문의 이익을 대신하는 바둑알이 되어서는 안 된다.지아의 말을 들은 이명란은 눈에 띄게 불만스러운 기색이 역력했지만, 일개 도우미의 신분으로 어찌할 수 없었다.그뿐만 아니라 이렇게 예민한 상황에서 입을 열 자격도 없었다.부장경은 고개를 끄덕였고 전에는 너무 바빠서 지아에게 물어볼 시간도 없었다.“그랬구나. 그래서 네가 하씨 가문에 나타났던 거였어.”지아는 C국에서 막 돌아왔고 쉬기도 전에 이런 일에 휘말려서 역시나 어이가 없었다.하용도 지아를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말씀해주셔서 고맙습니다.”“그럴 필요 없습니다. 그냥 제삼자의 시선에서 본 것을 알려드리고 있는 것뿐입니다.”미셸은 이가 근질근질할 정도로 지아가 미웠다.그녀에게 있어서 지아는 지금 이참에 복수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였기 때문이다.“역시나 모두 한통속이었어! 이 천한 년, 놈들아!”“이 틈을 타서 나를 부씨 가문에서 쫓아내려고 하는 거야? 천만에! 부씨 가문에 내가 없어도 우리 오빠가 있거든. 어디 한번 우리 오빠까지 쫓아내 봐!”“무엄하다!”부남진은 화가 나서 숨이 제대로 쉬어지지도 않았다.“지금 그게 무슨 태도냐! 잘못한 것을 반성할 줄도 모르고 남 탓이나 하고 말이야! 대체 누가 잘못인지 아직도 모르겠는 것이냐!”하용은 냉담하게 미셸을 바라보았다.“이제 누구의 잘못인지 따지는 것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조건은 이미 제기했고 만약 미셸을 편들고 보호하고 싶다면 저 역시 모든 대가를 다 해 부씨 가문과 끝까지 싸워서 화연이 대신 사과 받아낼 겁니다.”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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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18화

부씨 가문 사람들은 하용의 태도가 이렇게 단호할 줄 몰랐다.이제 아무도 그가 밀당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이때 부장경이 소리를 냈다.“만약 법정 싸움까지 하겠다면 우리 역시 최고의 변호사를 선임할 거야. 기껏해야 상해죄밖에 되지 않고 임신한 상황이라 집행유예를 신청할 수도 있어.”지아는 부씨 가문 사람들이 미셸의 또다시 보호하려고 하는 건 알고 있었으나 직접 보니 무척이나 답답했다.비록 화연과는 아무런 사이도 아니지만 미셸에게 맞았던 그 화면이 자꾸 떠오르면서 지아는 자기도 모르게 손가락을 오므렸다.세상은 강한 사람을 중심으로 돈다는 것을 알고 있었음도 불구하고 말이다.오늘날에도 지아는 모든 일이 뜻대로 되지 않고 많은 일을 할 수 없다.따라서 이 답답한 곳을 벗어나는 것이 상책이다.“할아버지, 저는 부엌에 가서 약을 좀 닳이겠습니다.”부남진은 흐뭇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네가 좀 신경 써 주거라.”지아는 참다못해 한마디 덧붙였다.“부씨 가문을 위해서가 아니라 오로지 제 환자를 위해서 하는 일입니다.”말을 마치고 돌아서면 지아는 여기서 아무 역할도 할 수 없었다.권세가 무엇보다 중요한 이곳에서 말이다.지아는 뒤뜰로 들어서자마자 매화나무 아래 서 있는 도윤을 보게 되었다.하얀 눈이 주르륵 떨어져 그의 잘생긴 얼굴을 비추고 있었는데, 마치 만화에서 나온 남자 주인공과 같았다.“도윤아.”지아는 시무룩한 모습으로 도윤에게 다가갔다.도윤은 지아를 향해 두 팔을 벌려 품속으로 꼭 끌어안았다.“무슨 일 있었어?”지아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답답한 목소리로 그의 품에서 말했다.“이 집안에서 날 건드릴 수 있는 사람은 없잖아. 다만 화연 씨가 좀 안쓰러워서 그래.”그 느낌을 너무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소계평의 수술비를 마련하기 위해 뛰어다니던 모습처럼 말이다.도윤이 손가락을 움직이면 해결할 수 있는 일이었으나, 그때 도윤은 질투 때문에 소계훈이 죽어가기를 저주했었다.지아는 오늘날의 하용처럼 무력했었고 그들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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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19화

지아가 떠난 후, 하용만 홀로 서 있게 되었다.몸집은 도윤과 비슷하지만 도윤과 달리 사람 앞에서는 유난히 겸손해 보이는 하용이다.윗사람이나 스펙이 높은 사람에게는 무의식적으로 등을 굽히고 겸손하고 자상한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도윤처럼 염라대왕이 온다고 하더라도 머리를 쳐들고 자기가 가장 잘났다는 모습과 달리.도윤은 태어날 때부터 이씨 가문의 후계자로 태어났고 어려서부터 이씨 가문의 큰 기대를 받았다.군사 분야에서도 큰 힘을 발휘하면서 모든 걸 내려다보는 존재가 된 것이다.하씨 가문이 상황은 비교적 복잡한 것이 하용은 태어날 때부터 쫓겨 다녔고 내딛는 모든 걸음이 살얼음판을 걷는 것과 같았다.그가 하고 싶은 것은 분명히 이것이 아닌데, 하씨 가문은 화연으로 하용을 위협했었다.하씨 가문은 어둠을 감당할 사람이 필요한데, 하용이 바로 온갖 어두운 면을 대신 처리해 주는 사람이었다.반면 하용의 동생은 어릴 때부터 집안의 망나니로 날마다 술수를 바꿔가며 놀았다.따라서 하씨 가문의 모든 무거운 짐은 모두 그 혼자 짊어진 것이다.미셸을 사랑하지 않지만, 미셸은 부씨 가문으로 걸어갈 수 있는 가장 빠른 지름길이라 하씨 가문에서 밀어붙인 것이다.그 많은 일을 해 온 것도 모두 화연때문이었으나 화연은 미셸의 손에 그렇게 된 것이다.가문의 영광도 명예도 앞날도 오늘 화연이가 당한 일과 어린 목숨을 잃은 것에 비견할 수 없었다.이 길이 어려울 뿐만 아니라 통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을 모를 리가 없는 하용이다.계란으로 바위 치는 격인데도 말이다.하씨 가문을 위해 지금껏 살아왔으니 이번만은 자신을 위해 살려고 했다.“하용아, 네가 얼마나 착한 아이인지 잘 알고 있어. 제발 우리 미셸 한 번만 봐 줘. 어찌 됐든 앞으로 미셸 인생에 흠이 되는 일이잖아.”“제가 살길을 열어드리면 태어나기도 전에 죽은 그 아이에게 살길을 열어주는 사람은 누굴까요? 제 여동생과 미셸은 얼굴 한번 본 적이 없는 사이입니다. 그런데도 숨이 간당간당하게 남아있을 정도로 때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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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20화

미셸은 무척이나 다급해졌다.“아빠, 나는? 나 좀 도와줘.”부남진은 차갑게 미셸을 힐끗 쳐다보았다.“꺼져.”이명란이 미셸의 소매를 잡아당겼다.경중을 가리지 않고 헛소리를 해서 부남진을 화나게 할까 봐 걱정된 것이다.“아가씨, 일단 상처부터 좀 치료합시다. 아직 임신 중이시고 중요한 아이잖아요. 절대 그 어떠한 사고도 생겨서는 안 돼요.”만약 아이가 없다면 정말 감옥에 가게 될 것이니 말이다.부남진은 부장경을 힐끗 쳐다보더니 입을 열었다.“데리고 가서 치료받도록 해.”“집사, 다시 차 한잔 내와. 그리고 넌...”그의 시선은 이명란에게로 쏠렸고 이명란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듯했다.“남아. 물어볼 게 있어.”“네.”방에 있던 사람들이 거의 다 가버리자 이명란은 자신의 옷을 꼭 잡아당기며 안절부절못하며 입을 열었다.“각하, 말씀하세요.”이렇게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바라보는 시선만으로도 이명란은 괴로워 마지 못했다.“그 여자랑 지아가 손잡고 도발해서 미셸이 그만 참지 못하고 손을 댔다고 하지 않았어? 지아가 일부러 유인해 간 거라고. 부씨 가문과 하씨 가문의 갈등을 부추기고 이씨 가문이 어부지리를 얻으려고 한다고 한 것으로 기억하고 있는데, 왜 말이 전혀 다른 거야?”이명란은 부씨 가문에 돌아오자마자 미셸의 죄를 뒤집어씌웠었다.일부러 민연주를 화나게 해서 민연주가 미셸을 위해 나서게끔 했었다.지아가 자리에 없었고 부장경도 그 뒤에 온 것이라 사실을 모르니 말이다.하지만 가장 중요한 CCTV를 놓쳤고 이제 진실이 앞에 나타나 이전의 모든 것이 헛소리였음을 증명하고 말았다.이명란은 무릎을 꿇고 주저앉아 황송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각하께서 노하실까 봐 아가씨를 가만두지 않을 것 같아 그렇게 말한 것입니다. 모두 아가씨를 위해서 한 소리였고 임신한 몸으로 벌을 받게 된다면 절대 감당해낼 수 없었을 겁니다.”“네가 미셸을 거의 홀로 키우다시피 한 거 알아. 근데 지아를 모함하는 이유는 될 수 없어.”“다 제 잘못입니다. 함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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