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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19화

지아가 떠난 후, 하용만 홀로 서 있게 되었다.

몸집은 도윤과 비슷하지만 도윤과 달리 사람 앞에서는 유난히 겸손해 보이는 하용이다.

윗사람이나 스펙이 높은 사람에게는 무의식적으로 등을 굽히고 겸손하고 자상한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도윤처럼 염라대왕이 온다고 하더라도 머리를 쳐들고 자기가 가장 잘났다는 모습과 달리.

도윤은 태어날 때부터 이씨 가문의 후계자로 태어났고 어려서부터 이씨 가문의 큰 기대를 받았다.

군사 분야에서도 큰 힘을 발휘하면서 모든 걸 내려다보는 존재가 된 것이다.

하씨 가문이 상황은 비교적 복잡한 것이 하용은 태어날 때부터 쫓겨 다녔고 내딛는 모든 걸음이 살얼음판을 걷는 것과 같았다.

그가 하고 싶은 것은 분명히 이것이 아닌데, 하씨 가문은 화연으로 하용을 위협했었다.

하씨 가문은 어둠을 감당할 사람이 필요한데, 하용이 바로 온갖 어두운 면을 대신 처리해 주는 사람이었다.

반면 하용의 동생은 어릴 때부터 집안의 망나니로 날마다 술수를 바꿔가며 놀았다.

따라서 하씨 가문의 모든 무거운 짐은 모두 그 혼자 짊어진 것이다.

미셸을 사랑하지 않지만, 미셸은 부씨 가문으로 걸어갈 수 있는 가장 빠른 지름길이라 하씨 가문에서 밀어붙인 것이다.

그 많은 일을 해 온 것도 모두 화연때문이었으나 화연은 미셸의 손에 그렇게 된 것이다.

가문의 영광도 명예도 앞날도 오늘 화연이가 당한 일과 어린 목숨을 잃은 것에 비견할 수 없었다.

이 길이 어려울 뿐만 아니라 통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을 모를 리가 없는 하용이다.

계란으로 바위 치는 격인데도 말이다.

하씨 가문을 위해 지금껏 살아왔으니 이번만은 자신을 위해 살려고 했다.

“하용아, 네가 얼마나 착한 아이인지 잘 알고 있어. 제발 우리 미셸 한 번만 봐 줘. 어찌 됐든 앞으로 미셸 인생에 흠이 되는 일이잖아.”

“제가 살길을 열어드리면 태어나기도 전에 죽은 그 아이에게 살길을 열어주는 사람은 누굴까요? 제 여동생과 미셸은 얼굴 한번 본 적이 없는 사이입니다. 그런데도 숨이 간당간당하게 남아있을 정도로 때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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