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연주가 콧방귀를 뀌면서 말했다.“오지 않았더라면 평소에 따님에게 어떤 모습인지 알 수 없었겠죠.”“우리가 입양한 아이일 뿐입니다. 밥 한 끼 먹여 주었더니 오히려 우리 아들이랑 미셸 관계를 부추겨 혼사를 이렇게 만들어 버렸지 뭡니까. 아주 잘 맞았습니다. 맞아도 싼 년입니다.”지아는 갑자기 미셸이야말로 윤미래의 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두 사람이 내뱉는 말은 그토록 귀를 찔렀으니 말이다.민연주는 자식을 아끼는 좋은 엄마로 어렸을 때부터 엄격한 요구로 받았던 부장경을 뒤에서 몰래 아껴줬었다.부장경이 벌을 받아 무릎을 꿇을 때 몰래 수를 써서 조금이나마 힘이 덜 들게 하고 말이다.그렇지 않았다면 미셸을 지금처럼 총애하지 않았을 것이다.민연주는 무엇보다도 다른 사람이 자신의 아이를 해치는 것을 볼 수 없는 사람이다.윤미래의 말에 상대하지 않고 공기처럼 무시해버리고 화연 곁으로 가서 부드럽게 말했다.“얘야, 좀 괜찮으냐?”화연은 낯설지만 예쁘고 고급스러운 여인을 조심스럽게 바라보며 대답했다.“네, 괜찮아요.”“괜찮을 리가 있겠어... 얼굴이 빨개지고 부은 것 좀 봐.”윤미래는 미셸이 그런 잘못을 저질렀다는 것을 알고 있으므로 민연주가 겉치레하러 온 것이 틀림없다고 생각했다.재빨리 화연에게 눈짓하며 말했다.“이분은 미셸의 엄마시다. 널 직접 보러 온 것에 영광으로 생각해야 할 거야.”화연은 민연주를 훑어보았는데 전혀 닮지 않아서 이상했다.생김새나 기질이나 닮은 구석이 없어 친근하게 느껴졌다.곧 정신을 차리고 자신이 어떤 신분인지 다시 인식하고 대답했다.“네, 감사합니다.”지아는 부기를 가라앉히고 멍을 없애는 연고를 가져왔다.들어오자마자 화연이 지극히 비천하고 심지어 침대에서 내려오고 싶어 하는 모습을 보고 화연에 대해 안쓰러움이 더 커졌다.“이제 막 수술을 마쳤으니 배가 많이 아플 거예요. 그냥 누워 계시면 됩니다. 침대에서 내려오지 마세요. 할머니께서 그런 것에 개의치 않으실 겁니다.”민연주는 화연을 부축하여 눕혔다.“그래
화연은 단순하지만, 바보가 아니다.조금 윤미래가 했던 말로 어느 정도 짐작이 되었으니 말이다.하용이 화연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알고 있기에 화연이 이렇게 된 것을 보고 무슨 극단적인 일을 저지를지 모른다.윤미래는 자기 아들을 통제할 수 없어서 화연에게 화풀이를 하고 있는 것이다.화연은 자기 때문에 하용의 앞길을 망친 것 같아 민연주에게 머리를 조아리며 사죄하려고 했다.겁에 질린 화연의 모습을 보고서 지아와 민연주는 얼른 화연을 부축하여 눕혔다.지아는 차가운 얼굴로 말했다.“가만히 있어요! 피 터져서 죽고 싶어요?”화연은 의술에 대해서 아는 게 없었다.하지만 방금 움직인 후에 확실히 몸 아래서 피가 나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수술하고 난 뒤의 정상적인 생리 현상이나 지아의 말을 듣고서 화연은 놀라서 꼼짝도 하지 않았다.죽는데 두렵기는 했다.왜냐하면, 자기가 죽게 되면 하용이 미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순하기 그지없는 화연의 모습을 보고서 민연주는 한숨을 내쉬었다.‘안쓰러워...’아마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 민연주가 이렇게 한 것은 단지 미셸의 죄에 대해 속죄하기 위해서일 것이다.하지만 마음속으로 화연을 안타깝게 여기고 있다.듣자니 하씨 가문에서 재앙을 막기 위해 입양한 딸이라고 하는데 윤미래의 태도를 보아하니 집에서 어떻게 지내는지 알 것 같았다.다른 사람에게 이렇게 맞고 쓰러졌는데도 사과까지 하다니 불쌍하기 짝이 없었다.“그럴 필요 없어. 긴장 풀고 편안하게 있어.”민연주는 약을 발라주며 물었다.“몸은 어디 아픈 데 없어?”목소리가 부드러워서 그런지 어려서부터 모성애가 부족했던 화연은 갑자기 긴장이 풀렸다.“저... 배 아파요...”그 말을 듣고서 지아는 눈살을 찌푸렸다.“진작 말하지 그랬어요! 진통제 안 썼어요?”수술을 받고 나면 원래 배가 아플 텐데 체질까지 나쁘다 보니 남들보다 몇 배는 더 아팠을 것이다.“깜빣했나봐요...”만약 보통 사람들은 돈이 부족하여 진통제를 쓰지 않은 것이라면 하씨 가문은 그러기에 돈이
방 안에는 두 사람만 남아 있었고 화연은 진통제를 사용했고 고통은 조금 누그러졌다.민연주는 화연을 안타깝게 바라보며 물었다.“좀 괜찮아졌어?”화연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네, 괜찮아졌어요. 저 진짜 괜찮고 미셸 씨 탓도 하지 않아요. 모든 게 다 제 잘못이니 우리 오빠 탓하지 말아 주세요.”“남매가 참 정이 좋네.”민연주는 한숨을 내쉬었다.하용은 화연을 위해서 모든 것을 포기할 수 있었다.혼자서 부씨 가문을 쳐들어왔을뿐더러 하씨 가문과 관계를 끊으려고 했다.그리고 화연은 이렇게 당하게 되었음에도 계속 하용만 생각하고 있다.“걱정하지 마. 난 내 딸을 대신해서 사과하려고 온 거야. 네가 괜찮다고 하더라고 잘못은 한 건 사실이니 절대 감싸주지 않을 거야.”처음엔 민연주는 이런 생각을 하고 왔었다.하용에게 사법 절차를 밟지 말라고 대신 좀 충고해달라고.하지만 화연의 비천한 모습과 미셸의 태도가 선명하게 대조를 이루면서 도통 말이 나오지 않았다.“배고프겠어. 지아랑 맛있는 거 좀 해 왔어. 다른 일은 당분간 생각하지 마.”이렇게 허약한 모습을 보고서도 윤미래는 그 어떠한 음식도 가지고 오지 않았다.친딸이 아니어서 그러한지 정말로 아끼지 않았다.민연주는 푹 끓여 온 곰탕을 꺼내 들었다.“이거부터 좀 마셔봐. 내가 몇 시간 동안 끓인 건데 간이 맞는지 모르겠어.”놀라워 마지 못하면서 자격지심이 엄청난 화연의 모습에 민연주는 가슴이 찢어지는 듯했다.“어서 맛 좀 봐. 괜찮아 마음 편히 먹어도 돼. 좀 뜨거워 조심해서 마시고.”몇 모금 마시더니 민연주가 또 물었다.“어때? 몸조리 잘해야 해.”눈물이 한 방울씩 곰탕으로 뚝뚝 떨어졌다.“맛있어요.”화연은 정신없이 눈물을 훔쳤다.“일부러 울려고 한 게 아니에요. 죄송합니다.”만약 윤미래가 있었다면 또 눈물을 흘려 사람을 홀린다고 각종 더러운 말을 했을 것이다.민연주 역시 똑같이 생각할 것이라고 여겼다.그러나 민연주는 화연의 손을 살포시 잡으며 말했다.“울지 마. 눈 아파
민연주는 화연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난 정말로 네가 안쓰러워서 그래. 엄마가 잘해주지 않지?”화연은 감히 다른 사람을 헐뜯지 못하고 고개를 가로저었다.“그냥 화가 나서 그러신 것뿐이에요.”“그런 엄마 밑에서 힘들었겠어. 괜찮으면 앞으로 나를 또 다른 엄마로 받아주지 않을래? 앞으로 부씨 가문에서 널 지켜줄게.”화연은 어리둥절해서 하며 더듬거렸다.“저...”민연주가 그냥 하는 말이라고 생각했다.실은 정말로 그럴 필요가 없다면서 미셸을 추궁할 의사도 전혀 없었으니 말이다.이때 문이 열리고 샤워를 하고 옷을 갈아입은 하용이 나타났다.“화연아.”초조한 얼굴로 민연주를 잠시 멍하니 바라보다가 민연주가 여기 나타난 의도를 알아차리고는 금세 눈빛을 경계로 돌렸다.“사모님.”민연주는 하용이 전에 부씨 가문에서 한 말을 화연을 보고 모두 이해할 수 있어서 화를 내지 않았다.“화연이 보려고 온 거야. 조금 전까지 화연이랑 연이 있는 것 같아 수양딸로 삼고 싶다고 했어.”하지만 하용은 전혀 즐거워 보이지 않았다.오히려 비아냥거리는 웃음을 드러내면서 말했다.“사모님, 미셸의 죄를 씻기 위해서 애를 쓰시네요.”민연주는 조금 난감했다. “그래. 처음에는 그런 생각을 했지만, 지금은 아니야.”하용은 한마디도 듣지 않았고 화연을 선택할 때 모든 사람과 적이 되기로 결심했었다.“사모님, 저는 이미 정식으로 하씨 가문과 관계를 끊었습니다. 하씨 가문이 부씨 가문에 어떻게 아부하든 상관할 바가 아닙니다만 화연의 오빠로서 대가를 치르게 해주고 싶습니다. 그러니 다른 마음은 그냥 접으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이 일은 물러설 여지가 없습니다.”하용은 손짓하며 말했다.“병원 같은 곳은 있으신 건 사모님 신분과 어울리지 않습니다. 제 동생은 제가 알아서 잘 챙기겠습니다. 그만 돌아가 주세요.”민연주는 입을 딱 벌렸지만 끝내 아무 설명도 하지 않았다.사실 이 지경에 이르자 무슨 말을 해도 하용의 생각을 바꿀 수 없었다.민연주는 화연의 어깨를 두드렸다.
민연주는 내내 이 일을 속으로 생각하고 있었다.솔직히 말해서, 모든 신경을 미셸이 화연을 때린 것에 쏟았고 다른 사람은 전혀 신경 쓰지 않았었다.지아가 이렇게 말하는 것을 듣고 민연주도 좀 이상하다고 느꼈다.미셸이 부씨 가문에서 쫓겨났을 때 이명란이 가서 설득하겠다고 했는데, 가서는 돌아오지 않았다.중간에 민연주에게 전화를 걸어 미셸을 돌봐야겠다고 말했지만, 미셸은 아이를 돌보는 경험이 없었다.이명란은 세심하고 어릴 때부터 미셸을 돌봤고 둘 사이가 가까웠던 것도 틀림없다.그렇게 넋이 살짝 나간 채로 집으로 돌아온 민연주는 부남진의 가슴에 머리를 박게 되었다.부남진은 민연주를 내려다보면서 물었다.“무슨 생각하는 데 그렇게 넋이 나간 거야? 일은 다 해결했어?”민연주는 그제야 정신을 차리면서 물었다.“하용이 남겨두고 간 그 동영상은?”“있어. 왜 그래?”“한번 봐봐.”두 사람은 안방에서 영상을 켰고, 이번에는 민연주의 눈빛이 이명란에게 쏠려있었는데, 역시나 주인공을 이명란으로 바꾸면서 일이 달라졌다.처음에 하씨 가문으로 들어갔을 때 도우미를 먼저 때렸다.미셸이 화연을 때린 이유가 오해 때문이라면 도우미는 이명란과 무슨 원한이 있었을까?도우미는 피를 토할 정도로 얻어맞고 민연주는 이명란의 얼굴에 오만함을 보게 되었다.평소 성실하고 부지런한 모습과 정반대로 오히려 친숙하게 느껴졌다.“잠깐, 타임.”부남진이 입을 열자 민연주는 화면을 멈추었다.두 사람이 캡처한 화면은 마침 미셸과 이명란 두 사람이 서로를 동시에 쓰러뜨리며 의기양양한 표정을 짓고 있는 모습이었다.민연주는 부남진의 손을 덥석 잡으며 물었다.“두 사람 좀 닮지 않았어?”부남진은 침울한 얼굴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민연주는 이상한 생각을 바로 떨쳐버렸다.“아니야, 내가 헛소리했어. 어렸을 때부터 이 집사가 데리고 자랐으니 닮았을 수도 있을 거야.”“이 집사도 아이 낳지 않았어?”“거의 앞뒤로 낳은 거로 기억하고 있어. 근데 그 아이는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아
민연주는 눈살을 찌푸렸다.“그냥 미셸 자라는 거 옆에서 지켜봐서 그런 게 아닐까? 아이까지 잃어서 자기 아이처럼 대한 게 아닐까?”“아니.”부남진은 민연주에게 문제가 있다고 단언했다.“부씨 가문에서 몇 년 동안 사람을 똑바로 바라보지 않고 줄곧 고개를 숙이고 있었어. 과거에는 말과 행동을 삼갔다고 생각했는데, 고의로 그랬을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외모를 무시하게끔 말이야.”분명 밖에서 얼굴을 들더라도 개의치 않고 고개를 빳빳이 들고 가슴을 펴고 있었으니 말이다.부남진이 이렇게 알려준 후, 이명란이 자기 곁에 없는 날을 제외하고는 나타나면 모두 고개를 숙이고 있는 것이 떠올랐다.“설마 미셸을 이 집사 딸로 의심하는 건 아니지...”“똑같은 생각을 하고 있던 게 아니야?”원래 부남진은 이명란의 행적을 수상히 여겼을 뿐인데, 마침 민연주가 CCTV를 보자고 하면서 머릿속에 이런 생각이 떠오른 것이다.이전에는 알 수 없었던 단서들도 점차 분명해졌다.“미셸 지금 어디에 있어?”“방에.”민연주가 입술을 깨물며 당황해했다.말도 안 되는 생각이라면서.“그래. 경솔하게 굴지 마. 이따가 의사한테 건강검진 핑계로 감정하라고 할게. 우리가 생각한 그대로든 아니든 이명란은 좋은 사람이 아니니 절대 들키지 마.”민연주는 당황스럽고 혼란스러워서 감히 그런 쪽으로 생각하지 못했다.그러나 의심스러운 씨앗을 심기만 하면 곧 마음속에 뿌리를 내리고 싹을 틔우는 법이다.“정말 우리가 생각하는 그런 거라면, 우리 아이는...”부남진은 어깨를 툭툭 치며 말했다.“일단 속단하지 말고 결과가 나오면 다시 얘기하자.”이 일은 두 사람 모두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미셸은 자기 침대에 앉아 이명란을 원망했다.“이게 다 아줌마 탓이야. 그 천한 년부터 없애자고 하더니 오빠한테 본때를 보여주자고 하더니 어떻게 됐어? 오빠한테 여자 붙지 못하게 하다가 나까지 떨어지게 생겼잖아.”미셸은 이명란의 얼굴이 빨개지는 것을 보고도 아무렇지도 않게 자기 생각만 하고 있었다.“오빠
예전에 진정한 사랑을 찾았다고 생각했지만, 이제야 남자의 마음은 빨리 식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이 세상에서 오직 가족만이 최고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아줌마, 내가 뭘 잘못했든 가족들은 겉으로는 나를 욕해도 자 정리해주고 그래. 우리 엄마도 말로만 신경 쓰지 않겠다고 하고서는 나 때문에 그 천한 년 주려고 곰탕까지 끓여 갔잖아.”“아빠 역시 관계를 끊겠다고 했지만 이미 하씨 가문이랑 사적으로 진작에 합의를 봤는지도 몰라.”말이 끝나자 누군가가 문을 밀쳐 열었는데, 부장경이 의사를 데리고 들어왔다.“오빠, 어떻게 됐어?”부장경은 더는 말하지 않고 덤덤하게 소리를 냈다.“산모가 아주 그냥... 검사부터 받아 봐.”“내 체질이 얼마나 좋은지 모르는 것도 아니고. 사람 좀 때리는 것도 어려운 일이 아니었어. 이마에 몇 바늘만 꿰맸을 뿐이야. 아빠는 화 풀리셨어?”부장경은 미셸이 잘못을 뉘우치는 마음이 전혀 없자 미셸에게 맞은 화연을 떠올렸다.말할 수 없는 혐오감을 느끼면서 말이다.“일단 검사부터 받아 봐.”피를 뽑으려고 하자, 이명란이 나서서 말렸다.“큰 도련님, 왜 피를 뽑으십니까? 건강검진 받으신다고 하지 않으셨나요?”부장경은 냉담한 얼굴로 그녀를 힐끗 쳐다보더니 말했다.“나 지금 해석해야 하는 거야?”“그게 아니라... 필요 없어서 그래요. 아가씨는 건강한데 괜히 찌를 필요가 없잖아요.”“나랑 아이를 걱정해서 그러는 거야. 워낙 매사에 신중한 사람이잖아.”미셸은 아무 생각 없이 소매를 걷어 올리고 말했다.“뽑아.”날카로운 주삿바늘이 그녀의 정맥을 찌르자 이명란의 눈꺼풀이 자꾸만 뛰었다.그럴 리 없다고 달래면서 부씨 가문 사람들이 그렇게 빨리 눈치채지 못했을 것으로 생각했다.하지만 부남진의 눈빛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아 간담이 서늘해졌다.피를 뽑고 나서 의사는 미셸 몸을 다시 검사했다.“큰 도련님, 걱정하지 마세요. 아가씨도 태아도 무사하십니다.”“체질이 좋다고 했잖아. 절대 그 어떠한 일도 없어. 다만 그 천한년을
“큰 도련님, 지금 뭐하신 거예요?”이명란은 긴장한 얼굴로 물었다.“아가씨께서 홀몸이 아니시라 고요.”“아직 임신 중이라 감금하는 거야. 함부로 움직이지 못하게 말이야.”“그래도 가둘 필요는 없잖아요. 아니면 저까지 감금해주세요. 혼자 두는 건 걱정돼서 안 될 것 같아요.”미셸의 성격을 알고 있는 이명란이다.어려서부터 응석받이로 자라온 미셸인지라 항마력이 없다.부장경이 앞으로 나서자, 부남진을 닮은 얼굴이 엄청난 압박감을 안고 와서 이명란을 당황하게 했다.“미셸을 엄청나게 여기는 것 같아?”이명란은 자신의 소매를 붙잡고 목소리를 가다듬었다.“네, 제 아이는 태어나서 요절했습니다. 아가씨는 제가 키웠으니 당연히 아가씨가 안쓰럽습니다.”“어쩐지 성격도 지랄 맞은 것이 점점 외모까지 닮아가는 것 같아.”그 한 마디는 이명란의 마음속에 폭탄으로 터져버렸다.아무것도 모르는 미셸은 계속 부채질을 했다.“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는 거야? 난 부씨 가문의 핏줄이라고 저런 천한 하인의 핏줄이 아니라!”얼굴이 하얗게 질린 이명란은 겨우 소리를 냈다.“아가씨 말씀이 맞습니다. 저는 먼저 사모님한테 가 보겠습니다.”부장경이 갑자기 길을 막자 이명란은 점점 더 당황스러워졌다.“이게 무슨 뜻입니까?”“설마 사람을 피 토할 지경까지 때리고 나서 빠져나가려는 건 아니지? 미셸도 피해가지 못하는 일을...”이명란은 고개를 번쩍 들었다.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설마 아가씨를 정말로 포기하신 겁니까?”“포기하지 않으면 어떻게 할까? 할 만큼 다했는데. 그렇게 생각 없이 움직이다가 지금까지 뉘우치지도 않고 있는데 어떻게 할까? 하용이 어떻게 하든 절대 끼어들지 않을 거야. 감옥에 가든지 집행유예를 받든지 모두 미셸 팔자야.”이명란은 갑자기 부장경 앞에 무릎을 꿇고 부탁하기 시작했다.“제발 좀 나서서 도와주십시오. 아무리 그래도 친동생이잖아요. 정말로 법정 싸움까지 가게 된다면 부씨 가문의 체면도 깎이는 거잖아요.”“집사가 신경 써야 할 일이 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