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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15화

지금 이 자리에서 하용의 야망을 그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

부남진은 심지어 하씨 가문과 협상할 준비까지 되어 있었다.

설령 부남진이 정말로 미셸을 집에서 쫓아내서 경계를 확실히 구분한다고 하더라도 미셸의 일은 누군가 뒤처리를 해야 한다.

하씨 가문은 헛되이 이번 일을 당하고만 있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하용의 입에서 이런 말이 나올 줄은 몰랐다.

그는 아직도 하용이 밀당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하고 있었다.

예전과 같았더라면 지아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겠지만, 오늘만큼은 진심이라는 것이 확 느껴졌다.

화연의 아이를 대가로 자기의 앞날을 보장하고 싶지 않았다.

이내 상냥한 척을 하고 있던 민연주 역시 점점 가면이 벗겨지게 되었다.

“다시 한번 잘 생각해 봐. 퇴사할 지경의 일은 아닌 것 같아. 정말로 이건 아닌 것 같아.”

부남진은 한사코 하용의 얼굴을 쳐다보며 말했다.

“이유라도 말해 봐.”

하용은 지금까지 이처럼 마음이 평온하고 편안했던 적이 없다.

“몇 년 동안 소리 없는 전쟁 속에서 질린 대로 질렸습니다.”

그의 모습은 마치 MZ 세대가 취하는 오피스 태도와 같았다.

그럴듯한 이유를 대기가 귀찮을 정도로 가장 보편적인 이유로 어리바리 무릴 생각이었으니 말이다.

“높이 서면 원하는 걸 얻을 수 있을 거로 생각했는데, 가족도 못 지키겠더라고요.”

하용의 눈에는 빛도 욕심도 없었다.

부남진은 대책을 생각하는 듯 입을 열지 않았다.

그와 반대로 미셸이 욕설을 퍼붓기 시작했다.

“젠장! 너 미친 거 아니야? 그동안 네가 개처럼 일해온 직장을 포기하겠다는 거야?”

하용은 미셸을 상대하지 않았다.

“세 번째 조건은 최고의 변호사팀과 손을 잡아서 소송을 제기할 것입니다. 미셸이 주택에 침입하여 범죄까지 저지른 것에 대한 인증도 물증도 이미 확보해 놓았습니다.”

알고 보니 앞서 두 가지 조건은 모두 마지막 조건을 위해 깔아 둔 것이었다.

부씨 가문의 이익 교환을 거절하고 미셸에게 대가를 치르게끔 하고 있는 것이다.

부남진은 마침내 눈앞에 있는 하용을 제대로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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