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억만장자 남편과의 달콤한 신혼일기: Chapter 831 - Chapter 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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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31화

하이먼 스웨이가 이서를 만났을 때의 장면을 상상하는 듯하자, 가은의 표정이 냉랭해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곧 그녀는 다시 미소를 되찾았다. “괜찮아, 이서한테 잘 이야기하면 다시 만날 수 있을 거야.”가은이 하이먼 스웨이의 팔을 잡았다.“엄마, 엄마 말씀대로 제가 이서 씨에 대해 오해했던 것 같아요.” 하이먼 스웨이는 크게 기뻐했다.“가은아, 그동안 정말 많이 성장했구나. 그럼 이서를 초대하는 일을 너한테 맡기마.” “네, 알겠어요.”가은이 다정하게 대답했다. ‘반드시 성공시켜야 해, 윤이서와 그 변태남을 만나게 해야 하니까.”...심리 진료실.긴장감이 가득한 기다림 끝에 마침내 이서의 차례가 되었다.오늘은 이서의 전신 검사가 예정된 날이었으며, 그 검사는 지환의 출현이 이서의 심리상태에 영향을 미쳤는지 아닌지 확인하기 위한 것이었다. 그러나 이서에게 이 사실을 알릴 수는 없었기에, 그저 정기검진이라고만 설명했다. 오늘 이서와 함께 검사하러 온 사람은 상언이었다. “이서 씨, 이제 들어가야 해요.”상언이 멍하니 앉아 있는 이서를 일깨워 주었다. “아, 네.”겨우 정신을 차린 이서가 간호사의 안내를 따라 검사실로 들어갔다. 검사실 안에는 한 명의 정신과 의사가 있었는데, 젊고 잘생긴 그는 사람의 마음을 위로할 수 있는 신기한 에너지를 가지고 있는 듯했다. 자리에 앉은 이서가 서서히 긴장을 풀었다. “안녕하세요.”“네, 안녕하세요.”“긴장하실 필요 없어요. 저는 그저 투명 인간이라고 생각하세요.” 의사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의 말투에는 친화력이 가득했다.“이제 몇 가지 검사를 진행할 건데요, 깊이 생각하지 않으셔도 됩니다.”“자, 제 리듬에 맞춰 눈을 감으시고... 천천히 긴장을 풀어주세요...”의사의 안내에 따라 이서는 곧 최면 상태에 빠져들었다. 의사는 절차에 따라 몇 가지 질문을 했으며, 모든 대답을 들은 의사는 이서를 깨우고 또 여러 가지 검사를 진행했다. 모든 검사를 마치자, 두 시간가량의 시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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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32화

이상언이 인상을 찌푸렸다.“그러니까 선생님의 말씀은 지금의 이서 씨는 온실 속의 화초와 같으니까, 조금의 타격도 받아서는 안 된다는 거죠?” “네, 아주 작디작은 돌에 맞는다고 하더라도, 줄기가 꺾여 버릴 겁니다.”“네, 알겠습니다.”두 사람이 이야기를 나눈 지 얼마 되지 않아 이서가 돌아왔다. 상언은 의사와 인사를 나눈 후, 이서를 데리고 집으로 돌아왔다. 집에 돌아온 그는 일을 핑계로 서재로 향했고, 곧바로 지환에게 검사 결과를 알렸다. 상언의 말을 들은 지환의 심장은 되살아나는 듯했다. 그의 우려는 눈 녹듯이 사라졌으며, 가면을 쓴 채 이서의 곁에서 살아갈 수 있다는 기쁨만이 그를 감쌌다.‘게다가 M국은 나의 영역이잖아. 나는 이서를 잘 보호할 수 있을 거야.’ [오늘 저녁에 갈게.]“야, 지환아, 너무 조급해하는 거 아니야?” 상언이 지환을 놀렸다. 바로 그때, 노크 소리가 들려왔다. “그럼 저녁에 와, 방은 마련해 둘게.” 말을 마친 그가 전화를 끊었다. “들어오세요.”문을 열고 들어온 사람은 배미희였다. “왜 그렇게 급하게 서재로 들어간 거야? 급한 일이라도 있어?” 배미희는 문을 닫았음에도 불구하고 목소리를 낮추어 물었다. 상언이 웃으며 말했다.“엄마, 여기에는 우리 두 사람뿐이잖아요.” “쉿.”배미희가 비밀스럽게 초대장 한 장을 꺼내어 상언에게 건네주었다.“봐봐.”상언은 어안이 벙벙했다. 그가 초대장을 열었다.그 초대장은 뜻밖에도 하이먼 스웨이가 보낸 것이었는데, 정중한 어투로 이씨 가문의 가족이 아닌 이서를 초대하고 있었다. “오후에 하이먼 스웨이 여사 쪽 사람이 직접 와서 이걸 건네더구나.”배미희가 말했다.“지난번 유람선에서 하이먼 스웨이 여사의 이야기만 꺼냈는데도 이서 씨가 정신을 잃었었잖니, 그래서 우선 답장은 하지 않았단다.” “아마 계속 답장을 기다리고 있을 거야. 아들아, 이서 씨에게 이 초대장을 전달해야 할까?” 상언이 대답했다. “절대 안 돼요.” “내 생각도 그래,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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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33화

저녁 무렵.2층에 있던 이서가 익숙한 차를 보았고, 흥분한 새가 날개를 퍼덕이는 듯 아래층으로 내려가 지환의 앞에 다다랐다. 이 장면을 바라보던 배미희가 못 말린다는 듯 웃으며 말했다.“조심해요!”그녀가 부러움을 띄는 눈빛으로 상언의 팔을 건드렸다.“젊은 게 정말 좋구나.” 상언은 배미희가 무슨 말을 이어 나갈지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다. “잠시만요, 잠시만, 엄마가 무슨 말씀을 하시려 건지 저도 잘 알아요. 걱정하지 마세요. 저도 곧 어머니께 며느리를 소개해 드릴 테니까요.”상언이 입을 연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놀라움을 금치 못한 배미희가 질문을 이어 나가려던 찰나, 상언이 검지 손가락을 입에 가져다 댔다.배미희는 마음속의 의혹을 억누르고 이서 쪽을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매우 놀란 그녀는 이내 멍해지는 듯했다. ‘드라마가 따로 없잖아?’ 지환의 앞에 선 이서는 아담하고 귀여웠으며, 따뜻한 햇빛이 그녀에게 떨어지자 마치 후광이 비치는 듯했다. 그리고 그녀의 맞은편에 서 있는 지환은 가면을 쓰고 있었을 뿐만 아니라, 너무 멀리 떨어져 있던 탓에 눈빛을 볼 수는 없었으나, 배미희는 이서를 바라보는 그의 눈빛이 대단히 다정할 것이라 예상할 수 있었다. 지난번 이씨 가문의 고택에서 밥을 먹을 때처럼.“H선생님.”이서가 반가워하며 그를 바라보았으나, 가까이 다가가자니 익숙한 것에 대한 두려움이 몰려오는 듯했다. 고개를 숙인 지환이 이서를 흘끗 쳐다보았다. 그녀의 안색에는 활기가 돌고 있었으며, 눈빛도 이전보다 더욱 총명해져 있었다. 보아하니 외국 생활은 확실히 그녀를 과거의 시시비비에서 멀어지게 하여, 기억을 잃은 생활에 더욱 잘 적응하게 한 듯했다.지환이 마음속의 깊은 고통을 거두고 옅은 미소를 지었다.“왜 이렇게 급하게 달려온 거야?”“그게...”이서의 얼굴이 더욱 붉어졌다.“저도 모르겠어요, H선생님을 보니까 달려오고 싶었어요.” 지환이 무의식중에 손을 내밀어 이서의 머리카락을 쓰다듬으려 하다가, 무언가 생각난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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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34화

“그래, 모두.”지환은 아무렇지 않다는 듯 대답했으나, 상언은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고 있었다. 그가 말했다.“안 돼, 그건 지호 형한테 기회를 주는 것일 뿐이야. 지호 형이 호시탐탐 YS를 노리고 있다는 걸 잊어서는 안된다고.”당초에 하지호는 하씨 가문의 회사에 대한 비뚤어진 마음을 가지고, 회사를 자신의 손에 넣으려 하다가 지환에게 발각된 바 있었다. 그리고 이때를 시작으로 두 사람의 사이가 악화된 것이었다. 하지호는 본래 고아였으나, 하씨 가문에게 입양된 후 줄곧 하씨 가문에서 길러졌다. 하씨 가문은 어린 하지호가 장차 하씨 가문을 집어삼킬 것이라고는 예상조차 하지 못했다. 하지만 하지호는 하씨 가문에 들어온 첫날부터 이미 하씨 가문의 재산을 독식하기 위한 계산을 하고 있었다. 악독한 늑대와 같은 하지호가 지환이 모든 사람을 동원하여 이서를 보호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면 틀림없이 기회를 이용할 것이었다. 이런 일은 처음 있는 일도 아니었다. “이서는 조금의 상처도 받아서는 안 돼.” “하지만 YS를 잃는 한, 넌 이서 씨를 보호할 수 없게 될 거야!” 상언이 화가 나서 말했다. 두 사람이 싸우는 소리는 순식간에 이서와 배미희의 귀에도 전해졌다. “왜 그래?”“무슨 일이에요?” 배미희는 두 사람의 사이가 아주 좋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게다가 상언은 지환의 계책을 따르면서도 아주 일관성 있게 그를 대해주었다. ‘두 사람이 얼굴을 붉히며 다투는 걸 보게 될 줄이야.’ 긴장한 이서는 두 사람은 지나쳤지만, 그녀의 시선은 지환에게 고정되어 있었다. 이서의 걱정스러운 눈빛을 접한 지환이 미간을 찌푸렸다.“아주머니, 단지 회사의 일로 의견이 맞지 않아서 그러는 거니까 크게 걱정은 마세요. 곧 의견을 조율할 수 있을 거예요.”배미희가 상언을 쳐다보았다. 상언이 어쩔 수 없다는 듯 대답했다.“지환이 말이 맞아요. 별일 아니에요.” 두 사람은 이서와 배미희를 안심시키려 했으나, 두 사람은 바보가 아니었다.배미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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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35화

표정이 굳어진 지환이 긴장하며 물었다.“이서야, 괜찮아?” 운서는 뻣뻣하게 고개를 끄덕였다.“괜찮아요, 단지 방금 머릿속에 뭔가 스쳐 지나간 것 같았는데... 제가 잃어버린 기억인 것 같았어요.” 지환이 심하게 떨리는 이서의 팔을 붙잡았다. 고개를 숙였던 이서가 어색하게 지환을 바라보았다. 그의 손등에서는 핏줄이 서서히 불거지고 있었다. 그는 대단히 흥분한 것 같았다. 이서는 그가 왜 이토록 흥분한 것인지 전혀 알 수 없었으나, 왜인지 기묘한 느낌이 들었다.‘H선생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아.’ 이서의 심장이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H선생님, 방금은 왜 눈물을 흘리신 거예요?” 이서가 다시 한번 물었다. 지환이 이서를 끌고 소파에 앉았다.“아무것도 아니야. 그냥 어떤 친구가 생각나서 그랬던 거야. 그 친구도 너와 마찬가지로 늘 다른 사람을 배려하고 선량했거든...” “그럼 그분은 분명 H선생님께 소중한 분이시겠네요?” ‘그래서 눈물이 나셨던 거구나.’ “응, 그 사람은 내 목숨보다 소중한 사람이었어. 비록 지금은 그 사람을 잃었지만 말이야.”지환의 두 눈동자에 다시 한번 거대한 슬픔이 차오르는 것을 본 이서는 멍해지는 것을 느꼈다.그녀는 자신의 질문에 대한 답을 스스로 찾은 듯했다. 이서가 떨면서 물었다.“그 분이... H선생님의 애인이셨나요?” 지환이 이서를 바라보며 망설이지 않고 대답했다.“그랬지, 내가 이 세상에서 가장 사랑한 여자였어.” “나는 앞으로도 다른 사람이 아닌 그 사람만을 사랑할 거야.’ 지환의 말에 이서의 가슴은 찢어지는 듯했다. ‘그러고 보니 H선생님께 너무 의존하느라 독신인지 묻는 것도 잊었었네. 그런데 지금 보니까...’이서가 지환과의 거리를 벌렸다. “그럼 왜 그분을 되찾으려 하지 않으시는 거예요?”이서를 바라보는 지환의 눈동자에 빛이 반짝였다.“노력 중이야.” 이서의 마음속에 알 수 없는 불이 떠올랐다. 그 불은 활활 타오르기 시작했으나, 그녀는 자신이 전혀 화를 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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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36화

‘H선생님은 왜 진작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고 말씀해 주지 않으신 걸까?’ ‘H선생님의 눈에 들 수 있다니, 그 여자분은 분명 큰 행운을 가진 분이실 거야.’문득 벽 하나를 사이에 둔 상언이 떠오른 이서가 눈물을 닦았다.‘맞다, 사모님께서 이 선생님과 H선생님은 오래된 친구라고 하셨었잖아. 이 선생님은 틀림없이 H선생님의 모든 걸 알고 계실 거야.’여기까지 생각한 이서가 지체 없이 문을 열고 나와 옆 서재의 문을 두드렸다.서재에 있던 상언은 대단히 화가 나 있었다. 노크 소리를 들은 그가 하인일 것이라 생각하고 귀찮다는 듯 대답했다.“혼자 있고 싶어요.” 놀란 이서의 얼굴이 새하얗게 질렸다. 하지만 그녀는 H선생님을 위하여 입술을 깨물었고 다시 한번 용기를 냈다. “이 선생님, 저예요.” 이서의 목소리를 들은 상언이 어리둥절하여 얼굴의 초조함을 접고 문을 열었다.“이서 씨? 무슨 일 있어요?” 여태까지는 항상 상언이 주동적으로 이서를 찾았었다. 물론 이렇게 한 것은 임하나에 대한 이해를 깊게 하여 가능한 한 빨리 돌파구를 찾기 위해서였다.이서는 하나에 관한 일은 자신이 아는 것이라면 모두 상언에게 알려주었다. 매번 하나가 어머니를 따라 아버지의 간통 현장을 잡으러 다녀야만 했다는 것을 들은 상언은 대단히 안타까워했다. ‘시간을 돌릴 수만 있다면, 그때로 돌아가서 하나 씨를 구하고 싶어.’‘이전에는 하나 씨가 안정감이 부족한 이유가 아버지의 일탈 때문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이제 와서 생각해 보니까 어머니의 행동도 하나 씨에게 적지 않은 상처를 줬을 것 같아.’ “그게... H선생님에 대해 알고 싶어서요.” 상언이 경계하며 이서를 바라보았다.“또 뭐가 알고 싶으신 거예요?” 이서가 대답했다.“걱정하지 마세요. 단지 H선생님이 자신의 목숨보다 더 소중히 여기는 사람이 있는지 묻고 싶을 뿐이니까요.”이서의 말을 들은 상언은 이유 없는 화가 치미는 듯했다.“어디 목숨만 내놓겠어요? 제가 보기에 이 세상에 그 사람만큼 지독한 사랑을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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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37화

이미 초대장을 열어버린 이서의 눈에 하이먼 스웨이가 정성을 다하여 붓글씨로 쓴 자신의 이름이 보였다. 그것은 이서의 이목을 확 끌었다. 상언이 돌아왔을 때는 이미 모든 것이 늦어버린 후였다. 그가 정신과 의사에게 전화를 걸려고 했을 때, 이서는 별다른 문제가 없어 보였었다. 이서가 호기심이 만연한 눈빛으로 상언에게 물었다.“저한테 온 초대장인데, 왜 제게 전해주지 않으신 거예요? 그리고... 하이먼 스웨이 여사님이 누구예요? 어디선가 들어본 이름인 것 같은데...” 놀란 상언이 이서를 바라보았다. 상언은 며칠 전 유람선에서 심가은이 하이먼 스웨이의 이야기를 꺼내어, 이서가 기절했던 일이 눈에 선한 듯했다. 그러나 눈앞의 이서는 하이먼 스웨이의 이름을 듣고도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으며, 오히려 그와 대화를 나누려 했다.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야?’ 상언은 다소 격동되었다.“이서 씨, 잠시만요. 먼저 방에 돌아가 계세요. 제... 제가 좀 급한 일이 있어서 통화를 좀 해야 할 것 같아요.” 다급한 상언의 모습을 본 이서가 어쩔 수 없다는 듯 자신의 방으로 향했다. 이서가 떠나자, 상언이 곧바로 지환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는 두 사람이 말다툼으로 인한 냉전 상태라는 것을 완전히 잊은 듯했다. “정말 놀랄 일이야. 방금 이서 씨가 하이먼 스웨이 여사님의 이름을 봤는데도 아무런 반응이 없었어.”상언이 컴퓨터 책상을 다가가며 말을 이어 나갔다.“지금 바로 마이클 천 선생님의 제자 분한테 전화를 걸어봐야 할 것 같아.” 수화기 너머의 지환이 긴장한 듯 입을 열었다.[그래, 알겠어.]상언은 머지않아 마이클 천의 제자와 연락이 닿았다. 상언의 묘사를 들은 마이클 천의 제자가 말했다.[지극히 일반적인 상황입니다. 많은 기억상실 환자분들이 겪는 단계 중 하나이기도 하고요. 예를 들자면, 사람의 기억은 커다란 항아리와 같다고 할 수 있어요.] [그래서 한 사람이 다른 사람의 항아리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된다면, 다른 사람의 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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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38화

“맞아요.”“그럼 제가 H선생님과 어떤 사이였는지 물어보면 안 되는 거죠?” “네.”상언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서가 입술을 오므리며 대답했다.“알겠습니다.” ‘H선생님의 애인이 누군지도, H선생님이 왜 이렇게까지 나를 도우려 하시는지도 물어볼 수 없겠어.’이서가 고개를 숙이는 것을 본 상언이 마음속으로 가볍게 탄식했다.‘두 사람이 함께 있을 수 없다는 건, 너무도 잔인한 일이야.’ 깊이 깨달은 그가 이서를 더욱 동정하고 있었다. “하이먼 스웨이 여사님의 초대에 응하고 싶어요?” “그래도 될까요?”이서가 되물었다.상언이 미소를 지었다.“물론이죠. 하이먼 스웨이 여사님의 이름을 듣고도 아무런 자극을 받지 않았으니, 하이먼 스웨이 여사님을 뵈러 가도 될 것 같아요.” “그렇다면 초대에 응하고 싶어요.”‘어차피 나는 매일 하는 일도 없잖아.’ ‘아무 일도 하지 않으면 생각이 많아질 뿐이니까 차라리 할 일을 찾는 게 낫겠어.’그녀가 초대장의 날짜를 확인하였다.[17일.]‘내일이네.’“그래요, 제가 데려다줄게요.” “네, 감사합니다.”상언과의 대화를 마친 이서가 자신의 방으로 돌아가자, 상언이 하이먼 스웨이 여사의 고택으로 전화를 걸었다.하지만 전화를 받은 사람은 하이먼 스웨이가 아닌 심가은이었다. 초대장을 보낸 지 한참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이서가 아무런 답장을 보내오지 않자, 가은은 조급해하던 참이었다. 하루 종일 이씨 가문의 소식을 기다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이서가 내일 하이먼 스웨이의 고택을 방문하겠다는 소식을 들은 심가은이 찢어질 듯한 미소를 지었다. [알겠습니다, 준비해 둘게요.]수화기 너머의 열정 넘치는 젊은 여자의 목소리를 들은 상언은 크게 개의치 않는 듯했다.‘하인일 거야.’ 전화를 끊은 심가은은 이 좋은 소식을 되새기느라 위층에서 내려오는 하이먼 스웨이를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가은아, 무슨 좋은 일이라도 있어? 뭐가 그렇게 즐거운 거야?” ‘가은이를 다시 만난 이후로, 저렇게 기뻐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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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39화

심가은이 빠르게 잔꾀를 굴렸다.“엄마, 지난번에 말씀드렸잖아요, 이서 씨를 다시 보게 되었다고요. 그리고 엄마, 저는 엄마가 이서 씨를 좋아하시는 게 이해되기 시작했어요.” “그래서 이서 씨와의 만남을 특히 기대하고 있는 거고요.” 하이먼 스웨이는 심가은의 말을 듣고서야 마음을 놓았다.“그럼 됐어. 엄마는 가은이가 이서와 많은 대화를 나눴으면 좋겠구나. 이서는 또래보다 식견과 경력이 풍부한 아이거든. 대화를 통해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을지도 몰라.” 가은이 귀찮다는 듯 손을 내저었다. “알았어요, 엄마, 우선 손님맞이 준비부터 할게요.”가은이 다시 주방으로 들어갔다. ‘가은이가 차츰 철이 드는구나.’하이먼 스웨이의 얼굴에 웃음기가 떠올랐다. ‘얘야, 엄마는 네가 천천히 자랐으면 좋겠구나.’ 주방에 들어간 가은이 요리사에게 설명을 마치고, 홀로 주방의 뒷문으로 나와 변태남에게 전화를 걸었다. “계획대로 하죠.”수화기 너머에서 변태남의 음흉한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가은은 즉시 전화를 끊었다. 그녀의 머릿속은 이미 이서가 고문당해 죽는 장면으로 가득한 듯했다. ‘윤이서가 죽기만 하면 지엽 씨는 분명 의기소침해질 거야. 그때가 되면 나도 엄마의 도움을 받아서 소씨 가문과의 결혼 이야기를 할 수 있게 될 거라고.’‘그 여자의 말이 맞아, 지엽 씨가 나를 좋아하지 않으면 뭐 어때? 어차피 마지막에 지엽 씨의 곁에 있는 사람은 내가 될 텐데!’ ...이튿날 이른 아침, 이서가 일어났다.배미희는 명문가인 하이먼 스웨이의 고택에 가기 위해서는 고급스러운 옷이 필요하다며 이서에게 옷을 한 벌 사다 주었다. ‘옷도 사주시고 하이먼 스웨이 여사님의 고택까지 데려다주려 하시다니.’ 옷의 가격을 알게 된 이서는 놀라서 나자빠질 뻔했다. ‘치마 한 벌에 60억?!’ 그녀가 정중하게 고가의 선물을 사양하려 했으나, 배미희가 말했다.“60억이면 별거 아니에요. 그동안 이서 씨가 우리 집에서 내 이야기를 들어준 것에 대한 감사의 표시니까 아무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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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40화

이상언이 말했다.“엄마가 어린 세대의 사람과 이렇게 마음이 잘 맞는 건 본 적이 없는 것 같아요.”“그러게, 이서는 이상한 마력이 있어서 왜인지 계속 다가가고 싶단다. 하이먼 스웨이 여사님의 딸과는 정말 달라.”심가은을 떠올린 배미희가 눈살을 찌푸렸다.“거들먹거리는 걸로도 모자라, 겸손하지 못하고, 교양까지 없더구나. 아, 전에 어떤 대단한 가문의 딸이라고 들었던 것 같은데, 어쩜 그럴 수가 있니?” 상언은 가은에 관한 일에는 전혀 흥미가 없었기에, 배미희가 수다를 떨도록 내버려둔 채, 2층으로 올라갔다.같은 시각, 하이먼 스웨이의 고택으로 향하는 이서는 호기심이 가득한 아기처럼 차장에 붙어 빠르게 지나가는 바깥 풍경을 바라보고 있었다. 이곳의 모든 것은 그녀에게 낯설게 느껴졌다. ‘하이먼 스웨이 여사님을 만나도 이런 느낌일까?’ ‘하이먼 스웨이 여사님에 대한 기억을 떠올리고 싶어도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아.’바로 이때, 차량이 점점 외진 곳을 향해 들어갔다. 불안감을 느낀 그녀가 운전기사에게 물었다.“기사님, 왜 점점 더 외진 곳으로 가시는 거예요?” 운전기사가 기다렸다는 듯 입을 열었다.“아, 이곳의 길은 모두 이렇습니다. 거주하는 사람이 적은 탓이죠.”“하지만...”이서가 텅 빈 거리를 바라보며 말했다.“거리에 아무도 없는데요...” 운전기사가 웃으며 말했다.“이서 씨, 안심하세요. 이 길은 제가 20년간 운전해 온 길입니다. 올해로...” 그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어디서 나타났는지 모를 거대한 풍채의 사람이 차량의 앞을 막아섰다. 망치를 들어 올린 그는 단번에 차량의 앞 유리를 깨뜨렸으며, 또 한 번 손을 들어 운전기사의 머리를 내리쳤다. 시뻘건 선혈이 차 안에 흩뿌려졌다. 자극적인 피비린내를 맡은 이서의 안색이 하얗게 질렸다. 몇 초 후, 망치를 든 그 남자가 운전석에서 운전기사를 끌어냈고, 바닥에 버리듯이 내팽개쳤다. 운전석에 앉은 그 남자가 뒷좌석의 이서를 바라보며 만족스럽다는 듯 웃었다. “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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