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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 이혼, 후 집착의 모든 챕터: 챕터 61 - 챕터 70

1331 챕터

제61화

방문을 연 성도윤은 약의 발작으로 소이서의 위에서 불결한 일을 하려는 육장훈을 보았다.“오빠, 빨리 나 좀 살려줘!”소이서는 지푸라기라도 잡은 듯 비명을 지르며 성도윤에게 도움을 청했다.비록 육장훈은 소이서의 남자친구이고, 이미 관계를 맺은 사이지만 이런 상황은 그녀도 받아들일 수 없었다. 너무 창피했다.성도윤은 싸늘한 눈빛으로 두 사람을 넘어 테이블 위에 있는 차설아의 물건을 가져갔다.“자업자득이야!”성도윤은 말을 남기고 고개도 돌리지 않고 자리를 떠났다.소이서는 너무 곱게 자라 안하무인이 되었으니 이제 혼이 날 때도 되었다.계단을 내려와 문 앞에 서 있는 차설아를 보고 성도윤은 차갑게 눈살을 찌푸렸다.“우리 아직 이혼 안 했어. 그러니까 네가 아직 이 별장의 주인이야.”“고맙지만 사양할게.”차설아는 성도윤의 손에 든 물건을 건네받고 작별 인사도 없이 몸을 돌려 나갔다.이미 밤이 깊어졌다.차설아는 별장 밖에 서서 택시를 잡으려 했지만, 도시와 너무 멀리 떨어진 탓에 오려는 기사가 없었다.잠시 후, 성도윤은 자신의 은색 부가티 베이런을 몰고 그녀 앞에 멈추어 섰다. 그는 잘생긴 얼굴로 차갑게 말했다.“타!”초대가 아닌 명령이었다.차설아는 고민하다가 거절하지 않았다. 조수석 문을 열고 바로 차에 올라탔다.하지만 좌석에 있는 물건을 보고 차설아는 조금 놀랐다.“이건... 어디서 났어?”차에는 묘지에서 주웠던 호박 펜던트와 똑같은 것이 놓여 있었다.차설아는 속으로 무언가를 예상했다.‘설마 이 자식이 오늘 우리 부모님 묘지에 갔다가 실수로 떨어뜨렸나?’“이 펜던트는...”“내 물건에 함부로 손대지 마!”성도윤은 쌀쌀맞게 말하더니 차가운 얼굴로 펜던트를 빼앗아 갔다.“쳇, 쪼잔하기는!”차설아는 조금 실망한 표정이었다.‘우연이겠지. 내가 괜한 생각을 했어.’‘이 자식은 나한테 관심도 없는데 어떻게 우리 부모님 기일을 기억하고 있겠어? 굳이 꽃까지 들고 가서 제사를 지낼 리가 없잖아?’‘날 싫어하는데 어떻게 우리 부모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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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화

말을 한 사람은 바로 성도윤이 어릴 때부터 함께 놀았던 동생 사도현이었다.그는 성도윤의 옆에 서 있는 차설아를 보더니 더욱 과장된 목소리로 말했다.“대박, 다들 빨리 와서 봐. 도윤 형이 그 얌전하고 참한 마누라까지 데리고 왔어. 이건 분명 세계 10대 불가사의야. 우리 오늘 완전 운이 좋은데?”성도윤의 차가운 얼굴에는 아무런 변화도 없었다. 그는 큰 걸음으로 안으로 들어가며 의미심장하게 말했다.“초대받았으니 당연히 와야지.”자초지종을 잘 모르는 차설아는 얌전하고 참한 시늉을 하며 남자의 뒤를 얌전히 따랐다.어쨌든 1분에 2억 원이라는 돈을 받기로 했으니 ‘도구인’의 역할을 완벽히 수행해야 했다.룸안의 인테리어는 고급스럽기 그지없었다.넓고, 럭셔리하고, 화려한데 불빛은 또 희미해서 누가 보면 황궁에 온 줄 알 것이다.소파에는 대여섯 명의 남녀가 앉아 있었다. 옷차림을 보니 모두 신분이 비범한 명문가 자식들이었다. 그중 가장 비범한 아우라를 풍기고 있는 사람은 바로 중앙에 앉아 있는 남녀 한 쌍이었다.잘생긴 남자는 오똑한 콧날에 볼테 안경을 쓰고 있어 점잖아 보였지만, 좁고 깊은 두 눈동자에는 모든 것을 장악할 수 있는 여유가 흘러넘쳤다.이런 여유는 분명 강력한 집안 배경에서 온 것이다.그가 착용하고 있는 은색 손목시계만 해도, 롤렉스의 한정판으로 전 세계적으로 하나만 있어 가치가 100억이 넘는다!그의 옆에 앉아 친밀한 행동을 하는 여자도 압도적이었다. 완벽한 이목구비는 아름다움을 넘어 기품과 지성이 넘쳤다. 이건 보통 명문가의 아가씨가 풍길 수 없는 분위기이다.어쨌든, 둘이 같이 앉아 있었고, 누가 봐도 잘 어울리는 한 쌍이었다.두 사람 모두 성도윤이 들어오는 것을 보고 약간 놀란 표정이었다.“윤아, 너...”여자는 바로 자리에서 일어섰다. 애정이 흐르는 그녀의 큰 두 눈은 할 말이 많은 모습이었다.이에 비해 남자는 침착했고 온화하게 말했다.“드디어 화가 풀린 거야? 그래서 온 거야?”성도윤은 두 손을 호주머니에 넣고 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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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화

룸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멍해졌다.얌전하고 순진해 보이는 차설아에게 이런 모습이 있을 줄은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이렇게 완벽한 내 남편을, 대체 어느 눈이 먼 여자가 차버렸죠?”여기까지 말한 차설아는 성도윤의 팔을 다정하게 껴안으며 사랑꾼의 면모를 드러냈다.물론, 그녀의 연기에 불과했다.하지만 궁금증이 동한 차설아는 자신의 추측이 맞는지 확인하고 싶었다.역시 소파에 있는 그 분위기 있는 여자가 켕기는 듯 고개를 숙였다.강진우의 표정도 조금 어색해졌다.사도현은 소파에 있는 그 여자를 아주 의식하는 듯, 곧 차설아에게 화를 냈다.“그게 누구든 당신이랑 뭔 상관이야? 어쨌든 도윤이 형 첫사랑은 모든 면에서 당신보다 백배는 완벽해!”“자기 주제를 알아야지. 당신이랑 우리 도윤이 형은 전혀 다른 세상 사람이야. 모든 게 어울리지 않는데 염치없이 우리 형이랑 결혼해서 이 사달을 내?”강진우의 부드러운 눈빛이 약간 차갑게 변했다. 가볍지만 매우 압박감 있는 말투로 말했다.“현아, 그만해!”사도현은 유치한 아이처럼 계속 말을 이어갔다.“내 말이 틀렸어? 이 여자가 어떻게 감히 청하 누나랑 비교가 돼?”청하 누나?차설아는 살짝 눈썹을 치켜올리며 소파에 있는 분위기 미녀가 아마 ‘청하 누나’일 것으로 추측했다.“현아, 장난 그만해. 우리 새 친구 놀라겠다.”허청하는 드디어 고개를 들더니, 성도윤과 차설아를 향해 손을 흔들며 온화하게 웃었다.“윤아, 오랜만이야.”“응, 오랜만이야.”“윤아, 아직도 나랑 진우 오빠한테 화가 났어?”허청하는 눈썹을 찡그리며 슬픈 표정을 지었다.“다 나 때문이야. 그때는 철이 없어서 사랑과 우정을 구분하지 못하고 너희 두 사람 사이에서 허둥댔어. 그래서 너희 두 사람 사이에 금이 가게 했어. 그런데 오늘 네가 와줘서 너무 기뻐.”“지나간 일은 더 이상 거론할 필요 없어.”여자의 흥분한 태도와 달리 성도윤은 미적지근한 태도였다. 그의 잘생긴 얼굴에는 아무런 미동도 없었다.이런 서먹한 느낌은 마치 두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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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화

“흥, 알면 아주 깜짝 놀랄걸?”사도현은 자랑스러운 얼굴로 말했다.“우리 청하 누나는 모범생이야. 페테르부르크 대학 알지? 청하 누나는 국보급 대학의 인기 인물이야. 그 대학에서 가장 좋은 학과인 천체물리학과를 전공했고 졸업할 때 발표한 학술 논문으로 ‘성화요원’ 대회에서 일등상을 수상했어!”“와 진짜 모범생이다. 청하 언니 대단해요!”모두 허청하를 숭배하는 눈길로 바라보았다.그들이 이토록 과장된 반응을 보이는 것도 어쩌면 당연했다. 금수저를 물고 태어난 부잣집 자제들 사이에서 이공계의 모범생은 유일무이한 보물처럼 아주 희소했다.허청하는 담담하게 웃으며 부드럽게 말했다.“별것 아니야. 운 좋게 심사위원의 마음에 들었을 뿐이야.”“별것 아니기는! 엄청 대단한 거지!”사도현은 두 손을 주머니에 넣고 차설아를 바라보며 물었다.“넌 천체물리학이 뭔지는 알아?”“집에 틀어박혀서 남편 없이는 못 사는 가정주부는 아마 들어 본 적도 없을 거야!”차설아는 가볍게 웃더니 컵 속의 오렌지 주스를 흔들며 사도현의 수모를 무시했다.차설아는 허청하를 보며 물었다.“청하 언니의 그 논문이 설마 ‘천궁에 앉은 왕: 태양 복사층과 대류층의 관계에 관하여’인가요?”허청하의 눈에는 웃음이 사라지더니 약간 놀란 표정으로 차설아를 보았다.“맞아요. 혹시 설아 씨도 천체물리학을 공부했나요?”“하하하. 그럴 리가!”사도현은 하찮은 듯 말했다.“가정주부가 음식 레시피를 본다면 모를까. 그런 고급 학술 논문을 어떻게 알아보겠어?”이때, 계속 침묵을 지키던 성도윤이 담담하게 말했다.“당연히 알아보지.”모두 이해하지 못하고 눈이 휘둥그레졌다.성도윤은 천천히 술잔을 기울이며 무표정한 얼굴로 말했다.“왜냐하면, 설아가 그 대회 익명 심사위원 중 한 명이었으니까.”“뭐?”모두 화들짝 놀라 눈알이 튀어나올 지경이었다.허청하는 더욱 불가사의한 표정이었다.“설아 씨가 혹시 대회에서 가장 신비로운 심사위원 MISSC인가요?”“다 지나간 일이에요. 별것 아니에요.”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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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화

“그게 뭐 어려운 건가요?”차설아는 사도현이 무슨 수작을 부리려는 지 알 수 없지만, 일단 물러서지 않고 당당하게 휴대전화를 꺼냈다.어쩌면 차설아의 마음속 깊은 곳에 허청하와 겨루고 싶은 욕구가 있었을지도 모른다.어쨌든 허청하는 성도윤의 잊지 못하는 첫사랑이니, 차설아도 대체 왜 그녀를 잊을 수 없는지 궁금하기도 했다.“휴대전화에 히어로즈 정상 게임 깔려있어?”여기까지 말한 사도현은 더욱 숭배하는 시선으로 허청하를 보며 말했다.“우리 청하 누나는 공부만 잘하는 게 아니라 게임도 잘해. 히어로즈 정상은 전 세계를 휩쓴 모바일 게임이잖아. 누나는 아시아 지역의 서열 3위야!”차설아는 담담한 표정으로 웃으며 말했다.“그렇게 대단해요? 그럼 바로 시작해 볼까요?”“게임도 할 줄 알아?”사도현은 좀 의아했다.보아하니, 사도현이 생각했던 만큼 차설아는 얌전하기만 한 재미없는 사람이 아니었다.‘그래도 그냥 초보겠지. 어떻게 모든 면에서 뛰어난 청하 누나를 이기겠어?’방금 자존심이 구겨진 허청하는 이 기회를 틈타서 자신감을 만회하려 서둘러 말했다.“시합은 됐고, 그냥 재밌게 놀면서 다들 같이 구경하자고.”두 사람은 게임 인터페이스에서 대결을 선택하고, 게임은 시작되었다. 화면은 동시에 대형 액정 디스플레이에 투사되었다.이번 시합은 실력 차이가 너무 커서, 모두 흥미가 높지 않았다. 다들 차설아가 얼마나 빨리 죽을지 기다리고 있었다.하지만 세 경기가 지나가고, 뜻밖에도 차설아는 기적적으로 통과하여 허청하와 비슷한 점수가 되었다.경기는 갈수록 치열해지고, 차설아는 프로급 선수에 맞먹는 경기 실력을 보여주었다.허청하는 당황하기 시작했고, 이마에는 땀이 송골송골 맺혔다. 긴 손가락으로 액정을 누르기에 바빴다.마지막 매치 포인트였다. 허청하가 더 이상 득점하지 못하면 틀림없이 망신당할 것이다!“스핀!”“포초!”“조심, 크리스탈이 공격당하고 있어!”마치 세계적인 e스포츠 리그를 보는 것처럼 모두 숨을 죽였다.마지막 일격으로 차설아는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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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화

“내가... 어떻게 위로하길 바라는 거야?”등받이에 착 달라붙은 차설아는 순수한 눈빛으로 진지하게 말했다. 그녀도 사실 자신의 마음이 이해되지 않았다.이치대로라면 성도윤의 이런 모습을 봤으니, 드디어 보복받았다고 기뻐해야 마땅하다.하지만, 그의 슬픈 모습을 보니, 마음이 좀 불편해졌다.“누군가를 잊는 가장 좋은 방법은 시간과 새로운 사람이라고 했어. 시간은 있고, 새로운 사람이라면...”성도윤은 짙은 눈빛으로 차설아를 바라보았다. 긴 손가락으로 그녀의 턱을 살짝 치켜들며 나지막이 말했다.“모두 당신을 보고 청하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라고 하던데. 차라리 몇 분 동안 청하 대역이 되어 나에게 위로의 키스를 하는 건 어때?”말을 마친 남자는 눈을 감았다. 조각한 듯 완벽한 이목구비에 얇은 입술이 천천히 차설아에게 다가왔다.어떤 여자도 이런 잘생긴 얼굴을 거부할 수 없을 것이다.한때 차설아도, 이 얼굴에 빠지고 말았었다...하지만 지금의 그녀는 어리석지 않다. 차설아는 주먹을 불끈 쥐었다.‘나보고 대역을 하라고?’“꿈 깨!’차설아는 힘을 모아 남자를 밀어버릴 준비를 했다.갑자기 차설아는 조용한 차 안에서 예사롭지 않은 소리를 들었다.“움직이지 마!”성도윤은 눈을 떴다. 깊은 눈동자에는 못마땅함이 가득했다.“거절해?”“장난 그만해!”“당신 차 이상하단 말이야!”성도윤은 급히 경계하더니, 이내 숙연한 모습으로 돌아갔다.“이상한 소리 못 들었어? 뚜뚜뚜...”성도윤은 차갑게 눈살을 찌푸리고 숨을 죽이고는 소리에 집중했다.역시 “뚜뚜뚜”소리가 운전석 바닥에서 흘러나왔다.차설아는 침을 삼키고 숨도 제대로 쉬지 못했다.“내 추측이 맞는다면 당신 차에 타이밍 폭탄이 설치되었어!”“뭐라고?”성도윤의 표정이 차가워졌다.보아하니 더 이상 앉아 있기 어려운 모양이다.성도윤이 일어서서 살펴보려는데 차설아가 급히 그를 눌렀다.“죽고 싶어? 움직이지 말라니까!”늘 모든 것을 통제하는 데 익숙했던 성도윤은 처음으로 여린 여자에게 장악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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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화

성도윤은 차설아의 이상함을 눈치챘다.“왜 그래?”“아니야, 그냥 오래 엎드려 있어서 발에 쥐가 났어.”차설아는 불편함을 애써 참으며 다시 조수석으로 돌아왔다.그녀는 반드시 신중해야 한다. 절대 성도윤이 임신 사실을 알게 해서는 안 된다.집으로 돌아온 차설아는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소파에 누워 꼼짝도 하지 못했다.그녀는 휴대전화를 꺼내 배경수에게 전화했다.“빨리 우리 집에 와. 나 병원에 좀 데리고 가!”배경수는 20억 원 호가의 슈퍼카를 몰고 가장 빠른 속도로 차설아를 인근 병원으로 데리고 갔다.일련의 검사를 마친 후, 차설아는 병상에 누워 검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었다.계속 바삐 돌아치던 배경수는 이 모든 상황이 이해되지 않았고, 잘생긴 얼굴에는 초조함이 가득했다.예를 들어, 차설아가 왜 산부인과에 와서 진료받으려 하는지.검사 결과가 나오자, 배경수는 그대로 얼어버렸다.“네? 임신 6주라고요?”의사는 안경을 밀며 차설아와 배경수에게 말했다.“임신 초기에는 태아가 아주 약하기 때문에 각별히 주의하셔야 합니다. 부모가 태아를 잘 보호해 주셔야 해요.”“검사 결과를 보면 유산 조짐이 보이지만 큰 문제는 없어요. 며칠 누워서 휴식을 취하면서 산소를 좀 마시면 나을 듯합니다.”아이가 무사하다는 말을 들은 차설아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네, 감사합니다.”간호사는 차설아에게 산소 호흡기를 달고 몇 마디 당부하고는 밖으로 나갔다.병실에는 차설아와 배경수 두 사람만 남았다.배경수는 더 이상 참지 못하고 황급히 물었다.“보스, 대체 어떻게 된 거야? 며칠 안 본 사이에 아이까지 생겼어? 애 아빠는 누구야?”차설아는 어이가 없었다.“누구겠어?”배경수는 바로 알아차리고 화가 나서 주먹을 불끈 쥐었다.“빌어먹을. 성도윤, 이 망할 인간. 어떻게 보스를 임신시키고 또 내연녀를 데리고 와서 이혼을 강요해? 사람을 괴롭혀도 정도껏 해야지!”“우리를 만만하게 보는 거야? 내가 당장 가서 따질 거야!”배경수가 노기등등하여 성도윤을 찾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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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화

며칠 휴식을 취한 차설아는 몸이 회복되었다.차설아는 일찍이 프린트해둔 법률 사무소 양도서를 가지고 성대 그룹으로 가서 성도윤의 사인을 받으려 했다.오늘 성대 그룹의 분위기는 아주 엄숙했다. 건물 외곽에 경계선이 쳐져 있었는데, 중요한 인물이 외빈을 데리고 시찰하러 왔다고 해서 많은 언론이 미리 도착해 대기하고 있었다.차설아는 경계선 밖에 막혀, 시찰이 끝나야 빌딩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멀리서 검은 양복 차림의 성도윤이 보였다. 늘씬한 몸매의 그는 빌딩의 가장 중심에 서서 우아하고 여유롭게 몇몇 시찰 원과 사진을 찍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잘생긴 얼굴에 차가운 분위기, 타고난 고귀한 기질은 언제나 의기양양하고 매혹적이었다.이때 구경꾼들 사이에서 갑자기 술렁이는 소리가 들렸다.“나 들어갈 거야! 당장 비켜. 네 이놈들, 내가 누군지 알아?”남자는 경계선을 뚫고 성도윤을 찾으러 가겠다고 떠들고 있었다.허광희!차설아는 미간을 찌푸리고 주먹을 불끈 쥐었다.허광희는 여전히 무례하게 성도윤을 향해 목청껏 소리쳤다.“조카사위, 조카사위, 날 좀 보게나. 난 설아의 외삼촌이야. 내가 도저히 힘들어서 자네를 찾아왔네. 나 좀 살려주게나!”이 소리는 이내 대기하고 있던 기자들의 시선을 끌었고, 잇달아 카메라들이 허광희를 비추기 시작했다.‘창피해!’차설아는 주먹을 불끈 쥐고 냉담한 얼굴로 걸어가서 말했다.“뭔 낯짝으로 여기서 소란을 피워요!”“설아, 너도 있었구나. 너무 다행이야. 네 남편보고 좀 오라고 해. 재산 분할에 관해 상의해야지.”“난 네 친정 식구야. 네가 불공정한 대우를 받고 있는데 어떻게 보고만 있겠어?”허광희는 모든 사람의 시선을 끌 작정인지 염치없이 큰 소리로 말했다.그는 오늘 성대 그룹에 중요한 행사가 있다는 것을 노리고, 언론의 힘으로 성도윤을 압박하여 돈을 뜯어내려는 수작이었다.차설아는 너무 창피해 쥐구멍에라도 들어가고 싶은 심정이었다.무엇보다, 이 일로 성도윤을 화나게 한다면 지분 양도건도 물 건너 갈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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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화

성도윤의 막강한 카리스마에 허광희는 다소 기가 눌렸다.하지만 많은 카메라가 그들을 보고 있으니, 허광희는 다시 자신감을 찾았다.“조카사위, 내가 원하는 게 무엇이냐고?”허광희는 목청을 가다듬고 큰 소리로 말했다.“내 조카는 자네 집에 시집을 가서 줄곧 본분을 다했어. 그런데 지금 이혼하겠다고 하고, 고작 법률 사무소 하나만 챙겨주면 설아는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겠는가. 이 큰 그룹에서 고작 법률 사무소 하나만 내어주다니!”이 말이 나오자 모두 떠들썩했고 기자들은 셔터를 누르기에 바빴다.“내 조카는 낯가죽도 얇고 겁이 많아서 나한테 도와 달라고 하룻밤을 사정했어...”“다른 말은 필요 없고, 우리한테 100억을 주면 깨끗하게 물러나지.”허광희는 기다렸다는 듯이 말했다.“입 다물어!”차설아는 이를 갈며 말했다.차설아가 한강에 뛰어들어 죽어도 누명을 씻을 수 없게 되었다. 차설아는 진심으로 이 무뢰한 인간을 손으로 찢어버리고 싶은 심정이었다.차설아는 조심스럽게 성도윤을 바라보았다. 그가 화낼 줄 알았는데... 남자는 오히려 차분했다. 여전히 차갑고 거리감 느껴지는 모습이었다.큰 키의 성도윤은 하늘의 신처럼 사람에게 압박감을 주며 몸을 약간 돌려 말했다.“무열아, 재무실로 데리고 가.”그리고 긴 다리로 곧장 자리를 떠났다.‘이게... 끝이라고?’허광희는 침을 꿀꺽 삼켰다. 100억을 이렇게 쉽게 얻을 줄은 생각도 못 했다.일이 어렵게 풀릴까 봐 허광희는 작은 칼까지 준비해서 목숨으로 협박할 생각이었다.‘조카사위가 이렇게 시원시원할 줄 알았다면 더 달라고 할걸!’성도윤은 몇 걸음 걷다가 갑자기 몸을 돌렸다. 멍한 표정을 짓고 있는 차설아를 보며 차갑게 말했다.“안 따라와?”차설아는 흠칫 놀라더니 이내 빠른 걸음으로 따라갔다.성도윤은 차설아를 데리고 다시 시찰단으로 돌아와 그녀를 사람들에게 소개했다.차설아는 곧 마음을 가다듬고, 다시 단정하고 참한 성도윤의 아내로 돌아갔다. 그런 차설아의 모습에 시찰단은 몇 번이고 칭찬을 아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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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화

바람은 두 손을 호주머니에 넣고 건들건들 차설아를 보며 의미심장하게 말했다.“어머, 사모님도 계셨네? 마침 재밌는 구경거리가 있는데 주인공이 빠지면 섭섭하죠.”차설아는 당연히 바람의 말의 다른 뜻을 이해했다.전에 바람과 협력하지 않으면 차설아가 스파크라는 사실을 폭로하겠다고 협박했었다. 이제 보니 겁을 주기 위한 것이 아니라 진심이었다!성도윤이 법률 사무소 주식 양도서에 서명하는 것을 기다려야 하므로 그녀가 스파크라는 정체는 절대 지금 드러나서는 안 된다.“바람 씨, 오랫동안 존경해 왔어요. 제가 먼저 따로 말씀을 드려도 될까요?”결과는 이미 정해졌지만, 차설아는 포기하고 싶지 않아 끝까지 발악해 보기로 했다.바람이 자비를 베풀 수도 있지 않은가?“당연하죠.”바람의 좁고 긴 눈망울은 목적을 달성한 듯한 교활함을 드러내며 웃었다.“사모님께서 특별히 요청하시는데 제가 어떻게 거절할 수 있겠어요?”두 사람은 동시에 그들 사이에 있는 성도윤을 바라보았다.자리를 비켜달라는 뜻이었다.성도윤의 원래 냉철한 얼굴은 더욱 차가워졌다.“5분 드리죠.”성도윤은 거만한 태도로 바람에게 말한 후, 곧장 대표 사무실로 들어갔다. 얼음처럼 차가운 모습은 마치 빙산처럼 느껴졌고, 지나가는 곳마다 한기가 서렸다.성도윤이 떠나자 차설아는 바람을 데리고 외진 곳에 끌고 갔다. 긴 손가락으로 바람의 목덜미를 잡으며 살벌하게 벽에 눌렀다. “경고하는데 잠자코 있는 게 좋을 거야. 만약 내 신분을 폭로한다면 당장 네 목을 부러뜨릴 테니까!”바람은 조금도 두려워하지 않고 눈을 반짝이며 오히려 흥분한 모습이었다.“의외네? 거장 스파크는 코드만 잘 치는 게 아니라 주먹도 일품이야. 역시 보물이었어. 당신과 더 협력하고 싶은데 어쩌지?”“닥쳐!”차설아는 행여나 다른 사람이 듣거나 보게 될까 봐 즉시 손바닥으로 그의 입을 틀어막고, 몸을 더 바짝 붙였다.“...”조금 전까지만 해도 촐싹대던 바람은 갑자기 움직이지 않았다. 마치 어린아이처럼 얌전하게 침을 꿀꺽 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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