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설아는 심호흡하고 성도윤의 사무실로 들어갔다.훤칠한 키, 넓은 어깨에 긴 다리까지 더해지니 창가 옆에 서 있는 그의 다부진 몸매가 유난히 더 시선을 사로잡았다.온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서늘한 기운은 주변공기마저 싸늘하게 만들었고, 보아하니 모든 걸 알고 있는 듯했다.차설아는 당황하지 않고 여유롭게 주식 양도서를 꺼내더니 그의 뒷모습을 보며 태연하게 입을 열었다.“도윤 씨, 시간 있을 때 여기에 사인 좀 해줘. 일찌감치 재산 분배를 완벽하게 해놔야 며칠 뒤에 깔끔하게 이혼 증명서에 마무리 지을 수 있을 것 같아.”그녀의 말에 성도윤은 몸을 돌렸고, 따스한 햇볕에 비친 그의 얼굴은 부드럽고 매혹적이었다. “이혼 증명서로 뭘 하려고 이렇게 재촉하는 거야? 설명해야지?”“설명?”평온한 표정을 유지하고 있던 차설아는 저도 모르게 인상이 찌푸려졌다.“설명할 것도 없어. 첫째, 허광희가 당신한테 100억 요구한 건 그 사람 생각이고 믿든 말든 나랑은 아무런 상관없어. 둘째, 성대 그룹의 고객 시스템은 처음부터 허점이 많았고 공격받는 건 시간문제였어. 난 그저 당신들을 위해 미리 지뢰를 제거한 거고, 복수하고 싶으면 그냥 해. 셋째, 이혼 합의서에 법률사무소는 내 명의로 되어있어. 당신이 사인을 안 한다고 해도 법원에서 강제 집행할 거야.”성도윤은 착잡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봤고 한참이 지나서야 싸늘하게 입을 열었다.“무슨 소리야?”“내가 충분히 설명했잖아, 우물쭈물하지 말고 얼른 사인해!”작은 원한이라도 반드시 갚아주는 성도윤이었기에 그녀를 가만두지 않을 걸 예상하였다.성도윤은 눈살을 찌푸리더니 싸늘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방금 코드 쓰던 남자가 네가 자기 전 여자친구라고 하더라. 나랑 이혼하는 것도 다시 그 사람을 만나기 위해서라던데... 어떻게 된 일인지 설명해 줘.”“뭐라고? 전 여자친구?”그의 말에 깜짝 놀란 차설아는 하마터면 사레들릴 뻔했다.“한참 동안 하고 있던데, 고작 당신한테 이런 얘기를 했다고?”“안 그러면?”“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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