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저와 남편의 결혼반지입니다. 비록 가격이 엄청난 건 아니지만 그래도 특별한 의미가 담긴 반지입니다. 이자리를 빌려 기부하고 싶네요. 도움이 필요한 이들에게 더 많은 나눔이 될 수 있게, 여러분, 많이 호가 해주세요.”그녀의 말과 행동에 현장은 웅성웅성했다. 결혼반지라니, 그것도 이렇게 흔쾌히 결혼반지를 꺼내 들다니!어떤 이는 그녀가 사사로운 정에 얽매이지 아니하고 사랑을 나눌 줄 안다고 칭찬했고, 어떤 이는 차설아와 성도윤의 결혼이 소문대로 진짜 문제가 생긴 것 아니냐는 추측을 했다.관중석 맨 앞자리에 앉은 성도윤은 음산하고도 차가운 기운을 뿜어냈고 잘생긴 얼굴엔 어떤 감정도 담기지 않았다.반면 배경수는 기쁜 나머지 표정을 숨기지 못하고 즐거워하며 성도윤의 가슴에 비수로 꽂힐 말들을 뱉어냈다.“어이구. 우리 여신 누님께서, 예전엔 참 결혼반지를 귀하게 여기고 뭘 하던 꼭 끼고 빼지 않았었는데, 저리 쉽게 기부하는 걸 보니 바깥양반에 이만저만 실망 한 게 아니네요. 이 결혼생활을 내려놓으려고 마음 먹었나 보네요. 정말 축하할 일이죠!”말을 마친 배경수는 그대로 자리에서 일어나 무대 위 설아를 향해 환호 대신 휘파람을 불었다.“여신 누님, 걱정하지 말아요! 오늘, 이 배경수가 배가의 전 재산을 털어서라도, 누님의 반지를 끝까지 경매낙찰 할 테니, 같이 해요 그 나눔!”배경수의 화끈한 고백은 현장을 다시 발칵 뒤집어 놓았다. 고백도 고백이지만, 평소 단정하고 단아한 성씨 집안 둘째 사모님과 바람둥이로 소문난 배씨 집안 여섯째 도련님, 전혀 교점이 없을 것 같은 두 사람의 사연 있어 보이는 대화에 모두 진심으로 놀랐다. 무대 위, 차설아는 여유로운 모습으로 배경수를 향해 손가락 하트를 날렸다.오늘 배경수가 제대로 자신의 체면을 세워줬으니 차설아는 아주 고마웠다.사회자는 차설아에게 한 번 더 확인하며 물었다.“성가 댁 사모님, 다이아반지는 보통 의미하는 바가 큰 데, 정말 기부하시겠나요?”차설아는 황금알만 한 다이아몬드 반지를 쳐다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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