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준이 경천 랭킹의 세 고수와 함께 산 정상으로 결판을 보러 갔다. 산밑에선 유진우가 여전히 모두의 타깃이었다. 하지만 아까 반유림이 노리고 있던 때보다는 지금 유진우의 부담이 훨씬 가벼워졌다. “은아야, 빨리 이거부터 먹어.” 유진우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뒤로 물러나 다친 황은아에게 치료 약을 건네줬다. 황은아는 망설임 없이 삼켰다.창백했던 그녀의 얼굴이 순식간에 홍조를 띄었다. 완전히 치료된 건 아니었지만 일단 상처는 잡혔다. “아저씨, 아까 그 백 선생님은 대체 누구시길래 그렇게 강해요?” 황은아가 물었다. “그분이 서경의 검선 백준이야.” 유진우가 설명했다. “정말요? 검선 백준?”황은아는 예쁜 눈을 크게 뜨며 놀라움과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그녀는 강호에 발을 들인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검선 백준의 이름은 알고 있었다. 외할머니조차 존경하는 인물이었으니까.그의 검술은 천하제일이고 이미 검도의 최고 경지에 올랐으며 예로부터 지금까지 검도에서 백준과 비교될 만한 사람은 없었다. 그렇게 대단했던 이유가 바로 그가 그 유명한 검선이었기 때문이었다. “너무 좋아하긴 이릅니다. 한서, 반유림, 고혼까지 다 경천 랭킹의 고수들입니다. 백준 삼촌이 그들을 이기려면 쉽지 않을 거예요. 우리도 아직 안전한 건 아니니까.”유진우는 부규환을 노려보며 작은 소리로 말했다. “은아야, 방금 다쳤으니 더 싸우면 안 돼. 내가 이 사람들 붙잡을 테니 그 틈에 도망가. 절대 싸움에 연연하지 말고.” “아저씨, 날 뭐로 보는 거예요? 어떻게 아저씨 혼자 두고 도망칠 수 있겠어요?” 황은아가 서운한 듯 말했다.“그리고 나 아직 싸울 만해요. 진짜 싸움이 붙으면 아저씨 부담을 좀이라도 덜어드릴 수 있잖아요.”“목숨이 제일 중요하니까 더는 위험에 빠뜨릴 수 없어.”유진우가 미간을 찌푸렸다. 방금 황은아가 다친 것도 너무 자책했는데 더는 그녀에게 무슨 일이 생기는 걸 보고 싶지 않았다. “아저씨 내 목숨은 내가 책임질 테니까 걱정하지 말아요.”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