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1680화

Author: 강로이
윙!

굉음이 울렸다.

육망성진의 정중앙에서 거대한 얼음 검이 천천히 모습을 드러냈다.

이 얼음 검은 길이가 사장 너비가 오척으로 사람의 심장을 얼어붙게 하는 극한의 한기를 띠고 있어 마치 지옥에서 뽑아낸 듯했다.

한기가 빠르게 퍼져나가 순식간에 수백 미터 밖까지 뻗어갔고 지나가는 곳마다 만물이 얼어붙었다.

반유림과 고혼 같은 강자들도 한기에 침습 당하자 저도 모르게 전율했다.

“이게 무슨 검법이지? 이런 건 처음 보는군!”

반유림이 눈을 크게 떴다.

한서의 얼음 검은 강기로 만든 게 아니라 진법으로 불러낸 것이라 위력이 백배는 더 강했다.

그 안에는 천지를 멸할 듯한 힘이 담겨있었다.

이 검이 나가면 검선 백준도 막아내지 못할 것만 같았다.

“이 검의 이름은 멸세라고 하지. 내가 극한의 땅에서 꼬박 8년을 보냈는데 바로 언젠가 너를 이기기 위해서였어. 이 검은 단 한 번의 공격만 가능하고 그 후엔 완전히 부서질 것이야.”

“백준 내 이 일격을 받아낼 수 있겠나?”

한서가 거대한 검 자루를 양손으로 잡자 검 안에 담긴 무시무시한 힘에 그의 두 손이 저도 모르게 미세하게 떨리기 시작했다.

이 일격은 이미 그의 한계를 넘어선 것이라 도저히 제어할 수 없었다.

한 번 찌르면 성공하거나 목숨을 걸어야 했다.

“받아낼 수 있는지 없는지는 네가 찔러봐야 알 수 있지 않겠나?”

백준이 담담히 말했다.

“좋다. 그럼 이 멸세검의 위력을 한번 맛보거라.”

한서가 고함을 지르며 온몸의 강기를 남김없이 뿜어내어 멸세검에 불어넣었다.

그러고는 양발로 세게 땅을 박차자 쾅 하는 폭발음과 함께 바위 지면에 구덩이가 생겼다.

한서는 거대한 멸세검을 밀며 백준을 향해 세차게 돌진했다.

검날이 지나가는 곳마다 만물이 정적에 빠졌다.

화초와 나무는 물론 천지의 영기까지 모조리 얼어붙었다.

공격의 표적이 된 백준은 멸세검이 접근하기도 전에 무형의 압박감을 느꼈다.

이런 일은 오래간만이었다.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한서의 이 일격은 자신이 진심을 보여야 할
Continue to read this book for free
Scan code to download App
Locked Chapter

Related chapters

  • 이혼 뒤 후회하는 차도녀 대표님   제1681화

    폭발 직후 아수라장이 된 산 아래와는 달리 산 정상은 조용하였다. 폭발의 파장이 그치자 마치 강풍이 휘몰아친 것처럼 황지로 되어버린 진산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서하사는 폐허로 되었고 그 많던 초목도 전부 뿌리째로 사라졌다. 관전하던 반유림과 고혼조차 폭발의 여파에 100여 미터나 뒤로 물러났다. 그 시각 산 정상에서 백준은 여전히 아무 말도 없이 서 있었다. 용작검이 그의 앞에서 이따금 금광을 뿜어냈다. 10여 미터밖에 푸른색의 추성검이 땅바닥에 꽂혀있었고 한서의 안색은 어두웠다. 엄지와 검지 사이가 찢어져 새빨간 피가 바위 우로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 그의 팔은 희미하게 떨고 있었다. “한서, 네가 졌다.” 백준이 입을 열었다. “너의 검술은 대단하나 아쉽게도 조금 부족해.” “누가 졌다고 그래?” 한서가 어금니를 꽉 깨물고 결의에 찬 눈으로 바라보았다. “아직 시도하지 않은 검법이 하나 남았어. 만약 이것도 막을 수 있다면 난 이후 검에서 손을 뗄게!” “그렇게까지 하는 이유가 뭐야?” 백준은 미간을 찌푸렸다. “넌 아직 젊어. 기회가 넘치는데 왜 굳이 자기 자신한테 못되게 구는 거야?” “만약 천하의 일인자가 될 수 없다면 내 삶은 의미가 없어!” 한서는 더는 말을 하지 않고 땅 위에 꽂혀있는 추성검을 뽑아 들고 앞으로 찔렀다. 그가 공격하는 순간 그의 몸 표면에서 농후한 피안개가 뿜어져 나왔다. 강대한 힘이 들어있는 피안개는 주위의 천지 영기를 끊임없이 빨아들였다. 순간 한서의 분위기가 돌변하였다. 속도와 힘도 눈에 띄게 강해졌고 강기의 두터움도 한층 더 높은 수준을 보였다. 마치 경계를 타파한 듯하였다. “세상에! 한서 이거 목숨을 걸었네!” 이 장면에 고혼의 입이 떡 벌어졌다. “고혼! 준비해, 우리의 기회가 왔어!” 반유림은 놀라워하는 대신 기쁨에 흥분하였다. 백준과 정면승부하여 그를 이기기는 너무나 힘들다. 그러기에 그들은 반드시 기습하는 수단으로 그한테 치명타를 주어야만 확실하게 이길 수 있다.

  • 이혼 뒤 후회하는 차도녀 대표님   제1682화

    두 검날이 부딪친 순간 한서의 혈색 장검이 터지면서 피안개로 변하여 소실되었다. 인검합일에 이른 한서는 그와 동시에 튕겨 나갔다. 안색은 창백하였고 뜨거운 피가 그의 입에서 흘러나왔다. 용작검도 10여 미터 바깥으로 튕겨 나가 챙 하는 소리와 함께 한 바위에 꽂혔다. “좋은 기회다! 지금이야!” 용작검이 잠시 공제를 잃은 모습에 반유림의 눈이 번쩍였다. 그는 두말하지 않고 공격에 나섰다. 그는 얼른 활을 겨눈 뒤 온몸의 강기를 이용하여 기운이 일렁이는 검은 화살을 만들어내었다. 검은 화살은 광택이 일렁이었고 차가운 기운이 내뿜어져 나왔다. 그는 재빠르게 활을 겨눠 휙 하는 소리와 함께 날카로운 검은 빛으로 변화하여 순식간에 백준의 가슴을 향해 날아왔다. 이 화살은 빠르고 날쌔서 아무런 징조도 없었거니와 시기도 딱 알맞았다. 거의 완벽에 가까운 기습이었다. “네가 이러고도 안 죽나 보자!” 반유림의 입가에는 음습한 미소가 어렸다. 백준의 어검술은 대단하나 한 가지 큰 약점이 있다. 바로 근전싸움을 두려워한다는 것이다. 방금의 충격에 용작검이 잠깐 공제를 잃었다. 백준의 손에 아무런 무기도 없어 그의 전투력도 따라서 많이 줄어들었다. 반유림은 바로 그걸 노려서 한방에 백준을 무너뜨릴 생각이다! “스스스...”반유림이 기습을 하자 고혼도 손을 쓰기 시작하였다. 그는 검은 안개로 변하더니 땅 밑으로 스며들어가 모습을 감췄다. 다시 모습을 드러냈을 때 그는 이미 백준의 뒤에 위치하였다. 검은 안개 속에서 날카로운 강철 발톱이 백준의 등을 할퀴였다. 소리 소문 없으나 살기로 충만하였다. “쉬익!” 검은 화살이 백준의 가슴에 꽂히려는 찰나 백준이 갑자기 두 손가락으로 그 화살을 가볍게 집었다. “윙!” 거대한 힘을 가진 검은 화살은 순식간에 그대로 멈추었다. 화살 뒤의 깃털은 요란하게 요동치었으나 조금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였다. 손가락으로 검은 화살을 집은 동시에 백준은 몸을 돌려 고혼이 휘두르는 강철 발톱도 잡았다. 이 둘이 앞뒤로

  • 이혼 뒤 후회하는 차도녀 대표님   제1683화

    “이원무?” 하늘에서 내려오는 붉은 창을 바라보고 백준은 곧이어 누구지 알아맞혔다. 창이 내리꽂히는 속도가 너무도 빨랐기에 백준은 용작검을 미처 소환하지 못하였다. 그는 검 대신 손가락으로 그 창을 막아 나섰다. “펑!” 굉음이 울려 퍼졌다. 백준의 손가락과 창이 맞닿으면서 공포의 에너지 파장이 일어 사방으로 울려 퍼졌다. 곧이어 모든 것이 정지되었다. 백준은 팔을 든 자세를 유지하였고 그의 손끝에는 검 모양의 금빛 파문이 생겼다. 그 금빛 파문은 붉은 창과 서로 저항하며 서로 부딪혀 금광과 홍광으로 이루어진 파문이 끊임없이 퍼져 나왔다. 이 시각 창의 끝부분에는 어느 순간 백발홍안의 노인이 나타났다. 차가운 기색의 노인은 창의 끝부분에 선 채 차가운 눈길로 백준을 바라보았다. 그 모습은 마치 천하를 내려다보는 신 같았다. 그가 바로 호룡각의 각주이자 경천 랭킹 2위의 강자인 이원무이다! “이 각주?” 이원무를 본 반유림의 안색이 환해졌다! 용호산의 그 분이 개입하지 않는 이상 호룡각 각주 이원무는 그야말로 진정한 천하 제일인이다! 비록 같은 경천 랭킹중의 강자지만 이원무와 그들은 하늘과 땅 차이다. 백준조차 상대하지 못하는데 실력이 더 강한 이원무를 상대할 수 있을 리가? 다행인 것은 그들은 이원무와 같은 편이라는 것이다. 이원무가 이곳에 이르렀으니 형세가 뒤바뀌었다 볼 수 있다. 백준이 아무리 강한 실력을 갖추고 있다 한들 살아남기는 힘들 것이다. “얼른 오길 잘했네, 하마터면 골치 아플 뻔했어!” 검은 안개 중에 숨어 있는 고혼의 목소리에는 약간의 안도감이 느껴졌다. “이 늙은 괴물도 올 줄은 몰랐네.” 한서는 멀리 떨어져 바라보면서 얼굴빛이 약간 굳어졌다. 입가의 붉은 피는 여전히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 방금의 싸움을 통해 그는 자신이 백준의 상대가 안 된다는 것을 이미 실감하였다. 이젠 이원무와 백준이 서로 우열을 가릴 차례이다. “이원무, 아무리 그래도 이름 있는 명인인데 기습하다니, 다른 사람들한테 웃음거리가 될

  • 이혼 뒤 후회하는 차도녀 대표님   제1684화

    그는 발끝으로 창의 손잡이를 차고는 뒤로 빠져 후퇴하였다. 용담적염창도 이 발힘에 의해 가로로 내려앉아 마침 공중의 용작검과 부딪혔다. “펑!” 폭발음과 함께 눈 부신 빛이 사방으로 흩어졌다. 두 무기는 부딪힌 즉시 이내 각자 제 주인의 손으로 돌아갔다. 그 둘은 실력이 막상막하였다. “이원무, 넌 날 이길 기회를 날려 먹었어.” 용작검을 손에 든 백준의 기세는 순식간에 날카로워졌다. “만약 네가 계속 공격하였다면 내가 죽진 않더라도 크게 상했을 텐데. 아쉽게도 네가 겁을 먹었어. 혹시나 다칠지 아니면 돌발상황이 발생하지 않을까 두려워했지. 그러니 네가 모험하지 못하는 거야, 이게 바로 너의 제일 큰 약점이야.” 늙을수록 죽는 것을 두려워하다니. 폐관 수련한지 수년이 된 이원무는 강자의 마음을 잃은 지 오래라고 백준은 생각하였다. 천지를 뒤흔드는 수행이 있을지언정 그 가치를 발휘하지 못하니 말이다. “흥! 내가 널 죽이는 건 식은 죽 먹기인 것을. 내가 왜 굳이 모험해야 하지?” 이원무가 창으로 그를 가리키며 말했다. “그래? 그럼 내가 호룡각 각주의 실력을 제대로 시험해 보지!” 백준은 쓸데없는 말을 거두고 용작검을 손에 들고 먼저 공격하기 시작하였다. 필경 그는 고군분투하는 중이니 시간을 끌수록 그한테 불리해진다. 이원무도 모습을 드러냈으니 아마 호룡각의 다른 고수들도 지금 이곳으로 몰려오는 중일 것이다. 아직 포위되기 전에 얼른 싸움을 끝내야 한다. 크게 다칠 위험을 무릅쓰고라도 이원무를 물리쳐야 한다! “큰소리치기는!” 검을 빼든 백준의 모습에 이원무도 창을 들고 맞섰다. 두 절세의 강자는 얼마 안 가 치열한 전투를 벌였다. 이원무의 창은 그 기세가 드높고 강렬하였다. 공격과 수비가 가능하였고 무찌르고 가르는데도 능하여 그다음 동작이 예측 불가하였다! 공포스러운 실력에 절묘한 창법이 곁들어지니, 마치 신이 강림한 듯 그 기세가 대단하였다. 백준은 매서운 검법에 민첩함과 교묘함이 어우러졌다. 그는 싸울 때 우세와 열세를

  • 이혼 뒤 후회하는 차도녀 대표님   제1685화

    “죽으려고!” 부규환의 득의양양한 모습에 유진우는 이를를 빠득빠득 갈며 온 얼굴이 충혈되었다. 이 시각 그는 더 이상 아무런 고려도 없이 온몸의 혈 자리를 열고 술법을 강제적으로 펼쳤다. 펑, 펑, 펑...폭발 소리와 함께 유진우의 몸 곳곳에 갑자기 한 개 한 개의 구멍이 생겨났다. 눈 깜짝할 새에 그는 온몸이 피로 흥건하였다. 유씨 가문 술법은 실력을 증진할 수 있으나 동시에 엄중한 부작용도 있다. 특히 체력 부진일 때 강제적으로 술법을 사용한다면 상처가 더욱 심각해질 수 있다. 까딱 잘못하면 몸이 폭발하여 목숨을 잃을 수 있다. 유진우는 이미 죽을 각오를 한 것이다. “미친놈! 설마 죽어도 나랑 같이 죽겠단 거야?” 이 모습에 부규환의 낯빛이 변하고 득의양양하던 표정은 당혹감으로 가득하였다. 유씨 가문 술법은 목숨을 대가로 하는, 적을 죽일 수는 있지만 사용자도 크게 다치는 그런 술법이다. 죽을 각오를 하지 않은 이상 좀처럼 쓰려고 하지 않는 술법이다. 유진우가 이리 독한 줄 알았으면 방금 그한테 깐족대지 않는 것인데. 그저 시간을 끌기만 하여도 저절로 힘에 부쳐 죽었을 거다.“죽는 한이 있더라도 너랑 같이 죽겠다!” 유진우는 소름 끼치게 웃었고 그의 두 눈은 시뻘겋게 빛났다. 공포스러운 힘이 그의 몸 곳곳에서 끊임없이 뿜어져 나왔다. 윙!유진우가 들고 있던가 들고있던 창공검이 미친 듯이 진동하기 시작하였다. 강렬한 검기가 부규환을 보호하고 있는 금종을 끊임없이 공격하였다. 공격하는 힘의 크기는 점점 더 커졌고 공격의 기세도 점점 거세졌다. 쩍, 쩍, 쩍...단단하기 그지없던 금종은 창공검의 공격하에 갈라지면서 하나하나의 금이 생기기 시작하였다. “뭐?” 부규환의 동공이 순식간에 흔들리면서 곧이어 온몸의 강기를 이용하여 금종을 보강하였다. 유진우의 마지막 공격을 막지 못하면 죽지 않아도 크게 다칠 거란 것을 부규환은 속으로 잘 알고 있었다. 균열은 점점 많아졌고 부규환이 아무리 보강하거나 강기를 주입하여도 금종은 복원되

  • 이혼 뒤 후회하는 차도녀 대표님   제1686화

    부규환이 안에 금오란갑을 입음을 인제야 모든 이들이 발견하였다. 비록 그 금오란갑이 이미 망가졌으나 결정적인 순간에 유진우의 치명적인 한방을 막아내 부규환의 목숨을 구했다. “콜록...”부규환은 피를 토하며 부들부들 일어섰다. 대라금강공을 수련하고 일반인을 초과하는 신체 능력에 금오란갑의 보호, 이중 어느 것 하나 부족하였다면 그 누구든 방금 유진우의 공격에서 살아남지 못할 거다. 지금 비록 목숨만은 건졌으나 크게 다친 건 변하지 않은 사실이다. 계속 싸워나가면 승산이 없다. “죽어라!” 유진우는 조금의 주저도 없이 재차 검을 들고 달려들었다. 그러나 움직이자마자 그는 다리가 후들거려 하마터면 넘어질 뻔하였다. 칼로 땅을 지탱하여서야 겨우 온몸의 평형을 유지할 수 있었다. 방금 그 한 방이 온몸의 힘을 다 소진해 버렸다. 유씨 가문 밀법의 후유증이 지금 그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하였다. 지금의 그는 손가락 하나 까딱할 힘조차도 없으니 추격할 힘은 더욱 말할 필요도 없다. 이 모습에 부규환은 잠시 멈칫하더니 이내 크게 웃었다. “유진우야, 유진우. 난 또 네가 얼마나 대단한 줄 알았더니 겨우 이 정도야? 어때? 지금 일어서기도 힘들지?” 유진우는 이를 악물고 몸을 부들부들 떨며 조금씩 일어섰다. “하하...유씨 가문 밀법이 강하긴 하지만 그 후유증 또한 어마어마하지. 내 예상이 맞다면 넌 지금 한계에 도달했어. 내가 손 쓰지 않아도 얼마 가지 않아 너 스스로 못 버티고 죽어버릴 거야.” 부규환이 음흉하게 웃었다. 비록 그도 큰 상처를 입었지만 유진우에 비하면 나은 축이었다. 중요한 건 상대방이 이미 발톱 빠진 호랑이 신세로 도망칠 능력조차 없다는 거다. 산 정상의 싸움이 끝나면 그들이 나설 차례이다. “흥! 기뻐하긴 아직 일러! 나도 여기 있거든!” 황은아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꼬마야, 센 척 그만해. 넌 상처도 입었고 독약도 다 써버렸잖아. 우린 여기에 몇만 개의 병마가 있는데 네가 강하다 한들 이들 중 몇을 죽일 수

  • 이혼 뒤 후회하는 차도녀 대표님   제1687화

    쉬익검날이 아무런 징조도 없이 부규환의 목을 순식간에 스쳐 지나갔다. 그 속도가 너무 빨라 모든 사람이 미처 반응하지 못하였다. “억...”부규환의 몸은 잠시 떨리더니 마치 돌이라도 된 듯 제자리에 굳었다. 홍군림을 바라보는 그의 두 눈에는 의아함과 두려움으로 가득하였다. 그는 홍군림이 삽시에 자신을 공격할 줄은 꿈에도 상상하지 못했다. 목이 베인 현재도 그는 이 사실이 믿어지지 않았다. ‘우린 한편인데 왜지? 서로 원한도 없거니와 서로 동맹을 맺은 사이인데 왜 홍군림이 나를 죽이는 거지? 혹시 몇 마디 재촉하였다고? 성깔이 이리도 더럽다고?’ 부규환이 생각했다. 퉁! 둔탁한 소리가 울려 퍼졌다.부규환의 머리가 그의 목에서부터 땅바닥으로 떨어졌고 그의 눈에는 믿기 힘든 기색이 역력하였다. 이런 결말을 맞이할 줄은 그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유진우의 손에서 겨우 살아남아 승리를 거머쥐어졌다고 여겼을 때 홍군림에 의해 목이 댕강 잘리다니. 사람 일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다는 말이 맞는 듯싶다. “이게 무슨 상황이지? 부 대인님께서... 죽으셨어?” 단칼에 목이 잘린 부규환의 모습에 모두가 넋을 잃고 입을 떡 벌린 채 놀라움을 숨기지 못했다. 홍군림의 등장이 그들에게 희망인 줄 알았는데 순식간에 절망으로 변하였다. 경천 랭킹 제10위가 이렇게 단칼에 목숨을 잃다니 모두가 꿈을 꾸는듯한 허망함을 느꼈다. “어떻게 ... 어떻게 이런 일이?” 문관옥은 소름이 돋았고 두려움에 말조차 더듬었다. 부규환은 대내의 일인자이자 호룡각의 성원이다. 능력과 배경을 겸비한 인물이란 말이다. 그런데 홍군림이 두말없이 그의 머리를 베어버리다니 제 정신인 건가? “아저씨... 제가 제대로 본 거 맞겠죠? 저 사람이 부규환을 죽였어요?” 황은아는 너무 놀란 나머지 하마터면 손안의 독약을 땅에 떨굴 뻔하였다. 그녀는 방금 일어난 일이 이해되지 않았다. ‘이 둘은 같은 편이지 않나? 왜 갑자기 팀킬 하는 거지? 혹시나 둘 사이에 원한이 있는 건가?’

  • 이혼 뒤 후회하는 차도녀 대표님   제1688화

    단 한방 만에 하마터면 문관옥의 명줄을 끊어놓을 뻔하였다. “뭐?” 이 장면에 모든 사람이 다시 패닉에 빠졌다. 홍군림이 부규환을 죽인 것이 상대방이 반응하기 전에 공격해서 죽이는 데 성공한 것이라 하면 방금은 진정한 압도적인 실력 차이다. 연경 4대 도련님 중 한 명이자 최강 군신으로 불리는 문관옥이 홍군림의 한 검도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다니. 둘의 실력 차이가 하늘과 땅 차이이다. 사람들은 그제야 평소 모습을 드러내지 않던 검종의 제자 홍군림이야 말로 연경 4대 도련님 중 제일 센 인물임을 알아차렸다. “이젠 그만 다 꺼져라.” 홍군림의 목소리는 크지 않았으나 곳곳에 울려 퍼졌다. 몇몇 통령들은 서로 쳐다보며 진퇴양난의 처지에 빠졌다. 하나의 요녀도 상대하기에 벅찬데 홍군림까지 합세하니 그들의 승산이 거의 없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군령이 떨어진 이상 이대로 물러선다면 벌을 면치 못할 것이다. “안 꺼져? 그럼 죽어.” 더 크고 길고 날카로운 검빛이 순식간에 튕겨 나와 살기를 담고 그들을 향해 날아갔다. 삽시간에 붉은 피가 튕기며 비명이 울려 퍼졌다. 원래 사람들로 빼곡하던 곳은 반경 수백 미터의 무인지대로 되었다. 그곳에는 몸이 반으로 잘린 시체들이 가득하였고 끔찍하기 그지없었다. 간단해 보이는 검빛 하나만으로 천여 명의 사람을 죽이다니. 그 공포스러운 실력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간담이 서늘해지게 하였다. “꺼져!” 홍군림이 소리쳤다. 공포스러운 기세가 순식간에 사방으로 퍼져 나왔다. 삽시간에 광풍이 일고 모래가 날려 모든 이가 눈을 제대로 뜨지도 못했다. “후퇴! 얼른 후퇴해!” 여덟 명의 통령들이 겁에 질려 각자의 병마를 지휘하며 허둥지둥 후퇴하기 시작하였다. 홍군림의 검빛의 기운이 너무도 공포스러워 만약 여기에 남아있다간 전부 다 죽을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돌아가서 벌을 받으니 여기서 목숨을 잃는 것보단 낫다고 여겼다. 부규환이 죽은 뒤 나머지 몇만의 병사는 홍군림의 협박하에 급급히 도망쳤다. “고... 고마워

Latest chapter

  • 이혼 뒤 후회하는 차도녀 대표님   제2057화

    “아니에요?”유장미가 고개를 갸웃거렸다.“용호산은 여태껏 무림인의 세계에서 일어난 일에 무관심했는데 이제 와서 갑자기 무림대회를 개최한다는 건 다른 의도가 있는 게 분명해.”서태양이 말했다.인재를 선발해 위상을 높이려고 진무사가 나섰다면 나름대로 설득력이 있었다.하지만 용호산은 전혀 관계가 없지 않은가?“그럼 무슨 의도인데요?”유장미가 되물었다.“내가 어떻게 알아? 나도 궁금하거든?”자신의 처지를 잘 알고 있는 서태양은 어깨를 으쓱했다.“보혁 씨는 내막에 훤하니까 화두를 꺼낸 거겠죠?”유이슬이 시선을 돌렸다.“내막까지는 아니지만 주워들은 소식이 몇 가지 있긴 해요.”염보혁이 의미심장하게 말했다.“제가 알기로는 용호산 뒷산의 금지구역에 최근 신비로운 보물이 나타났는데 향후 100년 동안 무림인들의 흥망성쇠에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나라의 운명과도 관련이 있다고 해요.”“무슨 보물이 그렇게 대단해요?”유장미가 깜짝 놀랐다.유이슬과 서태양도 예상치 못한 듯 충격을 금치 못했다.무림인들의 흥망성쇠와 나라의 운명을 좌우하는 건 결코 가벼운 일이 아니었다.“만약 제 추측이 맞는다면 용원의 기와 관련된 보물일 거예요.”염보혁이 목소리를 낮추었다.순간, 유진우는 눈썹을 추켜세웠지만 이내 포커페이스로 돌아왔다.“용원의 기? 그게 뭔데요?”유장미가 궁금한 표정으로 물었다.“용맥의 정수이기도 하죠.”유이슬이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며칠 전 호룡각이 와해하면서 지하 용맥이 다섯 개의 용원의 기로 변해 세상에 뿔뿔이 흩어졌어. 소문에 의하면 용원의 기를 얻는 자는 천하무적이 되어 승승장구한다고 해.”호룡각이 무너지고 용맥이 파괴된 일이 워낙 큰 이슈였기에 자연스럽게 그녀의 귀에도 흘러 들어갔다.“진짜요? 그렇게 대단한 물건이 있어요?”유장미의 눈이 휘둥그레졌다.“고서에서 관련된 기록을 본 적이 있는데 용원의 기를 얻은 자들은 세상을 주름잡는 수장이거나 천하를 다스리는 왕이었어.”유이슬이 한마디 보탰다.“맞아요.”염보혁이 대

  • 이혼 뒤 후회하는 차도녀 대표님   제2056화

    유진우는 옆에 있는 염보혁을 흘깃 쳐다보았고, 속으로 상대방이 아무리 예뻐도 남자를 좋아할 리는 없다고 생각했다.“쿨럭!”염보혁은 사레가 들린 나머지 연신 기침하며 쓴웃음을 지었다.“이슬 씨, 지금 절 칭찬하는 건지 비꼬는 건지 모르겠네요.”“당연히 칭찬하는 거죠. 그런 얼굴을 보고도 어떤 남자가 마음이 흔들리지 않겠어요?”유이슬이 정색하며 말했다.“네?”염보혁은 말문이 막혔다.설령 사실일지언정 어찌 면전에서 대놓고 말할 수 있지?왠지 모르게 기분이 이상했다.“정 믿기 어려우면 태양한테 물어봐요.”유이슬이 문득 말했다.한편, 서태양은 염보혁을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었다.이름이 언급되는 순간 흠칫 놀라더니 서둘러 시선을 돌렸고, 당황한 기색이 역력한 표정은 도둑이 제 발 저린 듯싶었다.“제가요?”서태양은 난감한 얼굴로 대답했다.“선배, 장난하지 마세요. 저랑 무슨 상관이죠?”“뭔가 냄새가 나는데요?”유장미가 눈썹을 까딱하더니 눈알을 굴리며 짓궂은 미소를 지었다.“설마 보혁 씨한테 진짜 반한 건 아니죠?”“이... 계집애가!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는 거야!”서태양이 펄쩍 뛰면서 얼굴이 벌게진 채 고래고래 외쳤다.“남자끼리 엮일 리가 없잖아.”“침착해요. 단지 농담했을 뿐이에요.”유장미가 키득거리며 말했다.“게다가 남남 커플이 진짜 사랑이죠. 어차피 안 될 건 없잖아요. 만약 사귈 생각이 있다면 진심으로 축복해줄게요. 하하하!”“입만 열면 헛소리 하네.”서태양은 짐짓 화가 난 듯 혼내려는 액션을 취했다.유장미는 잽싸게 유이슬의 등 뒤로 숨어 웃음을 터뜨렸다.갑자기 산으로 흘러가는 대화에 당사자인 염보혁은 말문을 잃었다.더욱이 유장미와 투닥거리는 와중에도 그를 흘끔거리는 서태양 때문에 어이가 없었다.단순히 농담으로 치부할 수 있었지만 몰래 훔쳐보는 탓에 괜히 기분이 세했다.“진우 씨, 이슬 씨, 다들 용호산은 처음이죠? 제가 구경 좀 시켜드릴까요? 주변에 뭐 있는지 소개해줄게요.”심상치 않은 분위기에 염

  • 이혼 뒤 후회하는 차도녀 대표님   제2055화

    술이 몇 잔 오가자 서서히 편하게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다.“이슬 씨, 방금 검종의 제자라고 하시던데 무림대회에 참석하기 위해 용호산에 오른 건가요?”염보혁이 넌지시 물었다.“그런 셈이죠.”유이슬이 고개를 끄덕였다.그녀는 성격이 무심한 편이라 말주변이 딱히 없었다.“사실 저희는 스승님의 명을 받고 찾아왔어요.”상대적으로 외향적인 유장미가 웃으며 말을 보탰다.“노천사가 용호산에서 무림대회를 개최한다는 소식에 세상이 발칵 뒤집혔거든요. 검종 뿐만 아니라 천하회, 주술교를 포함한 파벌에서 최정예 제자들을 파견해 출전할 예정이에요.”“그럼 검종에서는 세 분이 참석하는 건가요?”염보혁이 궁금한 표정으로 물었다.“아니요.”유장미가 고개를 저었다.“저희는 단지 구경하러 왔을 뿐, 경기에 참여하는 선수는 따로 있어요.”그녀와 서태양은 선천 후기에 속했고, 유이슬은 실력이 뛰어나긴 했으나 반보 마스터에 불과했다.어찌 됐든 천교에 비하면 열세에 처하는지라 검종을 대표해서 출전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따로 있다니? 설마 홍군림이에요?”염보혁의 눈썹이 까닥했다.“그건 저도 잘 몰라요.”유장미가 생긋 웃었다.“워낙 제멋대로에 신출귀몰하는 사람이라 이번 무림대회에 참가할지 아무도 몰라요. 만약 홍 선배가 진짜 출전한다면 우승은 우리 검종이 차지할 거예요.”홍군림은 천교 랭킹의 1위에 올랐을뿐더러 어린 나이에 경천 랭킹에 진입한 검종의 천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다만 성격이 까칠하고 독불장군이라 종주를 제외하고 아무도 안중에 두지 않았다.“장미야, 그건 네 생각이고.”이때 유이슬이 입을 열었다.“홍 선배가 실력이 뛰어나고 검종의 천재로서 일반 무사들이 함부로 넘볼 수 없는 존재인 건 사실이지만 너도 알다시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능력자가 한 명 더 있잖아.”“누구요?”유장미는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유장혁.”유이슬이 무덤덤하게 말했다.“그 사람이 홍 선배보다 실력이 더 뛰어나요?”유장미가 경악을 금치 못했다.“막상막하야. 천교

  • 이혼 뒤 후회하는 차도녀 대표님   제2054화

    “네?”염보혁의 한 마디에 사람들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한참 동안 넋을 잃었다.특히 잘 보이기 급급했던 서태양은 굳은 얼굴로 두 눈이 휘둥그레진 채 허공에 손을 들고 어찌할 바를 몰랐다.이럴 수가?방금 목숨 걸고 구하려던 사람이 남자였다니?“남자...? 농담이죠?”붉은 옷 소녀가 염보혁을 위아래로 훑어보며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경국지색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미인이 대체 어디를 봐서 남자란 말인가?푸른 옷 여인은 입만 벙긋했을 뿐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흡혈파 망나니들이 여자가 아닌 남자한테 집적거렸다니?취향 한번 독특했다.“아니요. 진짜 남자예요.”염보혁이 진지한 얼굴로 고개를 저었다.밖에 나가면 여자로 오해받은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다.“하지만 아무리 봐도...”붉은 옷 소녀가 말을 아꼈다.“외모 때문에 어쩔 수 없어요.”염보혁이 어깨를 으쓱하며 해탈한 듯 말했다.“아쉽네요.”붉은 옷 소녀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본인이 이렇게 예쁜 얼굴을 가졌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선배? 왜 그래요? 괜찮아요?”그녀는 아직도 넋을 잃은 서태양을 발견하고 손을 뻗어 어깨를 툭 쳤다.“응? 아, 괜찮아. 단지 조금 놀랐을 뿐이야.”서태양은 꿈에서 깨어난 듯 금세 정신을 차렸다.다만 눈빛만큼은 남자한테서 떠나지 않았다.이렇게 요염한 얼굴이 사내란 사실을 도무지 믿을 수 없었다.그야말로 재능 낭비이지 않은가?“저는 염보혁입니다. 성함이 어떻게 되세요?”염보혁이 먼저 인사를 건넸다.“유이슬이에요.”푸른 옷 여인이 대답했다.“저는 유장미라고 해요.”붉은 옷 소녀가 활짝 웃었다.비록 남자이지만 미모에 저절로 눈이 갔다.“서태양입니다.”서태양이 어두운 표정으로 말했다.방금 일어난 일에 대해 찝찝한 기분이 드는 건 어쩔 수 없었다.“이렇게 만난 것도 인연인데 다 같이 술이나 한잔 하시죠?”염보혁은 손을 내밀더니 소개를 이어갔다.“이쪽은 유진우 씨, 그리고 두 분은 호위무사인...”“춘화와 추월이

  • 이혼 뒤 후회하는 차도녀 대표님   제2053화

    그녀가 움직일 때마다 수염 난 사내의 몸에 피투성이 상처가 생겼다.눈 깜짝할 사이에 연신 검에 찔린 탓에 저항할 힘조차 없었다.비록 수염 난 사내가 힘은 더 셌지만 기교에서는 한참 못 미쳤다.여자의 화려한 검술은 감탄을 자아냈고 입이 떡 벌어질 정도였다.“악!”수염 난 사내가 처참한 비명을 질렀다.사지가 부러진 채 바닥에 널브러진 모습은 마치 좀비를 연상케 했다.온몸은 피가 흥건했고 상처로 가득했다. 비록 목숨에 지장은 없지만 이미 만신창이가 되었다.“형님!”패배한 우두머리를 보자 흡혈파 제자들이 충격과 분노를 금치 못했다.항상 위풍당당하고 기세등등했던 수장이 이런 몰골을 보일 줄은 꿈에도 몰랐다.“젠장! 감히 우리 형님을 다치게 해? 죽고 싶어 환장했어?”“저년을 없애버려!”흡혈파 제자들이 고래고래 외치며 검을 빼 들고 무시무시한 기세로 여자를 덮쳤다.“무용지물이야.”푸른 옷 여인은 콧방귀를 뀌더니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사람들 틈으로 뛰어들었다.얼마 안 되어 흡혈파 제자들은 하나같이 처참한 비명과 함께 바닥에 나뒹굴었다.팔이나 다리가 부러진 채 선혈이 낭자했다.“역시 대단하세요!”눈앞의 광경에 붉은 옷 소녀가 감탄을 금치 못했다.“망나니 따위가 감히 검종에게 대들다니? 제 주제도 모르고 말이야.”서태양이 바닥에 침을 뱉었다.“뭐... 뭐라고? 너희들이 검종 제자였어?”흡혈파 제자들은 안색이 돌변하더니 두려운 기색이 역력했다.검종은 무림인들의 세계에서 3대 문파 중 하나로 천하회와 주술교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비록 제자들이 많지 않았지만 뛰어난 인재들밖에 없다.특히 검종의 홍군림은 어린 나이에 천교 랭킹 1위에 올랐을 뿐만 아니라 경천 랭킹에 진입하여 세계 10위의 강자가 되었다.경천 랭킹 10위권에 검종 제자가 무려 2명이나 있는데 압도적인 실력으로 3대 파벌의 수장 자리를 거머쥐었다.여기서 검종의 제자들을 만나게 될 줄은 예상치도 못했다.이럴 줄 알았더라면 애초에 무모한 짓을 벌이지 않았을 텐데.“이제야

  • 이혼 뒤 후회하는 차도녀 대표님   제2052화

    “윽!”서태양은 이를 악물고 이마에 핏줄이 튀어나온 채 낮은 신음을 내뱉었다.이내 양손으로 검을 쥐고 온 힘을 다해 어깨를 짓누른 흡혈검을 떼어내려고 했다.하지만 아무리 애를 써도 상대방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오히려 힘이 점점 더 가해졌고 무릎이 닿은 바닥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고작 이런 실력으로 감히 우리 흡혈파한테 덤비다니? 제 주제도 모르고 말이야.”수염 난 사내가 냉소를 지었다.“형님! 멋져요.”“역시 대단하세요.”부하들이 질세라 감탄했다.북쪽에서 흡혈파라고 하면 꽤 이름 있는 큰 파벌인지라 애송이 같은 놈이 도발할 만한 게 아니었다.“감히 내 앞에서 영웅 행세해? 넌 오늘 인생에서 가장 잘못된 결정을 내린 거야. 교훈 삼아 사지를 부러뜨려줄게!”수염 난 사내가 비열한 미소를 짓더니 흡혈검을 들어 올려 서태양의 손목을 향해 휘둘렀다.챙!검이 닿기 직전 청색 보검이 불쑥 나타나 허공에서 공격을 막아냈다.“응?”수염 난 사내가 눈살을 찌푸리더니 고개를 들어 바라보았다.푸른 옷 여인이 보검을 들고 싸늘한 눈빛을 보냈다.“선배?”서태양의 표정이 밝아지더니 그제야 한숨 돌렸다.조금만 늦었더라도 오른손을 잃어버렸을 텐데 그나마 선배가 제때 도움을 줘서 천만다행이었다.“괜히 참견하지 마.”수염 난 사내가 음흉하게 웃었다.“우리 후배한테 손을 대는 순간 절대 용서하지 않을 거야.”여자가 싸늘하게 말했다.“맞아! 너희들 같은 망나니는 벌을 받아 마땅하지.”이때, 붉은 옷 소녀가 검을 빼 들고 낭랑한 목소리로 외쳤다.“언니, 제가 도와줄게요.”“아니야. 넌 태양이랑 지켜보고 있어. 이런 놈들은 나 혼자서도 충분하니까.”푸른 옷 여인이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어디서 나온 자신감이지?”수염 난 사내가 히죽 웃었다.“그런 왜소한 몸으로 오빠의 검을 어찌 막으려고? 차라리 무기는 내려놓고 침대에서 겨뤄보는 건 어때?”말이 끝나기 무섭게 그의 부하들이 폭소를 터뜨렸다.곧이어 음흉한 시선으로 여자를 훑으며 멋대로 평가하

  • 이혼 뒤 후회하는 차도녀 대표님   제2051화

    서태양이 움직이자 수염 난 사내의 뒤에서 덩치가 산만 한 남자 두 명이 튀어나왔다.두 사람은 무기로 길쭉한 검을 들고 있었다.몸체는 강한 피비린내와 함께 은은한 살기가 감돌았다. 이는 칼날이 오랫동안 선혈에 노출된 결과였다.무림인들의 세계에서는 흡혈검이라고 불렀다.다만 아쉽게도 그들이 지닌 검은 아직 미성숙 단계였고 기세가 한창 부족했다.챙! 챙!서태양이 먼저 검을 빼 들고 혼자서 두 명의 사내와 대결을 벌였다.그들은 기세등등하게 맞서 싸웠지만 힘만 강했을 뿐 행동이 굼뜬 편이었다.공격할 때마다 동작이 다소 어설펐다.반면, 서태양은 누가 봐도 고수의 가르침을 받았고 실전 경험도 풍부했다.스피드, 힘, 기술 등 모든 면에서 높은 수준에 도달했으며 어느 하나 뒤처진 데 없었다.세 사람이 공격을 주고받는 순간 실력 차이가 현저했고, 서태양은 눈 깜짝할 사이에 두 사내를 쓰러뜨렸다.그리고 응징할 겸 각자의 다리에 검을 관통했다.“흥! 고작 이런 실력으로 우쭐거려? 제 주제도 모르고.”서태양은 장검을 비스듬히 겨누며 의기양양하게 말했다.“죽기 싫으면 당장 꺼져.”“좋아! 잘했어!”승리를 거머쥔 서태양을 보자 구경하던 사람들이 박수를 치며 환호했다.비록 나서서 싸울 용기는 없었지만 응원의 박수를 보내는 것쯤은 충분히 가능했다.“그래도 실력은 꽤 있나 보네? 어쩐지 참견하더라니.”수염 난 사내가 눈을 가늘게 뜬 채 허리에 차고 있던 검을 천천히 뽑아 들고 음침한 목소리로 협박했다.“하지만 오늘 임자를 만났지. 흡혈파를 마주친 이상 살아남을 방법은 없어.”“흡혈파는 무슨, 들어보지도 못했구먼.”서태양의 표정은 기고만장했다.“하! 괜찮아. 네 피를 전부 흡수하고 나면 우리가 왜 흡혈파라고 불리는지 알 거야.”수염 난 사내가 이죽거리더니 두말없이 공격을 개시했다.그가 발을 내딛자마자 맹렬한 기세가 솟구쳤고, 손에 든 흡혈검은 핏빛을 뿜어내며 곧장 서태양을 덮쳤다.앞서 상대했던 부하들과 달리 수염 난 사내의 흡혈검은 살기로 가득했다

  • 이혼 뒤 후회하는 차도녀 대표님   제2050화

    아름다운 얼굴은 쉽게 화를 부르는 법이다.염보혁은 남자였지만 여자보다도 더 아름다운 요염한 얼굴을 지녔다.길을 나서면 사람들의 시선을 피할 도리가 없었고 지금처럼 깡패 무리와 마주할 때면 번번이 시비에 휘말리기 일쑤였다.유진우는 모른 척하며 조용히 술잔을 기울였다.“어이, 이쁜이. 저런 나약한 놈이랑 술 마셔서 뭐 하겠어? 차라리 우리랑 한잔하지, 아주 즐겁게 해줄 테니 말이야!”덥수룩한 수염을 기른 사내가 염보혁의 턱을 손가락으로 건드리며 음흉한 미소를 지었다.“이 손 치우는 게 좋을 거야. 아니면 후회하게 될 테니까.”염보혁은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차가운 눈빛을 보냈다.어여쁜 외모 탓에 남녀를 불문하고 다가오는 사람이 많았지만 이처럼 대놓고 희롱하는 경우는 드물었다.“오, 이쁜이가 화를 내네?”수염 난 사내는 턱을 문지르며 비웃었다.“솔직히 말해서 화난 얼굴이 더 매력적인데? 이렇게 가까이서 보니 더욱 감탄스럽군.”그의 말에 뒤따르던 무리들이 일제히 폭소를 터뜨렸다.유진우는 피식 웃으며 술잔을 내려놓았다. 눈앞의 이 사내는 제법 능숙하게 수작을 부렸다.염보혁이 남자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어떤 반응을 보일지 궁금했다.“셋을 센다. 그 안에 사라지지 않으면 내가 직접 손봐주지.”염보혁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손 본다고? 하하하!”수염 난 사내가 크게 웃음을 터뜨렸다.“이거 제법 앙칼진데? 좋아, 그럼 이렇게 하자. 위층으로 올라가서 천천히 우리를 손 봐줘, 어때?”“맞아, 맞아! 방도 넉넉하니 차례대로 너랑 놀아줄 수 있다고!”그의 동료들도 시시덕거리며 말을 보탰다.“셋.”염보혁은 더 이상 말을 섞을 필요도 없다는 듯 숫자를 세기 시작했다.“이쁜이, 괜히 버티지 말고 그냥 올라가자. 내가 아주 다정하게 대해줄 테니 말이야.”수염 난 사내는 입을 커다랗게 벌려 누런 이빨을 드러내며 낄낄댔다.“둘.”염보혁은 여전히 냉랭한 표정을 유지했다.“싫다면 어쩔 수 없지. 내가 직접 안아 올라가는 수밖에.”그가 손을

  • 이혼 뒤 후회하는 차도녀 대표님   제2049화

    유진우는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보혁 씨가 이렇게까지 많은 걸 알고 있을 줄은 몰랐군요. 제 생각엔 장일청과 비교해도 전혀 뒤지지 않는 것 같은데요.”용호산의 비밀스러운 이야기를 염보혁이 이렇게나 많이 알고 있다니, 이건 그가 평범한 인물이 아님을 증명하는 셈이었다.“진우 씨께서 과찬해 주시는군요. 저는 그저 사람들 사이에 끼어 듣는 걸 좋아해서 호기심에 이런저런 소문을 알아본 것뿐입니다. 사실 별다른 능력은 없어요.”염보혁은 겸손하게 웃으며 덧붙였다.“하지만 만약 진우 씨께서 무림대회에 참가하신다면 전 온 힘을 다해 진우 씨가 우승할 수 있도록 돕겠습니다!”“보혁 씨, 저를 너무 과대평가하시는군요.”유진우는 담담하게 말했다.“전 그저 세상 구경이나 해볼 겸 참가하는 것뿐입니다. 우승 같은 건 감히 꿈도 꾸지 않아요. 애초에 제 실력으로 어떻게 그 내로라하는 강자들과 겨룰 수 있겠습니까?”“진우 씨는 너무 겸손하시군요. 저는 사람을 보는 눈이 정확합니다.”염보혁은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진우 씨는 외모도 준수하고 기품 또한 비범하시죠. 멀리서 봐도 강렬한 기세가 느껴졌습니다. 비록 진우 씨의 신분은 알 수 없지만 이것 한 가지는 확신할 수 있습니다. 진우 씨는 절대 범상한 인물이 아닙니다!”“보혁 씨께서 저를 이렇게까지 칭찬해 주시니 몸 둘 바를 모르겠군요.”유진우는 고개를 저으며 웃었다.“하지만 안타깝게도 저는 평범한 출신에 보잘것없는 실력을 갖췄을 뿐입니다. 아마 실망할 겁니다.”“하하, 괜찮습니다. 커다란 황금 잉어가 어찌 작은 연못에서만 머물겠습니까? 바람과 구름을 만나면 반드시 용이 되어 날아오를 것입니다. 지금 진우 씨의 명성이 미미할지라도 저는 믿습니다. 언젠가 반드시 하늘 높이 날아오를 날이 올 거라고!”염보혁은 자신감 넘치는 얼굴로 말했다. 그 눈빛은 절대적인 믿음을 담고 있는 듯했다.유진우는 겉으로는 태연한 척했지만 속으로는 의아함을 감출 수 없었다.‘이 사람, 도대체 뭐지? 분명 오늘 처

Explore and read good novels for free
Free access to a vast number of good novels on GoodNovel app. Download the books you like and read anywhere & anytime.
Read books for free on the app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