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681화

작가: 강로이
폭발 직후 아수라장이 된 산 아래와는 달리 산 정상은 조용하였다.

폭발의 파장이 그치자 마치 강풍이 휘몰아친 것처럼 황지로 되어버린 진산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서하사는 폐허로 되었고 그 많던 초목도 전부 뿌리째로 사라졌다.

관전하던 반유림과 고혼조차 폭발의 여파에 100여 미터나 뒤로 물러났다.

그 시각 산 정상에서 백준은 여전히 아무 말도 없이 서 있었다. 용작검이 그의 앞에서 이따금 금광을 뿜어냈다.

10여 미터밖에 푸른색의 추성검이 땅바닥에 꽂혀있었고 한서의 안색은 어두웠다.

엄지와 검지 사이가 찢어져 새빨간 피가 바위 우로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 그의 팔은 희미하게 떨고 있었다.

“한서, 네가 졌다.”

백준이 입을 열었다.

“너의 검술은 대단하나 아쉽게도 조금 부족해.”

“누가 졌다고 그래?”

한서가 어금니를 꽉 깨물고 결의에 찬 눈으로 바라보았다.

“아직 시도하지 않은 검법이 하나 남았어. 만약 이것도 막을 수 있다면 난 이후 검에서 손을 뗄게!”

“그렇게까지 하는 이유가 뭐야?”

백준은 미간을 찌푸렸다.

“넌 아직 젊어. 기회가 넘치는데 왜 굳이 자기 자신한테 못되게 구는 거야?”

“만약 천하의 일인자가 될 수 없다면 내 삶은 의미가 없어!”

한서는 더는 말을 하지 않고 땅 위에 꽂혀있는 추성검을 뽑아 들고 앞으로 찔렀다. 그가 공격하는 순간 그의 몸 표면에서 농후한 피안개가 뿜어져 나왔다. 강대한 힘이 들어있는 피안개는 주위의 천지 영기를 끊임없이 빨아들였다.

순간 한서의 분위기가 돌변하였다. 속도와 힘도 눈에 띄게 강해졌고 강기의 두터움도 한층 더 높은 수준을 보였다.

마치 경계를 타파한 듯하였다.

“세상에! 한서 이거 목숨을 걸었네!”

이 장면에 고혼의 입이 떡 벌어졌다.

“고혼! 준비해, 우리의 기회가 왔어!”

반유림은 놀라워하는 대신 기쁨에 흥분하였다.

백준과 정면승부하여 그를 이기기는 너무나 힘들다.

그러기에 그들은 반드시 기습하는 수단으로 그한테 치명타를 주어야만 확실하게 이길 수 있다.
잠긴 챕터
GoodNovel에서 계속 읽으려면
QR 코드를 스캔하여 앱을 다운로드하세요
댓글 (1)
goodnovel comment avatar
김태진
진짜 짜증나네요 좀 옛날처럼 페이지 많이 찍어내주세요 무슨 열혈강호도 아니고 너무하네
댓글 모두 보기

관련 챕터

  • 이혼 뒤 후회하는 차도녀 대표님   제1682화

    두 검날이 부딪친 순간 한서의 혈색 장검이 터지면서 피안개로 변하여 소실되었다. 인검합일에 이른 한서는 그와 동시에 튕겨 나갔다. 안색은 창백하였고 뜨거운 피가 그의 입에서 흘러나왔다. 용작검도 10여 미터 바깥으로 튕겨 나가 챙 하는 소리와 함께 한 바위에 꽂혔다. “좋은 기회다! 지금이야!” 용작검이 잠시 공제를 잃은 모습에 반유림의 눈이 번쩍였다. 그는 두말하지 않고 공격에 나섰다. 그는 얼른 활을 겨눈 뒤 온몸의 강기를 이용하여 기운이 일렁이는 검은 화살을 만들어내었다. 검은 화살은 광택이 일렁이었고 차가운 기운이 내뿜어져 나왔다. 그는 재빠르게 활을 겨눠 휙 하는 소리와 함께 날카로운 검은 빛으로 변화하여 순식간에 백준의 가슴을 향해 날아왔다. 이 화살은 빠르고 날쌔서 아무런 징조도 없었거니와 시기도 딱 알맞았다. 거의 완벽에 가까운 기습이었다. “네가 이러고도 안 죽나 보자!” 반유림의 입가에는 음습한 미소가 어렸다. 백준의 어검술은 대단하나 한 가지 큰 약점이 있다. 바로 근전싸움을 두려워한다는 것이다. 방금의 충격에 용작검이 잠깐 공제를 잃었다. 백준의 손에 아무런 무기도 없어 그의 전투력도 따라서 많이 줄어들었다. 반유림은 바로 그걸 노려서 한방에 백준을 무너뜨릴 생각이다! “스스스...”반유림이 기습을 하자 고혼도 손을 쓰기 시작하였다. 그는 검은 안개로 변하더니 땅 밑으로 스며들어가 모습을 감췄다. 다시 모습을 드러냈을 때 그는 이미 백준의 뒤에 위치하였다. 검은 안개 속에서 날카로운 강철 발톱이 백준의 등을 할퀴였다. 소리 소문 없으나 살기로 충만하였다. “쉬익!” 검은 화살이 백준의 가슴에 꽂히려는 찰나 백준이 갑자기 두 손가락으로 그 화살을 가볍게 집었다. “윙!” 거대한 힘을 가진 검은 화살은 순식간에 그대로 멈추었다. 화살 뒤의 깃털은 요란하게 요동치었으나 조금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였다. 손가락으로 검은 화살을 집은 동시에 백준은 몸을 돌려 고혼이 휘두르는 강철 발톱도 잡았다. 이 둘이 앞뒤로

  • 이혼 뒤 후회하는 차도녀 대표님   제1683화

    “이원무?” 하늘에서 내려오는 붉은 창을 바라보고 백준은 곧이어 누구지 알아맞혔다. 창이 내리꽂히는 속도가 너무도 빨랐기에 백준은 용작검을 미처 소환하지 못하였다. 그는 검 대신 손가락으로 그 창을 막아 나섰다. “펑!” 굉음이 울려 퍼졌다. 백준의 손가락과 창이 맞닿으면서 공포의 에너지 파장이 일어 사방으로 울려 퍼졌다. 곧이어 모든 것이 정지되었다. 백준은 팔을 든 자세를 유지하였고 그의 손끝에는 검 모양의 금빛 파문이 생겼다. 그 금빛 파문은 붉은 창과 서로 저항하며 서로 부딪혀 금광과 홍광으로 이루어진 파문이 끊임없이 퍼져 나왔다. 이 시각 창의 끝부분에는 어느 순간 백발홍안의 노인이 나타났다. 차가운 기색의 노인은 창의 끝부분에 선 채 차가운 눈길로 백준을 바라보았다. 그 모습은 마치 천하를 내려다보는 신 같았다. 그가 바로 호룡각의 각주이자 경천 랭킹 2위의 강자인 이원무이다! “이 각주?” 이원무를 본 반유림의 안색이 환해졌다! 용호산의 그 분이 개입하지 않는 이상 호룡각 각주 이원무는 그야말로 진정한 천하 제일인이다! 비록 같은 경천 랭킹중의 강자지만 이원무와 그들은 하늘과 땅 차이다. 백준조차 상대하지 못하는데 실력이 더 강한 이원무를 상대할 수 있을 리가? 다행인 것은 그들은 이원무와 같은 편이라는 것이다. 이원무가 이곳에 이르렀으니 형세가 뒤바뀌었다 볼 수 있다. 백준이 아무리 강한 실력을 갖추고 있다 한들 살아남기는 힘들 것이다. “얼른 오길 잘했네, 하마터면 골치 아플 뻔했어!” 검은 안개 중에 숨어 있는 고혼의 목소리에는 약간의 안도감이 느껴졌다. “이 늙은 괴물도 올 줄은 몰랐네.” 한서는 멀리 떨어져 바라보면서 얼굴빛이 약간 굳어졌다. 입가의 붉은 피는 여전히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 방금의 싸움을 통해 그는 자신이 백준의 상대가 안 된다는 것을 이미 실감하였다. 이젠 이원무와 백준이 서로 우열을 가릴 차례이다. “이원무, 아무리 그래도 이름 있는 명인인데 기습하다니, 다른 사람들한테 웃음거리가 될

  • 이혼 뒤 후회하는 차도녀 대표님   제1684화

    그는 발끝으로 창의 손잡이를 차고는 뒤로 빠져 후퇴하였다. 용담적염창도 이 발힘에 의해 가로로 내려앉아 마침 공중의 용작검과 부딪혔다. “펑!” 폭발음과 함께 눈 부신 빛이 사방으로 흩어졌다. 두 무기는 부딪힌 즉시 이내 각자 제 주인의 손으로 돌아갔다. 그 둘은 실력이 막상막하였다. “이원무, 넌 날 이길 기회를 날려 먹었어.” 용작검을 손에 든 백준의 기세는 순식간에 날카로워졌다. “만약 네가 계속 공격하였다면 내가 죽진 않더라도 크게 상했을 텐데. 아쉽게도 네가 겁을 먹었어. 혹시나 다칠지 아니면 돌발상황이 발생하지 않을까 두려워했지. 그러니 네가 모험하지 못하는 거야, 이게 바로 너의 제일 큰 약점이야.” 늙을수록 죽는 것을 두려워하다니. 폐관 수련한지 수년이 된 이원무는 강자의 마음을 잃은 지 오래라고 백준은 생각하였다. 천지를 뒤흔드는 수행이 있을지언정 그 가치를 발휘하지 못하니 말이다. “흥! 내가 널 죽이는 건 식은 죽 먹기인 것을. 내가 왜 굳이 모험해야 하지?” 이원무가 창으로 그를 가리키며 말했다. “그래? 그럼 내가 호룡각 각주의 실력을 제대로 시험해 보지!” 백준은 쓸데없는 말을 거두고 용작검을 손에 들고 먼저 공격하기 시작하였다. 필경 그는 고군분투하는 중이니 시간을 끌수록 그한테 불리해진다. 이원무도 모습을 드러냈으니 아마 호룡각의 다른 고수들도 지금 이곳으로 몰려오는 중일 것이다. 아직 포위되기 전에 얼른 싸움을 끝내야 한다. 크게 다칠 위험을 무릅쓰고라도 이원무를 물리쳐야 한다! “큰소리치기는!” 검을 빼든 백준의 모습에 이원무도 창을 들고 맞섰다. 두 절세의 강자는 얼마 안 가 치열한 전투를 벌였다. 이원무의 창은 그 기세가 드높고 강렬하였다. 공격과 수비가 가능하였고 무찌르고 가르는데도 능하여 그다음 동작이 예측 불가하였다! 공포스러운 실력에 절묘한 창법이 곁들어지니, 마치 신이 강림한 듯 그 기세가 대단하였다. 백준은 매서운 검법에 민첩함과 교묘함이 어우러졌다. 그는 싸울 때 우세와 열세를

  • 이혼 뒤 후회하는 차도녀 대표님   제1685화

    “죽으려고!” 부규환의 득의양양한 모습에 유진우는 이를를 빠득빠득 갈며 온 얼굴이 충혈되었다. 이 시각 그는 더 이상 아무런 고려도 없이 온몸의 혈 자리를 열고 술법을 강제적으로 펼쳤다. 펑, 펑, 펑...폭발 소리와 함께 유진우의 몸 곳곳에 갑자기 한 개 한 개의 구멍이 생겨났다. 눈 깜짝할 새에 그는 온몸이 피로 흥건하였다. 유씨 가문 술법은 실력을 증진할 수 있으나 동시에 엄중한 부작용도 있다. 특히 체력 부진일 때 강제적으로 술법을 사용한다면 상처가 더욱 심각해질 수 있다. 까딱 잘못하면 몸이 폭발하여 목숨을 잃을 수 있다. 유진우는 이미 죽을 각오를 한 것이다. “미친놈! 설마 죽어도 나랑 같이 죽겠단 거야?” 이 모습에 부규환의 낯빛이 변하고 득의양양하던 표정은 당혹감으로 가득하였다. 유씨 가문 술법은 목숨을 대가로 하는, 적을 죽일 수는 있지만 사용자도 크게 다치는 그런 술법이다. 죽을 각오를 하지 않은 이상 좀처럼 쓰려고 하지 않는 술법이다. 유진우가 이리 독한 줄 알았으면 방금 그한테 깐족대지 않는 것인데. 그저 시간을 끌기만 하여도 저절로 힘에 부쳐 죽었을 거다.“죽는 한이 있더라도 너랑 같이 죽겠다!” 유진우는 소름 끼치게 웃었고 그의 두 눈은 시뻘겋게 빛났다. 공포스러운 힘이 그의 몸 곳곳에서 끊임없이 뿜어져 나왔다. 윙!유진우가 들고 있던가 들고있던 창공검이 미친 듯이 진동하기 시작하였다. 강렬한 검기가 부규환을 보호하고 있는 금종을 끊임없이 공격하였다. 공격하는 힘의 크기는 점점 더 커졌고 공격의 기세도 점점 거세졌다. 쩍, 쩍, 쩍...단단하기 그지없던 금종은 창공검의 공격하에 갈라지면서 하나하나의 금이 생기기 시작하였다. “뭐?” 부규환의 동공이 순식간에 흔들리면서 곧이어 온몸의 강기를 이용하여 금종을 보강하였다. 유진우의 마지막 공격을 막지 못하면 죽지 않아도 크게 다칠 거란 것을 부규환은 속으로 잘 알고 있었다. 균열은 점점 많아졌고 부규환이 아무리 보강하거나 강기를 주입하여도 금종은 복원되

  • 이혼 뒤 후회하는 차도녀 대표님   제1686화

    부규환이 안에 금오란갑을 입음을 인제야 모든 이들이 발견하였다. 비록 그 금오란갑이 이미 망가졌으나 결정적인 순간에 유진우의 치명적인 한방을 막아내 부규환의 목숨을 구했다. “콜록...”부규환은 피를 토하며 부들부들 일어섰다. 대라금강공을 수련하고 일반인을 초과하는 신체 능력에 금오란갑의 보호, 이중 어느 것 하나 부족하였다면 그 누구든 방금 유진우의 공격에서 살아남지 못할 거다. 지금 비록 목숨만은 건졌으나 크게 다친 건 변하지 않은 사실이다. 계속 싸워나가면 승산이 없다. “죽어라!” 유진우는 조금의 주저도 없이 재차 검을 들고 달려들었다. 그러나 움직이자마자 그는 다리가 후들거려 하마터면 넘어질 뻔하였다. 칼로 땅을 지탱하여서야 겨우 온몸의 평형을 유지할 수 있었다. 방금 그 한 방이 온몸의 힘을 다 소진해 버렸다. 유씨 가문 밀법의 후유증이 지금 그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하였다. 지금의 그는 손가락 하나 까딱할 힘조차도 없으니 추격할 힘은 더욱 말할 필요도 없다. 이 모습에 부규환은 잠시 멈칫하더니 이내 크게 웃었다. “유진우야, 유진우. 난 또 네가 얼마나 대단한 줄 알았더니 겨우 이 정도야? 어때? 지금 일어서기도 힘들지?” 유진우는 이를 악물고 몸을 부들부들 떨며 조금씩 일어섰다. “하하...유씨 가문 밀법이 강하긴 하지만 그 후유증 또한 어마어마하지. 내 예상이 맞다면 넌 지금 한계에 도달했어. 내가 손 쓰지 않아도 얼마 가지 않아 너 스스로 못 버티고 죽어버릴 거야.” 부규환이 음흉하게 웃었다. 비록 그도 큰 상처를 입었지만 유진우에 비하면 나은 축이었다. 중요한 건 상대방이 이미 발톱 빠진 호랑이 신세로 도망칠 능력조차 없다는 거다. 산 정상의 싸움이 끝나면 그들이 나설 차례이다. “흥! 기뻐하긴 아직 일러! 나도 여기 있거든!” 황은아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꼬마야, 센 척 그만해. 넌 상처도 입었고 독약도 다 써버렸잖아. 우린 여기에 몇만 개의 병마가 있는데 네가 강하다 한들 이들 중 몇을 죽일 수

  • 이혼 뒤 후회하는 차도녀 대표님   제1687화

    쉬익검날이 아무런 징조도 없이 부규환의 목을 순식간에 스쳐 지나갔다. 그 속도가 너무 빨라 모든 사람이 미처 반응하지 못하였다. “억...”부규환의 몸은 잠시 떨리더니 마치 돌이라도 된 듯 제자리에 굳었다. 홍군림을 바라보는 그의 두 눈에는 의아함과 두려움으로 가득하였다. 그는 홍군림이 삽시에 자신을 공격할 줄은 꿈에도 상상하지 못했다. 목이 베인 현재도 그는 이 사실이 믿어지지 않았다. ‘우린 한편인데 왜지? 서로 원한도 없거니와 서로 동맹을 맺은 사이인데 왜 홍군림이 나를 죽이는 거지? 혹시 몇 마디 재촉하였다고? 성깔이 이리도 더럽다고?’ 부규환이 생각했다. 퉁! 둔탁한 소리가 울려 퍼졌다.부규환의 머리가 그의 목에서부터 땅바닥으로 떨어졌고 그의 눈에는 믿기 힘든 기색이 역력하였다. 이런 결말을 맞이할 줄은 그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유진우의 손에서 겨우 살아남아 승리를 거머쥐어졌다고 여겼을 때 홍군림에 의해 목이 댕강 잘리다니. 사람 일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다는 말이 맞는 듯싶다. “이게 무슨 상황이지? 부 대인님께서... 죽으셨어?” 단칼에 목이 잘린 부규환의 모습에 모두가 넋을 잃고 입을 떡 벌린 채 놀라움을 숨기지 못했다. 홍군림의 등장이 그들에게 희망인 줄 알았는데 순식간에 절망으로 변하였다. 경천 랭킹 제10위가 이렇게 단칼에 목숨을 잃다니 모두가 꿈을 꾸는듯한 허망함을 느꼈다. “어떻게 ... 어떻게 이런 일이?” 문관옥은 소름이 돋았고 두려움에 말조차 더듬었다. 부규환은 대내의 일인자이자 호룡각의 성원이다. 능력과 배경을 겸비한 인물이란 말이다. 그런데 홍군림이 두말없이 그의 머리를 베어버리다니 제 정신인 건가? “아저씨... 제가 제대로 본 거 맞겠죠? 저 사람이 부규환을 죽였어요?” 황은아는 너무 놀란 나머지 하마터면 손안의 독약을 땅에 떨굴 뻔하였다. 그녀는 방금 일어난 일이 이해되지 않았다. ‘이 둘은 같은 편이지 않나? 왜 갑자기 팀킬 하는 거지? 혹시나 둘 사이에 원한이 있는 건가?’

  • 이혼 뒤 후회하는 차도녀 대표님   제1688화

    단 한방 만에 하마터면 문관옥의 명줄을 끊어놓을 뻔하였다. “뭐?” 이 장면에 모든 사람이 다시 패닉에 빠졌다. 홍군림이 부규환을 죽인 것이 상대방이 반응하기 전에 공격해서 죽이는 데 성공한 것이라 하면 방금은 진정한 압도적인 실력 차이다. 연경 4대 도련님 중 한 명이자 최강 군신으로 불리는 문관옥이 홍군림의 한 검도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다니. 둘의 실력 차이가 하늘과 땅 차이이다. 사람들은 그제야 평소 모습을 드러내지 않던 검종의 제자 홍군림이야 말로 연경 4대 도련님 중 제일 센 인물임을 알아차렸다. “이젠 그만 다 꺼져라.” 홍군림의 목소리는 크지 않았으나 곳곳에 울려 퍼졌다. 몇몇 통령들은 서로 쳐다보며 진퇴양난의 처지에 빠졌다. 하나의 요녀도 상대하기에 벅찬데 홍군림까지 합세하니 그들의 승산이 거의 없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군령이 떨어진 이상 이대로 물러선다면 벌을 면치 못할 것이다. “안 꺼져? 그럼 죽어.” 더 크고 길고 날카로운 검빛이 순식간에 튕겨 나와 살기를 담고 그들을 향해 날아갔다. 삽시간에 붉은 피가 튕기며 비명이 울려 퍼졌다. 원래 사람들로 빼곡하던 곳은 반경 수백 미터의 무인지대로 되었다. 그곳에는 몸이 반으로 잘린 시체들이 가득하였고 끔찍하기 그지없었다. 간단해 보이는 검빛 하나만으로 천여 명의 사람을 죽이다니. 그 공포스러운 실력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간담이 서늘해지게 하였다. “꺼져!” 홍군림이 소리쳤다. 공포스러운 기세가 순식간에 사방으로 퍼져 나왔다. 삽시간에 광풍이 일고 모래가 날려 모든 이가 눈을 제대로 뜨지도 못했다. “후퇴! 얼른 후퇴해!” 여덟 명의 통령들이 겁에 질려 각자의 병마를 지휘하며 허둥지둥 후퇴하기 시작하였다. 홍군림의 검빛의 기운이 너무도 공포스러워 만약 여기에 남아있다간 전부 다 죽을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돌아가서 벌을 받으니 여기서 목숨을 잃는 것보단 낫다고 여겼다. 부규환이 죽은 뒤 나머지 몇만의 병사는 홍군림의 협박하에 급급히 도망쳤다. “고... 고마워

  • 이혼 뒤 후회하는 차도녀 대표님   제1689화

    마치 유진우의 의문을 보아내기라도 한 듯 홍군림이 설명하였다. “이모는 당시 집안과 모순이 생긴 뒤 가출하여 집안과 인연을 끊었어요. 이모께서 돌아가신 뒤 저와 저의 엄마는 서경에 가서 제사를 지내고 이모부한테 신분을 밝혔어요. 지금 상황을 보아하니 이모부께서 이 사실을 형한테 알리지 않은 듯하네요.” “내가 집으로 안 돌아간 지도 어언 10년이 되어가.” 유진우의 안색이 복잡해 보였다. 엄마가 왜서 이제껏 친정으로 안 돌아가나 했더니 이런 일이 있었구나. 그는 이번 일이 끝나고 아직 살아있으면 돌아가서 엄마한테 제대로 제사를 지내야겠다고 다짐했다. “검이 좋아 보이는데 저한테 줄 수 있어요?” 홍군림이 갑자기 물었다. “어?” 유진우는 당혹함을 숨기지 못했다. “안되나 보네요.” 홍군림이 덤덤하게 말했다. “그럼 이후에 좋은 기회를 찾아서 제대로 겨뤄봐요. 형이 지면 저한테 검을 주고 이기면 제 검을 형한테 줄게요.”“...”유진우는 어이가 없었다. 이 자식의 생각을 알아차릴 수 없다. 분명 조금 전까지 가족 상봉을 하더니 갑자기 대결을 하자니! “걱정하지 마세요. 전 비열하게 다친 사람과 대결하지 않아요. 언제 상처가 나으면 그때 같이 대결해요.” 홍군림이 진지하게 말했다. 그가 말할 때 창공검에서 시선을 떼지 못하였다. 그가 검을 향한 사랑은 모든 것을 능가할 정도로 그는 검에 미쳤다. 그한테 최상품 보검은 절세미인이나 다름없었고 게다가 그가 검을 많이 소유할수록 그의 실력도 강해진다. 그래서 매번 그가 보검을 볼 때면 보검을 향한 열정을 감추지 못하였다. 전에 백준의 길을 막아섰던 것도 그의 용작검에 눈독을 들여서였다. 아쉽게도 이기지 못했지만 말이다. 펑! 대화를 나누고 있을 때 진산의 산꼭대기에서 커다란 소리가 전해졌다. 굉음 이후 대량의 돌덩어리들이 산 정상에서 굴러떨어졌다. 군사들이 이미 후퇴하여서 망정이지 하마터면 또 커다란 인명피해가 발생할 뻔하였다. “응?” 소리를 듣고 세 사람은 이내 고개를 들어 올려

최신 챕터

  • 이혼 뒤 후회하는 차도녀 대표님   제1819화

    그러다가 친위대가 완전히 모이자 자객은 갑자기 놀라운 실력을 드러냈다.이렇게 한 이유는 간단했다. 그들의 친위대를 유인하여 주변 방어력을 약화시키고 더 쉽게 암살하기 위해서였다.“X발, 정말 간사하고 교활한 놈이군. 어서 철수해.”친위대가 제때 복귀할 수 없다는 걸 안 진승민은 그제야 당황하며 옆에 있는 장교들과 함께 철수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들은 이미 최적의 철수 시기를 놓쳤다.자객의 공격 속도는 그들의 철수 속도보다 훨씬 빨랐다.단 2분 만에 양측의 거리는 20m도 채 남지 않았다.“제후님, 저희가 자객을 막을 테니 먼저 피하십시오.”도망칠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되자 몇 명의 장교들은 망설임 없이 칼을 뽑아 들고 자객을 향해 돌격했다. 하지만 10초도 버티지 못하고 모두 패배했다.“X발, 절대 가만 안 둬!”강윤기가 분노를 터트리면서 칼을 들고 달려들었다.“강 제후님, 흥분하면 안 됩니다.”진승민이 급히 말렸지만 이미 늦었다.앞으로 달려나간 강윤기가 자객의 목을 베려던 순간 자객이 검날을 덥석 잡더니 강윤기의 어깨를 찔러버렸다.“너 대체 누구야?”강윤기는 신음을 내지 않으려고 이를 악물었다.자객은 아무 말 없이 갑자기 강윤기의 옷깃을 잡고 하늘로 내던졌다.휙.강윤기는 마치 발사된 포탄처럼 수백 미터 날아가 왕부 대문을 넘은 후 마당에 떨어졌다.쿵.곧이어 굉음이 울렸다. 강윤기의 몸이 땅에 떨어지면서 구멍이 생겼고 피를 토하며 고통스러운 비명을 질렀다. 온몸의 뼈가 얼마나 부러졌는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심하게 다쳤다.“강윤기.”대문을 지키고 있던 이의진은 급히 몸을 돌려 검을 강윤기의 목에 겨누고 외쳤다.“지금 당장 병사들한테 무기를 버리고 항복하라 명하거라. 그렇지 않으면 내 손에 죽을 것이다.”...왕부 밖.강윤기가 날아가는 것을 본 진승민은 깜짝 놀라 잠시 멍해졌다가 곧바로 삼십육계 줄행랑을 쳤다.그는 그제야 후회했다. 만약 자객이 이렇게 강하다는 걸 알았다면 노정한과 하원휘처럼 빨리 도망쳤을 것이다.

  • 이혼 뒤 후회하는 차도녀 대표님   제1818화

    하원휘는 매우 현명했다. 자객의 기세를 꺾을 수 없다는 것을 깨닫자마자 바로 친위대를 지휘하여 뒤로 물러섰다.푸른 산이 남아 있으면 땔나무 걱정은 없다고 자객을 잠시 피했다가 체력이 고갈될 때 대군들이 포위해서 죽이는 것이 가장 안전한 선택이었다.“진 제후님, 하 제후님 말이 맞습니다. 안전이 우선이니 저도 뒤로 가서 잠시 피해있겠습니다.”하원휘가 철수하자 노정한도 더는 지체하지 않고 친위대의 보호를 받으며 천천히 뒤로 물러서기 시작했다.“흥, 겁쟁이들.”진승민은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불만을 드러냈다가 강윤기를 바라보며 의미심장하게 말했다.“강 제후님은 용맹한 분이니 저 두 분처럼 겁먹고 물러나지는 않겠죠?”“당연히 물러나지 않죠.”강윤기가 몸을 풀면서 싸늘하게 웃었다.“자객 한 명뿐이지 않습니까? 전 아예 안중에도 두지 않았습니다.”제후가 된 그는 수많은 전투를 치르며 살아남았다. 큰 전투도 겪은 그가 작은 자객 하나에 겁을 먹을 리는 없었다.“좋습니다. 그렇다면 저 자객이 얼마나 대단한지 한번 봅시다.”진승민은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이며 손을 크게 휘둘렀다.“진을 치고 자객을 잡아라.”“알겠습니다.”그의 말에 친위대 수백 명이 바로 칼을 뽑아 들고 자객을 향해 공격하려 했다.“자객을 잡아라.”강윤기도 지지 않고 칼을 뽑아 들고 자신의 친위대를 지휘하며 다른 방향에서 공격을 펼쳤다.그들의 친위대는 정예 중의 정예였다. 혼자서 백 명을 손쉽게 해결할 정도로 일반 병사들보다 훨씬 강했다.자객의 실력이 대단하긴 해도 수많은 병사 사이를 휘젓고 다닌다는 건 아직 진짜 정예병을 만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그들의 친위대가 투입되면 지금처럼 휘젓고 다니는 건 절대 불가능했다.아니나 다를까 두 제후의 친위대가 투입되자 자객의 돌격 속도도 눈에 띄게 느려졌다.친위대는 실력, 장비, 전투 경험 모두 일반 병사보다 훨씬 뛰어났다. 최고의 강자들을 상대할 수는 없었지만 제한하는 역할은 할 수 있었다.또한 일반 병사는 일반 철 갑옷을 입었으나

  • 이혼 뒤 후회하는 차도녀 대표님   제1817화

    옆에 있던 하원휘가 말을 하려던 찰나 갑자기 얼굴에 놀란 기색이 역력해지더니 손가락으로 한 곳을 가리키며 소리쳤다.“저기 좀 봐요. 저게 대체 뭔가요?”사람들이 하원휘의 시선을 따라 고개를 돌렸다. 하늘에서 한 줄기의 검은 빛이 내려오더니 대군들 속에 떨어졌다.쾅.엄청난 굉음과 함께 땅이 흔들렸고 먼지가 피어올랐다.강력한 충격파는 마치 해일처럼 충돌 지점을 중심으로 사방으로 퍼져나갔다. 충격파가 지나간 곳마다 사람이 나가떨어졌고 비명소리가 끊이지 않았다.단 한 번의 충격으로 수백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X발, 대체 뭐야?”진승민이 눈살을 찌푸렸다. 먼지가 너무 심해서 방금 떨어진 게 무엇인지 전혀 보이지 않았다.“혹시 운석 조각 같은 건 아닐까요?”노정한이 의아해하며 말했다.“하늘에서 유성이 떨어졌다고요? 그런 우연이 있을 리가요.”강윤기는 전혀 믿지 않았다.“제가 봤어요. 사람이었어요.”눈치 빠른 하원휘가 떨어진 지점을 가리키며 소리쳤다.“저자가 이쪽으로 오고 있어요.”그의 말이 끝나자마자 먼지 속에서 검은 그림자가 튀어나오더니 4대 제후가 있는 쪽으로 달려왔다.그 사람은 검은 검을 들고 매우 빠른 속도로 달려들었는데 지나가는 곳마다 병사들이 맥없이 쓰러졌고 아무도 막지 못했다. 무장병사들은 그의 앞에서 맥없이 쓰러졌다.순식간에 수많은 사상자가 발생했다.“자객이다. 어서 막아라!”하원휘가 가장 먼저 정신을 차리고 급히 군사를 모아 갑자기 튀어나온 자객을 공격하려 했다.“흥, 그래봤자 계란으로 바위 치기입니다. 우리한테는 대군이 수만 명이 있어요. 저자가 실력이 아무리 뛰어나다고 해도 저 많은 병사를 뚫고 우리의 목을 벤다는 건 불가능합니다.”진승민이 차가운 표정으로 말했다.비록 적을 잡으려면 우두머리를 먼저 잡으라고 하지만 실제로 실행하는 건 하늘의 별 따기보다 어려웠다. 대부분은 암살로 우두머리를 제거했다.이렇게 모든 사람이 보는 앞에서 우두머리를 죽이려는 행위는 그야말로 죽음을 자초하는 것과 다름없었다. 왜냐하

  • 이혼 뒤 후회하는 차도녀 대표님   제1816화

    “이것들이 죽으려고.”몰려드는 무장병사들을 보며 유천우는 순식간에 분노를 터트렸다.그는 더 이상 자비를 베풀지 않고 칼을 들고 인파 속으로 돌진했다.지금의 그는 이미 무도 마스터의 경지에 다다랐고 게다가 수년간 전장을 누빈 덕에 쌓은 전투 경험 또한 풍부했다.혼자서 적진을 누비는데도 아무도 막지 못할 정도로 용맹했다.“도련님을 지키고 놈들을 죽여라!”이의진이 검을 하늘 높이 들었다. 그러자 그녀의 뒤에 있던 유만군들이 일제히 칼을 뽑아 들었다.“전부 죽여버려.”석태혁이 장검을 휘두르며 백여 명의 유만군을 이끌고 적진으로 돌격했다.유만군의 수는 적었지만 모두 엄청난 실력을 지닌 고수였고 게다가 훈련도 잘되어 있었다.무도 마스터인 석태혁의 지휘 아래 그들은 파죽지세로 적진을 휘저으며 나아갔다.백여 명의 부대는 마치 날카로운 칼날처럼 수만 명에 달하는 대군의 심장을 찔러 가차 없이 죽여버렸다.혹시라도 암살당할까 봐 4대 제후는 친위대의 보호 아래 즉시 전장에서 멀리 도망쳤다.“왕부 안에 저런 정예 부대가 숨어 있을 줄은 몰랐습니다.”가차 없이 적을 베어버리는 유만군을 보며 진승민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다행히 백여 명밖에 안 되는군요. 수가 적어서 망정이지, 안 그러면 큰일 날 뻔했습니다.”노정한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추측건대 저들이 바로 유만군일 겁니다. 유만수가 흑용군의 정예 병력 중에서 가장 뛰어난 고수들을 뽑아 만든 부대인데 전부 뛰어난 실력을 지녔습니다.”강윤기가 말했다.“그렇군요. 어쩐지 엄청 대단하더라니.”하원휘가 고개를 끄덕였다.“아무리 대단하다 한들 숫자가 적어서 우리한테는 전혀 위협이 되지 못해요. 지금은 용맹해 보이지만 체력이 고갈되면 목숨을 내놓은 거나 마찬가지입니다.”진승민이 말을 이었다.“혹시 무슨 변수가 생기진 않겠죠?”노정한이 갑자기 물었다.“무슨 변수요? 왕부가 포위된 이상 함락되는 건 시간문제입니다. 왕성 밖에도 우리 대군이 주둔하고 있으니 무슨 일이 일어나면 즉시 알아차릴 수 있어

  • 이혼 뒤 후회하는 차도녀 대표님   제1815화

    아들이 무사히 돌아온 걸 본 이의진은 반가워하다가 이내 다시 표정이 굳어졌다.왜냐하면 아들이 갈 때와 마찬가지로 몇 명만 왔을 뿐 군대는 한 명도 데려오지 않았기 때문이었다.“혹시 실패했어?”마음이 무거워진 이의진이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그들의 유일한 희망이 바로 남쪽 4대 제후를 설득하여 북쪽 4대 제후와 맞서는 것인데 지금 상황을 봐서는 그리 낙관적이지 않은 듯했다.“간덩이가 부은 것들! 감히 왕부로 쳐들어와? 모두 죽고 싶어?”유천우가 호통쳤다. 소리가 어찌나 쩌렁쩌렁한지 마치 천둥처럼 현장 전체가 크게 울렸다.4대 제후의 수만 병사는 섣불리 움직이지 못했다.“도련님께서 돌아오셨군요.”진승민이 옅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저희 4대 제후는 왕부 안에 진범이 숨어 있다는 걸 알아냈습니다. 위왕님의 원수를 갚기 위해 부득이하게 들어가서 수색해야 하니 길을 비켜주십시오.”“수색은 무슨 수색.”유천우가 냉담하게 외쳤다.“왕부가 어떤 곳인데 함부로 수색하겠다고 난리야? 저리 썩 꺼지지 못해?”“도련님, 저희는 진심으로 나라와 백성을 위해 움직이는데 이렇게 계속해서 방해하시는 이유가 무엇입니까?”진승민이 태연하게 물었다.“흥. 내 앞에서 가식 떨지 마! 너희들의 속셈이 뭔지 모르는 사람이 없어.”유천우가 차갑게 말했다.“도련님, 당최 무슨 말씀을 하시는 건지 모르겠습니다.”진승민이 말했다.“진승민, 한 번만 기회를 줄게. 만약 지금이라도 떠난다면 아무 일도 없었던 것으로 하겠다. 너희들은 여전히 서경 제후이고 여전히 부귀영화를 누리며 살 수 있다.”유천우는 말하다가 갑자기 목소리를 높였다.“하지만 만약 끝까지 고집을 부리고 반역을 하려 한다면 내가 장담하는데 반드시 후회하게 될 것이다.”“도련님, 저희는 대국을 생각해서 이러는 것이니 부디 길을 비켜주십시오.”진승민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나머지 세 사람 역시 이글이글 타오르는 눈빛으로 노려보며 조금도 물러설 기색이 없어 보였다. 이미 여기까지 온 이상 그들은 물러설 이유가

  • 이혼 뒤 후회하는 차도녀 대표님   제1814화

    “그럼 왕부에 들어가기 전에 나부터 죽이고 가!”이의진은 검을 든 채 꼿꼿이 서서 강력한 기세로 홀로 대문을 지켰다.그녀의 무공은 그리 강하지 않았고 고작 선천 무사에 불과했다. 하지만 지금 그녀가 뿜어내는 기세는 무도 마스터보다 훨씬 강했다.일반 병사들은 물론이고 진승민조차도 압도되어 감히 움직이지 못하고 그저 다른 세 제후에게 눈짓을 보낼 뿐이었다.위협은 위협이고 압박은 압박이지만 적어도 명분은 있어야 했다. 그렇지 않으면 천하의 조롱을 받고 만민에게 버림받을 수밖에 없었다.그들은 살인범을 추적한다는 명분으로 왕부를 포위했다. 비록 행동이 과격하긴 하지만 나중에 슬픔에 북받쳐 잠시 이성을 잃은 것이라고 변명할 수 있었다.하지만 압박 과정에서 왕비를 죽인다면 아무리 변명하고 이유를 만들어낸다고 해도 그 죄를 씻을 수 없을 것이다.그때가 되면 사람들의 공분을 일으킬 게 분명했다.그뿐만 아니라 서경 각지의 세력들이 동요할 것이고 심지어 연경에서도 군사를 보내 진압할 것이다.어찌 됐든 이의진은 서경 왕비이자 용국의 공주이기도 하니까.그런 신분을 가진 그녀 앞에서 그들은 함부로 행동할 수 없었다.간단히 말해 왕부의 다른 사람들은 모두 죽일 수 있어도 이의진만은 절대 건드려선 안 되었다. 하여 이의진이 함께 죽자는 듯한 태도를 보인 순간 오히려 그들이 당황했던 것이었다.“세 분, 이제 어떡하면 좋을까요?”진승민은 옆에 선 세 제후를 보며 낮게 물었다.“이미 활시위를 떠난 화살은 쏠 수밖에 없습니다. 여기까지 온 이상 물러설 이유가 없죠.”노정한이 차갑게 말했다.“맞습니다. 이제 한 걸음만 더 가면 성공인데 이대로 포기할 수는 없습니다.”강윤기가 맞장구를 쳤다.“물론 압니다. 제 말은 왕비를 어떻게 해야 하느냐는 겁니다.”진승민이 낮게 말했다.“왕비의 목숨만 해치지 않으면 큰 문제는 없을 겁니다.”하원휘가 불쑥 한마디 던졌다.“제후님 뜻은... 묶어놓자는 말입니까?”진승민이 눈썹을 살짝 치켜올렸다.“다른 방법이 있나요?”하원

  • 이혼 뒤 후회하는 차도녀 대표님   제1813화

    무거운 왕부 대문이 쿵쾅거리면서 진동했다.매번 쿵쾅거릴 때마다 마치 거대한 망치가 심장을 강타하는 듯 사람들의 마음을 무겁게 짓눌렀다.“문 열어.”이의진이 날카로운 목소리로 외치면서 사람들에게 대문을 열라고 명령했다.그녀의 예상치 못한 행동에 대문을 부수고 들어오려던 병사들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으며 갈피를 잡지 못했다.‘이런 상황에서는 대문을 굳게 닫고 방어에 힘써야 하는 거 아니야? 근데 알아서 문을 열어? 어떻게 된 거지? 혹시 다른 함정이라도 있나?’“진승민, 노정한, 강윤기, 하원휘. 나와!”이의진이 칼을 든 채 꼿꼿이 서서 우렁찬 목소리로 외쳤다. 그녀의 강렬한 기세에 문밖의 병사들은 감히 다가가지 못했다.그녀가 부른 네 명은 북쪽 4대 제후이자 이번 반란의 주요 세력들이었다.“뭐야? 일을 저질러 놓고 이제 와서 숨으려고? 4대 제후라는 사람들이 모두 쥐새끼처럼 숨어다니는 졸개들이야?”아무도 대답하지 않자 이의진이 다시 한번 목소리를 높였다. 목소리가 어찌나 우렁차고 힘찬지 왕부 안팎으로 울려 퍼졌다.잠시 후 왕부 앞에 있던 병사들이 갑자기 사방으로 흩어지면서 넓은 길을 터주었다.곧이어 갑옷을 입고 망토를 걸친 각기 다른 모습의 중년 남자 네 명이 나란히 걸어왔다. 그들이 바로 북쪽 4대 제후였다.“진승민, 왕비님께 문안드립니다.”“노정한, 왕비님께 문안드립니다.”“강윤기, 왕비님께 문안드립니다.”“하원휘, 왕비님께 문안드립니다.”네 사람은 문 앞으로 다가가더니 동시에 몸을 숙여 예를 올렸다.“흥, 너희들 눈에 내가 왕비로 보이긴 하느냐?”이의진이 싸늘하게 말했다.“왕비님, 그게 무슨 말씀입니까? 하루 왕비는 영원한 왕비십니다.”진승민이 억지웃음을 지으며 말했다.“만약 너희들이 나를 왕비로 생각했다면 반란을 일으키지도 않았겠지.”이의진이 큰 소리로 말했다.“왕비님, 오해하셨습니다. 저희는 반란을 일으킨 게 아니라 왕실을 구원하러 온 것입니다.”진승민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맞습니다.”옆에 있던 노정한

  • 이혼 뒤 후회하는 차도녀 대표님   제1812화

    깊은 밤, 서경왕부 대문 앞.수많은 무장병사들이 거대한 왕부를 물샐틈없이 에워쌌다. 멀리서 바라보면 검은 무리가 빽빽하게 들어서 있었는데 그 수가 자그마치 수만 명에 달했다.이들은 단지 선봉 부대일 뿐이었고 사실 왕성 밖에는 북쪽 4대 제후의 군대와 유태범의 친위대까지 위장한 채 주둔하고 있었다.그 시각 왕부 안.이의진은 상복을 입은 채 차가운 표정으로 살기등등하게 대문 앞에 서 있었다.손에 날카로운 검을 들고 있었는데 온몸에서 풍기는 위엄과 살기는 보는 이들을 압도했다.왕부의 생사가 위기에 처하자 왕비인 이의진은 망설임 없이 맨 앞에 나섰다. 그녀의 뒤에는 석태혁과 갑옷을 입은 유만군이 서 있었다.그 수는 많지 않았지만 그래도 왕부에서 가장 강력한 전력이었다.유만군의 뒤에는 왕부의 병사들과 식솔들이 서 있었다.병사들은 칼을 들었고 식솔들은 몽둥이를 들었다. 그들은 죽음을 각오한 듯 굳건한 자세로 경계 태세를 갖추었다.그리고 뒤쪽 내원으로 들어가면 왕부의 노약자와 부녀자들이 상복을 입고 무기를 든 채 멀리 떨어진 대문을 무섭게 노려보고 있었다.만약 유만군이 쓰러지고 병사들과 식솔들이 모두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면 그들 역시 망설임 없이 달려나가 왕부와 함께 죽을 각오가 되어 있었다.“아빠... 엄마... 무서워요...”열 살 남짓한 한 소년이 두 손에 칼을 들고 얼굴이 새파랗게 질린 채 두려움에 떨고 있었다.온실 속 화초처럼 자라온 소년이 언제 이런 끔찍한 상황을 겪어봤겠는가.왕부가 포위당하고 밖에 수만 명의 대군이 매복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순간 소년은 왕부의 운명이 다했고 오늘 밤 목숨을 잃을지도 모른다는 걸 직감했다.“쓸모없는 녀석.”한 중년 남자가 뒤를 돌아보며 소년에게 호통쳤다.“우리 유씨 가문의 사나이는 전장을 누비며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았어. 겁쟁이가 단 한 명도 없었다고. 네가 오늘 한 발짝이라도 물러선다면 네놈을 먼저 베어버리는 수가 있어.”“아빠...”겁에 질린 소년은 덜덜 떨면서 눈물을 글썽거렸다.“울

  • 이혼 뒤 후회하는 차도녀 대표님   제1811화

    “그건...”유진우는 망설이면서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세자 전하.”은성종이 갑자기 두 손을 맞잡고 예를 표하면서 말했다.“제가 재주는 부족하지만 세자 전하를 위해 가시밭길이라도 기꺼이 헤쳐나갈 각오가 되어 있습니다. 만약 절 믿어주신다면 이 일은 저한테 맡겨주십시오. 제가 은밀히 충신들한테 연락하여 빠르게 힘을 모으겠습니다. 때가 되어 세자 전하께서 신호만 주신다면 반드시 성공하도록 도와드리겠습니다.”“제후님은 역시 의로운 분이시네요. 정말 진심으로 존경합니다.”유천우가 진심으로 감탄했다.“그렇다면 부탁 좀 드리겠습니다.”유진우도 두 손을 맞잡고 공손하게 인사했다.“세자 전하를 위해 일할 수 있는 건 저의 영광입니다.”은성종이 말했다.“제후님, 큰일 났습니다.”그때 한 병사가 문을 벌컥 열고 뛰어 들어와 당황한 기색으로 말했다.“방금 들어온 소식인데 서경왕부가 대군에 포위당해서 매우 위태로운 상황이라고 합니다.”“뭐? 포위당했다고?”이 말을 들은 순간 유진우와 유천우의 표정이 급변했다. 그들이 떠난 지 이틀도 채 되지 않았는데 벌써 변고가 닥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대체 어떻게 된 거야? 자세히 말해봐.”유천우가 다급하게 물었다. 병사는 은성종의 눈치를 살피더니 그가 고개를 끄덕이고 나서야 입을 열었다.“북쪽의 4대 제후들이 정예 부대를 이끌고 어젯밤 몰래 왕성에 잠입했는데 왕성 호위대의 장교급 군관들이 모두 인질로 잡힌 바람에 군 전체가 마비 상태에 빠졌습니다. 이 틈에 북쪽의 4대 제후들이 왕실을 구원한다는 명분으로 왕부를 포위했어요. 겉으로는 간신배들을 처단하고 서경왕의 복수를 하겠다고 하지만 실상은 군사를 일으켜 권력을 빼앗으려는 겁니다.”쾅.유천우가 화를 내면서 상을 세게 내리쳤다. “이것들이 아주 제대로 미쳤구나. 감히 서경왕부를 포위해? 간이 배 밖으로 나오지 않는 이상 절대 이럴 수가 없어.”그는 설령 4대 제후들이 반란을 일으키더라도 기껏해야 성문 앞에 병력을 주둔시켜서 압박을 가하는 정도일 것이라고

앱에서 읽으려면 QR 코드를 스캔하세요.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