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그림자가 다가와 김민수에게 머리를 들라고 강요했다, 그를 보는 순간 얼굴은 사색이 되어 굳어졌다.“고...고 대표님...”“네가 여기에 왜 왔는지 설명 좀 해봐.”그는 김민수의 멱살을 잡고 화를 억누르고 물었다.김민수는 모든 일이 한순간에 벌어져 어떻게 대답을 해야 할지 몰랐다.“미안해요. 저도 어쩔 수 없었어요...미희가 제가 필요하대요.”김민수의 머리를 푹 숙이고 있어 목소리가 거의 들리지 않았다.아이를 지키지 않으려는 아버지는 없다. 어떻게든 최선을 다해 지키려고 할 것이다.고청민은 부들부들 이를 갈았고 그의 얼굴에는 순식간에 살의가 가득했다. 그의 시선은 탁자 위의 과도로 향했다.그는 절대로 자신을 배신한 사람을 용서한 적이 없었다. 하물며 김민수의 목숨은 그가 구해준 것이었다.욕심을 부렸으니 대가를 치러야 했다.김민수는 단숨에 고청민의 생각을 알아차렸다. 김민수는 다년간 고청민의 곁에서 일했으니 그의 생각을 쉽게 알아낼 수 있었다.김민수는 몸이 얼음처럼 굳어버렸고 두려움에 바들바들 떨었다.그는 크게 소리를 지르며 사람들의 주의를 끌려고 했으나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이때 성동철이 내려왔다.고청민은 쓰려던 손을 급히 거두어들이며 공손하게 성동철을 불렀다.“할아버지.”성동철은 복숭아나무 의자에 앉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밖에는 빗줄기가 점점 세졌고 하늘에 번개가 번쩍거렸다.한줄기의 번갯불이 고청민의 수려한 얼굴을 환하게 비추었다.그의 얼굴은 맑고 고운 동백꽃처럼 눈을 즐겁게 해주는 동시에 마음을 정화시켜줬다.‘얼마나 착한 아이인가, 보기만 해도 착해보여. 지안이와 너무 잘 어울려, 찰떡궁합이야.’성동철은 지팡이를 들어 아무런 표정 변화 없이 김민수를 가리켰다.“너, 얘를 알아?”고청민은 고개를 끄덕였다. “알아요, 전에 쓰던 직원인데 손버릇이 나빠서 그만두게 했어요.”김민수는 놀란 눈을 치켜뜨고 당황한 듯 성동철을 바라보았다.고청민이 손버릇이 나쁘다는 딱지를 김민수에게 붙였으니 할아버지는 그의 인성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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