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조 옆에 선 반승제의 정장 바지는 물에 흠뻑 젖었고, 따라서 그의 몸도 반응을 하기 시작했다. 더욱이 그날 밤의 기억 파편도 반복적으로 떠오르고 있었다.반승제 본인도 그녀의 여보라는 말 한마디에 자신의 몸이 이렇게까지 반응할 줄은 몰랐다.말을 하는 목소리마저 갈라졌다.“정신 차렸으면 알아서 나와.”성혜인의 옷이 물에 젖은 바람에 그녀의 몸매가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그녀의 긴 생머리는 뺨에 달라붙어 마치 물에서 갓 나온 요정같이 사람을 홀리고 있었다.몸의 열기가 또 올라가기 시작하였다. 반승제를 보고 싱긋 웃더니 그녀는 그대로 욕조에서 나오려고 몸부림을 쳤다.하지만 반승제의 잘난 얼굴에서는 한치의 표정도 읽을 수 없었고 그녀를 그대로 다시 욕조로 밀어 넣어 그녀의 머리 위로 샤워기를 틀었다.남자의 행동은 부드러움은 고사하고 거칠기까지 하였다.성혜인은 할 수 없이 눈을 감았다. 그녀는 정신이 몽롱할 때 딱 한 번 경험한 적이 있었다. 그런데 약 효과 때문에 이러는 자신 때문에 그녀도 괴로워 미칠 지경이었다.반승제는 힘을 풀었고 그녀 혼자 정신이 돌아오게 놔둘 생각으로 몸을 일으키려는 순간 그는 그녀에게 옷깃을 잡히는 바람에 그의 몸은 그만 앞으로 기울어졌다.그렇게 두 얼굴이 서로 마주하고 입술까지 부딪치는 불상사가 일어나고 말았다. 한 명은 뜨겁고, 다른 한 명은 차가운 채 말이다.콰당.손에 쥐여 있던 샤워기는 그대로 바닥에 떨어졌고, 반승제의 목젖은 심하게 위아래로 요동치고 있었다.그의 몸이 다시 반응하려는 그 순간, 그는 몸을 일으켰다. 욕조 안의 사람은 신경 쓰지 않은 채 그대로 밖으로 나가버렸다.쾅!욕실의 문이 닫히는 소리가 반승제의 심정을 대변해 주는 것만 같았다.거실로 나온 그는 여전히 침묵을 지켰고 차가운 눈빛은 창가에 고정한 채 소파에 몸을 기대고 있었다.심인우가 들어왔을 때, 방 안의 공기가 그 어느 때보다 차가운 것은 눈치로 느낄 수가 있었다. 마치 얼음장 위에 서 있는 기분이었다.그는 반승제의 바지가 반쯤 젖어
Last Updated : 2023-07-04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