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승영은 가까스로 치밀어 오르는 화를 억눌렀다.“어떻게 하면 합의 볼 건데?”“아빠는 왜 자꾸 합의 보려 하세요? 현경이 저를 대신해 그 몽둥이를 맞지 않았더라면 저는 이미 죽었을 거라고요!”소이연은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그래, 안다. 너도 많이 무서웠을 테지. 하지만 나도 은하그룹을 위해서 이러는 거야. 이 일이 밝혀지면 은하그룹에 대한 타격이 얼마나 큰지 넌 알잖니. 어쨌거나 우린 가족이고 내가 은하그룹에 몸을 담은지도 오랜 세월이 지났어. 나도 우리 그룹에 감정이란 게 있고 사명감이 있단다. 나는 은하 그룹의 직원들한테까지 영향 가는 걸 원치 않아.”은하그룹에 대해 설명하는 소승영의 말투는 한결 부드러워졌다.소이연은 그의 모습에 차가운 표정으로 일관했다.말은 그럴싸해 보여도 소이연 때문에 자신이 피해 입을까 봐 걱정되었던 것이다.소이연은 체념한 듯 대답했다.“아빠가 이렇게까지 얘기하시니 합의하는 거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 볼게요.”“합의할 마음이 생긴 거니?”소승영은 입꼬리가 씰룩댔다.“하지만 조건이 있어요.”“말해보거라.”“첫째, 현경이 상태가 좋지 않아요. 그 사람에게 맞아서 입원까지 했는데 입원 기간 모든 비용을 지불하라고 하세요. 의료비, 입원 비용, 식비, 간호인 고용비용 그리고 위자료까지요. 하나도 빠짐없이 지불해야 합의 볼 거예요.”소승영의 낯빛이 어두워졌다.육씨 도련님이 입원했다면 최고의 설비와 제일 유명한 의료진이 투입될 텐데 그 금액은 결코 작은 액수가 아니었다. 가해자는 감당할 수 없는 액수라 결국 소승영이 대신 지불해야 될 것이다.“그래.”소승영은 간신히 대답했다.“둘째, 가해자더러 직접 와서 저와 현경이한테 사과하라고 하세요. 그리고 앞으로 다시 은하그룹에서 일을 벌이지 않겠다고 약속해야 하고요.”“응.”소승영은 대충 듣고는 대답했다. 그와는 별 상관없는 얘기이기 때문이다.“셋째, 은하그룹 공장장 이창덕 그리고 생산부 부장 유봉보고 사퇴하라 하세요. 자발적으로요.”“그것만은 안 된다!”소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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