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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1화

“모든 걸 둘째치고 백 소주는 저에게 있어서 아무런 위협도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윤도훈은 백아름 귓가에 대고 나지막이 덧붙였다.“그러니 나한테 함부로 성질부리지 마.”그 말을 듣게 되는 순간 백아름은 화난 나머지 온몸을 부들부들 떨며 얼굴까지 화끈 달아올랐다.흥분한 바람에 아직 아물지 않은 상처가 다시 터지면서 피를 뿜어낼 뻔했다.“너... 미친놈! 죽여버릴 거야!”백아름은 이를 악문 채 히스테리를 부렸다.“아름아, 그만하거라.”“네 신분을 잊어서는 안 된다. 절대 네 신분에 어긋나는 행실을 해서는 안 된다. 그만하고 어서 빙하용최검을 꺼내오거라. 그리고 고도훈 씨와 빙혼신검으로 바꾸거라.”“어서!”백장미 장로는 엄숙한 목소리로 백아름에게 명령했다.빙혼신검은 검영이 나타난 절세 신병으로서 백아름의 체질에 최적합이라고 할 수 있다.모든 참가 선수와 가문이 보고 있는 앞에서 하란파는 공정한 모습을 보이기 위해 그 상품을 고도훈에게 줄 수밖에 없었다.그러나 하란파 고위직은 가슴이 찢기는 듯한 아픔을 감수하고 있었다.그렇게 피를 뚝뚝 흘리고 있는 중에 고도훈이 먼저 찾아와 선뜻 상품을 바꾸자고 하니 당연히 고개를 숙여야 했다.백장미 장로한테서 야단을 듣고 백아름은 그만 눈시울이 붉어지고 말았다.억울하고 분하고 여러 가지 감정이 북받쳐올라 주먹을 움켜쥐었다.눈빛으로 한 사람을 죽일 수만 있다면 백아름은 이미 윤도훈을 골백번이나 죽였을 것이다.별다를 수가 없었던 백아름은 끝내 방을 나서서 빙하용최검을 가지러 갔다.백아름이 떠나자 백장미 장로는 윤도훈을 향해 웃으며 말했다.“고도훈 씨, 듣자 하니 완벽한 초급이라면서요?”윤도훈은 망설이다가 고개를 끄덕였다.“그런 것 같습니다.”윤도훈을 바라보는 백장미 장로의 눈빛은 더더욱 이글이글 타올랐고 떠보는 식으로 다시 입을 열었다.“이번 시련에서 3위안에 들면 하란파 제자로 들어올 자격을 준다고 앞서 말한 바가 있는데, 고도훈 씨, 하란파의 제자로 들어오실 생각 있으십니까? 하란파에서 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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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2화

윤도훈 일행은 백장미 장로 방에서 나온 뒤, 임시로 지정된 숙소로 돌아왔다.문파 영역 안에서 외부인들은 함부로 돌아다닐 수 없으므로 밥을 먹고 난 뒤 윤도훈은 방에만 있었다.다리를 접고 침대에 앉아 결단 경지로 돌파한 뒤의 변화를 천천히 느꼈다.일반 결단 강자와 달리 윤도훈의 단전에는 농도가 더없이 짙은 진기가 느껴졌고 금철처럼 단단했다.이러한 형태의 단전은 일반 결단 강자가 결단 후기 절정에 이르러야만 가능하다.‘지금 실력으로 금단 경지 강자가 되면 어떻게 될까?’윤도훈은 속으로 중얼거렸다.조금 전 백장미 장로가 있는 방에서 윤도훈은 상대에게 떠 본 적이 있다.은둔 오씨 가문의 청송 장로의 실력은 어떠한지.백장미 장로는 숨기지 않고 그가 금단 초기 경지라고 알려주었다.‘어찌 됐든 가만히 있을 수 없어. 만약 청송 장로가 날 죽이려고 한다면 기필코 끝까지 싸우고 말 것이다.’윤도훈의 눈빛은 더없이 견고했다.이윽고 그의 손에는 빙하용최검이 갑자기 나타났고 천 년 동안 철로 단단히 만들어진 칼집을 꺼내 들었다.전에 상품을 교환할 때 백장미 장로는 고마움을 표시하고자 윤도훈에게 주머니 하나를 주었다.그리 크지 않은 주머니는 하란파에서 귀한 물건에 속하지 않는다.윤도훈이 먼저 선뜻 나서서 상품을 교환하자고 했지만, 백장미 장로는 자기 측이 이득을 봤음을 잘 알고 있기에 그 상품에 덧붙여 더 줄 수밖에 없었다.빙하용최검의 칼집을 만지자 윤도훈은 순간 뼈를 파고 들어가는 듯한 차가운 느낌을 받게 되었고 그 느낌은 손을 타 온몸 곳곳으로 퍼졌다.온몸에 닭살이 으스스 돌면서 살짝만 만져도 그 칼의 예리함을 온전히 느낄 수 있었다.칼의 길이는 1미터 반 정도 되고 묵직하고 고풍스러운 디자인이라 묘도처럼 보였지만, 묘도보다 한껏 더 날카로워 보였다.‘빙혼신검과 같은 재료와 공예 기술로 만들어졌다고 하던데, 검영까지 나타날 수 있다고 하던데, 그렇다면... 내가 지니고 있는 검혼까지 함유할 수 있지 않을까?’귀익혼을 상대했을 때도 상대가 원혼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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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3화

빙하용최검이 병기가 아니라 자기의 눈이 되어 반짝이고 있는 것만 같았다.예리함은 오로지 타인에게만 향하고 주인인 윤도훈에게는 절대 향하지 않을 듯이.‘역시나 내 영혼과 어울릴 줄 알았어.’‘검영을 지닌 병기가 된 것일까?’윤도훈은 칼을 손에 꼭 쥔 채 천천히 느끼며 몹시나 아꼈다.똑똑-바로 이때 누군가가 윤도훈의 방문을 두드렸다.“들어오세요.”윤도훈은 덤덤하게 말하고서 눈빛은 빙하용최검에서 한시도 떨어지지 않았다.이윽고 고향기가 방문을 밀고 들어왔다.칼을 손에 꼭 쥔 채 자기한테 시선조차 주지 않는 윤도훈을 보고서 순간 예쁜 얼굴이일그러지고 말았다.“야, 그 칼이 그렇게 예뻐?”고향기가 시비를 거는 듯이 말했다.윤도훈은 그 소리를 듣고 나서야 칼에서 시선을 돌려 고향기를 바라보았다.“당연하지.”그 말을 듣고서 고향기는 가볍게 콧방귀를 뀌더니 윤도훈을 바라보는 눈빛은 또다시 복잡해졌다.입술까지 살포시 깨묻고 한 걸음 앞으로 다가와 바로 윤도훈 옆에 앉았다.“나보다 예뻐?”고개를 돌려 묻는 순간 예쁜 얼굴이 거의 윤도훈 얼굴에 닿을 지경이었다.남장할 필요가 없어진 고향기는 원래 모습대로 돌아와 옅게 화장까지 했다.살짝 당황한 윤도훈은 이상한 눈빛으로 고향기를 흘겨보았다.“서로 다른 아름다움이라 비교할 가치조차 없어.”고향기는 입을 삐죽거리더니 살짝 망설이다가 다시 물었다.“대단한 실력을 갖추고 있던데? 내가 또 약속은 지키는 편이라 아버지와 할아버지께서 말씀하신 일은 다시 생각해 보려고 해.”‘뭐?’윤도훈은 살짝 당황하며 대체 무슨 소리인지 알 수 없었다.“그게 뭔데?”그러자 고향기는 수줍어하며 윤도훈을 째려보았다.“나보다 한 수 위잖아. 네 실력이 그래서 시집가겠다고.”“알았어?”고향기는 그가 일부러 모르는 척하는 것만 같았다.그때는 윤도훈의 대한 마음이 온통 불만이라 홧김에 했던 소리였다.하지만 이토록 강대한 실력을 지닌 자고 초급 경지 후기 절정으로 결단 중기까지 이긴 걸 보아서 그 앞날이 더욱 궁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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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4화

고향기의 말에 윤도훈은 숨이 탁 막히는 것만 같았다.‘뭐?’‘첩?’‘대박이다! 별의별 소리를 다 듣는구나.’도도하기 그지없던 고향기가 자기 첩으로 들어오겠다는 소리에 이만저만 놀란 게 아니다.그러나 표정을 보아하니 장난으로 하는 소리같지는 않았다.“지금이 어떤 사회인데, 일부다처제가 말이 돼? 불법인 거 몰라? 그만해.”윤도훈은 이마에 땀이 흥건해졌다.또다시 자기를 거절하는 윤도훈의 말을 듣고서 고향기는 눈빛이 한껏 어두워졌다.아랫입술을 깨물고 이대로 물러서려 하지 않았는데.“내 태도에 아직도 화가 나 있는 거야? 그렇다면 진지하게 사과할게. 내가 널 얕봐서... 내가 널 대수롭지 않게 여겨서... 내가 널 하찮게 봐서...”윤도훈은 얼른 손을 흔들며 말을 끊어버렸다.“아니! 아니! 서로 생각이 다른 것뿐이야. 난 첩인지 뭔지 그딴 거 받을 생각조차 없어. 지금 내 아내 엄청 사랑하고 있어. 그래서 하는 말인데...”말을 하다가 멈칫거리더니 윤도훈은 속으로 쓴웃음을 지었다.그전까지 자기한테 시시콜콜 시비를 걸었던 고향기의 태도에 기분이 언짢았던 건 사실이나 너무 딱딱하고 차갑게 거절할 수 없어 가능한 한 목소리를 낮추어 도리를 알려 주었다.예쁜 얼굴 자체가 우세라는 걸 또다시 느끼는 순간이었다.하지만 절대 고향기를 첩으로 들이고 싶은 심정은 전혀 없었다.백아름을 비롯한 그들이 윤도훈을 화산구로 협박했을 때 고향기는 추호의 망설임도 없이 윤도훈의 편을 들었다.단지 그 행동 하나만으로 윤도훈은 이미 고향기에 대한 모든 미움이 사라졌다.하지만 윤도훈의 말을 듣고서 고향기의 두 눈에는 의혹이 가득해졌다.“생각이 다르다고?”다 같은 고대 무술 가문 출신인데 생각이 다르다니 이해가 되지 않았다.그저 자기를 거절하기 위한 핑계라는 생각이 들었다.실망한 빛이 스쳐 지나가며 고향기는 스스로 비아냥거리며 말했다.“알겠어. 네 눈에 들 정도로 내가 매력이 없어서 그러는 거지? 근데 네가 우리 가문 고대 무술 세가 자격을 지켜주고 신약곡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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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5화

주동권을 손에 넣은 듯 고향기는 순간 여유가 넘쳤다.눈앞에 있는 남자에게 귀여운 모습도 있다고 속으로 생각했다.하늘을 찌를 듯한 기세를 선보일 때와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단지 뽀뽀만 살짝 했을 뿐인데 얼굴이 뻘게졌으니 말이다.고향기는 입을 가린 채 웃으며 일어섰다.“나를 첩으로 받아줄 수 없다면 친구 하는 건 어때? 생사를 함께 겪은 사이니 친구 정도는 할 수 있지 않겠어? 여하튼 우리 고씨 가문에 대한 네 은혜는 잊지 않을게. 앞으로 내가 필요하다면 얼마든지 네가 말한 그 ‘생각’을 바꿔도 돼.”말을 마치고 고향기는 윤도훈을 한번 지그시 바라보고는 방을 나섰다.“후...”고향기가 방을 나서자 윤도훈은 그제야 숨을 깊이 내쉬며 그제야 숨통이 좀 트이는 것 같았다.손을 들어 얼굴을 만져보았는데 아직도 그녀의 온도와 향기가 남아있는 듯하여 쓴웃음이 새어 나왔다.다른 정원 안에서.“성자, 축하드립니다. 이번 개인 랭킹 시련에서 무려 4위를 하시다니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NC 조직의 회장 무광이 공손한 모습으로 임시원에게 축하 인사를 했다.NC 조직 강진시 회장인 다크 별 또한 허리를 한껏 숙인 채 아첨을 떨었다.임시원은 한숨을 내쉬며 손에 들고 있는 초급단을 바라보다 고개를 저었다.“초급단이 좋긴 하지만 나한테는 필요 없는 물건이다. 난 이런 것 없이도 결단 경지를 돌파할 수 있다. 신약을 얻지 못하여 아쉬울 따름이구나.”그 말을듣고서 무광과 다크 별은 멋쩍게 웃기만 하고 감히 뭐라고 할 수 없었다.아쉽다는 모습을 보여도 되나 만약 임시원과 마찬가지로 한숨을 내쉬고 곡소리를 한다면 아주 큰 불행에 닥칠지도 모른다.비록 무광 회장은 흑월교의 호법이고 그 개인의 실력이 초급 경지 후기 절정이지만 성자 앞에서는 한낱 부끄러운 실력이다.게다가 흑월교는 등급제가 삼엄하여 성자의 지위는 지고무상하므로 감히 등급을 넘어 무례를 펼칠 수는 없다.“됐다. 고도훈이 찾아갔으니 달갑지 않은 것도 없다.”임시원은 고개를 저으며 덤덤하게 말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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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6화

밤새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윤도훈 일행은 날이 밝는 대로 바로 하란파 영역을 떠났다.고향기 역시 하란파 제자가 되어도 된다고 그 자격을 받게 되었으나 일단은 가문으로 돌아가 어르신들의 의견에 따르기로 했다.윤도훈은 지금 이진희 쪽의 상황을 전혀 모르고 있다.물론 세 사람만 하란파 영역에서 벗어난 것이 아니라 다른 가문과 함께 밖에 있는 하란 마을로 돌아왔다.윤도훈 일행이 마을 쪽에 있는 숙박으로 돌아왔을 때, 호씨 가문 일행이 다가오는 것이 보였다.호정우가 죽고 난 뒤 그 대신 앞장을 서게 된 사람이 결단 초기 실력의 중년 남자였다.이름은 호나훈으로 호정우의 삼촌이다.“고도훈, 네가 감히 오정우를 죽여!”“고씨 가문에 원수가 적어서 우리까지 건드린 거야?”자기 조카를 죽인 원수를 만나게 되니 호나훈은 순간 이를 갈며 히스테리를 부렸다.호씨 가문의 다른 제자들도 눈을 부라리고 윤도훈 일행을 째려보았다.호나훈의 말을 듣고서 고연과 고향기는 순간 얼굴이 어두워졌다.고향기가 콧방귀를 뀌며 말하는데.“자기 실력으로 개인 시련에 임한 것인데, 호씨 가문에서 몹시나 불쾌한 가 봅니다? 우리 가문까지 감히 입에 오르고 말입니다.”이때 고연이 차가운 얼굴로 덧붙였다.“고향기는 이미 하란파의 제자로 되었습니다.”그 말인즉슨, 호씨 가문에서 무엇인가를 하기 전에 일단 생각부터 제대로 하라는 뜻이다.호나훈은 콧방귀를 뀌며 삼엄한 눈빛으로 윤도훈을 보더니 사람들을 데리고 자리를 떠났다.호씨 가문이 하란파를 빽으로 삼고 있고 고향기가 하란파의 제자가 되었다는데, 감히 그 빽에게 미움을 살만큼 고씨 가문을 상대로 어떻게 할 수 없었다.하지만 기회가 된다면 어떻게든 고도훈을 죽여 호정우에게 복수할 것이다.숙박 방으로 돌아온 뒤, 윤도훈은 고연과 고향기를 자기 방으로 불렀다.제법 엄숙한 얼굴로 오훈에게서 들은 소식을 두 사람에게 알려주었다.“거짓말인지 아닌지 확실치는 않습니다. 하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일단은 서로 떨어져서 가는 게 좋을 것 같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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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7화

온몸에 ‘나무껍질’이 자란 황보신혁의 배경이 대단해 보였었다.황보신혁 옆에 따르던 부하 또한 그 실력이 예사롭지 않게 느껴졌었다.윤도훈을 믿고 병을 치료하고자 하는 황보신혁인데, 만약 윤도훈이 죽게 된다면 황보신혁이 가장 먼저 나서서 말리게 될 것이다.그러한 의미에서 지금 자기를 도와줄 최고의 ‘도우미’가 바로 황보신혁인 셈이다.그에게 부탁하여 이쪽 상황을 해결해 달라고 해도 되나 시간이 좀 걸릴 것으로 보인다.하지만 일단 살고 봐야 하니 고향기와 하란 마을에 며칠만 더 있어도 상관없다.돈만 좀 들일 뿐.하란 마을은 여하튼 하란파 세력 범위 안에 있으므로 은둔 오씨 가문의 장로는 아무리 미치고 날뛰어도 이곳에서 움직이지 않을 것이다.핸드폰을 꺼내 황보신혁에게 연락을 하려고 하던 그때 전화가 걸려들어왔다.수신자 번호를 보고서 바로 수신 버튼을 눌렀는데.“여보?”이진희를 부르면서 속으로 자책하고 있는 윤도훈이다.신약산에서 나오자마자 율이와 이진희에게 전화를 해야 했다면서.‘여보’라는 소리를 듣고서 옆에 있던 고향기는 얼굴이 바로 어두워졌다.‘여보라면...’“도훈 씨, 왜 인제야 전화 받는 거예요! 큰일 났는데, 언제 돌아올 거예요?”전화기 너머 이진희의 다급한 소리가 들려왔다.“무슨 일이야?”윤도훈은 핸드폰을 꼭 움켜쥐고서 이진희의 말을 들으면서 안색이 점점 굳어졌다.“알았어.”“지금 당장 돌아갈게.”“걱정하지 마. 기한이 오늘 밤까지라고 했지? 오늘 안으로 꼭 돌아갈게.”윤도훈이 무거운 소리로 말했다.“무슨 일이야?”전화를 끊고 난 윤도훈의 얼굴이 어두워 보여 고향기가 걱정하며 물었다.고연 역시 걱정하는 기색이 역력했는데.“괜찮습니다. 두 분은 여기에 남고 저는 먼저 떠나야 할 것 같습니다.” “다른 고수를 보낼 테니 그때 함께 떠나시면 됩니다.”윤도훈은 침착한 모습으로 말했다.이윽고 바로 황보신혁에게 전화를 걸었다.적어도 금단 경지는 되는 고수를 이곳으로 보내 ‘자기’를 지켜달라고 말이다.상대는 두말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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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8화

액셀을 끝까지 밟으며 윤도훈은 지금 산 사이를 누비고 있다.만약 윤도훈이 제시간에 돌아올 수 없다면 이원이 세력을 포기한다고 했지만 지금 윤도훈이 하란 마을 떠난다는 건 실은 그 자신에게도 위험한 일이다.행여나 하는 일이 있을 수도 있고 말이다.이원이 지하 세력 대회를 열어 NC 조직에 가입한다고 선고한다고 하더라도 상대가 자기 목적에 달성한 후 여전히 약속을 지키지 않을까 봐 걱정도 되었다.그 어느 한쪽이든 위험한 건 마찬가지이지만 차라리 자기가 위험했으면 하는 윤도훈이다.이성이 감성을 지배하는 윤도훈이지만 딸을 위해 목숨을 마다하고 일말의 희망을 잡았을 때도 감성이 이성을 이겼었다.액셀을 끝까지 밟으면 달린 이유일까 그는 곧 하란 산백 밖으로 나오게 되었다.인적이 드물지만, 청황 대회에 참석했었던 가문의 차들이 보였었다.그들 역시 하란 마을을 떠나 자기가 있어야 할 곳으로 돌아가는 길이었다.그러나 바로 이때 윤도훈의 눈동자는 크게 일렁이었고 안색도 변해버렸다.청포를 입고 있는 한 노인이 갑자기 도로 중간에 나타나 있는 것이 보였기 때문이다.강대한 기운이 지금 윤도훈의 차를 가로막고 있다.‘올 것이 왔구나.’오훈이 말했던 그 정보는 과연 정말이었다.윤도훈은 숨을 깊이 들이마시고 차 속도를 늦추며 길거리에 차를 세웠다.금단 강자의 실력으로 상대가 차를 피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차로 들이박는다고 하더라도 절대 주일 수 없다.차에서 내린 윤도훈은 20여 미터 정도 떨어진 곳에 서서 차가운 눈빛으로 은둔 오씨 가문의 장로를 바라보았다.“저 때문에 오신 겁니까?”윤도훈은 경계하며 무거운 소리로 물었다.청송장로역시 윤도훈을 바라보며 이상한 빛이 두 눈에서 스쳐 지나갔다.윤도훈이 차에서 주동적으로 내릴 줄은 미처 생각지 못한 것이다.자기를 마주하면서도 이리 침착할 줄도 더더욱 몰랐다.그러나 오히려 윤도훈을 죽이려는 마음이 단단해졌다.윤도훈이 완벽한 초급이라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말이다.청화 대회 내내 실력을 감추고 있던 윤도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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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9화

“고씨 가문에서 태어난 너 자신을 탓하거라. 네가 아무리 천재라고 한들 널 지켜주는 이가 없다면 넌 결국 성장하지 못한다.”“천재를 죽인다는 것, 생각만으로도 짜릿하지 않느냐?”“끝까지 실력을 감추지 그랬느냐. 보아하니 참을성은 없는 것 같구나.”“다음 생에는 그만한 실력을 갖추고 나서야 남에게 실력을 알리도록 하거라.”쨍-바로 이때 브레이크 소리가 갑자기 들려오면서 차 몇 대가 주위에 멈춰 섰다.이쪽의 상황을 확인하고서 차를 멈춘 것으로 보였다.그중 차 한 대에 흑월교의 성자 임시원, 무광 회장 그리고 다크 별이 타 있었다.“성자, 저자는 고도훈이 아닙니까?”무광 회장이 확인하고서 놀라운 모습으로 말했다.임시원은 고개를 끄덕였다.“저기 저 청포 장로는 은둔 오씨 가문에서 보낸 대표 같구나. 보아하니 고도훈을 상대로 몹쓸 짓을 할 것 같은데.”“어떻게 하면 되겠습니까?”무광이 물었다.운전석에 앉은 다크 별은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아니, 할 수가 없었다.NC 조직 강진시에서는 회장이지만 지금 이 자리에서는 신분이 가장 낮으므로 함부로 끼어들 수 없었다.“어떻게 하긴 뭘 어떻게 해. 역대 청황 대회에서 5대 은둔 세력들이 보낸 대표는 모두 금단 경지 이상의 고수였어. 그런 사람이 고도훈을 상대하고 있는데, 우리가 뭘 어떻게 해. 가만히 차에 앉아서 구경이나 해야지. 하물며 고도훈과 그 어떠한 감정도 없는데 내가 나서서 도와줄까?”“네!”무광 회장이 부들부들 떨며 고개를 끄덕였다.다크 별 역시 고개를 끄덕이며 아첨을 떨었다.세 사람은 윤도훈 쪽의 상황을 뚫어지게 쳐다보며 내심 금단 경지 고수가 고도훈을 죽이려고 한다니 고도훈은 분명 죽게 되리라 생각했다.바로 이때 청송 장로가 윤도훈을 향해 한 걸음씩 천천히 다가왔는데, 살기가 점점 더 가까워지는 것만 같았다.게다가 천재를 죽이고 있는 그 과정을 즐기고 있는 듯했다.무엇보다도 고씨 가문의 천재를 죽인다는 건 더더욱 설렜다.“지금 당장 무릎 꿇고 살려달라고 빈다면 내가 죽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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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0화

윤도훈은 본래 만반의 준비로 은둔 오씨 가문 장로와 싸우려고 했는데 갑자기 거꾸로 날아가 버린 청송장로를 보고서 어안이 벙벙해졌다.그리고 그때 옷차림이 남루한 누군가가 눈앞에 나타났다.가만히 서 있는 것만으로도 감히 예측할 수 없는 기운을 뿜어내고 있었다.윤도훈은 멍하니 그 사람을 바라보았다.‘이 사람은...’그렇다. 신약산 산골짜기에서 윤도훈을 화산구로 밀어버린 그 노인이었다.그때 미친 듯한 모습과 달리 지금의 노인은 감히 범접할 수 없는 위인다운 느낌을 주고 있다.노인에게 맞은 청송 장로는 바닥에 뚝 떨어진 뒤 두어 번 발버둥 치더니 바로 숨을 거두어 버렸다.피범벅으로 두 눈 뜨고 보기 힘들 정도였다.윤도훈은 그 광경을 보고서 눈꺼풀이 미친 듯이 뛰었고 놀라움을 금치 못한 두 눈으로 미친 노인을 멍하니 쳐다보았다.이곳을 지나가고 있던 고대 무림 세가의 사람들도 차 안에서 쥐 죽은 듯 조용해졌다.지나친 놀라움으로.임시원, 무광 회장 그리고 다크 별은 놀라워 마지 못하며 두 눈이 휘궁그레졌다.“저... 저 미친 노인이... 왜 또 나타난 거야?”“고도훈을 왜 돕는 거지? 대체 왜?”임시원은 잔뜩 놀란 목소리로 나지막이 소리 냈다.임시원 역시 그 노인이 신약산 산골짜기에서 윤도훈을 화산구로 밀어 넣은 사람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처음에는 그 미친 노인이 윤도훈을 헤치려는 줄 알았는데, 결과는 달랐다.윤도훈은 화산구로 떨어진 뒤 다치기는커녕 오히려 신약까지 흡수하여 경지까지 돌파했다.그뿐만 아니라 가장 위험한 순간에 모습을 드러내 윤도훈 대신 은둔 오씨 가문의 장로까지 치워주었다.은둔 오씨 가문의 장로는 무려 금단 강자인데 말이다.공격 한 방에 죽었다는 건 미친 노인의 실력이...무서운 실력을 지니고 있는 미친 노인이 심지어 윤도훈을 지켜주고 있는 모습이다.순간 임시원의 마음속에는 여러 가지 추측이 떠올랐다.고도훈은 그저 고씨 가문의 제자일 뿐인데, 고씨 가문에 금단 고수를 죽일만한 인물이 있을까?여하튼 윤도훈도 고씨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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