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씨 가문에서 태어난 너 자신을 탓하거라. 네가 아무리 천재라고 한들 널 지켜주는 이가 없다면 넌 결국 성장하지 못한다.”“천재를 죽인다는 것, 생각만으로도 짜릿하지 않느냐?”“끝까지 실력을 감추지 그랬느냐. 보아하니 참을성은 없는 것 같구나.”“다음 생에는 그만한 실력을 갖추고 나서야 남에게 실력을 알리도록 하거라.”쨍-바로 이때 브레이크 소리가 갑자기 들려오면서 차 몇 대가 주위에 멈춰 섰다.이쪽의 상황을 확인하고서 차를 멈춘 것으로 보였다.그중 차 한 대에 흑월교의 성자 임시원, 무광 회장 그리고 다크 별이 타 있었다.“성자, 저자는 고도훈이 아닙니까?”무광 회장이 확인하고서 놀라운 모습으로 말했다.임시원은 고개를 끄덕였다.“저기 저 청포 장로는 은둔 오씨 가문에서 보낸 대표 같구나. 보아하니 고도훈을 상대로 몹쓸 짓을 할 것 같은데.”“어떻게 하면 되겠습니까?”무광이 물었다.운전석에 앉은 다크 별은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아니, 할 수가 없었다.NC 조직 강진시에서는 회장이지만 지금 이 자리에서는 신분이 가장 낮으므로 함부로 끼어들 수 없었다.“어떻게 하긴 뭘 어떻게 해. 역대 청황 대회에서 5대 은둔 세력들이 보낸 대표는 모두 금단 경지 이상의 고수였어. 그런 사람이 고도훈을 상대하고 있는데, 우리가 뭘 어떻게 해. 가만히 차에 앉아서 구경이나 해야지. 하물며 고도훈과 그 어떠한 감정도 없는데 내가 나서서 도와줄까?”“네!”무광 회장이 부들부들 떨며 고개를 끄덕였다.다크 별 역시 고개를 끄덕이며 아첨을 떨었다.세 사람은 윤도훈 쪽의 상황을 뚫어지게 쳐다보며 내심 금단 경지 고수가 고도훈을 죽이려고 한다니 고도훈은 분명 죽게 되리라 생각했다.바로 이때 청송 장로가 윤도훈을 향해 한 걸음씩 천천히 다가왔는데, 살기가 점점 더 가까워지는 것만 같았다.게다가 천재를 죽이고 있는 그 과정을 즐기고 있는 듯했다.무엇보다도 고씨 가문의 천재를 죽인다는 건 더더욱 설렜다.“지금 당장 무릎 꿇고 살려달라고 빈다면 내가 죽이
윤도훈은 본래 만반의 준비로 은둔 오씨 가문 장로와 싸우려고 했는데 갑자기 거꾸로 날아가 버린 청송장로를 보고서 어안이 벙벙해졌다.그리고 그때 옷차림이 남루한 누군가가 눈앞에 나타났다.가만히 서 있는 것만으로도 감히 예측할 수 없는 기운을 뿜어내고 있었다.윤도훈은 멍하니 그 사람을 바라보았다.‘이 사람은...’그렇다. 신약산 산골짜기에서 윤도훈을 화산구로 밀어버린 그 노인이었다.그때 미친 듯한 모습과 달리 지금의 노인은 감히 범접할 수 없는 위인다운 느낌을 주고 있다.노인에게 맞은 청송 장로는 바닥에 뚝 떨어진 뒤 두어 번 발버둥 치더니 바로 숨을 거두어 버렸다.피범벅으로 두 눈 뜨고 보기 힘들 정도였다.윤도훈은 그 광경을 보고서 눈꺼풀이 미친 듯이 뛰었고 놀라움을 금치 못한 두 눈으로 미친 노인을 멍하니 쳐다보았다.이곳을 지나가고 있던 고대 무림 세가의 사람들도 차 안에서 쥐 죽은 듯 조용해졌다.지나친 놀라움으로.임시원, 무광 회장 그리고 다크 별은 놀라워 마지 못하며 두 눈이 휘궁그레졌다.“저... 저 미친 노인이... 왜 또 나타난 거야?”“고도훈을 왜 돕는 거지? 대체 왜?”임시원은 잔뜩 놀란 목소리로 나지막이 소리 냈다.임시원 역시 그 노인이 신약산 산골짜기에서 윤도훈을 화산구로 밀어 넣은 사람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처음에는 그 미친 노인이 윤도훈을 헤치려는 줄 알았는데, 결과는 달랐다.윤도훈은 화산구로 떨어진 뒤 다치기는커녕 오히려 신약까지 흡수하여 경지까지 돌파했다.그뿐만 아니라 가장 위험한 순간에 모습을 드러내 윤도훈 대신 은둔 오씨 가문의 장로까지 치워주었다.은둔 오씨 가문의 장로는 무려 금단 강자인데 말이다.공격 한 방에 죽었다는 건 미친 노인의 실력이...무서운 실력을 지니고 있는 미친 노인이 심지어 윤도훈을 지켜주고 있는 모습이다.순간 임시원의 마음속에는 여러 가지 추측이 떠올랐다.고도훈은 그저 고씨 가문의 제자일 뿐인데, 고씨 가문에 금단 고수를 죽일만한 인물이 있을까?여하튼 윤도훈도 고씨 가
이윽고 손을 흔들며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일단 차에 타자구나.”윤도훈은 고개를 끄덕이고 얼른 가서 노인에게 차 문을 열어주었다.조수석으로 아주 공손하게 모시면서.차에 오른 뒤 윤도훈은 자기도 모르게 상대방을 자세히 살펴보기 시작했다.온몸에서 이상한 냄새까지 나는 것이 한동안 노숙한 자들보다 훨씬 더 심각했다.속히 말하여 더럽고 냄새나는 그런 이미지.하지만 바로 이러한 노인이 단번에 금단 고수를 죽인 것이다.“선배님, 외람되지만 대체 정체가 어떻게 되십니까? 왜 저를 도와주신 건지 감히 여쭤봐도 되겠습니까?”윤도훈은 마음속의 의혹을 그만 억누르지 못하고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미친 노인은 이때 정신이 멀쩡해 보였으나 윤도훈을 바라보는 그의 눈빛은 다소 복잡한 듯했다.대답은커녕 질문을 질문으로 돌리고 마는데.“아버지는 어디에 있느냐?”미처 생각지도 못한 질문에 윤도훈은 금세 안색이 갑자기 가라앉았고 슬픔이 절로 얼굴에 나타나기 시작했다.윤도훈의 반응을 보고 미친 노인의 두 눈에 갑자기 차가운 빛이 쏘아 나오더니 감정까지 격해지면서 물었다.“아버지는 어디에 있냐고 물었다. 아버지는 대체 어떻게 된 것이냐? 어?”몸이 가늘게 떨리는 것이 마치 이제 곧 윤도훈의 입에서 나올 대답이 두려운 듯한 모습이었다.“아버지는...”윤도훈은 어렵게 입을 벌렸지만 여전히 같은 질문을 던졌다.“대체 누구시길래 제 아버지를 물으시는 겁니까? 제 아버지와는 어떤 사이셨습니까?”상대방이 어떤 사람인지 아직 확인하지 못했으니 자연스레 부모님의 비보를 그에게 알릴 수 없었던 것이다.그러나 바로 이때 노인의 컨디션이 다시 이상해지는 것이 보였다.감정은 점점 더 흥분되는 것 같았고 몸은 점점 더 심하게 떨렸으며 눈빛도 그윽하던대로부터 정신이 나간 모습으로 변했다.“아!”“아!”“날 가두지 마! 날 가둘 생각 마...”“여기가 어디야?”노인은 미친 듯이 고함을 지르며 완전 미쳐버린 듯한 모습이었다.펑-이윽고 밀폐된 공간이 두려운 듯 차창을 부숴
차를 세우고 쉬는 틈을 타서 다크 별은 레드 용 부회장에게 전화를 걸었다.“내가 없을 때 무슨 일 없었어?”다크 별이 조용히 물었다.레드 용은 지금 한창 NC 조직의 강진시 본거지에서 이원 쪽의 타협 소식을 기다리고 있었다.기다리고 있는 중에 다크 별의 전화를 받게 될 줄은 몰랐던 것이다.눈빛이 살짝 흔들리더니 덤덤하게 대답했다.“별일 없었습니다. 걱정하지 마십시오.”“그래, 괜찮으면 됐어!”“참, 도운시로 세력 넓히려고 했던 거 그 계획 취소했어. 알고 있어?”다크 별이 말머리를 돌려 물었다.“네? 갑자기 왜 취소했습니까?”그 말을 듣고서 레드 용은 소리가 한껏 가라앉았고 의문과 불만을 안고 물었다.“도운시에 우리가 건드려서는 안 돼는 존재가 있어. 넌 그냥 시키는대로 하면 돼.”다크 별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고 자기 결정에 대한 레드 용의 의심에 속으로 은근히 화가 났다.다크 별은 마음속으로 콧방귀를 뀌며 이를 악물었다.“알겠습니다. 회장님, 언제 돌아오십니까?”잠시 생각하더니 다크 별이 대답했다.“이르면 내일 새벽에 늦으면 내일모레쯤에 도착할 거야.”NC 조직은 빛을 볼 수 없는 지하조직으로서 그와 무광 회장의 신분은 모두 민감하다.흑월교 성자 임시원까지 포함하여.그래서 다른 교통 도구를 사용할 수 없어 계속 차를 몰고 돌아갈 수밖에 없는 것이다.강진시으로 돌아가려면 적어도 하루 종일이 걸린다.그리고 중간에 쉬고 밥 먹고 잠도 자야 하니.전화를 끊고 난 뒤 다크 별은 왠지 모르게 불안한 느낌이 들었다.하지만 자세히 생각을 더듬어 보면서 별일이 없으리라 믿었다.고도훈도 도운시에 없고 하니 적어도 고도훈에게 미움을 살 일은 없으니 말이다.고씨 가문은 도운시에서 줄곧 조용하게 지내고 있는 편이라 외부 사회와 접촉할 일도없고 하여 마주칠 일도 없을 것이다.“젠장, 내가 생각을 많이 했나 봐! 그놈이랑 그 노인한테 겁먹은 거야? 왜 이리 정신을 못 차리고 있는 거야.”다크 별은 고개를 저으며 자기도 모르게 비아냥거
“아직 타협할 준비가 안 됐어? 우리 NC 조직은 신용을 가장 중요시 여기는 편이라 오늘 밤 전까지 절대 아버님은 죽이지 않을 거야. 하지만 기다리기 심심하니 재미를 좀 들여야 하지 않아? 그리고 대체 왜 이렇게 질질 끄는지 이해도 되지 않아. 어차피 결과는 똑같은 것인데, 앞으로 아버님한테 일어날 재미가 궁금하지 않아?”외눈박이한테서 걸려 온 전화고 그는 비아냥거리며 말했다.“알았어! 그렇게 할게!”“내 사람들 다 데리고 NC 조직에 들어갈 게 그러니 우리 아버지 절대 건드리지 마 알았어?”이원은 아버지가 고문당하는 것을 보고 와르르 무너지고 말았다.벌벌 떨리는 손으로 핸드폰을 꼭 쥔 채 미친 듯이 소리 질렀다.그가 그렇게 말하는 것을 듣고 서지현은 옆에서 눈물을 훔치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이진희 역시 더 이상 말리지 않았다.“헤헤헤, 진작 그랬으면 얼마나 좋았겠어.”“지하 대회는 언제 열 거야? 말해 봐.”와눈박이가 키득키득 웃으며 다소 의기양양하게 물었다.이원은 깊은숨을 깊이 들이쉬었다.“가능한 한 빨리 준비할게. 다른 사람도 불러야 하고 너희들 요구대로 라면 송씨 가문 도령도 포함되어 있지? 구체적인 시간은 나중에 다시 알려 줄게. 걱정하지마 서두를게. 그전까지는 우리 아버지 괴롭히지 마. NC 조직으로 들어가면 나 역시 너희들과 한편이니 좋게 좋게 끝나는 게 좋지 않겠어?”“당연하지. 30분만 준다. 30 분 뒤에 알려줘.” 외눈박이는 말을 마치고 전화를 끊었다.“원아, 이제 어떻게 해? 그대로 해야 하는 거야?”서지현이 눈물을 훔치며 물었다.이원은 생각하다가 이진희를 보며 말했다.“누나, 매형은 연락돼요? 매형한테 먼저 전화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언제 돌아오는지...”이때 차를 몰고 이미 Z시 공항에 도착한 윤도훈이다.집에 사고가 났으니 당연히 가장 빠른 속도로 서둘러 돌아가야 하는 것이었다.이때 그는 이원으로부터 걸려 온 전화를 받았고 언제 돌아오는지 그쪽의 상황은 어떠한지를 설명해 주었다.전화기 너머
“이원 도련님, 저 레드 용이라고 합니다.”“제가 직접 사람들 데리고 가서 도련님의 가입을 축하해 주려고 합니다. 하지만 아버님은 데리고 갈 수 없습니다. 혹시나 수작을 부릴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하지만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본거지에는 고수가 많아 아버님의 안전을 지켜드릴 수 있습니다. 회의가 끝나는 대로, 원만하게 끝나는 대로 아버님과 상봉하게 해드리겠습니다.”예를 낮추는 듯한 레드 용이 뱉는 말과 달리 그 어세는 무척이나 포악했다.이원은 그 말을 듣고서 깊은숨을 들이쉬었다.“좋습니다. 약속 꼭 지키시기 바랍니다.”“당연한 거 아닙니까? 앞으로 한 식구가 될 것인데, 약속을 어길 리가 없죠. 허허.”레드 용이 웃으며 말했다.그는 매우 주도면밀하게 고려했다. 직접 사람을 데리고 이원의 주최로 열리게 될 지하 세력 대회에 참여할 셈이다.그럼 도운시 각 세력과 안면을 튼 셈이 되는 것이다.심지어 송씨 가문 도령 등 다른 세력들까지 진섭할 수도 있다.그리고 이천수를 본거지에 남겨두려고 하는 이유도 이원이 수작 부릴까 봐 두려운 것이 아니라 이미 본거지에서 나온 이상 다크 별이 돌아온다고 한들 뭐라고 할 수 없기 때문이다.레드 용은 다크 별과 한 마음이 아니라 서로 서로를 경계하고 있다.도운시에서 일을 성사하게 된다면 다크 별이 그 공적을 막는다고 한들 한발 늦게 되는 것이다.그렇게 생각하니 레드 용의 얼굴에 교활한 웃음기가 떠올랐다.단지 자신이 무력이 강할 뿐만 아니라 아이큐도 하늘을 찌르는 듯했다.이런 천재가 단지 부회장 자리에 앉아 있는 것이 한스러울 따름이다.이원과 전화를 끊자마자 레드 용의 핸드폰이 곧이어 울리기 시작했다.발신자 번호를 보고 그의 얼굴에는 경멸의 빛이 떠올랐다.“왜?”무척이나 귀찮고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전화기 너머에 남미숙의 소리가 들려왔다.남미숙은 웃으며 조심스럽게 물었다.“이원 그놈은 타협하던가요? 오늘 밤까지 마지막 기한이라 하셨죠?”레드 용과 외눈박이 등 NC 조직의 사람들은 이원이
레드 용은 허허하고 웃더니 바로 전화를 끊었다. 남미숙과 더는 말을 엮고 싶지 않아서.한편.끊긴 전화를 보고 남미숙은 숨을 들이마시면서 눈빛이 흐려졌다.레드 용의 태도가 느껴지지 않을 리가 없었다. 하찮게 여기고 개의치않아하는 그 태도를.평생 자기중심으로 위풍당당하게 살아온 지라 억울하고 몹시나 화난 상황이다.지금껏 그 어떠한 치욕과 멸시도 이에 해당하지 않으니 말이다.하지만 치욕을 당한다고 한들 목숨만 지킬 수 있다면 괜찮았다.“할머니, 어떻게 됐어요? 이원이 타협했어요?”이은정이 이때 옆에서 물었다.이천강 역시 눈을 부릅뜨고 기대하는 기색을 띠고 있다.남미숙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타협하지 않을 수가 있겠어? 레드 용이 이원이가 NC 조직에 들어가기만 한다면 우리하고 따지는 않는다고 했어.”그 말을 듣은 이천강 부녀는 기뻐해 마지 못하며 격동한 나머지 하이 파이브까지 하며 경축했다.그날 점심.도운시에서 200여 킬로미터 떨어진 Y시세 시간 동안 비행기를 탄 후에 택시를 타고 달려온 윤도훈이 문을 열고 내려왔다.오는 내내 그는 이진희 그리고 이원과 연락을 유지하고 있었다.이원의 입에서 그는 NC 조직 강진시 본거지가 바로 Y시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그러나 구체적인 위치가 어디인지는 이원도 찾아볼 수 없었다.하지만 이는 윤도훈에게 큰 어려움이 아니다.정확히 말하자면, 그의 목표는 NC 조직의 본거지가 아니라 자신의 장인인 이천수이다.레드 용이 전화에서 이천수가 본거지에 갇혀 있다고 했었다.차에서 내린 후 윤도훈은 장례식 용품을 파는 상점을 찾아 여러 가지 구매하고서 닥치는 대로 모델을 찾아갔다.옥패전승을 받은 뒤 용혼소울링, 의술 용황경을 수련한 것외에 용안관천술도 만만치않았다.다양한 현문과 음양술이 담겨 있었는데, 지금 윤도훈은 ‘기기추적술’이라는 술법을 펼칠 생각이다.이 술법의 작용범위는 백리내에 있으며 윤도훈과 장인 사이의 관계 그리고 상대의 사주팔자까지 더해지면 이천수의 구체적인 위치를 추적할 수 있
“이원인지 뭔지 타협했다잖아. 근데 뭘 어떻게 더 놀아.”또 다른 수염남이 손에 비수를 들고 냉소하며 말했다.“젠장! 저 영감탱이는 대체 왜 지키고 있으라고 한 거야? 어디 저 몸으로 도망이라도 갈 수 있다는 거야 뭐야! 지루해 죽겠네!”대머리가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다른 한 사람도 입을 삐죽거렸다.“그러게 말이다. 이렇게 몇이나 놔두고 간 건 좀 오버 아니야? 여긴 본거지고 누가 감히 들어올 수 있냐 말이다!”“그러게! 이미 녹 슬어 버린 영감탱이를.”“안 돼, 지루해서 안 되겠어.”수염남이 말하면서 다시 희롱하는 눈빛으로 이천수를 바라보았다.대머리도 입을 헤벌리고 비아냥거리는 기색을 드러냈다.“그럼, 우리 그냥 계속 놀까? 언제 끝나는지 어떻게 알아.”그 말을 듣고서 다른 이들도 모두 헤헤 웃기 시작했다.묶인 이천수는 그들의 말에 분노와 공포의 기색을 드러냈다.욕하고 싶었지만 입에 물린 천 때문에 어정쩡한 소리만 났다.그러나, 바로 이때, 차가운 소리가 갑자기 울려왔다. 그 어떠한 전조도 없이.“그렇게 놀고 싶어? 내가 놀아줄까?”지하실의 철문이 언제 열렸는지 갑자기 우뚝 솟은 그림자가 문 앞에 나타났다.‘기기추적술’로 여기까지 쫓아온 윤도훈이 아니면 누가 있겠는가?윤도훈 뒤에는 지하실 입구를 지키던 NC 조직원 몇 명이 이미 바닥에 쓰러져 생사를 알 수 없었다.대머리와 수염남 등은 갑자기 이곳에 나타난 그를 보고 하나같이 어안이 벙벙해졌다.“너 뭐야?”대머리가 놀라서 물었다.수염남은 인질을 통제하기 위해 이천수쪽으로 달려갔다.이때 갑자기 나타난 불청객에 대해 그가 내린 첫 번째 판단이 바로 이천수를 목표로 왔으리라는 것이다.수염남은 반응이 매우 빠르고 마음도 비할 데 없이 예민하며 동작까지 민첩했다.그러나 이 모든 것은 윤도훈의 앞에서 여전히 너무 느려 보였다.펑-이윽고 수염남은 갑자기 눈앞이 어두워지면서 몇백 근이나 되는 망치에 맞은 것처럼 몸이 바로 거꾸로 날아갔다.땅에 떨어진 후, 그의 가슴은 놀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