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의 모든 챕터: 챕터 1181 - 챕터 1190

2303 챕터

제1181화

잠시 후, 정명석이 걸음을 옮겨 앞으로 다가왔다. 유현진에게 향했던 그의 시선은 잠시 뒤 강한서와 한성우를 향했다. 옆에 있던 젊은 친구가 소개했다. “도련님. 이분은 바이브 엔터의 한성우 대표님이세요.”정명석이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더니 손을 내밀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안녕하세요.”정명석은 귀국한 지 얼마 되지 않았고 그의 옆에 있는 사람은 아마도 정석호가 아들에게 붙여준 비서인 것 같았다. 일부러 정명석을 데리고 모임에 나와 업계의 사람들을 소개하는 중인듯했다. 한성우와 히든 엔터는 비록 라이벌이지만, 사석에서는 사이가 좋은 편이었다. 그러니 한성우는 상대방이 내민 손을 잡으며 악수했다. “정씨 집안 도련님이셨군요. 역시 들은 대로 멋지시네요. 정 대표님 젊은 시절 모습이 보여요.”정명석도 공손하게 말했다. “저도 아버지께 한 대표님 얘기 많이 들었어요. 젊으신데 능력까지 겸비한 분이라고. 안목이 좋으신 분이라 기회가 되면 대표님께 많이 배우라고 하셨거든요.”한성우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서로 배우는 거죠.”비서가 이번엔 강한서를 소개했다. “이분은...”“한성 그룹 강한서 대표님이시죠.”비서가 말을 꺼내기 전에 정명석이 먼저 입을 열었다. “대표님 업적은 유학 시절 많이 들었어요.”그러더니 손을 뻗으며 인사를 건넸다. “처음 뵙겠습니다.”강한서는 상대방의 손을 아주 잠깐 잡았다가 놓아주었다. 그는 비록 정석호와 안면이 있었지만, 친한 사이는 아니었다. 정석호는 오히려 강단해와 절친한 사이였다. 그러니 그의 아들인 정명석에게 강한서도 특별히 친절하게 대하지 않았다. 그저 기본적인 예의를 지키며 어색한 분위기를 조성하지 않을 정도면 충분했다. 강한서는 모르는 사람과 얘기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지만 한성우는 아니었다. 한성우가 그렇게 많은 연예계의 찌라시를 알고 있는 건 전부 그의 말솜씨와 뻔뻔함 덕분이었다. 그러니 소개를 마친 뒤, 한성우는 원래부터 친했던 사이처럼 정명석에게 물었다. “명석 군, 결혼식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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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82화

정명석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미간을 찌푸렸다. “너 나 기억 안 나?”그는 또 충격적인 한마디를 내뱉었다. 한성우는 이미 경악하던 표정을 지우고 흥미진진한 표정을 지었다. 강한서와 분위기가 비슷하고 외모도 우열을 가릴 수 없는 남자가 유현진과 아는 사이였다. ‘이건... 너무 재밌잖아.’한성우는 강한서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강한서는 입술을 앙다물고 있었고, 태연한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그의 두 눈은, 흔들림 없이 유현진을 빤히 쳐다보고 있었다. 그 날카로운 시선이 뒤에서 느껴지자, 유현진은 마음에 찔려 감히 뒤돌아볼 용기도 나지 않았다. 마음이 아무리 불안한 상태여도 유현진은 겉으로는 여유로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 “눈에 익은 것 같기는 한데. 죄송해요. 제가 기억력이 안 좋아서요. 힌트라도 좀 주시겠어요?”유현진의 반응에 정명석은 말을 잃고 말았다. 그는 눈앞에 있는 여자를 훑어보았다. 사실 유현진은 고등학교 시절과 많이 달라졌다. 애굣살도 많이 빠졌고, 턱선도 더 선명해졌다. 물론 이목구비도 더욱 또렷해졌다. 당시 학교 장기 자랑 무대에서 촌스러운 옷을 입고 콩트를 하던 여자아이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유독 변하지 않은 것은 반짝거리는 그녀의 두 눈이었다. 촉촉하던 그녀의 눈빛을, 정명석은 지금도 잊을 수 없었다. 하지만 그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순진무구해 보이는 그 눈빛에 숨겨진 교활함을 말이다. 유현진은 바로 그 촉촉한 눈빛으로 정명석을 바라보았었다. 그녀는 그에게 귀여운 동물로 변신시키는 마술을 보여주겠다고 하더니 그의 손에 쥐 한 마리를 올려놓았었다. 몇 초간 빤히 유현진을 쳐다보던 정명석은 고개를 숙여 피식 웃음을 흘리고는 고개를 들었다. “기억 안 나면 어쩔 수 없지. 다시 알아가면 되니까.”그러더니 그는 손을 내밀며 다시 인사했다. “안녕하세요. 전 한주고등학교 15기 3학년 9반 정명석이에요.”유현진이 입을 열기도 전에, 차미주가 말했다. “한주고등학교? 현진아, 너도 한주고등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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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83화

한성우는 유현진의 말을 그다지 믿는 눈치는 아니었다. 그는 어쩐지 유현진의 반응이 조금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정명석을 보는 그녀의 눈빛은 학교 동문을 만난 사람의 눈빛이 아니었다. 한성우가 뭔가 더 얘기를 꺼내려는데, 유현진이 차미주에게 말했다. “미주야, 나랑 음식 가지러 가자.”“응, 그래.”두 여자가 자리를 비우자, 한성우는 그제야 강한서에게 귓속말로 속삭였다. “네 와이프 조금 이상한 것 같아. 잘생긴 남자라면 사족을 못 쓰는 형수님 성격상, 방금 정명석을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었어야 정상적인 반응일 텐데 말이야. 하지만 방금, 형수님은 정명석을 몇 번 쳐다보지도 않았어. 매번 눈이 마주치면 바로 시선을 피하고. 언제 잘생긴 남자를 봤다고 저렇게 수줍어했던 적 있어?”강한서가 입술을 꾹 다물었다. 그도 당연히 유현진의 반응이 심상치 않다는 것을 알아챘다. 하지만 그럼에도 그는 유현진 편을 들었다. “대체 어떤 눈으로 봐야 수줍어한 거로 보이는 거야? 현진이가 보지 않는다는 건, 잘생기지 않았다는 거야.”한성우는 그만 할 말을 잃었다. 그는 왜 예전엔 강한서의 ‘을’ 성향을 알아채지 못했던 것인지 의구심이 들었다. 만약 유현진과 장명석 사이에 아무 사연이 없다면, 한성우는 자신이 성을 갈겠다고 생각했다. 그때, 유현진은 집게로 차미주에게 에그타르트를 집어주고 있었다. 차미주는 에그타르트를 바로 입에 넣으며 물었다. “현진아. 정명석이라는 사람, 네가 2주일 만나고 헤어진 첫사랑이지?”유현진: ...유현진의 반응을 확인한 차미주는 자신의 추측을 확신했다. “어쩐지 반응이 이상하더라니. 고등학교를 졸업한 지 얼마나 됐다고, 어떻게 기억 못하겠어. 게다가 학교 킹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얼굴인데.”유현진은 머리가 지끈거렸다. “강한서 앞에서 헛소리하지 마. 안 그러면 또 난리 날 거야.”차미주가 말했다. “만약 네가 방금 솔직하게 얘기했으면, 강한서도 그렇게까지 쪼잔하게 굴지는 않았을 거야. 하지만 네가 정명석을 모르는 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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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84화

전남친의 충격적인 발언에 옆에서 귀를 기울이던 차미주에게는 재밌는 구경거리가 하나 더 생겼다. ‘현진이 일에 대해 잘 알고 있잖아? 귀국하자마자 강한서와 현진이 일도 알고.’‘일부러 소식을 알아본 게 아니라면, 이렇게 빨리 알았을 리가 없을 텐데.’‘설마, 계속 지켜보고 있었던 거야?’순간 차미주의 머릿속에는 삼각관계 로맨스물이 필름처럼 지나갔다. 그녀는 당장 한성우에게 전화해 라이브로 이 상황을 같이 구경하고 싶었다. 유현진은 미간을 찌푸린 채 정명석의 말에 대답했다. “그건 내 일이야. 너한테 설명할 필요는 없는 것 같은데?”정명석은 덤덤하게 미소 지었다. “그냥 물어본 거야. 내가 생각해도 강한서 씨 때문은 아닌 것 같아. 어차피 넌, 사람을 버릴 땐 늘 깔끔하게 선을 긋는 사람이니까.”그의 말에 차미주의 표정은 경악으로 물들었다. ‘저게 무슨 말이야?’‘현진이가 찼다는 뜻인가?’“얘기 끝났어? 더 할 얘기 없으면 난 갈게.”접시를 내려놓고 자리를 피하려는 유현진을 정명석이 가로막았다. 그러더니 그는 망고 푸딩을 그녀의 손에 쥐어주었다. “만나서 반가웠어. 진심으로.”그는 유현진의 대답을 기다리지도 않은 채, 바로 자리를 벗어났다. 유현진은 손바닥 위에 놓인 푸딩을 보더니 자리 원위치에 올려놓았다. 그녀는 고개를 들어 ‘굉장한데?’라는 표정을 짓고 있는 차미주를 협박하며 말했다. “강한서한테 말하지 마. 안 그러면 절교야.”차미주가 얼른 맹세했다. “걱정하지 마. 나 입 무거워.”그러더니 차미주는 나지막이 속삭였다. “네가 찼어?”유현진이 말했다. “내가 헤어지자고 한 건 맞지만, 쟤도 바로 알겠다고 했어. 평화로운 이별이었다고.”“왜? 외모는 네 타입이잖아. 게다가 성격은 강한서보다는 좋은 것 같은데.”유현진이 한숨을 내쉬었다. “말할 수 없는 사연은 아니야. 집에서 유학을 보내려고 준비 중이라고 하더라고. 그래서 내가 헤어지자고 했어.”“겨우 그거라고?”“내가 유학 갈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나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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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85화

얼마 후, 강한서와 한성우는 드디어 인사를 마치고 유현진과 차미주 쪽으로 걸어왔다. 강한서는 손에 바나나를 들고 유현진에게 건네주었다. 바나나를 건네받은 유현진이 바로 껍질을 벗겨 입에 넣으려고 했다. 강한서가 유현진에게 눈치를 줬다. “유상수 왔어. 들키지 마.”유현진은 멈칫하더니 바나나를 다시 강한서에게 던지며 차갑게 말했다. “마음대로 이러지 마시죠. 저 바나나 안 좋아해요.”한성우: ...‘1초 만에 몰입하다니.’유상수는 멀지 않은 곳에서 두 사람을 지켜보고 있었다. 강한서가 입술을 짓이기며 바나나를 들고 서서는 한참 후에야 물었다. “뭐 먹고 싶어. 내가 가져다줄게.”“제가 뭘 먹고 싶든, 강 대표님과 무슨 상관이죠?”유현진은 조금 짜증스럽게 말했다. “비켜주시겠어요?”유상수가 얼른 유현진 곁으로 다가왔다. “현진아, 왜 그러니? 한서도 너 챙겨주려고 그러는 거잖아. 얘가, 너무 고집스러워서 탈이야.”유현진은 얼굴을 굳힌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이 계집애가, 자기 엄마처럼 성격이 더러워서는. 강한서가 어떤 사람인데. 강한서가 정말 끝도 없이 맞춰줄 거라고 생각하는 거야?’유상수는 강한서가 화라도 낼까 봐 얼른 유현진을 대신해 사과했다. “한서야, 괜찮니? 얘가 정말 성질이 점점 더 날카로워지네. 이혼까지 해놓고 아직도 반성하지 않다니 말이야.”유상수의 말에 차미주는 욕설을 퍼붓고 싶어졌다. ‘대체 무슨 낯으로 저런 얘길 하는 거야?’‘현진이가 저 자식이랑 이혼한 건, 아주머니가 돌아가셨기 때문이잖아. 아주머니 남편이라는 인간이 장례식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았으면서, 무슨 자격이 있어서 현진이를 질책해?’강한서가 입술을 짓이겼다. “유 대표님, 현진이는 잘못한 거 없어요.”유상수가 그의 말에 깜짝 놀랐다. ‘이거... 강한서가 이렇게 사랑꾼이었나?’잠시 생각하던 유상수는 갑자기 뭔가를 떠올렸다. ‘이건, 너무 잘된 일이잖아.’강한서의 지금 상태는, 유현진의 말이 곧 법이 될 수 있는 상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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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86화

유현진은 지정욱이라는 젊은 남자를 쓱 훑어보았다.지정욱이 정명석의 사촌 동생일 줄은 꿈에도 몰랐다.그의 외모는 너무나도 평범했기 때문이다.작은 두 눈에, 큰 머리. 키는 작지는 않았지만, 비율이 좋지 않았고 살짝 정 자세로 서 있기 힘들어 보이기도 했으며 거북목이었다. 전체적으로 보면 전혀 젊은 남자의 기백이 느껴지지 않았고 오히려 알코올에 중독되어 정신이 흐릿한 사람으로 보였다.유현진의 시선을 느낀 상대는 바로 작은 두 눈으로 그녀를 보았다.유현진은 바로 고개를 홱 돌려 시선을 피했다.마음이 급했던 유상수는 얼른 미래의 사위가 될 강한서를 소개하려고 했다. 상대에게 인맥을 넓혀주려는 의도가 분명했다. 그는 강한서를 아주 마음에 들어 하고 있었다.강한서는 건성으로 고개만 끄덕이고는 시선을 계속 유현진에게만 돌리고 있었다.그런 그의 모습에 유상수는 분명 강한서가 아직도 유현진에게 미련을 못 버린 것으로 생각했고 반드시 두 사람을 처음의 함께 했던 사이로 만들어 주겠다고 속으로 다짐했다. 두 사람이 다시 이어지게 되면 자신의 사업에도 도움이 되었기에 유상수는 절대 이 기회를 마다할 리가 없었다.그렇게 생각한 유상수는 바로 고개를 돌려 유현진에게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이따 결혼식이 끝나면, 바로 네가 내 딸이라고 밝힐 생각이다. 현진아, 앞으로 유씨 가문이 널 든든하게 지켜줄 거다.”유현진은 시선을 떨군 채 담담하게 말했다.“그래도 먼저 아줌마와 상의해 보고 결정하시죠. 이렇게 좋은 날에 분위기를 망칠 순 없잖아요.”그는 식견도 짧고 그의 뜻을 눈치채지 못하는 백혜주에게 딱히 알리고 싶은 마음이 없었다.그러나 그는 일단 그녀의 말에 대답을 했다.“그래, 알았다.”그는 이내 고개를 돌려 유현아에게 말했다.“일단 손님들을 계속 네가 맞이하거라. 난 네 엄마한테 가보마.”“알았어요. 아빠.”유상수는 바로 자리를 옮겨갔다. 유현아는 고개를 돌리자마자 유현진만 바라보고 있는 강한서를 목격하게 되었고 순간 열불이 올라왔다.그녀에게 강한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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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87화

차미주는 바로 자신의 입을 틀어막고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난 아무 말도 안 했어.”강한서의 목소리가 다운되었다.“그러니까, 현진이가 정명석과 키스를 했다고?”차미주는 모른 척 말했다.“잘 못 들은 거야.”그녀는 바로 우정이 아닌 도망을 선택하려 했다.“그, 뭐냐. 나도 갑자기 배가 고픈 것 같아. 스테이크 더 있나 확인하러 갈게.”말을 마친 그녀는 바로 도망갔다.“...”유현진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차미주의 주둥아리를 믿은 내가 잘못이지!'강한서는 어두워진 시선으로 유현진을 보며 물었다.“설명해 봐.”유현진은 침을 꿀꺽 삼키고는 기가 죽은 목소리로 말했다.“돌아가서 설명하면 안 돼? 아직 이 연극은 안 끝났잖아.”강한서의 얼굴에서 빠직거리는 소리가 들려오는 것 같았다.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런 그의 모습에 유현진은 제대로 설명하지 않으면 넘어가지 못할 것으로 생각했다.그녀는 헛기침을 내뱉으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사실 별거 아니야. 그냥... 그냥 정명석은 내 첫사랑이었거든.”강한서의 안색이 그녀의 예상대로 어두워졌다.그는 이를 갈며 말했다.“아까는 모르는 사람이라고 하지 않았어?”유현진의 목소리는 점점 더 낮아졌다.“그건 그냥 네가 화낼까 봐 그런 거야.”“내가 화낼 걸 알면서도 나를 속여?”“속인 거 아니야.”유현진은 그의 손등을 살살 쓸었다.“나도 그 사람을 여기서 마주치게 될 줄은 몰랐어. 그래서 너한테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도 몰랐단 말이야. 넌 질투가 심하잖아. 만약 네가 삐쳐서 연기 안 해주겠다고 하면 헛걸음하게 되잖아.”강한서의 안색은 여전히 굳어져 있었다.유현진의 살짝 애교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강한서, 한서야? 대표님?”그러나 강한서는 꼼짝도 하지 않았다. 그녀는 결심한 듯 이를 꽉 물더니 바로 말했다.“오빠, 화내지 마. 집에 가서 오빠 하란 대로 다 할 테니까 화 좀 풀어, 응? 자꾸 화내면 건강에 안 좋아. 그럼 나도 마음이 아프다고.”강한서의 심장이 쿵쾅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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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88화

‘하, 치밀한 자식!'유현진은 그런 강한서의 속마음을 알 리가 없었다. 그녀는 계속 말을 이었다.“열예닐곱 살이었던, 아무것도 모르던 애들이 사귄 거라 연애가 뭔지도 몰랐어.”강한서는 그녀를 흘겨보았다. 그러자 유현진이 바로 입을 열었다.“내 마음속 1순위인 우리 오빠를 제외하고 제일 잘생긴 사람은 바로 너야.”“...”강한서는 할 말을 잃었다.그는 비록 송민준에게 순위가 밀렸지만 그래도 넘어가 주기로 했다.“그럼 왜 헤어졌는데?”유현진이 말했다.“유학을 간다고 했어. 난 장거리 연애엔 자신이 없었거든. 그래서 헤어지자고 했지.”“그저 그렇게 헤어졌다고?”강한서는 잘 믿기지 않는 듯했다.유현진은 솔직하게 털어놓았다.“걔 아빠가 날 찾아왔었어. 엄청 기분이 불쾌해지는 말만 했었지.”강한서는 바로 눈치챘다.장석호 그 사람은 가문을 아주 중시하는 사람이었다. 아마도 유씨 가문을 조사하고 유현진을 찾아가 난처하게 만든 것이 분명했다.미성년자이고, 또 금방 연애를 시작했으니, 감정도 그리 깊지 않았을 것이다. 게다가 그때의 유현진은 분명 하현주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클 때였고, 절대 그런 취급까지 받아 가며 연애를 이어갈 사람이 아니었다.지금 다시 생각해 보니 그가 그녀를 만나게 된 것은 타이밍이 아주 정확했던 것 같았다. 만약 그도 하현주가 건강할 때 유현진을 만난 것이라면, 거만하고 유별난 그때의 성격 탓에 절대 유현진의 마음을 얻지 못했을 것이다.그렇게 생각한 강한서는 저도 모르게 입꼬리가 올라갔다.“그래도 마음에 걸려.”유현진은 그의 말에서 그가 얼마나 고소해하고 있는지 눈치챌 수 있었다.그녀는 작게 코웃음을 쳤다.“마음에 안 걸렸다면 이런 것도 너한테 말하지 않았을 거야.”강한서는 조금 전 차미주가 했던 질문을 떠올리며 물었다.“그럼 두 사람은 진도 어디까지 나갔는데? 키스?”“...”유현진은 바로 말을 돌렸다.“결혼식 곧 시작할 것 같아.”강한서의 표정이 다시 어두워졌다.“네 첫 키스 상대가 걔야?”유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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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89화

휴대폰 너머로 뭐라고 말하는지 들리지 않았지만, 백혜주는 마음이 놓이지 않는 듯한 모습이었다.“의심하는 사람은 없겠지?”“없습니다.”백혜주는 미간을 꾹꾹 누르며 목소리를 한껏 낮춰 말했다.“고생했어요. 이 일만 잘되면 나도 안심할 수 있을 것 같네요.”말하던 와중에 신부 대기실 문이 활짝 열렸다.화들짝 놀란 백혜주는 바로 전화를 끊어버렸다.고개를 돌린 그곳엔 유현아가 있었다. 그녀는 바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짜증을 냈다.“노크할 줄 몰라? 넌 이제부터 유씨 가문의 하나뿐인 딸이야. 행동거지를 조심해야지. 괜히 다른 사람 눈에 교양 없는 사람으로 낙인찍혀 웃음거리가 돼서는 안 되잖니.”유현아는 잔뜩 어처구니가 없다는 목소리로 말했다.“유현진 그 뻔뻔한 것이 또 왔어요!”백혜주는 멈칫하더니 바로 미간을 찌푸렸다.“걔가 여길 왜 와?”“아빠가 불렀어요. 엄마는 아까 그 자리에 없으셔서 모르겠지만, 아빠가 걔한테 어떤 태도를 보였는지 아세요? 유현진이 친딸이라도 된 것처럼 대했다니까요! 이렇게 좋은 날에 걔를 왜 불렀는지! 정말 짜증 나요!”백혜주의 신경이 바로 날카로워졌다. 그녀는 낮게 깔린 목소리로 말했다.“유현진이 누구랑 왔니?”“아마 혼자 온 것 같던데요?”유현아는 곰곰이 생각했다. 확실히 유현진이 결혼식장으로 들어올 때 혼자였던 것 같았다.“더는 어느 가문의 딸도 아니니 체면치레는 할 수 없을 거예요. 심지어 무슨 궁중 자수가 박힌 한복을 입고 왔더라니까요.”백혜주는 눈앞에 있는 자신의 딸인 유현아가 너무나도 멍청하다고 생각되어 바로 미간을 찌푸렸다.“누가 그런 걸 물어봤니? 내가 물어본 건, 강한서랑 유현진이 같이 왔냐고. 그거 물어본 거잖아.”유현아는 바로 입을 삐죽 내밀었다.“강한서는 오긴 했는데, 유현진이랑 같이 온 거는 아닌 것 같았어요.”백혜주는 의심의 눈길로 그녀를 보았다.“확실해?”“당연하죠. 엄마는 유현진 꼬락서니를 못 봐서 그래요. 유현진은 강한서를 똑바로 쳐다도 못 보는 것 같았는데, 오히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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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90화

한성우는 작은 토마토를 집어 쉴 새 없이 조잘거리는 그녀의 입 속에 밀어 넣었다.“그래, 넌 모르겠지. 적과 싸우려면 적에 대해 잘 알아야 해. 아무것도 모른 채로 어떻게 적과 싸우냐?”차미주는 작은 토마토를 씹어 넘겼다. 그리로는 작게 코웃음을 쳤다.“흥, 넌 그냥 MCN 회사로 떼돈을 번다고 하니까 몰래 그 방법을 배워 한 몫 챙기려는 거잖아, 아니야?”한성우는 그녀의 볼을 살짝 꼬집었다.“오올, 네 머리는 오늘 드디어 잘 돌아가나 본데?”차미주는 그의 손을 '탁' 쳐냈다.“내가 아직도 널 몰라? 넌 돈만 보면 눈을 반짝이잖아.”한성우는 작게 코웃음을 쳤다.“그건 네 친구한테 더 어울리는 말이지 않나?”차미주는 그의 종아리를 차버렸다.“현진이가 아무리 돈을 좋아한다고 해도 친구까지 팔아먹지는 않거든. 어디 너처럼 강한서를 매번 팔아먹는 줄 알아?”한성우는 변명했다.“그건 걔도 동의한 거야. 그 대신 나한테서 다른 걸 배워갔으니 최소한의 수강료는 받아야지 않겠냐?”“너 같은 놈한테 뭐가 배울 게 있다고 그래?”한성우는 입꼬리를 올렸다.“나 같은 놈이라고 해도 배울 것만 있으면 된 거잖아, 안 그래?”그는 바로 먹기 편하게 썰어둔 스테이크를 차미주에게 건넸다.“넌 왜 네 친구 옆에서 경계 모드를 하지 않고 나 따라온 건데? 왜, 내가 그렇게 보고 싶었어?”차미주는 멈칫하더니 바로 찔리는 구석이 있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한성우는 그녀의 마음을 맞힌 줄 알고 바로 기분 좋은 듯 눈썹을 치켜세우더니 목소리를 낮게 깔고 말했다.“한시라도 눈앞에 안 보이니까, 막 보고 싶고 그래?”차미주는 바로 눈을 희번덕거리며 말했다.“뭐래!”그녀는 다시 멈칫하더니 우물쭈물하며 말했다.“그냥, 현진이가 날 때릴까 봐...”“형수님이 널 왜 때려?”한성우는 이해가 되지 않아 자세히 묻게 되었고 그제야 차미주가 말실수로 사고 쳤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주의한다고 하긴 했는데 아무 생각 없이 한 말이라 강한서가 분명 지금 현진이한테 꼬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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