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 전 그냥 이상해서 하는 말이에요. 그런 뜻은 없었어요.”말이 오가는 사이, 누군가 병실 문을 두드리고 들어왔다. 강한서 일행이었다. 연기하는 사람 한 명, 구경꾼 세 명이었다. “유 대표님, 최연서 씨 태아를 살리기 위해 보호자 사인이 필요하다고 하네요. 대표님께서 가족분께 연락 좀 해주시죠.”유상수는 깜짝 놀라 굳어버렸고, 백혜주가 먼저 충격에 휩싸여 입을 열었다. “어떻게 유산이 안 됐을 수 있어요?!”유상수는 “아들이 살아있다”는 기쁨에 백혜주가 한 말을 마음에 담아두지 않았다. 하지만 그를 제외한 다른 사람들은 그녀의 말을 똑똑히 들었다. 유현진이 고개를 들어 백혜주를 쳐다보며 말했다. “아줌마는 꼭 최연서 씨가 유산됐다고 확신하시는 것 같네요?”백혜주는 순간 자신이 말실수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녀는 얼른 침착한 척 하며 입을 열었다. “내 아이는 죽었는데, 걘 뭔데 아무 일도 없는 거야?”유현아는 갑작스럽게 나타난 사람들에게 반감이 들었다. 특히 유현진에게 말이다. 그녀는 얼굴을 일그러뜨린 채 말했다. “넌 여기서 뭐 하는 거야? 왜 왔어?”유현진이 어깨를 으쓱이며 입꼬리를 올렸다. “다른 사람 결혼에 끼어들어 내연녀가 되었던 인간이, 이젠 그 인간 결혼 생활에 내연녀가 나타났다는데, 내가 구경하러 왔겠지, 설마 병문안이라도 왔겠어?”“이 년이...”강한서의 눈빛이 차갑게 내려앉더니 손을 들어 테이블 위에 있던, 이미 다 맞은 링거를 던져버렸다. “탁”하는 소리와 함께, 링거는 정확하게 유현아의 발 옆에서 터졌고, 액체가 유현아의 발 옆 여기저기에 튀었다. 상황 파악도 못 한 유현아의 귓가로 강한서의 냉담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누구한테 욕지거리야?”유현아는 깜짝 놀랐고, 당장 입 밖으로 내뱉으려던 육두문자가 목구멍에서 맴돌았다. 그녀는 입을 뻐금거리더니, 결국 한 마디도 내뱉지 못했다. 막 아래층에서 입원 수속 절차를 마치고 돌아온 유현아의 남자친구 지정욱은 자신의 여자친구가 당하고 있는 모습에 얼른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