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비록 휴대폰을 손에 들고 있었지만, 그 불빛으로는 몇 미터만 떨어져 있어도 맞은편에 서 있는 사람이 누군지 알아볼 수는 없었다. 한성우는 차미주를 끌고 곧 사람들 틈에 들어갔다. 내일은 주말이라, 지금은 모두가 집에서 쉬고 있을 시간이었다. 하지만 정전 때문에 드라마를 볼 수도, 게임을 할 수도 없게 되었으니, 사람들은 슬슬 짜증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모두 각자 집 앞에 서서 투덜거렸다. 한성우가 차미주의 귓가에 속삭이자, 그녀가 바로 목청을 높였다. “서훈아, 너 어디 갔어?”그녀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멀리서 억척스러운 여자 목소리가 들려왔다. “유서훈! 누가 너더러 나오래? 너 이 자식, 어디 간 거야?”한성우가 얼른 차미주를 끌고 소리를 따라갔다. 그 여자는 유서훈의 이름을 부르며 아이를 찾으러 다녔다. 밖에 아이가 없자 안으로 들어가 찾던 여자는 끝내 방에서 유서훈을 발견했다. 순간, 여자는 욱 화가 치밀었다. “가만히 있으라고 했잖아. 너 이 자식, 왜 이렇게 말을 안 들어?”여자는 주절주절 아이를 한바탕 꾸짖고는 문을 박차고 나갔다. 기회를 보고 있던 한성우가 문을 열고 들어가 아이를 안고 여전히 차미주의 손을 꽉 잡은 채 밖으로 나왔다. 사람들을 가로질러 그곳을 벗어나는 내내 차미주는 겁에 질려 불안에 떨었다. 품에 안긴 아이는 너무도 얌전해 아무 소리도 내지 않았다. 떠들썩한 거리의 사람들은 아무도 자신의 곁을 지나치는 사람에 대해 신경 쓰지 않았다. 그렇게, 모두가 지켜보는 가운데 한성우는 차미주를 데리고 아이를 훔쳤다. 차에 탄 한성우가 휴대폰을 들어 경찰에 신고했다. “여보세요. 제가 아이를 주웠는데요...”차미주: !!!‘이래도 돼? 경찰서에서 애가 거짓말이라고 폭로하면 어쩌려고?’하지만 그건 차미주의 쓸데없는 걱정이었다. 자폐가 있는 유서훈은, 모든 일에 집중할 수 없었고 대부분은 혼자만의 세상에 빠져 외부의 그 어떤 자극에도 영향받지 않았다. 그러니 두 사람이 아이를 경찰서에 데려다주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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