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의 모든 챕터: 챕터 1231 - 챕터 1240

2303 챕터

제1231화

유현진은 어쩐지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사실 그녀도 냄새에 예민한 편이었다. 어렸을 때부터 다양한 식물에서 나는 냄새에 호기심이 많았고, 그런 이유로 유현진은 꽃과 식물을 기르는 것을 좋아했다. 그녀는 심지어 스스로 향기 제조를 시도해 본 적도 있었다. 전에도 유현진은 자신의 이런 취미가 남들과는 다르다고 생각했었다. 이제 보니 유전의 힘인 듯했다. “Caline은 왜 오빠가 아니라 아주머니가 관리하는 거야?”강한서가 말했다.“서해금 씨는 센트의 브랜드 파트너였어. 정확하게 얘기하면 두 분이 함께 센트를 설립하셨지. 하지만 센트를 업계에 이름을 알리게 한 미스틱은 어머님이 만드신 거였어.”“어머님이 돌아가신 뒤, 센트는 삼촌께서 관리하셨었는데 향수에 대해 잘 모르시니까 2년도 되지 않아 아저씨한테 돌려주셨어.”사실 송병천도 향수에 대해 잘 알지 못했다. 하지만 죽은 아내가 남기고 간 것이니, 그는 센트를 잘 지켜내야만 했다. 그러니 송병천이 센트를 맡게 된 것이다. 서해금도 제향을 배웠었다. 게다가 그녀는 경영에도 일가견이 있어 송병천이 갓 센트를 맡았을 때 그에게 많은 것을 가르쳐주었다. 모두 배우자를 잃은 두 사람은 오랜 시간 함께 하면서 정이 들었고 점점 그 마음을 키웠다. 한아람이 떠나간 지 6년이 되던 해, 송병천은 서해금과 혼인신고를 했다. 하지만 그 일은, 한씨 가문 사람의 마음을 굉장히 불편하게 만들었다. 센트는 한아람이 남긴 유산이었다. 하지만 그 유산이 송병천의 재혼을 이어주는 다리가 된 셈이었다.특히 센트를 설립할 당시, 서해금은 제대로 된 끼니도 해결할 수 없을 정도로 금전적인 여유가 없었고 한태진과 공영선이 딸과 사이가 각별한 그녀를 도와주며 자식처럼 대했다. 하지만 딸이 세상을 떠나고 몇 년 뒤, 자식처럼 대했던 딸의 친구가 사위였던 남자와 결혼했으니, 당연히 꺼림직한 마음이 들었을 것이다. 세상에 널린 좋은 남자 중에서 하필, 친구의 남편을 선택해야만 했을까?그 후, 한씨 가문에서는 점차 송병천을 멀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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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32화

강한서의 말에 유현진은 당황하고 말았다. 떨리는 가슴을 안고, 유현진은 한참 만에야 욕을 내뱉었다. “X신.”...다음 날, 최연서 쪽에서 연락이 왔다. 최연서의 말로는 유상수와 백혜주가 크게 싸웠고, 백혜주는 유씨 가문에서 쫓겨났다고 했다. 유상수가 경찰서에서 유서훈을 데려온 날, 백혜주는 바짝 긴장한 모습을 보였다. 그 모습을 발견한 유상수는 백혜주를 의심하기 시작했다. 그는 유현아도 병원으로 불러 죽은 태아와 함께 전부 유전자 검사를 받았다. 그 결과, 유현아만 유상수의 딸이었고 유서훈도 그의 아들이 아니었다. 그리고 그 일로 유상수는 불같이 화를 냈고 병원에서 백혜주와 싸움을 벌였다. 백혜주는 끝까지 인정하지 않았다. 그녀는 끝내 내연남이 누군지 얘기하지 않았고, 안 그래도 화가 났던 유상수는 백혜주 모자를 병원에 내버려둔 채 더 이상 신경 쓰지 않았다. 유상수는 아침 일찍 최연서의 집으로 가서 푸념을 늘어놓았다. 최연서가 말했다. “유 대표님께서 백혜주 씨를 건드리는 걸 꺼리시는 것 같았어요. 그 지경으로 싸웠는데도 이혼할 생각은 하지 않더라고요.”유현진의 얼굴엔 차가운 비웃음이 걸렸다. 이혼할 생각이 없는 것이 아니라, 백혜주에게 약점이 잡혀 있었기에 내연남이 한 트럭이 찾아와도 유상수는 백혜주와 이혼할 용기가 없을 것이다. 설사 이혼한다고 하더라도, 백혜주의 성격상 유상수의 가죽을 벗겨서라도 이혼에 상응한 보상을 받으려 할 것이다. 유상수는 아까워서라도 백혜주에게 그 돈을 주려고 하지 않을 것이 분명했다. 유현진이 말했다. “괜찮아요. 이혼하면 오히려 곤란해요.”“그럼... 앞으로 어떻게 하실 생각이에요?”“앞으로... 연서 씨 배 속의 아이는 유상수의 희망이 될 거예요. 유상수에게 명분을 달라고 하세요. 만약 유상수가 허락하지 않는다면, 돈이라도 달라고 해요. 만약 유상수와 백혜주가 돈 때문에 문제가 생긴다면, 그땐 그만둬야 할 타이밍이에요.”백혜주는 유상수라는 사람을 원하는 것일 리가 없었다. 그녀가 원하는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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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33화

주강운이 웃으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얘기했다. “그래요. 그럼 전화로 얘기하죠.”“그래요.”주강운이 말했다. “제가 전에, 저택의 뒷마당에 유치원을 지었다고 했잖아요. 그 유치원, 누가 운영하는 건지 아세요?”유현진은 순간 유상수를 떠올렸다. “유상수가 운영하는 건가요?”주강운이 고개를 가로저었다. “백혜주요. 그리고 진예원 씨, 그러니까 현진 씨 둘째 작은어머니요. 그 유치원은 두 사람이 함께 투자한 거예요. 백혜주가 자금을 투자하고 수익금을 받고, 유치원의 경영은 진예원이 하고 있어요.”어쩐지 전에 주강운이 진예원 가족이 여전히 이사하지 않았다고 하더니, 이제 보니 굴러온 돌이 박힌 돌을 빼내고 그 자리를 차지한 것이었다. “제가 가진 자료에 따르면, 그 유치원은 현지에서 잘 운영되고 있어요. 신화구 쪽은 구시가에 속했어요. 지금 신화구에서는 도시 재개발을 진행하고 있고요. 신화구는 주택 건설을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어요. 공립 유치원을 제외하면, 이런 규모의 유치원은 그 지역에 하나밖에 없거든요. 그러니까 얼마나 많은 아이들이 거기로 모이겠어요.”유치원에 등원하는 아이는 1000명이 넘었다. 학비도 만만치 않아, 매달 매 아이들은 몇십만 원의 학비를 냈고, 매달 유치원 학비 수입만 억이 넘었다. 게다가 월세가 없으니 유치원 교사의 급여와 식비, 수도, 전기 등 공과금을 제외해도 매달 순수익은 몇천만 원에서 수억 원이었다. 백혜주가 지금 이렇게 침착한 것은 역시 다른 수입원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씨 집안 저택의 땅으로 사업을 벌이다니, 정말 기가 막힌 수단이었다. “그 땅에 건축하려면 관련 부서의 승인이 필요하죠? 유치원을 설립할 때 필요한 많은 자료는, 어떻게 손에 넣은 거예요? 합법적인 자료도 하나 없이 어떻게 그곳에서 경영할 수가 있는 거예요?”주강운이 나지막이 말했다. “건물을 지을 수 있었다면, 합법적이지 않은 것이라고 할지라도 절차는 철저히 밟았을 거예요.”유현진은 침묵했다. 오랫동안 유상수의 곁에 있은 백혜주의 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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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34화

“너 오후에 회사 임원이랑 회의 있다며? 지난번에 이미 한 번 미뤘는데, 이번에도 미룰 수 있어?”멈칫하던 강한서가 말했다. “그럼, 내일 같이 가.”“그래, 그럼.”강한서는 오늘따라 유난히 고분고분한 유현진에 의구심이 들 때쯤, 그녀가 입을 열었다. “어디 가서 하는지 알아? 절차는? 누구한테 부탁해야 하는지는? 그 부서 사람들, 까다롭다고 하던데, 만약 그 사람들이 기분 나쁘게 얘기하면 화내지 않겠다고 다짐할 수 있어?”유현진이 질문을 하나 던질 때마다, 강한서의 얼굴은 점점 더 어두워졌다. “주강운은 널 도와줄 수 있고, 난 도와줄 수 없다고 생각하는 거야?”유현진이 나지막이 말했다. “난 그런 뜻으로 한 말이 아니야. 넌 반도체 산업 연구 개발에서는 최고잖아. 인공 지능 로봇이든, 드론이든, 내 남편과 비교가 되겠어?”강한서의 유현진의 아부를 굉장히 마음에 들어 했다. 특히 “내 남편”이라는 말에 기분이 좋아졌다. 하지만 그는 쉽게 넘어가지 않았다. “내 능력을 알면서도 주강운을 찾아가겠다?”유현진이 살풋 웃음을 터뜨렸다. “‘약은 약사에게’라는 말이 있잖아. 넌 비록 돈 버는 데는 일가견이 있지만, 인간관계를 처리하는 방면엔, 강운 씨가 더 낫지.”강한서가 불퉁하게 말했다. “내가 어딜 봐서 못하다는 거야?”“이것 봐. 내가 말하자마자 화내잖아. 넌 성격이 너무 세. 회사에서도 제일 애쓰고 수입도 제일 좋은 건 너희 팀이지만, 사람의 마음을 얻는 일엔, 넌 둘째 삼촌보다 못하잖아.”강한서가 반박하려 하자 유현진이 얼른 말을 이었다. “네가 빌붙으려는 사람 싫어하는 거 알아. 편 가르는 거 싫어하는 것도 알고. 하지만 사회는 원래 정이 있는 곳이잖아. 너무 융통성 없이 정하면 안 돼.”“내가 강운 씨에게 도움을 청하려는 건, 강운 씨가 발이 넓고 사람을 능수능란하게 다룰 수 있기 때문이야. 변호사라 이런저런 사람과 많이 만나봤잖아. 특히, 공직에 있는 사람들과 어떻게 대화해야 하는지 잘 알고 있으니까, 불필요한 번거로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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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35화

강한서도 더 이상 말을 돌리지 않고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 “현진이 오후에 외할아버님 저택의 땅 소유권 때문에 주강운과 일 보러 간대. 나 대신 같이 가 줘.”자신을 골려준 적이 있는 강한서였기에, 차미주는 바로 그의 의도를 파악했다. “나더러 스파이를 하라는 거야? 안 해!”“그래.”강한서의 반응에 차미주는 의아해졌다. ‘이렇게 쉽게?’하지만 강한서가 바로 말을 이었다. “네 이력서에 한성에서 일했던 경력 있잖아. 그거 기회가 있으면 너희 회사 대표님과 얘기를 한 번 해봐야겠어.”차미주: ...차미주가 바득 이를 갈았다. “날 도와준다고 현진이에게 약속했잖아.”“그랬었나.”강한서는 뻔뻔하게 말했다. “내가 좀 변덕스럽다고, 현진이가 얘기 안 해?”차미주: ...‘이 염치없는 자식! 현진이 같은 애가, 이런 개자식을 왜 좋아하는 거야? 이해할 수가 없네.’유현진은 거실에서 오후에 필요한 증명서와 자료를 준비하고 있었다. 그때, 차미주가 고개를 내밀었다. “현진아.”유현진은 고개도 들지 않은 채 대답했다. “왜?”“너 어디가?”차미주가 천천히, 최대한 자연스럽게 물었다. “주 변호사님이랑 소유권 변경하러. 무슨 일 있어?”“아... 조금.”유현진이 고개를 들었다. “무슨 일인데?”“그게, 한성우에게 옷 몇 벌 사주고 싶은데. 뭘 사줘야 할지 몰라서. 너 전에 강한서에게 옷 자주 사줬잖아. 넌 안목이 좋으니까, 나 옷 좀 골라줘.”유현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나 일 다 보면 같이 가.”“나 바로 너랑 같이 가면 안 돼?”차미주가 눈을 깜박였다. “너 일 마치는 대로 바로 쇼핑하러 가자. 그러면 너 다시 집으로 안 와도 되잖아. 그리고 나도 집에서 심심하고.”유현진은 별다른 의심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내가 이따 주 변호사님에게 얘기할게.”“그래. 그럼 나 옷 갈아입을게.”차미주가 빠른 걸음으로 방으로 돌아갔다. 다행히 유현진이 서류 준비로 정신이 없어 차미주에게 신경을 쓰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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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36화

차미주가 입술을 삐죽였다.「좀 이따 주소 보내줄게.」답장하려던 강한서에게, 강단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네가 회의하자고 불러놓고, 넌 휴대폰이나 놀고 있는 거냐?”멈칫 행동을 멈춘 강한서가 힐끔 민경하를 쳐다보았다. 강한서의 눈빛을 알아차린 민경하는 얼른 강현우의 휴대폰 화면을 회의실 모니터에 연결했다. 회의실 모니터에는 섹시한 차림으로 춤을 추는 여자가 나타났다. 회의실은 순간 소란스러워졌다. 하지만 강현우는 여전히 아무것도 눈치채지 못하고 별풍선을 날리고 있었다. 강한서가 서류를 뒤적거리며 덤덤하게 말했다. “전 그저 답장한 것뿐이에요. 삼촌은 아들부터 신경 쓰셔야 할 것 같은데요. 임원 회의에 별풍선이나 쏘고 있다니, ‘능력’을 과시하고 있는 건가요?”강현우는 그제야 자신의 휴대폰 화면이 모니터에 연결되었다는 것을 눈치채고 휴대폰을 꺼버렸다. 강단해의 얼굴은 진작 일그러져 있었고, 아들을 한심한 눈빛으로 쳐다보더니 말했다.“회의 계속하지.”강현우는 불쾌함이 가득한 눈빛으로 강한서를 쳐다보았다. 오늘의 임원 회의는 강한서가 준비한 것이었다. 그는 회사의 구조조정을 실행할 예정이었고, 일부 주주들의 실권을 가져와 능력에 따라 경쟁해 성과만큼 수익을 나눌 생각이었다. 이런 유토피아적인 경영 방식은, 아무것도 하지 않고 수익만 챙기는 임원들의 소득을 많이 감소시키는 일이었다. 그러니 일부 임원은 자연스레 강한서의 경영 방식에 찬성하지 않았다.이번도 마찬가지였다. 찬성과 반대 의견이 거의 반반으로 갈렸고, 강단해는 이 투표 결과에 굉장히 만족하고 있었다. 그는 입꼬리를 씩 올리며 말했다.“한서야. 사업은 애들 장난이 아니야. 너무 이상적으로 생각하면 안 되는 거야.”강한서는 강단해를 힐끔 쳐다보았다. 그는 어쩐지 이 결과에 대해 이상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 같지 않았다. 그는 태연하게 말했다. “이렇게 많은 분이 반대하시니, 이 일은 잠시 없던 거로 하시죠. 오늘 마침 임원진이 모두 자리에 계시니 회사에 관련된 산업과 각 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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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37화

소식을 전해 들은 강한서는 오늘 아침 일찍 병문안을 갔다.그 직원은 한주시의 사람이 아니었고, 그의 부모님도 소식을 듣고 급히 한주시로 오는 중이었다. 그의 아내는 만삭의 몸을 하고 병실 밖을 지키고 있었다. 회사에서 병문안을 오자 그녀는 바로 강한서에게 삿대질하며 욕설을 퍼부었다. 직원이 부족하면 신입사원을 몇 명 더 뽑을 일인지, 보름째 새벽까지 야근시키는 게 정상이냐며 말이다. 강한서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상대방의 화풀이를 다 받아주었다. 다른 사람은 몰라도 민경하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강한서가 갓 회사로 들어왔을 때, 그의 팀원은 지금보다 훨씬 많았다. 하지만 처음 강한서가 관리하던 산업은 회사에 큰 수익 창출을 하지 못했었다. 게다가 연구 개발은 제일 투자가 많이 들어갔고, 연구원의 연봉도 제일 높은 수준이었기에, 수익이 나지 않자 회사에서는 돈만 들어가는 부서를 당연히 반기지 않았다. 많은 주주들이 함께 강한서의 팀을 “탄핵”했고, 그의 절반 이상의 직원을 정리해고했다. 나중에 그의 프로젝트가 수익 창출을 하기 시작했고, 그때 강한서는 다시 신입 사원 모집을 제안했으나 결국 거절당하고 말았다. 주주들은 적은 사람으로도 이렇게 높은 수익을 창출할 수 있으니 굳이 신입사원을 모집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어차피 자본가의 본질은 제일 적은 투자로 제일 큰 수익을 내는 것이니 말이다. 몇 년간 강한서의 팀에도 직원이 하나둘 많아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만큼 프로젝트의 규모도 점점 커졌고, 직원은 늘 부족했다. 강한서 역시 계속 임원진과 신입사원 모집이든, 수입의 분배에 대해 협의를 시도했다. 하지만 그는 늘 혼자였고, 몇 차례의 제안에도 이사회의 문턱을 넘지는 못했다. 강한서도 조용히 자신만의 인맥을 쌓아가고 있었다. 회사에서도 지금은 절반가량의 지지자가 생겼다. 회사에 늦게 들어온 그가 이 짧은 시간 동안 강단해를 쫓아간 것만으로 이미 충분히 대단한 일이었다. 이렇게만 간다면, 한성은 곧 그의 세상이 될 수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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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38화

강한서의 말에 안 대표의 얼굴은 순식간에 일그러졌다. 그는 버럭 화를 내며 몸을 일으켰다. “무슨 뜻이죠? 제가 회삿돈을 해 먹기라도 했다는 거예요?”강한서가 차가운 표정으로 말했다. “그건 모를 일이죠. 그래서 신고했어요. 지금쯤 경찰이 회사에 도착했겠네요.”안 대표의 얼굴은 당황함으로 가득했다. 그는 강한서가 이렇게까지 나올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 강단해도 어두운 표정을 하고 있었다. 회의 시작 전, 그는 이미 자기편에 선 임원진에게 나만 믿으라고 장담했었다. 그러나 강한서가 이렇게 예상에도 없던 선수를 칠 줄이야.“강한서. 너 이거 지금 회사에 분란을 일으키는 거야. 미친 거야?”강한서는 얼굴색 하나 변하지 않고 말했다. “전 그저 회사를 청소하고 있는 것뿐이에요.”강한서는 주위를 슥 훑어보더니 입을 열었다. “각 지사 경영 상황 보고 계속하시죠.”끓어오르는 분노에 강단해의 얼굴은 새하얗게 질려버렸다. 잠시 생각하던 민경하는 결국 진씨에게 문자를 보냈다. 강한서가 참지 못하고 폭발했으니, 누군가는 침착하게 일을 해결해야 했다. 임원진에게 미움을 샀기에 앞으로는 더욱 신중하게 행동해야 했다. ...중식당으로 가려던 주강운은 도중 전화 한 통을 받았다. 전화가 연결되자마자 휴대폰 너머로 여자의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주 변호사님, 저... 저 소송 취하할게요...아아악...”여자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비명이 들려왔다. 그리고 곧 뭔가가 깨지는 소리와 함께 남자의 욕설도 들려왔다. “이년이, 누가 너더러 이런 짓거리를 벌이라고 했어!”그 후로 우당탕 소리와 함께 통화가 끊겼다. 유현진과 차미주는 서로 눈을 마주쳤다. 어쩐지 휴대폰 너머의 여자가 맞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간을 찌푸린 주강운은 얼른 다시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이미 전화는 통하지 않았다. 주강운의 얼굴은 어두워졌고, 그는 확 핸들을 돌려 유턴했다. “현진 씨, 미주 씨. 밥은 나중에 먹어야 할 것 같아요. 의뢰인에게 일이 생긴 것 같아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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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39화

차미주의 말에 화들짝 놀란 유현진도 얼른 창문을 열고 확인했다. 그리고 곧 유현진의 눈에 주강운의 상반신이 누군가에 의해 창밖으로 밀려난 모습이 들어왔다. 주강운은 한 손으로 창틀을 꽉 잡고 다른 한 손으로 창밖으로 뻗어 나온 칼이 들린 손을 잡고 있었다. 그 칼은 주강운의 목을 거의 찌르고 있었고, 그의 손은 피로 물들어 있는 것이 어렴풋이 보였다. 유현진이 막 상황을 확인한 찰나, 칼을 든 남자가 갑자기 또 달려들었다. 주강운은 겨우 고개를 돌려 칼을 피하며 남자의 손목을 꽉 잡고 있었다. 아래층으로 깨진 유리가 쏟아지자 많은 주민들이 고개를 내밀고 상황을 확인했다. 그리곤 곧 얼른 다시 집 안으로 들어가 상황을 외면했다. 어쩐지 이런 일에 이미 익숙해진 것 같았다. “저 인간 미쳤나 봐!”차미주가 안전벨트를 풀며 말했다. “내가 올라가서 주 변호사님 도와줄게. 현진이 넌 얼른 사람들 불러!”차미주는 유현진이 대답할 틈도 주지 않고 문을 열고 뛰쳐나갔다. ‘저 멍청이가!’‘저 칼이 장난감인 줄 알아?’유현진은 굳은 얼굴로 경찰에 신고하며 가방을 들고 차미주의 뒤를 좇아갔다. 순식간에 3층으로 뛰어 올라간 차미주는 비스듬히 열려 있는 방문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아직도 안에서는 남자의 욕설이 들려왔다. “네가 저 염병할 여편네랑 바람난 놈이지? 나랑 이혼? 그래, 네 두 연놈 원하는 대로 해줄게. 지옥에서 만나면 되겠네.”차미주가 문을 열고 들어갔을 때, 집안은 이미 엉망진창이었다. 테이블 옆에서는 얼굴이 피범벅이 된 여자가 의식을 잃은 채 쓰러져 있었다. 생사도 불명확했다. 거실의 창문가에는 속옷 차림의 남자 손에 칼을 들고 입에 담기도 거북한 욕설을 지껄이고 있었다. 주강운의 두 발은 이미 바닥에서 떨어져 있었고 당장이라도 남자에 의해 창밖으로 던져질 것 같았다. 차미주는 최대한 빨리 주변을 확인했다. 그녀는 옛스러운 큰 유리병을 들고 남자의 뒤통수를 있는 힘껏 가격했다. 차미주는 힘이 셌지만 키가 작았다. 그녀가 유리병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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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40화

때마침 주강운이 쫓아왔고 그는 빨랫대로 남자의 손목을 가격했다. 저릿하게 전해지는 고통에 남자가 칼을 놓쳤다. 남자는 바로 몸을 돌려 주강운과 몸싸움하기 시작했다. 남자는 비록 주강운보다 키는 작았지만 살집이 있고 건장한 체격이었다. 게다가 남자는 허우적대는 것이 아니라 훈련을 받은 것 같은 몸놀림이었다. 몇 번의 주먹다짐 끝에 두 사람은 바닥에서 뒹굴며 몸싸움했다. 남자는 주강운의 목을 꽉 조르며 핏기가 서린 눈으로 입을 열었다. “네가 저년을 도와 나랑 이혼하게 했다며. 오늘 넌 내 손에 죽는 거야!”산소 부족으로 주강운의 얼굴이 점점 충혈되었고 이마에도 핏줄이 툭 튀어나왔다. 하지만 그는 팔꿈치로 남자의 머리를 꽉 누르고 있었다. 주강운은 잔뜩 충혈된 눈으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유현진에게 소리쳤다. “가요!”유현진의 손가락이 덜덜 떨려왔다. 차미주도 겁에 질려 얼굴이 하얗게 질려있었다. 그들은 한 번도 이런 미친놈을 본 적이 없었다. 주강운을 이기지 못한 남자가 다시 칼을 향해 손을 뻗었다. 손가락이 칼과 점점 가까워지자, 주강운의 눈빛이 잿빛으로 변해갔다. 그 순간, “퍽”하는 소리와 함께 김치를 담근 항아리가 남자의 이마를 가격했다. 움찔 몸을 굳힌 남자는 비틀거리며 고개를 들었고, 자기 이마를 내려친 사람을 확인할 새도 없이 기절했다. 주강운의 목을 조르고 있던 손도 드디어 풀렸다. 주강운이 고개를 들자 유현진이 새하얗게 질린 얼굴로 옆에 서 있었다. 그녀의 손은 아직도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 차미주는 얼른 옆에 있던 식칼을 한쪽으로 차 버렸다. “주 변호사님, 괜찮으세요?”그제야 정신이 든 주강운이 유현진을 향했던 시선을 거두고 나지막이 대답했다. “괜찮아요.”주강운은 몸을 돌려 쓰러진 남자를 바닥에 꽉 눌렀다. 그는 고개를 돌려 차미주에게 말했다. “미주 씨, 끈 좀 찾아줄래요?”차미주는 얼른 방으로 들어가 끈을 찾았다. 주강운이 유현진을 힐끔 쳐다보니 그녀는 아직도 제정신이 아닌 것 같았다. 유현진의 시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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