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한서는 어처구니가 없어 화도 나지 않았다.그야말로 유현진의 친할머니가 따로 없었다.“현진이는 예전과 많이 달라요. 이미 진짜 가족도 찾았죠. 재혼하는 건 집안 큰일이에요. 그러니 현진이뿐만 아니라 현진이 가족들 동의도 받아야 해요.”정인월은 의아한 듯 물었다.“진짜 가족을 찾았다니?”강한서는 유현진과 송씨 가문, 그리고 한씨 가문에 대해 정인월에게 말해주었다.정인월은 한참이나 멍하니 있다가 그제야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그래, 어쩐지 현진이 인상부터가 착한 사람 인상이라고 했어. 그 아이가 어찌나 마음에 들던지. 그래, 그랬군. 아람이가 낳은 아이였구나. 정말 운명의 장난 같은 일이군.”말을 마친 그녀는 이내 다시 뜸을 들이다 한참 후에야 다시 입을 열었다.“갑자기 든 생각인데, 네 재혼이 순탄치 않을 것만 같구나. 그 집안에서 네가 마음에 들지 않을 게 아니더냐?”“...”강한서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그래서 말인데 할머니, 별일 없으시면 자주 한씨 집안 어르신들과 차라도 마셔주세요. 할머니 손자 35살 되기 전에는 장가가야 하지 않겠어요?”그러자 정인월은 코웃음을 쳤다.“인과응보다, 이놈아! 현진이가 너 없으면 안 된다고 하던? 네가 현진이 없으면 안 되는 거겠지! 처음부터 네가 현진이랑 결혼하겠다고 고집을 부릴 때부터 알아봤다! 그나마 얼굴이 보기 좋아서 결혼하긴 개뿔, 넌 그냥 현진이한테 반한 거잖아! 그래 놓고 자꾸 아닌 척할래?!”강한서는 급히 변명했다.“...처음에는 확실히 별로 안 좋아했어요. 그냥 그나마 눈에 거슬리지 않아서 결혼한 거예요.”“허허.”“...정말이에요, 할머니. 제가 거짓말을 해서 뭐해요.”정인월은 그를 흘겨보았다.“그래,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고? 그럼 첫날밤을 보낼 때 뭐 그렇게 조사했어? 현진이가 다칠까 봐 감히 손도 못 대던 놈이 말이야!”강한서는 입을 삐죽거렸다.“할머니 허위 사실 유포하시면 안 돼요.”정인월은 점점 더 목소리가 커졌다.“이 집안에 내 눈이 닿지 않는 곳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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