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Chapter 1241 - Chapter 1250

2303 Chapters

제1241화

주강운의 말을 들은 차미주는 순간 변호사라는 직업이 위대하게 느껴졌다. “주 변호사님, 우리 방금 그건 정당방위라고 할 수 있죠? 만약 저 인간에게 무슨 문제라도 생기면 저희가 책임져야 하는 건 아니겠죠?”주강운이 웃으며 말했다.“제가 있으니까 걱정하지 마세요.” 주강운이 유현진을 쳐다보자 그녀는 아직도 멍하니 서 있었다. 그는 나지막이 그녀의 이름을 불렀다.“현진 씨? 괜찮아요?”유현진이 고개를 가로저었다. 고개를 돌린 유현진은 주강운 손에 넥타이가 감겨있는 것을 발견했다. 넥타이는 이미 피로 물들어 있었다. 차미주도 주강운의 손을 발견하고 호들갑을 떨었다. “주 변호사님. 대동맥을 찔린 것처럼 피가 왜 이렇게 많이 나는 거예요.”유현진: ...주강운은 차미주의 말에 웃음을 터뜨리며 나지막이 말했다. “피가 잘 멎지 않아서요. 괜찮아요.”유현진이 나지막이 말했다.“미주야, 네가 먼저 주 변호사님 모시고 병원에 가서 지혈 좀 해. 내가 진술서 작성하러 갈게.”주강운은 혈우병을 앓고 있었다. 상처를 제때 치료해 지혈하지 않으면 문제가 생길 수도 있었다. 차미주는 주강운과 별로 친한 사이가 아니라 유현진이 그를 데리고 가는 것이 더 낫지 않겠냐고 말하려고 했다. 하지만 강한서가 맡긴 임무를 떠올린 차미주는 그 말을 삼켜야만 했다.“그래.”주강운이 나지막이 입을 열었다.“같이 진술하러 가요. 전 괜찮아요.”유현진이 말했다.“먼저 지혈부터 해요. 건강이 중요하죠.”그에 주강운은 더 이상 말이 없었다. 그는 한참 만에야 작은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오늘 일은, 두 분께 신세를 졌네요. 괜히 저 때문에...”차미주가 얼른 손을 내저었다. “친구 사이에 신세는요.”주강운이 웃으며 고개를 돌려 유현진을 쳐다보더니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고마워요.”멈칫하던 유현진은 주강운의 말에 대답하지 않았다. 그녀는 사실 애초부터 위에 올라갈 생각이 없었다. 뛰어 올라간 차미주가 걱정되지만 않았어도 그녀는 절대 끼어들지 않았을 것이다
Read more

제1242화

진술을 마치고 경찰서에서 나온 유현진은 차미주에게 문자로 그쪽 상황을 물었다. 차미주가 말했다. 「주 변호사님 상처는 생각보다 심각한 것 같아. 간호사가 꿰매는 중이야.」상처가 깊다는 말에 유현진은 깜짝 놀랐다. 차미주가 말을 이었다. 「현진아, 우리 과일바구니라도 사서 병문안 가야 하는 거 아냐? 아무래도 같이 있었던 일이기도 하고, 상처를 꿰매기도 했잖아.」「이 저녁에 선물을 사 들고 병문안 가는 게 어딨어.」잠시 생각하던 유현진이 말했다. 「내가 강한서에게 주 변호사님 가족분께 연락하라고 할게. 병문안할 땐 하더라도 타이밍을 잘 봐야지.」「알겠어. 너 여기로 올 거야?」「난 안 갈래. 이따 가족분들 도착하면 너도 돌아와. 다른 건 집에 가서 얘기해.」「그래.」차미주와 문자를 마무리한 뒤, 유현진은 바로 강한서에게 전화했다. 같은 시각, 강한서는 회장실에서 앉아있었다. 그의 옆에는 강단해와 강현우가 앉아있었고 맞은편 소파에는 정인월이 앉아있었다. 그리고 그 옆에는 진씨와 강민서가 있었다. 정인월은 굳은 얼굴로 강단해와 강한서를 쳐다보며 낮게 깔린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너희들이 내 얼굴에 먹칠을 하는구나. 임원 회의에서 싸우다니, 부끄러운 줄도 모르는 거냐?!”강한서는 시리도록 무표정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강단해는 억울함을 호소했다. “어머니, 이번엔 한서가 너무했어요. 쟤 한마디로 지사와 프로젝트의 존망이 결정되면 다른 주주에게 제가 어떻게 설명하겠어요? 한성 그룹은 강씨 가문만의 것이 아니에요. 모두의 이익을 함께 생각해야 하지 않겠어요? 전에 한서가 성과를 내지 못했을 땐 저희 주주들이 회사를 지켰잖아요.”정인월이 고개를 끄덕이며 강한서를 쳐다보았다. “들었니? 한꺼번에 전부 문을 닫으면, 주주에게는 뭐라고 할 거니?”강한서가 고개를 들었다. “그럼 매 시즌마다 두 곳씩 청산하는 거로 하죠. 적자가 제일 많은 것부터 시작하면 되겠네요.”정인월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것도 방법이겠구나.”강단해의 얼굴에 당
Read more

제1243화

사무실에서 나온 강한서가 통화 버튼을 눌렀다. 그는 일부러 도도한 척했다. “밥은 다 먹었어? 이제야 남자친구가 있는 게 기억났나 봐?”유현진: ...‘이 질투쟁이가!’‘하지만...’“너, 우리 밥 먹으러 가는 건 어떻게 알았어?”멈칫하던 강한서가 콧방귀를 뀌었다. “내가 널 몰라? 일 처리가 끝났으면 네 변호사님께 한턱 크게 내려고 했겠지.”유현진: ...“밥은 못 먹었어.”유현진이 나지막이 말했다. “변호사님께 일이 좀 생겼어.”움찔 몸을 떤 강한서가 미간을 찌푸렸다. “강운이가 왜?”“칼에 손을 다쳤어. 지금 병원에서 봉합 중이고. 너 주 변호사님 가족분이랑 친하잖아. 집에 연락 좀 해줘.”강한서가 미간을 일그러뜨렸다. “너희 일 보러 간 거잖아. 대체 어떻게 칼에 손을 다친 거야?”유현진은 간단히 오후에 있었던 일을 강한서에게 말했다. 그녀의 말을 다 들은 강한서의 얼굴이 차갑게 가라앉았다. 유현진이 복도에 있던 항아리로 사람을 쓰러뜨렸다는 말에, 그는 씰룩 눈썹을 치켜올렸다. 강한서는 굳은 얼굴로 입을 열어 유현진은 꾸짖으려는데, 그녀가 먼저 입을 열었다. “주 변호사님은 고맙다고 하시더라고. 하지만 사실 난 처음부터 올라갈 생각이 없었어.”유현진의 말에 강한서는 의아해했다. “왜? 정의로운 네가 왕자님을 구해 네 착한 마음씨를 뽐낼 절호의 기회였잖아.”유현진: ...‘개자식, 또 비꼬네.’유현진이 시큰둥하게 대답했다. “그 망나니가 칼을 들고 있었다고. 내가 미쳤어? 칼로 위협받고 있는 사람이 너도 아니고, 내가 올라간다고 무슨 도움이 되겠어?”잠시 멍해졌던 강한서가 씩 입꼬리를 올리더니 나지막이 물었다. “만약 위협받는 게 나라면, 넌 앞뒤 안 가리고 달려올 거야?”유현진이 태연하게 말했다. “만약 너라면, 난 더 멀리 도망칠 거야. 넌 그 입이 문제라, 네 원수는 절대 널 용서할 리가 없잖아. 어차피 구하지도 못할 거야. 차라리 멀리 도망쳐야지. 불똥이 튀지 않게.”강한서: ...그는 바득
Read more

제1244화

“헛소리 좀 하지 마.”유현진이 휴대폰을 노려보았다. “나 지금 너랑 진지하게 얘기하고 있잖아.”강한서는 도무지 “어두운 기운”이 어딜 봐서 진지한 얘기라는 것인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그럼에도 유현진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얘기해.”유현진이 비밀스럽게 말을 이었다. “내 생각엔 말이야, 주 변호사님은 미주가 말했던 것처럼 팔자가 사납고 어두운 기운이 많고 운이 나쁜 사람인 것 같아. 이제 알고 지낸 지 반년밖에 되지 않았는데, 매번 만날 때마다 다치지 않으면 사고가 생기잖아. 물론 나랑 사주팔자가 맞지 않아서 그런 걸 수도 있어. 그러니까 만나기만 하면 재수 없는 일이 생기는 거겠지. 그래서 말인데, 아무래도 주 변호사님을 멀리해야겠어. 괜히 내가 병원에 갔다간 대량출혈이라도 할 것 같아.”강한서: ...강한서가 그렇게 얘기할 땐 들은 척도 하지 않더니, 결국엔 미신이 그녀를 설득한 셈이었다. 강한서는 울어야 할지 웃어야 할지 가늠도 되지 않았다. “설마 그럴 리가 있겠어?”강한서가 앙큼하게 설득하는 척 연기했다. “너 풍수나 그런 건 다 거짓말이라며? 그러면서 이런 건 믿는다고? 강운이가 들으면 서운해할 거야.”유현진이 콧방귀를 뀌었다. “연기하지 마. 넌 내가 주 변호사님을 멀리하길 원했잖아.”강한서가 살풋 웃음을 터뜨렸다. “난 강운이가 잘 됐으면 좋겠어. 물론 너도 더 잘됐으면 좋겠고. 하지만 네가 걔한테 너무 잘해주지 않았으면 좋겠어. 강운이 편집증은 심한 편이야. 난 네가 다치는 걸 원하지 않아.”유현진은 진정한 편집증이 어떤지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다. 그녀가 생각하는 정신질환 환자의 이미지는 전부 미쳐있어 정신이 오락가락하는 모습이었다. 그러니 그런 이미지와 주강운은 너무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유현진은 비록 팔자 핑계를 댔지만, 사실 그녀는 팔자나 미신 같은 건 잘 몰랐다. 다만 그녀는 자신이 전형적인 이익 추구형 인간이라는 것을 인지하고 있었다. 주강운과 함께 있어서 사고가 자주 난다면, 만나지
Read more

제1245화

강단해의 얼굴이 차가워졌다. 정인월은 어두운 얼굴을 한 강현우를 힐끔 쳐다보더니 나지막이 말했다.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마. 네 형이 널 데리고 있는다 게 얼마나 좋은 기회인 줄 알아? 네가 계속 이렇게 철이 들지 않는다면, 서부로 돌아가서 계속 성장해야지.”강현우가 굳은 얼굴로 대답했다. “네, 할머니.”정인월이 잔을 내려놓았다. “한서야, 민서에게도 자리 하나 내주렴. 너무 높은 직책 말고, 일을 제대로 배울 수 있는 거로.”강한서는 강민서를 슥 훑어보았다. 강민서는 잔뜩 움츠러든 채 입술을 앙다물고 있었다. 그녀는 심지어 강한서의 얼굴도 제대로 쳐다보지 못했다. 강한서의 얼굴만 보면 강민서는 자기도 모르게 강단해의 집에서 자신을 경찰서로 끌고 갔던 강한서의 모습이 떠올랐다. 강민서를 향한 강한서의 사랑은, 그날 전부 강민서의 악몽이 되었다. 경찰서에서 당했던 일만 떠올리면 그녀는 끓어오르는 원망과 공포를 감출 수가 없었다. 잠시 침묵하던 강한서가 담담하게 말했다. “먼저 비서부터 시작하는 게 좋겠어요. 민 실장에게 안내하라고 할게요.”민경하: ...그는 원망 어린 눈빛으로 강한서를 쳐다보았다. ‘말 안 듣는 애는 그냥 베이비시터에게 맡기면 안 돼요? 여긴 유치원이 아니라고요.’민경하와 달리 정인월은 굉장히 만족했다. “그렇게 하렴. 민 실장. 민서 데리고 입사 절차 밟아요. 내일부터 출근할 수 있게.”민경하는 이 상황을 받아들여야만 했다. 그는 강민서에게 말했다. “민서 아가씨, 같이 가시죠.”강민서를 입술을 짓이기며 민경하를 뒤따랐다. 정인월은 강단해와 강현우를 쳐다보며 이마를 어루만졌다. “너희도 이젠 가렴. 이런 작은 일로 나까지 부르다니, 너희들 때문에 머리가 지끈거려. 내가 아주 수명이 줄어.”강단해는 기가 막혔다. 정인월을 부른 것은 그가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정인월이 맏이를 편애한다는 것을 알고 있는 강단해는 어두운 얼굴로 강현우를 데리고 회장실을 나왔다. 진씨도 자리를 비켰다. 그들이 회장실에서
Read more

제1246화

강한서는 어처구니가 없어 화도 나지 않았다.그야말로 유현진의 친할머니가 따로 없었다.“현진이는 예전과 많이 달라요. 이미 진짜 가족도 찾았죠. 재혼하는 건 집안 큰일이에요. 그러니 현진이뿐만 아니라 현진이 가족들 동의도 받아야 해요.”정인월은 의아한 듯 물었다.“진짜 가족을 찾았다니?”강한서는 유현진과 송씨 가문, 그리고 한씨 가문에 대해 정인월에게 말해주었다.정인월은 한참이나 멍하니 있다가 그제야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그래, 어쩐지 현진이 인상부터가 착한 사람 인상이라고 했어. 그 아이가 어찌나 마음에 들던지. 그래, 그랬군. 아람이가 낳은 아이였구나. 정말 운명의 장난 같은 일이군.”말을 마친 그녀는 이내 다시 뜸을 들이다 한참 후에야 다시 입을 열었다.“갑자기 든 생각인데, 네 재혼이 순탄치 않을 것만 같구나. 그 집안에서 네가 마음에 들지 않을 게 아니더냐?”“...”강한서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그래서 말인데 할머니, 별일 없으시면 자주 한씨 집안 어르신들과 차라도 마셔주세요. 할머니 손자 35살 되기 전에는 장가가야 하지 않겠어요?”그러자 정인월은 코웃음을 쳤다.“인과응보다, 이놈아! 현진이가 너 없으면 안 된다고 하던? 네가 현진이 없으면 안 되는 거겠지! 처음부터 네가 현진이랑 결혼하겠다고 고집을 부릴 때부터 알아봤다! 그나마 얼굴이 보기 좋아서 결혼하긴 개뿔, 넌 그냥 현진이한테 반한 거잖아! 그래 놓고 자꾸 아닌 척할래?!”강한서는 급히 변명했다.“...처음에는 확실히 별로 안 좋아했어요. 그냥 그나마 눈에 거슬리지 않아서 결혼한 거예요.”“허허.”“...정말이에요, 할머니. 제가 거짓말을 해서 뭐해요.”정인월은 그를 흘겨보았다.“그래,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고? 그럼 첫날밤을 보낼 때 뭐 그렇게 조사했어? 현진이가 다칠까 봐 감히 손도 못 대던 놈이 말이야!”강한서는 입을 삐죽거렸다.“할머니 허위 사실 유포하시면 안 돼요.”정인월은 점점 더 목소리가 커졌다.“이 집안에 내 눈이 닿지 않는 곳은
Read more

제1247화

주강운의 어머니는 입술을 틀어 문 채 나직하게 물었다.“네가 사고 났을 때, 유현진 씨랑 같이 있었니?”주강운이 부드러운 목소리로 대답했다.“네, 현진 씨가 아니었다면 전 아마 병원에조차 제때 오지 못했을 거예요. 현진 씨가 절 구해 줬거든요.”그녀의 안색이 다소 이상해졌다. 한참 후에야 그녀는 다시 입을 열었다.“나중에 내가 유현진 씨를 찾아가 감사 인사를 해야겠구나.”주강운은 바로 손을 내저었다.“어머니, 어머니는 이 일에 신경 쓰실 필요 없으세요. 나중에 제가 다 나으면 직접 갈 거예요.”그녀의 입꼬리가 살짝 아래로 내려가 버렸다.“강운아, 유현진 씨는 한서의 전 아내잖니. 그러니 유현진 씨와 가깝게 지나지 말렴. 괜히 그러다 사람들한테 이상한 소리나 듣게 돼.”주강운은 뜸을 들이며 담담한 목소리로 말했다.“이상한 소리가 대체 뭔데요?”그녀가 말했다.“한서랑 현진 씨는 이혼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았어. 네가 현진 씨랑 가까이 지내면 한서가 이혼한 이유가 네 탓이 되는 거야. 아니면 네가 분명 현진 씨랑 뭔가가 있다고 소문이 나겠지. 너랑 한서는 친구잖니. 그런 소문이 돌면 너한테도, 한서한테도, 누구한테도 안 좋아.”주강운은 침묵하다가 한참 후에야 말을 꺼냈다.“만약 정말로 그런 소문이 퍼지는 거라면 저한테 아무것도 아니에요. 전 사실... 현진 씨를 좋아하고 있어요.”쨍그랑-!그녀의 손에 있던 과도는 바닥에 요란한 소리를 내며 떨어졌다. 충격을 받은 듯한 그녀는 경직되더니 바로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네가 현진 씨를 좋아한다고? 강운아, 지금 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 거니? 혹시 머리라도 다친 거니? 어떻게 유현진을 좋아할 수가 있어?!”주강운은 충격에 휩싸인 자신의 어머니를 보며 살짝 한숨을 내쉬더니 냉정한 모습으로 말했다.“제가 왜 좋아하면 안 되는데요?”그녀의 안색이 더욱 어두워졌다.“왜라니? 그 애는 한서의 전 아내야. 네가 그 애를 좋아하면 앞으로 한서랑 어떻게 계속 지내? 세상에 좋은 여자가 그렇게 많은데
Read more

제1248화

주강운의 어머니는 목구멍까지 차오른 말을 다시 꾸욱 삼키며 바닥에 떨어진 것들을 정리했다. 마시기 편하게 머리맡에 물병을 놓아둔 그녀는 조용히 병실을 떠났다.병실 안이 조용해지자 주강운은 눈을 떴다.그는 고개를 돌려 이미 어둠으로 뒤덮인 밤하늘을 보았다. 꿰맨 자리가 있는 손을 살짝 움직이자 바로 틈 사이로 피가 흘러나와 붕대를 물들였다.그는 손을 빤히 보다가 이내 시선을 돌렸다. 아무런 고통도 느껴지지 않는 것 같았다....“내가 그때 막 높이 뛰어서 들고 있던 유리병으로 그 개자식 뒤통수에 빡 내려쳤거든? 그러니까 그 개자식이 비명을 지르더라고! 하지만 그 자식 살가죽이 얼마나 두꺼웠는지 그 한 방을 맞고 안 쓰러지더라니까. 식칼을 들고 나한테 막 달려오는데, 내가 그래서 다리를 들어 그 개자식 머리를 가격했지. 그제야 그 개자식이 눈을 까뒤집으면서 스르륵 쓰러지더라고.”차미주는 허세 가득한 목소리로 말하면서 한성우가 건넨 물병을 받아 한입 마셨다.“경찰이 일찍 도착하지 않았으면 내가 그 개자식 대까지 끊어버렸을 거야!”그러자 한성우가 물었다.“어떻게 대를 끊게 만드는 건데?”차미주는 이내 그의 다리 사이를 가리켰다.“...”그의 눈썹이 꿈틀거리더니 입에서 낮게 깔린 목소리가 흘러나왔다.“상대가 식칼 들고 있었다며. 그런데 도망 안 가고 감히 덤벼들었어? 너 대체 머리가 있는 거냐?”차미주는 코웃음을 쳤다.“네가 뭘 알아? 난 불의를 보고 참지 못하는 정의의 사도란 말이야. 넌 불의를 보고도 참을 수 있냐?!”한성우는 그녀를 흘겨 보았다.“목숨도 잃게 생겼는데 정의가 뭐가 중요한데? 아주머니랑 할머님께서 너 죽으면 정의의 사도라고 표창장까지 무덤에 만들어 주신대? 환생할 때도 정의의 사도라고 얼굴에 써줘야 다시 환생할 거야?”차미주의 입가가 바르르 떨렸다.“닥쳐! 어디서 저주를 내려! 내가 듣고 싶은 건 칭찬이지 저주가 아니라고, 알아?”그러자 한성우가 낮아진 목소리로 말했다.“사람을 구하는 건 좋은 일이야. 하지만 상
Read more

제1249화

한성우는 그녀가 무슨 말을 하는 것인지 눈치채지 못했다. 손에 밴드를 붙여주던 그는 입을 열었다.“뭘 해봐?”차미주는 슬금슬금 그에게 가까이 다가가 두 손을 모으더니 엄지를 구부렸다.“인류가 우주의 조화를 위해 새로운 생명을 만드는 일 말이야.”한성우는 멈칫하더니 고개를 들었다.“섹스를 말하는 거야?”차미주의 두 귀가 화끈 달아올랐다.“해봤어? 반응은 있었어?”한성우는 밴드를 그녀의 손에 붙여주며 꾹꾹 눌렀다.“난 지금 대외적으로 여자친구가 있는 사람이야. 그런 내가 다른 사람이랑 시도했다간 내 이미지가 어떻게 되겠어?”차미주는 ‘믿지' 않는 듯한 얼굴로 말했다.“네가 여자친구의 처지를 생각해 주는 사람이냐?”한성우의 입가가 바르르 떨려오더니 이내 어두워진 얼굴로 말했다.“난 여자친구를 사귀어본 건 사실이야. 하지만 양다리 같은 건 해보지 않았다고.”“그래.”차미주는 다시 그를 흘겨보았다.“그럼 혼자는 시도 안 해본 거야? 샤워할 때라든가 깨워볼 생각은 안 해봤어?”한성우는 쿨럭 소리를 냈다.‘깨우다니...'다른 사람이 들었다면 아주 심각한 일이 생긴 것으로 오해하기 딱이었다.“그동안 출근하고 잠자는 것 외에는 너랑 계속 같이 붙어 있었는데, 내가 언제 시도해 볼 시간이 있었겠냐?”차미주는 미간을 찌푸렸다.“아니다, 너 그냥 병원에 가봐. 현진이가 전에 강한서가 병원 다녔다고 했었잖아. 후에 들려온 나쁜 소식은 없는 거 보니 아주 실력 좋은 의사일 거야. 내가 현진이한테 병원 정보라도 알아봐 줘?”한성우의 눈가가 파르르 덜리더니 이를 갈며 말했다.“안 가! 평생 반응이 없다고 해도 강한서처럼 창피한 짓은 안 할 거야!”차미주는 다소 초조했다.“아니, 이래도 싫다, 저래도 싫다. 병원도 가기 싫다고 하면 그게 저절로 나아져? 정말 평생 그렇게 살 거야?”한성우는 그녀를 보았다.“너 혹시 지금 내 여자친구가 된 걸 후회하는 거 아니지? 그래서 지금 이러는 거야?”차미주는 그를 째려보았다.“난 네가 걱정되어서 하
Read more

제1250화

차미주는 카사노바들의 전형적인 대사인 줄로 착각하며 투덜거렸다.“그래, 그러지 못해서 참 속상하겠네.”말하던 와중에 휴대폰이 울렸다. 발신자는 유현진이었다.“문 네가 와서 잠글 거야? 아니면 오늘도 한성우 집에서 잘 거야?”차미주는 바로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집에 갈 거야!”말을 마친 그녀는 아이패드를 품에 안고 가버렸다.“...”한성우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강한서 이 쓸모없는 자식! 언제 유현진이랑 결혼해서 같이 살 거야? 내 연애 사업에 방해가 되잖아!'...강한서는 아주 빠르게 그녀에게 변호사를 찾아주었다. 다음 날이 되자 바로 누군가가 그녀에게 연락을 해왔고 강한서가 소개한 변호사라며 만나서 얘기하자고 했다.유현진은 상대와 아주 외진 곳에 있는 다방으로 약속 장소를 정했다. 룸을 열자 유현진은 놀란 표정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그 변호사는 바로 예전에 그녀와 명예훼손으로 분쟁을 일으켰던 송민영 측의 변호사 박부자였다.그는 유현진을 보자마자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격식 있게 인사했다.“안녕하세요. 전 한서의 부탁을 받은 사람입니다. 직업은 변호사지요. 그리고 제 이름은 박부자입니다.”정신이 든 유현진은 얼른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안녕하세요.”“앉으시죠, 유현진 씨.”박부자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한서가 대충 저한테 유현진 씨 상황에 관해 설명해 줬거든요. 하지만 저한테 다시 얘기해주실래요? 자세한 부분은 체크해야 하거든요.”유현진은 그저 잠깐 의아함을 느끼고 있었을 뿐 바로 평소대로 돌아왔다. 그리고 사건에 대해 아주 자세하게 얘기했다.박부자는 아주 진지하게 얘기를 듣고 있었다. 주강운과 동급의 엘리트 변호사였지만 박부자가 조금 더 차갑게 느껴졌다.그리고 이 차가움은 의뢰인과 변호사 사이의 거리감이었고 절대 의뢰인을 향한 태도가 아니었다.유현진이 얘기를 꺼내다가 그는 의문이 풀리지 않는 부분이 있으면 바로 자세하게 물어보면서 끄적였다.그렇게 찻잔은 세 번이나 바뀌게 되었고 유현진은 그제야 모든 얘
Read more
PREV
1
...
123124125126127
...
231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