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Chapter 1171 - Chapter 11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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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71화

안하윤의 말도 틀린 말은 아니었다. 중요한 장소에서는, 일반 브랜드의 드레스를 입는 것이 이미테이션을 입는 것보다는 나았다. 사람들에게 지금의 유현진은 확실히 고급 드레스를 입을 수 있는 수준으로는 보이지 않았다. 그들은 유현진이 사모님이라는 타이틀을 잃은 것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이미테이션을 입어서라도 품위를 지키고 싶어 한다고 생각했다. 손성하의 자수는 직접 본 사람이 몇 없을 정도였으니, 그럴 만도 했다. “유현진이 이미테이션을 입어야 할 수준이 되었다니. 강씨 집안 사모님이었을 땐, 전부 주문 제작한 드레스만 골라 입었잖아요.”“하지만 정말 비슷하게 만든 것 같긴 해요. 물론 자세히 보면 다르긴 하지만요. 봉황의 날개를 살펴보면 인터넷의 사진과 좀 다른 것 같아요.”“아무리 이미테이션이라고 해도, 사람들이 눈치챌 수 없는 것으로 입었어야죠. 저 디자인은 이미 인터넷에 많이 퍼졌는데, 저걸 입고 오다니. 너무 멍청한 것 같아요.”“멍청한 게 아니라 머리를 쓴 거죠. 저 옷을 입지 않았다면, 사람들이 유현진에게 신경이나 썼겠어요? 이젠 강씨 가문 사모님이라는 타이틀이 없으니, 어떻게든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방법을 생각했겠죠.”...사람들의 수군거림에 유현아는 비릿한 미소를 지었다. 예전의 유현진이라면, 어떤 디자이너의 옷이든 마음껏 입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의 그녀는, 위자료 한 푼 없이 강한서와 이혼했고 연예계에서도 이제 막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신인 배우였다. 그런 그녀가 저런 고급 드레스를 구할 수 있을 리가 없었다. 유현아 역시 유현진이 이미테이션을 입은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녀는 입꼬리를 씩 올리며 말했다. “언니도 손성하 선생님의 한복을 좋아하나 봐. 특별히 선생님의 디자인을 똑같이 따라 한 걸 보면 말이야. 내가 눈썰미가 없어서 못 알아봤네.”유현진이 유현아를 힐끔 쳐다보며 태연하게 말했다. “그럴 수 있어. 보는 눈이 없으니, 못 알아보는 것도 당연해.”유현아의 눈가가 파르르 뛰었다. 유현진은 강한서와 이혼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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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72화

“성안나 선생님이요? 세계 패션 디자인 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하신 그 성안나 말씀하시는 거예요?”“진혜연 디자이너가 만든 옷은 우리도 살 수 있지만, 성안나 선생님의 작품은, 주문 제작을 하려고 해도 이미 예약이 넘칠 지경이라고요. 매년 패션쇼마다 성안나 선생님의 작품은 대박을 쳤었고요. 성안나 선생님은 국내 패션 디자인계에서는 넘사벽이라고요.”“성안나 디자이너가 진짜라고 했으니, 절대 가짜일 리가 없어요. 성안나 디자이너는 손성하 선생님과 절친한 사이에요. 그러니 절대 손성하 선생님께서 만드신 옷을 못 알아볼 리가 없잖아요.”“안하윤이 방금 성안나 선생님이 패션에 대해 뭘 아냐고 했잖아요. 정말 우습네요. 패션계의 대모 같은 성안나 선생님의 겸손한 발언을 그대로 믿다니 말이에요.”“방금 성안나 디자이너님이 하신 얘기 못 들었어요? 저 옷은 손성하 선생님께서 선물로 주신 거라잖아요. 유현진이 바로 그 선물 받은 사람이라는 건가요?”“저건 돈 주고도 살 수 없는 거잖아요.”“어쩐지 유현진 씨가 이런 장소에 이미테이션을 입고 온다고 했어요. 아무리 궁해도 왜 굳이 와서 웃음거리가 되려고 하겠어요?”“그러니 유현진 씨가 유현아를 보는 눈이 없다고 하는 거 아니겠어요. 진품을 눈앞에 두고도 못 알아봤잖아요.”...사진을 찍은 후 성안나는 다시 유현진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전했다. “손성하 선생님께서 디자인하실 때, 저한테 말씀하신 적이 있거든요. 비행기에서 우연히 만난 승객에게서 영감을 받으셨다고요. 당시 그 분께서 한복을 입고 한복 패션쇼에 가셨는데, 마침 손성하 선생님 옆자리에 앉으셨다고요. 선녀를 만난 것 같으셨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으시더라고요. 그러더니 돌어오셔서 바로 디자인 초안을 그리셨죠. 그러고는 그분을 다시 만나게 되면 꼭 선물하시겠다고 하셨는데. 유현진 씨가 바로 손성하 선생님께서 비행기에서 만났던 그 분이시죠?”성안나의 말에 사람들은 충격에 빠졌다. 유현진이 현재 입고 있는 한복의 창작 스토리는, 전통 자수 전시에 참석했던 사람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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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73화

전통 자수 전시는 유현진이 좋아하는 프로그램이었다. 매회 그녀는 늘 본방 사수해 왔다. 강한서는 그런 프로그램에 큰 재미를 느끼지 못했지만 바쁘지 않을 때면 늘 유현진과 함께 프로그램을 보며 시간을 보냈다. 물론 그건 강한서 혼자만의 생각이었다. 유현진은 강한서가 단지 자신과 TV 리모컨을 뺏으려고 옆에 있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매번 드라마나 예능 방영 중 잠깐 광고가 나오는 틈을 타 그녀가 화장실에 갈 때면, 강한서는 늘 뉴스나 스포츠 중계로 채널을 돌리곤 했었기 때문이다. 그는 또 일부러 리모컨을 손에 쥐고 있었고, 유현진은 늘 온 힘을 다해 그에게서 리모컨을 뺏어야 했다. 그것이 강한서만의 장난임을 유현진은 알지 못했다. 유튜브나 쇼츠가 성행하는 요즘도, 유현진은 본방사수하기를 좋아했다. 그녀는 너무 오랫동안 휴대폰을 보면 시력이 나빠질 것이라며, 배우는 눈빛으로 감정 표현을 해야 하기에 눈 보호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니 그녀는 TV를 보다가도 광고가 나오는 틈을 타 눈을 슬쩍 감고 휴식했다. 강한서 역시 그런 유현진을 잘 알고 있었다. 그러니 그녀가 절대 리모컨 쟁탈전에서 항복을 선언하지 않으리라는 것도 알았다. 만약 강한서가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면 유현진은 그 자리에 그대로 앉아 계속 TV를 볼 테고, 그가 먼저 말을 걸지 않으면 그녀도 먼저 말하지 않을 것이었다. 하지만 그가 리모컨을 가져가면, 유현진의 입은 스스로 열렸다. 위협이든 유혹이든, 그것도 아니면 어르고 달래는 것이든 강한서는 전부 받아주었다. 이번엔 유현진이 처음으로 예능을 보면서 먼저 강한서에게 말을 건 것이었다. 그녀는 두 눈을 반짝이고 자랑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그에게 자신의 얘기를 털어놓고 싶어 기대에 찬 얼굴을 하고 있었다. 강한서도 어쩌다 유현진의 장단에 맞춰주며 그녀를 힐끔 쳐다보았다. “설마 너야?”“축하해, 정답이야.”강한서는 유현진은 위아래로 훑어보더니 말했다. “아닌 것 같은데.”유현진이 콧방귀 뀌었다. “그건 내가 그 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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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74화

유현진, 강한서와 손성하는 화기애애하게 얘기를 나누었다. 그리고 작별 인사를 할 때, 손성하는 유현진에게 한복을 선물했다. 유현진은 한복을 선물 받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내내 잔뜩 들떠 자랑했다. “역시 손성하 선생님께서 보는 눈이 있으셔.”“누구랑은 다르게 말이야.”강한서는 유현진의 말을 들으며 눈에 저절로 힘이 들어갔고 그는 곧 과일로 그녀의 입을 틀어막았다. 그녀가 “우연”인 줄 알고 있는 그 만남은 사실, 강한서가 일부러 만든 것이었다. 당시 유현진은 송민영의 존재로 인해 강한서에게 선을 긋고 있었다. 그러니 강한서가 준비한 것이 분명한 일임에도 그녀는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유현진은 무의식적으로 강한서가 자신을 좋아하지 않고 그녀에게 잘해주지도 않는다고 여기고 있었으니, 당연히 그가 자신의 일을 신경 쓰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러니 지금의 상황을 객관적으로 바라본다면... 강한서를 호구라고 불러도 전혀 이상하지 않았다. 좋은 일은 자기가 다 하고, 결국 욕도 본인이 다 들었다. 유현진과 성안나는 절친한 사이는 아니었다. 그러니 성안나가 유현진의 편을 들어준 것은 강한서의 의도임이 뻔했다. 예전 유현진의 옷장에는 성안나가 디자인한 옷이 많았다. 주문 제작한 옷이든, 백화점에서 구매한 옷이든, 전부 강한서가 민경하를 통해 보낸 것이었다. 강한서는 옷을 잘 고르지는 못했지만, 그는 유현진의 안목을 믿지 않았다. 제일 좋은 것보다 제일 비싼 것을 고를 것이 뻔했기 때문이다. 국내 최고의 디자이너인 성안나는, 당연히 강한서의 최선책이었다. 그런 고객을 위해 성안나도 당연히 그의 부탁을 들어주어야 했다. 업계 대가라고 할 수 있는 성안나가 나서서 얘기했으니, 유현진의 한복이 진짜인가 하는 문제는 더 이상 토론할 가치가 없었다. “유현진이 송성하 선생님과 그런 인연이 있었다니, 믿을 수 없어.”“그래도 한때는 강씨 집안 사람이라 보고 들은 게 많을 테니, 저런 소장 가치가 충분한 옷을 몸에 걸치고도 태연한 거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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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75화

역시.강한서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사람들의 시선이 두 사람에게로 쏠렸다. 이혼한 부부가 전 장인어른의 결혼식에 왔고, 심지어 전남편이 전와이프 대신 축의금을 내려고 한다는 건, 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유현진이 덤덤한 표정으로 강한서를 훑어보았다. “강 대표님, 이혼 서류에 도장 찍은 그 순간부터 저희 사이는 이미 끝이 난 것 같은데요. 남들 오해할 만한 행동은 하지 마시죠.”유현진이 말을 이었다. “유 대표님께서 저를 키우셨으니, 제가 축의금을 내는 건 당연한 일이지만, 강 대표님은 무슨 명분으로...?”‘그것도 이렇게 많이!’강한서가 입술을 앙다물더니 말했다. “난 네가 올 줄 알고 온 거야. 이건 내 마음이야.”그의 말에 모두가 놀란 표정을 지었다. ‘어쩐지.’‘저러니 유상수가 강한서를 부를 수 있는 거였구나.’‘유현진 때문이었다니.’유상수와 유현진이 다시 연락을 주고 받는다는 소식이 퍼졌을 때, 사람들은 비록 유현진이 친딸은 아니지만 키운 정이 있으니, 유현진이 그의 결혼식에 참석하는 것에 의아함을 느끼지는 않았다. 이상한 것은 오히려 강한서의 참석이었다. 하지만 유현진과 강한서의 태도를 보니, 사람들은 그제야 이해가 되었다. 당시 두 사람은 평화롭게 이혼한 것이 아니었고 유현진은 위자료도 받지 않았으니, 누가 봐도 두 사람 사이는 완전히 끝난 것이었다. 반년 후, 두 사람이 동시에 유상수의 결혼식에 나타날 거라고는 아무도 상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게다가 강한서의 시선은 처음부터 유현진만을 향하고 있었다. 미련이 뚝뚝 떨어지는 그의 모습은 평소 시크하던 그의 이미지와는 전혀 달랐다. 그의 신분으로는, 이미 이혼한 전와이프에게 이렇게 목을 맬 필요는 없었다. 미련이 남아있는 것이 아니라면 말이다. 하지만 유현진의 태도는 강한서와 전혀 달랐다. 그녀는 강한서의 말을 철저히 무시했다. 유현진은 덤덤하게 강한서를 한번 훑어보더니 말했다. “강 대표님 마음은 미래의 사모님을 위해 남겨두시죠. 이곳에 대표님 마음을 표현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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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76화

유현진: ...한성우는 끊임없이 유현진에게 잘 보이려는 강한서를 방해했다. 사귀기 전엔 한성우가 강한서를 어떻게 대하든 상관없었지만, 이젠 사귀기 시작했으니 한성우가 여전히 강한서를 괴롭히게 만들 수는 없었다. “미주가 이번 주에 조 선생님을 집에 초대해서 식사 대접하고 싶다고 그러던데, 성우 씨가 선생님이랑 친하시니까 뭘 좋아하시는지 여쭤보시겠어요? 그래야 장을 보죠.”한성우가 눈을 찡그렸다. “언제요? 전 그런 얘기 들은 적 없는데요.”“미주가 말 안 했어요?”유현진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 “미주 회사, 조 선생님이 소개해 준 거잖아요. 신체검사 결과만 나오면 바로 출근하는 거라, 당연히 조 선생님께 감사 인사드려야죠.”유현진의 말에 한성우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조준이 알아봐 준 거라고요?”유현진이 고개를 끄덕이더니 의심스럽다는 듯 물었다. “왜 아무것도 모르는 표정이에요? 사귄다면서 그런 얘기도 안 하는 거예요?”유현진은 그저 한성우도 연애의 험난함을 느껴보게 하고 싶었다. 하지만 그는 조준이 차미주에게 새 회사를 소개해 준 것도 모르고 있었다. ‘미주처럼 뭐든 공유하고 싶어 하는 애가, 그런 일도 남자친구한테 얘기하지 않았다고?’한성우는 유현진의 의심하는 눈초리를 신경 쓸 겨를이 전혀 없었다. 그의 머릿속엔 집으로 돌아오는 기차에서 휴대폰을 보며 웃고 있던 차미주의 모습으로 가득했다. 그녀는 자신에게 합격 문자를 받았다며 회사에서 언제 신체검사를 받을 수 있는지 물었다고 얘기했다. 그는 단지 차미주가 취직에 성공해 기뻐하는 줄 알았다. 이제 생각해 보니 조준이 그녀의 문자에 답장해서 좋아한 것이 틀림없었다. “미주랑 조준, 요즘 연락 자주 해요?”유현진은 그를 훑어보았다.“모르겠어요.”잠시 멈칫하던 유현진이 불 난 집에 기름을 퍼부었다. “좋아했던 사람인데, 단번에 연락을 끊지는 않겠죠. 게다가 미주를 계속 도와주기도 했잖아요.”한성우의 얼굴이 파랗게 질렸다. 유현진은 직원에게서 주스를 가져와 한성우에게 건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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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77화

‘이자식...'‘연애에 눈을 뜨니까 심쿵 포인트를 너무 잘 알잖아.’강한서가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유현진은 그의 얼굴만으로도 설렘을 느꼈었다. 그런 그가 이젠 먼저 유현진의 마음을 흔드니, 그녀는 더욱 설렐 수밖에 없었다. 유현진이 참지 못하고 입꼬리를 씩 올렸다. 그녀는 테이블 밑으로 봉투를 받으며 말했다. “내가 잔소리 좀 안 했다고 이렇게 많이 넣어오면 어떡해. 네 돈은 하늘에서 떨어지는 줄 알아?”강한서가 나지막이 말했다. “얼마 안 넣었어.”유현진이 제법 두꺼운 봉투를 만져보며 그를 째렸다. “이게 안 많아?”방금 유현진에게 한 방 먹은 한성우는 당연히 강한서에게 화풀이하려고 했다. 만약 그가 강한서를 건드린다면 강한서는 기껏해야 한성우에게 욕 몇 마디를 하고 말겠지만, 그가 유현진을 괴롭힌다면 강한서는 그를 가만두지 않을 것이니 어쩔 수 없는 노릇이었다. 유현진에게 당한 복수는 강한서에게 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니 한성우는 두 사람을 보며 옆에서 부채질을 해댔다. “쟨 가정적이지 않아서 돈 아까운 줄 몰라요. 지난번 신진성 씨가 결혼할 때도, 한서가 계산했잖아요. 신우는 한 병에 200만 원이 넘는 와인을 몇 병이나 가져갔다고요. 그것도 전부 한서가 냈고요. 형수님, 그날 쟤가 돈을 얼마나 많이 썼는 줄 아세요?”“20억 넘어요. 20억이면 마세라티 한 대, 에르메스 가방, 심지어 번화가에 있는 아파트 계약금도 낼 수 있다고요. 그 돈이면 형수님이 매일 200만 원씩 뿌리면서 노셔도, 반년은 놀 수 있어요. 쟤가 그 돈을 그렇게 써버렸다니까요.”강한서는 이마의 핏줄이 튀어올라오는 것이 느껴졌다. “넌 불 난 집에 부채질 좀 하지 마!”한성우가 콧방귀를 뀌었다. “내가 언제? 난 사실을 말했을 뿐이야. 형수님도 그날 계셨잖아. 못 본 것도 아니고. 신진성은 친구라고 하지만, 유상수는 대체 뭐야?”“너랑 형수님 이혼하니까 바로 형수님을 집에서 쫓아내고 관계를 끊었어. 그런 사람한테 그렇게 많이 내다니. 왜? 너도 유상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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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78화

‘무슨 점수?’강한서는 고민하는 듯 눈빛이 흔들렸다. 한성우가 이를 악물었다. “그깟 점수가 친구 행복보다 중요해? 강한서. 남자답게 좀 굴어, 내가 널 무시하게 만들지 말고.”강한서가 잠시 머뭇거렸다. 한성우가 막 드디어 강한서에게 친구에 대한 의리가 남아있다고 생각할 때쯤, 그의 말이 들려왔다. “몇 점?”유현진은 한성우의 약점을 잡기 위해 점수를 크게 불렀다. “천 점.”그러자 강한서가 바로 대답했다. “딜.”한성우의 얼굴이 어두워졌다. “강한서, 이 양심도 없는 놈아. 네 장모님 장례식에서 네가 없는 동안 누가 너 대신 나서줬어? 네가 형수님에게 대시할 때, 너한테 방법을 알려준 건 또 누구고? 이제 둘이 사귀니까 나한테 칼을 꽂아? 네가 그러고도 인간이야?”강한서는 들은 척도 하지 않고 나지막이 유현진에게 말했다. “성우 전전여친이, 쟤 전여친의 전여친이었어. 성우는 다른 사람 사랑싸움의 도구였고.”한성우: ...잔뜩 충격받은 얼굴을 한 유현진이 얼른 강한서에게 말했다. “얼른 더 얘기해봐.”한성우는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강한서를 노려보았다. 그는 강한서에게 욕설을 퍼부으려다 다시 말을 삼켰다. 괜히 말을 잘못했다간 그나마 남아있는 우정도 날아가 버릴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한성우는 어두운 얼굴로 강한서가 자신의 흑역사로 유현진의 마음을 사고 있는 장면을 지켜보고만 있었다. 한성우는 유현진이 쥐고 있는 봉투를 보더니 물었다. “한서가 대체 얼마를 넣었기에 그렇게 두꺼운 거예요?”유현진이 봉투를 만져보지 않았더라면, 이 돈은 그대로 유상수의 주머니에 들어갔을 것이다. 그녀가 고개를 돌려 강한서에게 물었다. “너 얼마 넣었어?”강한서는 천천히 오렌지 주스를 마시더니 입을 열었다. “얼마 안 돼.”“이렇게 두꺼운데 얼마 안 된다고?”강한서가 말했다. “걱정하지 마. 네 것보단 안 두꺼워.”강한서의 말에 유현진은 지끈거리는 머리를 짚었다. “내 것은 보기엔 두꺼워도 안에 만 원밖에 안 넣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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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79화

“네가 하나 더 사면 되잖아.”유현진은 말을 그렇게 했지만 손을 테이블 아래로 내려 봉투를 뜯었다. 봉투로 손을 넣어 안에 있던 지폐를 잡는 순간, 유현진은 행동을 멈추었다. ‘이건 지폐 촉감이 아닌데?’유현진은 의심 가득한 눈빛으로 강한서를 쳐다보았다. 그녀의 눈빛에 강한서가 태연하게 물었다. “왜 그래?”한성우가 물었다. “놀랄 정도로 많아요?”유현진은 말없이 입술을 앙다물고 봉투 안에 있던 물건을 꺼냈다. 한성우가 기다렸다는 듯이 다가가 확인했다. 그리고 돈을 밝히는 두 사람 모두 침묵했다. 봉투에 담긴 것은 돈이 아니라 웨딩 촬영 홍보 포스터였다. 믿을 수 없었던 유현진은 또 다른 봉투를 뜯어 확인하더니 입술을 파르르 떨었다. 그 봉투 안에는 신혼여행 스케줄표였다. 한성우가 투덜거렸다. “넌 정말 형수님에게 너무 많은 걸 배웠어. 내 결혼식에도 이렇게 넣을 거면, 애초에 오지 마.”강한서는 아예 한성우를 신경조차 쓰지 않은 채, 유현진에게 다가가 나지막이 물었다. “나한테 아직 많이 있어. 나중에 네가 선택해. 우리 미리 계획하자.”유현진: ...‘한참을 연기하더니, 봉투를 뜯어보게 하려고 그런 거였네.’유현진의 마음은 설렘으로 가득했지만, 그녀는 괜히 아닌 척 입을 열었다. “방금 내가 말리지 않아서 네가 이걸 줬으면, 나중에 어쩔 뻔했어.”강한서가 말했다. “이 정도 두께면, 네가 가만있을 리가 없잖아.”잠시 말을 멈추던 그가 나지막이 말을 이었다. “어차피 널 위해 준비한 거였어.”한성우는 무표정한 얼굴로 두 사람의 애정행각을 바라보고 있었다. 애초부터 이곳에서 괜한 얘기를 꺼낸 한성우의 탓이었다. 한성우가 괘씸한 커플을 저주하던 그때, 휴대폰을 가지러 갔던 차미주가 드디어 도착했다. 한성우는 사람들 틈에서 한눈에 차미주를 알아보고는 손을 흔들며 그녀를 불렀다. “여기!”얼른 달려온 차미주는 테이블 위에 놓인 주스 절반을 꿀꺽꿀꺽 마셔버렸다. “내가 오는 길에 누굴 봤는지 알아?”한성우가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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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80화

한성우는 잠시 멈칫하더니 갑자기 차미주에게 물었다. “넌 정명석을 어떻게 알아?”“나 졸업하자마자 히든 엔터에 이력서를 넣은 적이 있었어. 물론 그쪽에선 날 마음에 들어 하지 않았지만. 그때 면접에서 마주친 적이 있어. 히든 엔터의 소속 연예인인 줄 알았는데, 나중에 같이 면접 봤던 사람에게 들으니까 정석호 대표님 외동아들이라고 하더라고.”“특히 한 번만 봐도 잊히지 않을 정도로, 상징적으로 잘생긴 얼굴이었거든. 정석호 대표님의 아내가 당시 미스 유니버스의 우승자라고 하더라고. 그렇게 생각해 보면, 그가 수려한 외모를 지닌 것도 전혀 이상한 일은 아니지. 아무래도 아들은 엄마를 닮는 법이니까.”한성우는 차미주가 다른 남자를 칭찬하는 것을 듣고 있을 수가 없었다. “상징적으로 잘생긴 외모? 얼마나 상징적인데? 나보다... 한서보다 더 상징적이야?”강한서가 미간을 찌푸렸다. ‘상징적이라는 단어가 이렇게 쓰이는 거였더라?’차미주는 진지하게 비교하며 말을 이었다. “그러고 보니까 강한서랑 분위기가 비슷한 것 같아. 같은 스타일이라고 할까? 외모라는 건 보는 사람 취향에 따라 다른 거니까. 내가 보기엔 비슷한 것 같아.”한성우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이 여자야, 넌 잘생긴 사람만 보면 정신을 못 차리지. 비슷해? 어디가 비슷하다는 거야? 강운이 리즈시절 외모가 겨우 한서랑 비슷한 수준인데. 만 명 중 한 명 나올까 말까한 외모가 그렇게 흔한 거였으면, 연예계에 선남선녀가 이렇게도 적겠어?”차미주가 그를 째려보며 말했다. “믿기 싫으면 관둬.”한성우는 자신이 한 말을 인정받으려 얼빠인 유현진에게 시선을 돌렸다. “형수님, 제 말이 맞죠?”방금까지 멍때리고 있던 유현진은, 한성우의 부름에 그제야 정신을 차렸다. “뭐라고요?”한성우: ...차미주가 한성우를 비웃었다. “현진아, 조금 있으면 정명석 도착할 거야. 네가 나중에 봐봐, 강한서랑 비교할 만한 외모가 맞는지 아닌지. 내 말이 헛소리인지 아닌지 말이야.”한성우가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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