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Chapter 1161 - Chapter 1170

2303 Chapters

제1161화

차미주의 눈썹이 꿈틀거렸다.‘할머니께서 대체 무슨 얘기를 하고 다니신 거야.'한성우는 오히려 빨리 입을 열었다.“아저씨, 아주머니들 안녕하세요.”“그래그래. 도시에서 온 놈이라고 하던데, 인사성은 싹싹 바르고 좋네.”“아이고 참으로 잘생겼네. 키도 훤칠하니, 183인가?”한성우는 미소를 지으며 바로잡았다.“185.6이에요.”“아이고, 그렇게나 커? 사내 총각 이름은 뭔가?”“그냥 성우라고 불러주시면 돼요.”넉살이 좋았던 한성우는 바로 아주머니들과 섞여 얘기를 나누기 시작했다.그런 그의 모습에 차미주는 혀를 내두르게 되었다. 한성우는 인싸 중의 핵인싸였고 어디서든 잘 어울려 지냈기 때문이다.그녀는 물을 많이 마셨던 탓에 화장실에 가게 되었고 이곳엔 한성우만 덩그러니 남아 과일 상자를 옮기고 있었다.아주머니들은 한성우가 참 잘생겼다며 이내 끌고 와 사과를 분리하는 일에 끼워주었고 덕택에 일도 한결 편해졌다.한성우는 그들에게 과일을 분리하는 법을 배우면서 수다를 떨었다.“아주머니, 여긴 과일 분리하는 기계가 없는 거예요? 전부 수작업으로 직접 분리하시는 거예요?”“있지, 근데 그 기계는 크기만 분리할 수 있더라고. 이런 생채기가 난 것들은 분리가 안 돼. 그래서 직접 사람이 해야 해. 그래야 하나하나 포장 잘해서 상자에 넣을 수 있거든.”“그럼 생채기가 난 사과는 어떻게 처리하는 거예요?”“사과술이나 식초 만드는 곳에 보내지. 아니면 통조림 만드는 공장으로 보내든가. 여기 있는 사람들은 다 공장 하나씩은 소유하고 있어. 만들고 나면 전국 각지에 배송하는 거지 뭐. 그래도 남는 거 있으면 가져다가 돼지 사료로 쓰고 그래. 여기 올 때 알록달록한 지붕 봤지? 거기가 돼지농장이여. 이따 미주가 오면 데려가서 구경시켜달라고 해. 어차피 그거 다 미주네 것이여.”한성우의 눈썹이 꿈틀거렸다.“전부 미주네 농장이라고요?”“아, 미주가 말 안 한 거여? 여기 과수원도 전부 미주네 과수원이여.”“...”한성우는 할 말을 잃었다. 그들이 이
Read more

제1162화

그의 기억이 틀리지 않았다면, 미소마트의 최대 주주도 성이 차 씨였다.모든 정황이 딱딱 들어맞았다.한성우는 멍하니 서 있게 되었다.그는 그제야 왜 어젯밤 그가 한주시에서 산 선물을 김경선에게 건넸을 때 그런 표정을 짓고 있었는지 알게 되었다.그가 산 송편 세트는 바로 미소마트에서 독점 판매하고 있던 명절 선물 세트였다. 그가 체면을 차릴 수 있을 거라며 산 선물 세트는 바로 마트의 주인이 판매하고 있었던 것이었고, 그가 주인이 판매하던 세트를 사와 주인에게 선물한 것이었다. 다시 생각해 보니 확실히 김경선이 그런 표정을 지을 만한 것 같았다.“아이고, 성우 총각. 미주랑 팔자 궁합은 봤어?”통통한 아주머니는 측은한 눈길로 물었다.정신이 든 한성우가 물었다.“팔자 궁합이요?”“아이고~ 미주가 아무것도 말 안 해준 거여?”한성우는 답답했다.“뭘 말해요?”“미주 엄마는 사업을 하는 사람이라 미신을 철썩 믿거든. 사윗감도 팔자 궁합, 사주를 보고 선택할 거라고 했어. 사주가 미주랑 안 맞는 사주면 두 사람은 아마 이어지지 못할 거여.”“...”한성우는 자신이 김경선에게 온종일 잘 보이려고 노력해도 아무런 쓸모가 없었다는 걸 알게 되었다. 김경선은 사윗감을 사주로 고르기 때문이었다....송민영의 사건으로 팀도 촬영을 중단하게 되었다.제작진 단톡방에서는 이미 여주가 바뀐다는 소식이 떠돌고 있었고 송민영의 촬영 부분을 전부 다시 촬영하게 될 것이라 했다. 드라마 완성까지 아마 2주 정도 시간을 미루게 될 것이니 다들 마음의 준비를 하라고 했다.다행히 송민영 부분을 전부 찍기 전에 사건이 터지게 된 것이었다. 만약 모든 촬영을 마친 후 사건이 터진 것이라면, 절대 제날짜에 개봉될 수 없을 것이다. 게다가 언제 촬영이 끝날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여하간에 시나리오는 아주 좋았고 많은 사람이 이 드라마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었기에 방영되지 못한다면 그야말로 아쉬운 일이었다.아직 송민영의 조사 결과가 나오지 않았고 제작진들도 급하게 다른 여
Read more

제1163화

“어차피 집에 사람들이-”송민준은 말을 하다가 갑자기 멈추었다. 그러더니 격동된 어투로 말했다.“방, 방금 뭐라고 했어요?”그와 알고 지낸 지 꽤 오래되었지만, 말을 더듬는 것은 처음이었다. 그녀는 빙긋 웃으며 말했다.“오빠라고 했는데요? 뭐 적응 안 되면 전처럼 대표님, 아니면 민준 씨라고 불러드릴까요?”“...한서가 전부 알려준 거야?”“네.”유현진이 계속 말을 이었다.“강한서가 오빠 어릴 때 사진 보여줬는데, 확실히 저랑 많이 닮았더라고요.”송민준은 이를 갈았다.‘이 개자식, 나랑 상의 한 번도 없이 말한 거야? 난 마음의 준비도 못 했는데.'그는 나직하게 말했다.“그건 네가 아직 우리 어머니 사진 못 봐서 그래. 어머니가 너랑 더 닮았거든. 외할아버지랑 외할머니가 계시는 집에 있을 거야. 언제 다시 그쪽으로 가게 되면 내가 그때 보여줄게.”전에 했던 영상통화가 떠오른 유현진이 나직하게 물었다.“오빠, 외할아버지랑 외할머니께서도 이 일로 찾아오신 거야?”“그래.”송민준은 더는 숨기지 않았다.“원래 그날에 널 만나려고 했었는데, 그런 일이 생겨서 못 만나게 되었지. 그래도 알아서 다행이야. 우린 얼른 너를 집으로 데려오려고 했거든. 세상에 네가 우리 집안의 사람이라는 것도 공개하면 그런 피곤한 일도 더는 엮이지 않게 될 거야.”송민준이 말한 피곤한 일은 당연히 유현진의 이혼에 관해 뒤에서 쑥덕대는 소리였다.유현진은 강한서와 이혼한 후에 이런저런 소리를 많이 듣게 되었었다. 그녀는 처음에 다소 신경 쓰였지만 자주 듣게 되니 무감각해지게 되었다. 하지만 강한서는 그녀보다 더 그런 소리에 신경 쓰고 있었고 파티나 행사에 갈 때마다 그런 소리를 듣게 되니, 항상 집에 돌아오면 화를 냈었다.“오빠, 그 일은 잠깐 미뤄두면 안 돼요?”유현진은 그와 상의했다.“저 아직 처리해야 할 일이 있어서요. 만약 미리 제 출생을 밝힌다면 제가 하는 일에 방해가 될 것 같거든요.”송민준은 머리가 아주 좋았다. 그녀의 말에 바로 알아들은 그가
Read more

제1164화

두 사람은 나이가 같았지만 ‘그놈'이라고 부르는 것을 보아 송민준은 강한서가 마음에 퍽 들지 않는 듯했다.그녀는 송민준이 전부터 강한서가 그에게 맞선 상대를 골라준다고 싫어하는 줄 알았다. 하지만 지금에 와서 보니 그녀가 강한서와 이혼한 일로 송민준이 강한서를 싫어하는 것 같았다.유현진은 우물쭈물하다가 한참 후에야 입을 열었다.“그냥... 뭐 일단은 사귀는 거죠.”송민준의 얼굴이 바로 확 굳어졌다. 역시 그의 예상대로였다!강한서가 하현주 장례식 때 했던 일도 그는 아직 잊지 않았다. 그러나 기억력이 그다지 안 좋은 그의 동생 유현진은 그를 용서한 듯했다.금방 가족의 존재를 안 유현진에게 그가 다그치자니 너무 혼내는 것 같아 망설여졌고, 그렇다고 아무 말도 하지 않기에는 강한서 그놈이 너무나도 마음에 안 들었다.송민준은 한참 망설이다가 겨우 감정을 꾹꾹 누르며 말했다.“현진아, 넌 지금 물 들어오는 시기잖아. 이런 시기에 일에 집중해야지 감정 놀음이나 해서는 안 돼.”그러자 유현진이 말했다.“그런 거 아니에요. 난 그냥 대충 사귀고만 있는 거예요.”“네가 그렇지 않다고 해도 강한서가 조급해하잖아. 강한서가 지금 몇 살인데? 그 나이로 너같이 젊고 예쁜 애를 어디 가서 또 꼬시기 쉬울 것 같아? 분명 네가 전에 한 번 속았으니까 다시 널 꼬셔서 사귀게 만든 거야.”“...”유현진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넌 예전의 유씨 가문의 때와는 달라. 그때는 어쩔 수 없이 걔랑 결혼했겠지만, 넌 어차피 이혼했고 우리 집안에는 결혼을 재촉하거나 애 낳으라고 재촉하는 그런 사람은 없어. 너한테도 다른 기회는 엄청나게 많아. 다른 사람들과 만나보면 강한서도 별거 아니게 느껴질 거야.”“걔 생긴 것도 거기서 거기야. 뭐 벌어들이는 수입은 그럭저럭 봐줄 만한데 키는 멀대처럼 커서 결정적인 순간에 방해가 되지. 그리고 그 집엔 사사건건 시비 거는 여동생이랑 남이 잘되는 꼴 절대 못 보는 어머니가 계시잖아. 다른 여자가 걔랑 결혼해도 아마 시집살이만 엄청나게
Read more

제1165화

유현진은 처음엔 이상하게 생각했지만, 백혜주가 직접 예약한 것이라는 말에 모든 게 이해가 되는 듯했다.백혜주는 그동안 내연녀로 다년간 시달리고 있었고 드디어 결혼하게 되었으니 당연히 직접 하나하나 준비했다.양시은은 어처구니가 없다는 어투로 말했다.“어제 심지어 리허설까지 했다니깐요. 현진 씨는 오지 않아서 모르고 있겠지만, 백혜주 그 여자 얼마나 깐깐하게 굴던지, 특히 정자 그쪽도 여러 번이나 둘러보고 갔다니까요. 정자에 장식한 그 풍선들이 뭐가 볼 게 있다고 그리 오래 둘러보고 있었는지 정말 어이가 없었어요.”정자?유현진은 다시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그 정자는 아마도 지난번 국악가 은영 선생님이 공연하던 정자인 것 같았다.‘어차피 그 정자는 용호의 센터 자리가 아닌데 뭐가 볼 게 있다는 거지?'양시은은 내연녀가 안주인 자리를 꿰차는 것에 대해 아주 불만이 많았다.“남자들은 역시 다 똑같아요. 그렇게 잘해주고 내조 잘하는 아내는 싫고 벌어들인 돈을 물처럼 펑펑 쓰는 여자가 뭐가 좋다고 아내로 맞아들이는지 정말 이해할 수가 없네요.”“저도 이젠 조금 알겠네요. 돈이 있으면 아낄 필요가 없어요. 뭣 하러 아껴요. 그냥 자신한테, 아이들한테 써요. 괜히 남편이 벌어다 준 돈이 아깝다고 아꼈다가, 어차피 고마워할 줄도 모르고 나중엔 다른 여자한테 그 돈을 쓰게 될 거잖아요. 나한테는 선물 하나 안 사주면서 다른 여자한테 비싼 옷이며 가방까지 사주잖아요!”말을 마친 그는 잊지 않고 유현진에게 당부했다.“그러니까 현진 씨도 정신 바짝 차려요. 강한서 씨의 지갑을 현진 씨가 관리해야 해요. 생긴 것부터 날리게 생겼으니 바람피울 확률도 아주 높을 거예요.”“...”유현진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녀는 이내 강한서가 자신에게 계좌이체 한 명세들을 캡처하여 양시은에게 보내며 자랑질을 해댔다.“한서는 보통 알아서 저한테 돈을 바쳐요.”양시은은 순간 그녀를 차단하고 싶어졌다.그러나 유현진은 거기서 그만두지 않았다. 그녀는 아주 태연하게 말했다.
Read more

제1166화

“그럼 왜 그런 표정인 건데?”강한서는 아주 솔직하게 말했다.“예쁘긴 하지만 이 모습은 결혼식에 초청을 받은 사람은 아닌 것 같아. 그냥 뭐랄까... 양가 부모님석에 앉아서 절 받을 것 같은 모습 같아 보여.”“...”강한서는 나이대에 맞지 않게 늙어 보인다는 말을 아주 참신하게 했다.“아직 시간이 좀 더 남아있는데, 혹시 바꿔입을 생각은 없어?”강한서가 물었다.“아니, 괜찮아.”유현진은 머리에 헤어스프레이를 칙칙 뿌리더니 대충 모양새를 잡았다. 그녀는 여전히 거울을 보면서 담담하게 말했다.“내가 원하는게 바로 이 모습이니까.”두 사람의 결혼식에 그녀는 ‘서프라이즈'를 줄 생각이었다.유상수는 재혼이면서도 한주시의 재벌이라는 재벌을 다 불러들였다.유상수의 명성으로 이렇게 많은 사람을 불러들일 수는 없었다.하지만 유상수는 아주 야비한 사람이었고 그는 참석 리스트를 작성해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사람들은 강한서와 한성우도 참석한다는 소식에 당연히 유상수 결혼식에 오게 되었다.여하간에 강한서는 한주시에서 소문난 다이아몬드 수저 싱글이었기에 그에게 잘 보이려는 사람은 아주 많았다.그녀가 강한서와 같은 지붕 아래 며칠 동안 살면서 강한서의 휴대폰으로 고객 처와 친구들이 강한서에게 소개한 재벌가 규수만 해도 일곱 정도였다.신미정은 이미 강씨 가문에서 쫓겨난 마당에 강한서 또한 한주시에서 유명한 한성 그룹의 차기 회장이 될 가능성이 아주 컸고 그의 아내가 된다면 당연히 강씨 가문의 안주인이 될 것이었다. 그랬기에 사람들은 그 자리를 노리고 있었다.여하간에 유상수 같은 멍청이도 강씨 가문의 덕을 보았기 때문에 더욱더 노리는 사람이 많았다.강한서와 유현진이 도착했을 땐, 주차장은 이미 꽉 차 있었다.유현진은 거울을 보며 화장을 고쳤다. 그리고 이내 고개를 돌려 말했다.“나 먼저 들어갈게. 넌 이따 들어와.”강한서는 미간을 찌푸렸다.“왜?”그러자 유현진이 말했다.“왜긴 왜야. 나한테 절절매는 모습을 보여줘야 할 거 아니야. 그래야 유상수도
Read more

제1167화

현장에 도착하자마자 유현진은 손님을 맞이하고 있는 유현아를 발견하게 되었다.유현아의 옷차림은 아주 요란했다. 그녀는 샴페인 색의 긴 드레스를 입고 있었다. 만약 신부가 누구인지 모르고 참석한 사람이 있다면 그녀를 신부로 오해할 수 있을 정도의 차림이었다.오랫동안 사생아 취급을 받다가 드디어 정식 재벌가의 직계 가족이 되니 요란한 그녀의 옷차림도 이해가 되었다.유현진은 이혼한 뒤 비록 그들의 세계에 더는 발을 들이지 않았지만, 정보의 여왕 양시은이 틈틈이 그간의 일들을 그녀에게 알려줘 그녀도 대충 알건 다 알고 있었다.예시를 들면 유현아가 요즘 이 바닥에서 ‘새로 등극 된 규수'로 떠오르게 되었고 남자친구까지 있다는 소식을 말이다.그녀가 입수한 정보에 의하면 유현아의 남자친구는 평범한 사람이 아니라고 했다. 남자친구 집안에서는 여러 소셜 미디어에서 인플루언서를 키우는, 그러니까 멀티채널 네트워크를 종사하는 회사를 한다고 했다. 간단히 말하면 연예인 기획사 같은 회사였고 MCN 서비스는 인플루언서가 주요 대상이었다.그들은 인플루언서와 계약을 하고 인플루언서의 홍보 기획을 담당했고, 이런 개별 행사나 활동, 그리고 라이브도 포함이었다.몇 년간 인터넷 쇼핑은 붐을 이루었고 라이브로 제품을 소개하며 판매하는 인플루언서들도 무섭게 늘어갔다. 그들의 수입은 톱스타와 맞먹는 수입이었고, 이러한 수입 덕에 일부 연예인들도 라이브로 물건을 판매하기 시작했다.연예인을 이용하면 더 많은 사람을 끌어올 수 있었고 제품도 엄청나게 팔 수 있었다. 비록 돈을 쉽게 벌 수는 있었지만 모든 사람이 할 수 있는 건 아니었다.그리고 유현아 남자친구 MCN 회사는 다소 특별한 업무가 하나 있었다. 그것은 바로 이 업계로 발을 들인 연예인을 상대로 라이브를 진행하고 브랜드 측과 계약하는 것이었다.그러나 사람들의 관심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그래서 유현아의 남자친구 집안도 최근 몇 년 사이에 겨우 세상에 고개를 내민 수준이었다.유현아도 애초에 자신만의 채널을 운영하고 있었던 사
Read more

제1168화

유현진은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축의금 내는 곳을 찾고 있었다. 그러자 그녀의 등 뒤로 유현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안녕하세요, 축의금 내는 곳은 이쪽이에요.”유현진이 입은 짙은 아보카도 색의 한복은 어두운 밤 조명 아래서 유난히도 눈에 띄었다. 그녀는 무용을 전공했었기에 몸매도 아주 좋았고 뒷모습만 봐도 기품이 흘러넘쳤다.유현아는 그런 그녀의 모습에 어느 재벌가 사모님으로 오해하며 부드럽고 예의 가득한 모습으로 말했다.“제가 안내해 드릴게요.”유현진이 서서히 몸을 틀자 부드러운 미소를 짓고 있던 유현아의 얼굴은 점차 굳어졌다. 유현진은 머리를 흩날리며 입꼬리를 씨익 올렸다.“고마워요.”그러자 유현아의 표정이 바로 일그러졌다.“유현진? 네가 여길 왜 와?”유현진은 손에든 축의금 봉투를 흔들어 보였다.“보면 몰라? 축의금 내러 온 거잖아.”유현아는 하마터면 옆에 있던 샴페인을 유현진에게 뿌릴 뻔했다.그녀는 유현진을 뼛속까지 증오하고 있었다. 발표회 그날, 그녀는 유현진에게 이것저것 지적당했고 그 덕에 그녀는 한성에 입사할 기회는 물론이고 많은 재벌가 규수들과 만날 기회조차 잃게 되었다. 그녀는 지금 당장이라도 유현진을 물어뜯고 싶은 심정이었다!하지만 유현진이 강한서와 이혼하고 다시 출신 불명의 혼외자식이 된 걸 생각하니 그녀는 하늘도 보는 눈이 있다고 생각했다. 그녀는 순간 다시 기분이 좋아졌다.“네가 호의를 품고 축의금 내러 왔다고? 내가 알기론 강한서와 이혼할 때 위자료 한 푼도 못 받았다고 하던데, 설마 밥 한 끼 먹기도 힘들어서 여기까지 찾아와 밥이나 얻어먹고 가려는 건 아니지?”다소 컸던 유현아의 목소리에 이내 많은 사람의 시선을 끌게 되었다.강씨 가문의 며느리였던 유현진은 아직도 이 바닥에서 화젯거리가 되어있었다.그녀의 인생은 다른 사람들의 눈에 그저 반짝 빛났던 리즈 시절과 추락, 그리고 추락만 보였다...예전엔 많은 사람이 그녀를 질투했지만, 추락한 지금은 많은 사람의 비웃음거리가 되어있었다.“어머나, 유현진 씨 맞죠
Read more

제1169화

유현아는 담담하게 웃었다.“에이, 호칭뿐인데 뭘. 언니만 괜찮다면 계속 그 성을 써도 난 상관없어.”그녀의 몇 마디 덕에 유현진이 혼외자식이었다는 출신이 드러나게 되었고 다시 한번 사람들의 수군거림을 듣게 되었다.“진짜 재벌가 딸이 가짜가 되고 가짜가 진짜로 되다니, 드라마도 이렇게 안 찍겠네요.”“오늘은 경사스러운 날인데 유현진이 대체 뻔뻔하게 여길 왜 온 걸까요?”“지금 저 모습도 보세요. 딱 봐도 동정을 사려고 온 것이거나, 돈을 얻어내려고 온 거겠죠. 유 대표님이 옛정을 생각해 친딸이 아닌데도 계속 남몰래 도와주고 있었다잖아요.”“유 대표님도 정말 선한 사람이네요. 만약 저한테도 저런 바람피우고 혼외자식을 데리고 온 아내가 있었다면, 저도 다른 여자 찾아 바람을 피웠을 거예요.”...유현진의 눈썹이 꿈틀거렸다.그녀는 드디어 유상수가 전에 갑자기 왜 뜬금없이 그녀에게 천만 원을 주었는지 이해가 갔다. 이미지 세탁을 하려는 것이었다.‘좋은 아빠, 좋은 사람 코스프레 하려고 나한테 돈을 준 거였어?'사람들이 뭐라고 떠들어 대던 유현진의 표정은 시종일관 변함이 없었고 사람들은 오히려 불쾌감을 느끼고 있었다.유현아와 안하윤은 서로 눈빛을 주고받더니 바로 입을 열었다.“유현진 씨, 이혼하고 너무 힘들게 살았나 봐요? 이 옷도 인터넷에서 싸게 몇천 원 주고 산 거죠? 기품이 하나도 없네요. 결혼식에 참석할 제대로 된 드레스 한 벌도 없는 거예요? 정 안 되면 현아한테 한 벌 빌려달라고 해요. 어릴 때 현아가 현진 씨 옷을 많이 입었을 정도로 두 사람 사이가 좋았잖아요. 현아 옷 빌려 입어도 괜찮죠?”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이리저리 언어 공격을 받는 유현진의 모습에 강한서는 바로 나서서 그녀를 도와주려 했다. 하지만 민경하가 그를 꽉 잡고 놔주지 않았다.“대표님, 진정하세요. 사모님께서는 그렇게 쉽게 당할 분이 아니시잖아요. 이런 사소한 일은 사모님께서도 전혀 개의치 않아 하실 거예요. 대표님께서는 사모님께서 시키신 대로만 하시면 된다고요.”
Read more

제1170화

유현아는 기가 찼다.‘하! 뭐 이렇게 뻔뻔해!'하지만 그녀는 여전히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나도 알아. 이런 브랜드들이 언니 성에 안 찬다는 거. 예전에 언니는 Elie Saab에서 만든 옷만 입었잖아. 하지만 지금 상황은 그때랑 많이 달라졌고 언니 동생인 나는 아직 그걸 살 여유가 되지 않아. 그래서 이런 급의 브랜드밖에 살 수가 없어. 비록 그 브랜드보다는 못해도 언니가 지금 입고 있는 옷보다는 낫지 않겠어?”그녀의 말 속엔 또 다른 뜻이 숨어 있었다. 그것은 바로 주제를 알라는 것이었다.유현아는 유현진을 훑어보았다. 그러다가 머리카락이 쏠려있는 어깨 한쪽을 발견하게 되었다.한복은 여성의 우아함을 제일 잘 표현할 수 있는 의상이었다. 그리고 유현진이 입고 있는 한복 어깨 끝에는 특별한 재료로 수놓은 것 같은 봉황 한 마리가 있었고 불빛 아래 은은하게 빛났다. 마치 여성의 우아함과 기품을 은은하게 표현해 주는 것 같았다.“이 한복에 있는 자수가 왜 이렇게 어디서 본 것 같죠?”“저게 자수라고요? 기계로 도안을 찍어낸 게 아니라?”“저도요. 이 한복, 마치 어디선가 본 것 같네요.”“이렇게 촌스러운 한복을 어디선가 본 적이 있다고요? 장난하시는 거죠? 이런 한복은 시장 같은 곳에 나가면 수두룩 널렸어요.”바로 이때,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이 한복의 장인이신 손성하 선생님께서 올해 초에 전통 자수 전시에 내놓은 그 봉황 자수가 아닌가요?”사람들은 전부 놀란 표정을 지었다.손성하는 전통 자수를 하기로 이름난 사람이었다.그녀는 궁중 자수를 할 줄 아는 유일한 사람이었고 그녀의 자수 실력은 신의 경지에 가까웠다고 할 수 있었다. 점점 역사 속에 사라져가는 바느질 수법 또한 그녀가 전부 완벽하게 재현 해냈고 어떤 작품은 국가문화유산으로 등극 되기도 했다.그녀는 국가를 대표하여 해외에 나가 전통 자수를 알리기도 했다. 그녀가 자수한 작품 는 아름답기 그지없었고 전 세계를 놀라게 했다.그리고 올해 열린 전통 자수 전시에서도 그녀
Read more
PREV
1
...
115116117118119
...
231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