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차피 집에 사람들이-”송민준은 말을 하다가 갑자기 멈추었다. 그러더니 격동된 어투로 말했다.“방, 방금 뭐라고 했어요?”그와 알고 지낸 지 꽤 오래되었지만, 말을 더듬는 것은 처음이었다. 그녀는 빙긋 웃으며 말했다.“오빠라고 했는데요? 뭐 적응 안 되면 전처럼 대표님, 아니면 민준 씨라고 불러드릴까요?”“...한서가 전부 알려준 거야?”“네.”유현진이 계속 말을 이었다.“강한서가 오빠 어릴 때 사진 보여줬는데, 확실히 저랑 많이 닮았더라고요.”송민준은 이를 갈았다.‘이 개자식, 나랑 상의 한 번도 없이 말한 거야? 난 마음의 준비도 못 했는데.'그는 나직하게 말했다.“그건 네가 아직 우리 어머니 사진 못 봐서 그래. 어머니가 너랑 더 닮았거든. 외할아버지랑 외할머니가 계시는 집에 있을 거야. 언제 다시 그쪽으로 가게 되면 내가 그때 보여줄게.”전에 했던 영상통화가 떠오른 유현진이 나직하게 물었다.“오빠, 외할아버지랑 외할머니께서도 이 일로 찾아오신 거야?”“그래.”송민준은 더는 숨기지 않았다.“원래 그날에 널 만나려고 했었는데, 그런 일이 생겨서 못 만나게 되었지. 그래도 알아서 다행이야. 우린 얼른 너를 집으로 데려오려고 했거든. 세상에 네가 우리 집안의 사람이라는 것도 공개하면 그런 피곤한 일도 더는 엮이지 않게 될 거야.”송민준이 말한 피곤한 일은 당연히 유현진의 이혼에 관해 뒤에서 쑥덕대는 소리였다.유현진은 강한서와 이혼한 후에 이런저런 소리를 많이 듣게 되었었다. 그녀는 처음에 다소 신경 쓰였지만 자주 듣게 되니 무감각해지게 되었다. 하지만 강한서는 그녀보다 더 그런 소리에 신경 쓰고 있었고 파티나 행사에 갈 때마다 그런 소리를 듣게 되니, 항상 집에 돌아오면 화를 냈었다.“오빠, 그 일은 잠깐 미뤄두면 안 돼요?”유현진은 그와 상의했다.“저 아직 처리해야 할 일이 있어서요. 만약 미리 제 출생을 밝힌다면 제가 하는 일에 방해가 될 것 같거든요.”송민준은 머리가 아주 좋았다. 그녀의 말에 바로 알아들은 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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