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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71화

이윽고 곽영현은 의미심장한 웃음을 지었다.“재미있어, 정말 흥미진진하네. 안재석마저 넘어뜨리다니. 그렇다면 김예훈이 바로 전설 속의 김세자라는 사실은 확실해졌군. 그렇지 않고서야 무슨 자격으로 감히 안재석을 상대할 수 있겠어?”생각에 잠긴 곽영현과는 달리 소한미는 화가 치밀어 어금니를 꽉 깨물었다. 그녀는 곽 씨 골동품 가게에서 자기 체면을 깎아내린 사람이 전설 속의 김세자일 거라고는 꿈에도 생각 못 했다.그가 진짜로 전설 속의 김세자라 한들 이제 와서 복수를 그만둘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견청룡은 자신의 술잔에 술을 채우고는 웃으며 말했다. “영현님, 이제 어떻게 하실 건가요? 이번에 성남에 큰 볼거리가 있다고 저를 초대하더니 설마 이렇게 막을 내리는 건 아니겠죠?”곽영현은 담담하게 말했다. “그럴 순 없죠.”“너 이리 와 봐. 가서 이대정한테 전해. 당신의 사람들이 김세자의 손에 다 죽었다고. 그리고 당신이 그토록 입에 올리던 김예훈이 바로 전설 속의 김세자라고 말이야.”“그뿐만 아니라 조직과 무법지대의 수법들이 김세자한테는 무용지물이니 혹시 기영 님께서 나서주실 수 있겠습니까?”백기영이 답했다.“대전 사람인 내 방식이 성남에서 통할지 모르겠네.”역시, 대전 백씨가문의 백기영은 대전의 일인자로서 남다른 기운이 있었다. 적어도 그의 방식은 아무나 쉽게 내세울 수 없는 방식이었다. 곽영현은 한 묶음의 자료를 백기영의 앞에 꺼내 놓으며 말했다.“이것은 진주의 4대 명문가와 대전 백씨 가문의 계약서예요. 얼마 안 돼요. 2조쯤 될 겁니다. 기영 님과의 초면 인사라 생각해 주세요. 만약 기영 님께서 저를 도와 위아래도 모르는 김세자를 해결만 해주신다면 계약금 뒤에 동그라미 하나를 더 붙여드리지요.”백기영은 계약서를 한번 훑어보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 또한 김예훈, 즉 전설 속의 김세자에 대해 호기심이 많았기 때문이다. 물론 곽영현 때문만이 아니었다. 김청미! 그 여인 때문이기도 했다. 김청미가 침이 마르도록 입에 올리던 그 남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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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72화

김예훈이 궁금해하며 물었다.“어떤 신분이요?”“김세자라는 신분이요!”그 말을 들은 김예훈은 웃음이 났다. “그들이 김세자라는 신분도 알아내지 못할 거로 생각했다면 여러분들은 너무 상대를 얕잡아 보셨네요.”하은혜는 잠시 멈칫하더니, 이내 환한 미소를 지었다.그녀는 가끔 잊고 있었다. 김세자라는 신분조차도 단지 자신을 포장하기 위한 신분이라는 것을. 그의 진짜 신분은 전설이니까!“김 대표님, 다른 일이 더 있습니다. 저희 CY그룹 상장에 대한 준비는 마무리 단계에 돌입하고 있습니다. 지금 상장할 시기를 정해야지 않을까요?”이번에는 송준이 한 묶음의 자료를 건네며 입을 열었다.김예훈이 자료를 훑어보더니 말했다.“그래요. 절차대로 진행하죠. 때가 되면 명문가와 대기업의 사람들을 저희 상장의식에 되도록 많이 초대하죠. ”“네!”...그 후 한동안은 김예훈에게 별다른 일이 벌어지지 않았다. 복수를 꾸미는 징조도 없었고 전설 속 청별 그룹의 이대정마저 어디론가 완전히 사라진 듯했다. 그뿐만 아니라 제멋대로 날뛰던 곽영현조차 종적을 감췄다. 3일 뒤, 프리미엄 가든에서 차를 마시고 있는 김예훈의 뒤로 쨍쨍한 목소리가 들렸다.“형부!”정소현이 폴짝폴짝 뛰어와서 김예훈의 팔을 감싸 안았다.“언니는 요즘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고 나랑 놀아 줄 시간도 없다는데, 혹시 형부는 오늘 저녁 시간 돼요?”며칠 사이, 로열 가든 그룹에서는 정민아가 눈여겨 둔 땅을 성공적으로 손에 넣으면서 사업이 상승세를 타게 되었다. 이 때문에는 그녀는 일찍 나가서 늦게 퇴근하곤 했기에 김예훈 역시 그녀를 못 본 지 한참 됐다. 반면 3일간의 휴식을 마친 정소현의 모습은 거의 회복된 듯했다. 비록 며칠 사이에 조금 야위긴 했지만, 그 모습이 훨씬 이뻐 보였다. 더욱이 오늘 그녀가 입은 검은색 치마는 여러 사람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바짝 다가선 그녀에게서는 소녀들만의 청춘의 향기가 물씬 풍겨왔다. “다른 볼일이라도 있어?”김예훈은 오른손으로 정소현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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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73화

정소현은 애처로운 눈빛으로 김예훈을 쳐다보며 말했다.“아무리 그래도 학생회에 가입한 첫날인데 파티에 가지 않는다면 예의가 없는 거죠. 제가 혼자 가기에는 아직은 낯설고 무섭기도 할 수 있으니까 파트너도 동반해도 된다고 했으니, 형부랑 함께 가면 좋을 것 같아요! 그뿐만 아니라 맛있는 것도 엄청 많다고 하니 형부도 무조건 좋아할 것 같아요!”정소현은 미묘한 표정을 지으며 맛있는 음식으로나마 김예훈의 호기심을 자극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김예훈은 심드렁해하며 물었다.“결론적으로 내가 가든 안 가든 어차피 너는 무조건 가겠다는 거지?”정소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역시 형부는 똑똑하다니까. 저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갈 거니까 형부는 더더욱 저랑 함께 가주셔야죠! 혹시라도 저 혼자 가서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형부는 언니에게 어떻게 설명하실 건데요?”김예훈은 어이가 없었다.“자, 됐고. 그렇다면 이번 일은 언니는 물론 부모님조차 몰라야 해! 그리고 어떤 일이 있더라도 오늘 밤 12시 전에는 무조건 집으로 가야 해. 당연히 술도 마시면 안 돼! 내가 쭉 지켜볼 거니까.”정소현은 기뻐 날뛰며 대답했다.“형부 말대로 할게요!”그녀는 대학 생활에 대한 기대에 한껏 부풀어 있었기에 이번 파티에도 무척 흥미가 있었다.김예훈은 울며 겨자 먹기로 파티에 입고 갈 옷으로 갈아입었다. 반 시간 후, 김예훈과 정소현은 프리미엄 가든 로비로 내려왔다. 그 순간 포르쉐 파나메라 한 대가 들어왔고 차는 김예훈과 정소현에게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멈추었다. 이윽고 트렌디한 분위기를 물씬 풍기며 늘씬한 몸매에 선글라스를 착용한 여성이 차에서 내렸다. 그녀 역시 검은색 치마를 입었지만, 치마가 타이트한 나머지 그녀의 매끈한 복근이 잘 비쳐서 전반적으로 훨씬 성숙한 모습이었다. 매혹적인 몸매와 여신급 미모를 겸비한 그녀이기에 행인들마저 시선을 집중시켰다. 그러나 그녀의 차가운 모습에 많은 남성들은 다가서기 어려워했다. 정소현은 김예훈을 끌어당기며 그녀를 향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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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74화

이 모습을 본 차문설은 달갑지 않은 태도로 말했다. “어차피 함께 왔으니 손님이라 여기면 되지. 얼른 차에 타!”말이 끝나기 무섭게 차문설은 김예훈을 한번 훑어보고는 불쾌한 기색을 드러냈다. 김예훈은 비록 파티에 가기 위해 옷을 갈아입긴 했지만 평소와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이었다. 이 모습만 보면 누가 봐도 가난뱅이였다! 이런 꼴로 파티에 간다고? 이런 사람이 어떻게 세자와 도련님들 사이에 어울릴 수 있겠는가? 그보다 정소현에게 관심이 있는 요한 도련님과는 더욱 비교조차 할 수 없었다. 백요한, 훤칠한 키에 잘생긴 그의 외모는 마치 연예인 같았다. 그보다도 그의 가문은뛰어난 명문가로서 그는 대전 백씨 가문의 둘째 도련님이다. 그의 친형은 바로 대전 백씨 가문의 세자 백기영이다!이런 사람들이야말로 누구든 무릎을 꿇게 만드는 군주다운 존재였다!소문에 의하면 백요한이 이번에 성남에 온 이유는 성남시장에 진출하려는 백기영을 도와 곁에서 후원해 주기 위함이다. 김예훈 같은 가난뱅이는 이들에 비해 손톱에 낀 먼지보다도 못했는데 그들의 차이는 마치 하늘과 땅 같아 비교조차 할 수 없었다.그러나 차문설은 정소현이 파티에 가지 않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혐오스럽고 화가 나는 마음을 꾹꾹 참았다.여기까지 생각한 그녀는 김예훈에게 언짢은 표정을 지어 보이고는 차 문을 열어주었다. “얼른 타!”어색한 분위기를 감지한 정소현이 김예훈을 향해 혀를 날름거리고는 그를 끌어당겨 차에 올라탔다. 운전석에 탄 차문설은 가속 페달을 밟으며 말했다. “소현아, 이 파나메라가 얼마짜리인지 알아? 3억이라고! 누군가에게는 평생 만져 볼 수도 없는 돈이야! 이런 차에 앉아 보는 것도 다 네 복인 줄 알아! 사람은 자기를 잘 알아야 해. 어떤 모임은 아무나 참석하는 게 아니고 어떤 사람은 누구나 만날 수 있는 것도 아니야. 그렇지 않았다가는 쥐도 새도 모르게 죽을지도 몰라!”정소현은 차문설이 다른 의미로 김예훈을 비꼬는 것을 알아차렸다.오히려 김예훈은 웃으며 대답했다.“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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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75화

김예훈은 담담한 표정으로 헛바람이 잔뜩 들어찬 이 여대생을 바라보며 차갑게 말했다. “내 주제가 어떤데?”차문설의 얼굴은 차갑게 굳어갔다. “당신, 데릴사위 주제에, 내가 조사를 해보니 비록 고문이라지만 돈을 버는 일도 아니라면서! 그 신분 또한 가짜일지도 모른다던데! 내 눈에 당신은 그저 성남의 가난뱅이일 뿐이라고! 당신 같은 사람이 무슨 자격으로 정소현 곁에서 맴도는 거야?”차문설은 거만한 태도로 말했다.“웬만하면 정소현에게서 떨어져요. 당신은 그녀와 어울리지 않는다고!”김예훈은 담담하게 물었다.“지금 너 뭔가 단단히 착각하고 있는 것 같은데?”“그게 무슨 소리지?”차문설의 표정은 더욱 차가워졌다. “그러니까 당신 뜻은, 정소현이 당신에게 매달린다고? 어떻게 이리도 오만할 수가 있지? 당신이 뭔데? 당신 같은 데릴사위에게 정소현이 뭐가 부족하다고 매달리겠어? 잘 들어, 당신은 정소현과 커플이 될 자격도 없고 보통의 친구 사이라도 자격 미달이야! 어디 데릴사위가 감히 여자를 꼬시려고! 당신은 우리와 같은 계층의 사람이 아니라고! 내가 정소현을 이 파티에 데리고 온 목적은 그녀에게 명문가의 도련님을 소개해 주기 위함인데! 그런데, 당신의 존재가 그들에게는 무척 기분이 상할 것 같아! 김 씨, 내가 충고하는데 지금이라도 꺼지는 게 당신에게는 덜 창피한 일이야!”차문설은 아마 차 안에서 누군가에게 문자를 보내 김예훈에 대해 알아보라고 지시했던 것 같다. 그러나 그녀의 소식통은 너무나 보잘것없었다. 알아냈다는 정보가 고작 자잘한 것들이라니, 김예훈의 진짜 신분의 천분의 일에도 가까이 가지 못했다. 하지만 그녀는 자신이 알고 있는 것이 확실하다고 여겨 김예훈을 대하는 태도가 몹시 거만했고 말투도 거칠었다. 김예훈은 차갑게 웃으며 그녀의 뺨을 때리려는 찰나, 정소현이 뒤 돌아왔다. “예훈 씨, 왜 아직도 안 들어와요?”정소현은 김예훈이 갑자기 도망갈까 봐 주동적으로 김예훈의 손을 잡아당겼다. “예훈 씨가 갑자기 몸이 안 좋다고 식사 자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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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76화

“문설아, 너희들 왔어?”흰색 셔츠를 입은 젊은 청년이 웃으며 차문설에게 다가와 악수를 청했다.갸름한 얼굴에 훤칠한 외모를 겸비한 그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명품으로 치장했는데 손목에는 억만장자들의 입장권으로 불리는 리차드밀 시계를 차고 있었다. 그 때문에 그에게서는 명문가 세자들만의 귀티가 풍겼다.“선배님, 정말 죄송해요. 오는 길에 가난뱅이랑 마주쳐 시간이 지체됐네요.”차문설은 연신 웃으며 상황을 설명했다. 서로를 쳐다보는 눈빛은 당장이라도 큰 싸움이 벌어질 것만 같았다.“너그럽게 이해 해주세요!”“여러분께서 발걸음해 주시니 저 또한 영광이지요!”백요한은 부드러운 미소로 답하고는 곧바로 정소현을 바라보며 말했다.“이 숙녀분이 말로만 듣던 우리 후배 정소현이구나. 올해 학생회 신입생이라지?”“네, 맞아요. 올해 학생회의 신입생이면서 올해 입학한 우리 기성대학교의 여신이죠!”차문설은 환한 웃음을 지으며 그녀를 소개했다.“소문에 의하면 소현이와 만나고 싶어 하는 남자들이 성남 타워부터 빅토리아 항구까지 줄을 섰다던데요!”“소현 후배, 안녕?”백요한이 오른손을 내밀면서 신사답게 말했다.“난 백요한이야. 기성대학의 졸업생이자 너의 선배님이기도 해. 그리고 대전 백씨 가문의 둘째 도련님이라는 또 다른 신분도 있어. 앞으로 잘 부탁해!”백요한은 여느 때보다 환한 미소를 지었지만, 눈에서는 감출 수 없는 불순함이 가득 찼고 긴장한 탓인지 호흡마저 가빠졌다.그가 가장 선호하는 이상형이 바로 순수하고 어린 소녀여서 오늘 저녁 마련된 파티가 무척 마음에 들었다.“선배님, 안녕하세요.”정소현은 당당한 표정으로 머리를 끄덕였지만, 악수는 받아주지 않은 채 김예훈을 끌어당기며 말했다.“그럼, 저도 소개해 드릴게요. 이분은 제 남자친구, 김예훈이에요.”그녀도 상대의 불순한 의도를 알아차리고는 곧바로 김예훈을 앞장세웠다.“김예훈? 남자친구?”순간 백요한의 눈빛이 번뜩거렸고 시선은 차문설에게 머물렀다.차문설이 비웃으며 말했다.“선배님, 이분은 데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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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77화

젠장!김예훈이 갑자기 정소현의 이마에 입맞춤하는 것을 목격한 백요한은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라 온몸을 부르르 떨었다. 그의 눈은 살기로 가득 찼다.백요한은 어떤 인물인가? 대전 백씨 가문의 둘째 도련님이 아닌가!대전 백씨 가문은 대전 제일의 명문가로 부산에서도 상당한 영향력을 갖고 있었다.그의 친형 백기영 또한 서울 4대 도련님, 진주 4대 도련님 과 부산 6대 세자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인물이다!백요한이 점 찍어 둔 여자라면 한 번도 실패한 적이 없었다. 탑급 여자 연예인이든 유명 크리에이터든 그의 마음에 들었다면 언제든지 손쉽게 얻을 수 있었다.그런 그가 오늘 정소현에게 크게 한 방 먹힐 줄은 꿈에도 몰랐다. 그보다 그가 가장 분노하는 일은 김예훈이 경고를 무시하고 모두의 앞에서 그를 망신시킨 것이다!개미만도 못한 놈이 어디서 끼어들려고? 주제도 모르고! 설쳐 대다니!백요한을 화나게 만든 대가는 엄중하다고 하지 않았는가!한편 차문설과 여자애들도 분노로 가득 찼다.그녀들은 김예훈이 방패막이인 것까지는 예상했지만 이 정도로 간이 배 밖으로 나온 방패막이인 줄은 몰랐다! 이건 차문설의 계획을 물거품으로 만든 격이다!정소현은 잠시 멍하더니 이내 볼이 발그레해졌다.갑작스러운 김예훈의 애정 행각에 그녀는 복잡한 마음보다도 부끄러움이 더 컸다. 아무리 이런 애정 행각을 기대했었지만 그래도 모두가 보는 앞에서 이러다니! “이제 소현이 내 여자친구라는 걸 믿겠어요? 한마디 더 하자면, 내 아내가 소현이 언니예요. 그래도 못 믿겠으면 더 증명해 줄 수도 있어요!”김예훈은 웃는 얼굴로 계속 그들을 자극했고 말하면서도 그녀의 허리를 감싸 안아 바짝 붙어 누가 봐도 가까운 사이였다. 그의 말에 모두가 경악을 금치 못했다. 정소현은 당장이라도 쓰러질 것만 같았다. 다른 이들이 보기에는 화가 나 보였지만 정작 정소현은 행복에 겨워했다!만약 이 모든 것이 사실이라면 얼마나 좋을까!그러나 정소현은 알고 있다. 형부가 이런 행동을 한 것은 나쁜 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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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78화

이 대머리 남자가 김예훈을 도발하고 있다는 것을 모두가 알아들을 수 있었다.고작 데릴사위인데 어떻게 몇조 원이나 되는 돈이 있을 리가? 만약 그렇다면 진즉에 일류 클럽에 한자리하고도 남았다. 그러나 문제는 김예훈은 누가 봐도 일류 클럽의 사람처럼 보이지 않았다!“몇조 원?”김예훈이 어이없다는 듯 웃었다.“난 돈에 관심이 없어서 통장에 얼마 있는지도 몰라요. 아마 못해도 몇십조는 있을거예요.”김예훈의 말에 몇몇 여자애들은 한심하다는 듯 눈알을 희번덕거리며 비웃었다.몇십조? 우리 눈에는 십만 원도 없을 것 같은데!이 정도 농담이라면 개그맨을 해보지? 이만하면 개그맨으로 누구보다 잘 나갈 것 같은데?한편 옆에서 지켜보던 정소현은 멈칫하더니 안색이‘싹’ 바뀌며 얼굴이 하얗게 질려 있었다. 형부가 능력 있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몇십조나 있을 줄은 몰랐다. 그냥 하는 말이 아닌 듯했다. 형부에게 몇십억 정도는 있을 줄 알았지만 몇십억과 몇십조의 ‘0’의 개수는 차원이 다른 수준이었다.“재벌 집 도련님이네...”백요한은 김예훈을 바보 취급하듯 쳐다보며 큰 소리로 웃었다.몇십조 자산?아마 성남의 김세자도 이 정도 재산은 없을 텐데? 진주 4대 도련님, 부산 6대 세자들의 명문가 배후 정도면 그만큼의 돈은 내놓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세자와 도련님 자신들에게는 이렇게까지 큰돈은 없었다. 김예훈이 만약 정말로 몇십조 자산이 있다면 성남뿐만 아니라 서울에서도 제멋대로 다닐 수 있었다.“재벌 집 도련님이었네!”대머리인 남자가 가증스러운 표정으로 놀란 척했다. 그러고는 굽신거리는 시늉을 하며 말했다.“제가 큰 인물을 몰라뵈었네요. 김 도련님 잘 부탁드립니다.”김예훈이 담담하게 대답했다.“알지도 못하는 사이에 잘 봐 줄 생각 없어요.”피식!김예훈이 허세를 부린다고 생각한 이들은 더는 웃음을 참을 수 없었다. 참 웃기는 데릴사위네! 비위 맞춰 주니까 진짜로 뭐라도 되는 줄 알아! 자신이 얼마나 부끄러운지를 아직도 모른다니! 백요한이 정색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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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79화

그런데 예상외로 김예훈은 정소현의 손을 잡은 채 제 자리에 서서 흥미지진한 얼굴로 말했다. “투자금 1조 원으로 1년에 4,000억 원의 수익이라면 나름 괜찮은데요? 그럼 이렇게 해요. 프로젝트 사업 계획서를 보내주면 저희 팀에서 분석해 볼게요. 만약 시행 가치가 있다고 판단되면 이번 프로젝트에 1조 원을 투자할지를 고민해 보죠. 물론 원금 보증서도 포함해서요.”비록 백요한이 뻔한 수법으로 골탕 먹이려고 했지만 김예훈은 이런 수를 두려워하지 않았다. 만약 놀이공원 프로젝트가 돈벌이가 된다면 정소현에게도 지분을 나눠 줄 생각도 있었다.“사업 계획서?”“투자금 1조 원?”“원금 보증서?”현장의 모든 사람이 배를 끌어안고 웃느라 배가 아파 날 지경이었다. 오늘 밤 파티는 유독 별미가 있었다. 정소현처럼 아름다운 여신급 미녀가 있는가 하면 박장대소하게 만드는 김예훈 같은 광대도 있으니 말이다. 그보다 재미있는 건 백요한이 그를 농락하고 있는 것이었다. 자기 주제도 모르면서 오히려 선처를 베푸는 모습까지, 이런 거짓말을 본인조차 정말 믿고 있는 건 아니겠지?얼굴이 뜨거워 난 정소현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형부, 우리 집에 가요! 제가 번거롭게 했네요. 미안해요.”“시원시원한 예훈 님 성격에 감사드려요! 그럼, 내일 제가 사업 계획서를 준비하라고 하죠! 이따가 제대로 된 주소를 남겨주시면 제가 내일 직접 찾아갈게요!”백요한은 비열한 웃음을 짓고는 끝내 참지 못한 채로 뒤돌아서 말했다.“얼른! 재벌가 예훈 님에게 인사드려! 성남에서 이제는 예훈 님께서 우리 뒤를 봐주신다!”“예훈 님, 저희 쪽에도 진행 중인 프로젝트가 있는데 한번 봐주시겠어요?”“저기, 예훈 님, 며칠 뒤에 투자 연회가 열리는 데 참석하시나요?”“예훈 님, 명함이라도 주시겠어요. 시간 되시면 식사라도 같이하시죠?”가증스러운 웃음을 띤 한 무리의 사람들이 인사치레로 말을 걸어왔다. 하지만 목적은 단순했다. 김예훈으로 하여금 최대한 광대가 되어 체면을 더 깎아내리기 위해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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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80화

그 말을 들은 백요한과 종성우를 포함한 현장의 모든 사람이 그럴 줄 알았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거네. 사전에 친구랑 말 맞춰놓고 전화 걸어 연기한 거지?”“그런 거라면 완전 인정이야!”“아쉽지만 몸에 걸친 싸구려 옷이며 어딜 봐도 재벌 집 도련님은 아니야!”“능력 있으면 자기가 김세자라 하지 그래? 이 좁은 성남 바닥에서 그런 말을 함부로 꺼냈다가는 죽을지도 모르는데.”“그러게. 자신의 주제도 모르고 어디 감히 재벌 집 도련님을 사칭하려 드는지. 재산이 몇십조라고?”“십조 원에 동그라미가 몇 개나 붙는지는 알고나 하는 소리야?”“요한님이나 성우님께서 맞장구쳐 주니까 자기가 정말로 높은 사람이라도 된 줄 아나 봐!?”백요한 곁에 있던 한 무리의 똘마니들과 여자애들이 너 나 할 것 없이 자극적인 말들로 김예훈을 비웃으며 한마디씩 거들었다. 마치 이 가난뱅이 루저에게 놀아날 뻔한 것처럼 말이다! 김예훈은 흥미진진하게 이들이 날뛰는 모습을 지켜만 보았다. “우리 형부한테 그렇게 말하지 마세요! 거짓말 아니고 정말 40조가 있어요! 형부가 진짜로 CY그룹의 김세자라고요!”정소현은 더 이상 김예훈이 수모를 당하는 모습을 볼 수 없어 참지 못하고 말했다. 하지만 돌아오는 건 파티의 모든 이들의 비웃음뿐이었다.‘CY그룹의 김세자라고!? 농담도 정도껏 해야지!’“다들 그만 해요. 소현 후배가 여기 예훈 님이 김세자라고 하니까, 소현이 봐서라도 그가 김세자라고 해두자고요!”정소현이 화내려고 하자 차문설은 그가 파티를 떠날까 봐 백요한 쪽 사람들에게 눈치를 줬다.“소현이가 아직 밥도 못 먹었는데, 저희 먼저 파티에 입장하죠. 식사하면서 천천히 얘기합시다!”백요한은 알겠다는 듯 차문설을 쳐다보고는 정중하게 말했다.“여러분, 제가 오늘 밤 파티장을 통째로 빌렸습니다. 필요한 것 있으시면 언제든지 시키시고 마음껏 즐기세요!”현장의 여자애들은 환호했고 차문설은 특별히 정소현에게 다가가 그녀를 끌어당기며 가장 앞자리에 앉혔다. 백요한은 미소를 띠며 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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