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us les chapitres de : Chapitre 381 - Chapitre 3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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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1화

박시율은 식은땀을 흘렸다. 그녀가 막 뭐라고 말하려고 하던 그때 상대방이 이미 준비해둔 수건을 그녀의 입에 밀어 넣으며 더 이상 말하지 못하게 막았다.“이 문 보이지? 내가 이문을 살짝 열어둘 거거든. 그러면 그 열린 문틈으로 마침 저기 저 밖에 놓인 낡은 테이블이 보이게 되지. 이따가 내가 바로 저 테이블이 있는 곳에서 네 남편을 죽일 생각이야. 하하 그 장면을 네 눈으로 직접 볼 수 있게 말이야!”“읍!”조급해 난 박시율이 끊임없이 머리를 저으며 뭐라고 말하려 했지만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하하 괜한 힘 빼지 말고 얌전히 기다리고 있어. 이따가 내가 어떻게 네 남편을 죽이는지 지켜봐야지!”암영이 큰소리로 웃다가 박시율의 휴대폰을 꺼내 들고 도범한테 전화를 걸었다.박시율이 미간을 찌푸렸다. 눈앞의 여자는 비록 생긴 건 자신과 똑 닮았지만 목소리는 전혀 달랐다. 도범이 바보도 아니고 전화로 속을 리가 없었다. 그는 목소리만 들으면 곧바로 그녀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하지만 다음 순간 박시율은 그대로 얼어붙을 수밖에 없었다.도범이 전화를 받자마자 여자의 목소리가 순식간에 변한 것이다. 바로 박시율과 똑같은 목소리로 말이다. 심지어 그녀 자신마저 자기 목소리라고 착각할 정도였다. 그러니 도범은 오죽하겠는가. 도범이 목소리만 듣고 분별할 수 있을 리가 없었다.더욱 소름 끼치는 건 현재 그녀가 입고 있는 옷은 바로 어제 자신이 입었던 옷 그대로였다.보아하니 암영은 이미 진작 그녀를 주시하고 있었던 것 같았다. 특별히 그녀와 똑같은 옷까지 입은 걸로 보아 상대방이 얼마나 주도면밀하게 이 일을 준비했는지 소름 끼칠 정도였다.“여보세요? 자기야 나 터미널에서 자기를 기다리고 있을 테니까 잠깐 나오면 안 돼? 나, 나 자기랑 가고 싶은 곳이 있는데. 우리 두 사람 거기서 이야기 좀 나누면 안 될까?”여자의 애교 섞인 목소리에 닭살이 돋을 정도였다.“좋지. 이거 데이트 신청이야? 알았어 여보, 터미널 입구에서 기다리고 있어. 내가 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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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2화

산에서 터미널까지는 멀리 떨어져 있지 않았기에 암영은 빠르게 박시율의 차를 몰고 터미널에 도착할 수 있었다. 그녀는 주차를 하고 차에 기대어 도범이 오기를 기다렸다.5분이 채 지나지 않아 도범이 도착했다.“무슨 일이야 여보? 오늘 회사 안 바빠? 이렇게 나올 시간도 다 있고 말이야!”도범이 차를 세우고 그녀를 보며 미소를 지었다.“나 자기랑 함께 놀러 가고 싶은 곳이 생겨서 말이야. 거기가 좀 낡기는 했는데 엄청 조용하고 풍경도 제법 괜찮거든!”암영이 배시시 웃더니 차에 올랐다.“자기는 내리지 말고 내 뒤에서 따라와!”“알았어!”곧바로 도범이 그녀의 뒤를 따랐다.하지만 그는 속으로 의심을 품고 있었다. 현재 자신의 앞에서 운전을 하고 있는 박시율은 평소의 모습과 어딘가 달라 보였다.특히 눈빛이 달랐다. 그녀의 눈빛에서 이상야릇한 요염함이 느껴졌다.박시율은 절대 그런 눈빛을 하지 않았다. 왜냐면 그 눈빛에서 명확한 유혹의 뜻이 보였기 때문이다.‘이상한데, 오늘 시율이가 왜 이렇게 갑작스럽게 나한테 데이트 신청을 한 거지?’그녀의 뒤를 따르며 도범은 속으로 미심쩍은 기분이 들었다.곧바로 차는 산길을 따라 정상에 도착했다. 그들은 공지에 차를 주차했다.“어때? 여기 괜찮지? 봐봐, 여기 서있으면 중주시 전체가 내려다보여. 바람도 산산하니 엄청 기분 좋지 않아?”박시율이 기지개를 쭉 켰다. 원래 완벽했던 그녀의 몸매가 더욱 돋보였다.곁에서 박시율의 모습을 살피던 도범이 살짝 넋을 놓은 채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녀의 모습이 너무나 아름다웠던 것이다.그녀가 도범을 힐끗 보더니 물었다.“자기야 저기 집이 있네. 우리 저기 들어가 보지 않을래?”“좋아!”도범이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그때, 박시율이 주동적으로 다가와 도범의 손을 잡았다.도범이 그녀를 힐끗 바라보았다. 그의 표정이 어딘가 부자연스럽게 느껴졌다.“자기야 왜? 우리는 부부니까 손을 잡는 게 정상이잖아? 그런데 당신 표정 좀 이상한데?”박시율이 교태 어린 눈빛으로 도범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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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3화

암영이 도범을 확 끌어당겼다. 그녀가 관능적인 빨간 입술을 살짝 깨물며 말했다.“자기야 그 있잖아, 자기가 입대를 하고 떠난 뒤 몇 년이나 지났잖아. 마침 여기는 아무도 없으니까…”암영이 그렇게 말하더니 도범의 가슴에 손을 얹고 쓰다듬으며 그를 유혹하기 시작했다.“시율아 여기는 좀 그렇지 않아? 지금 대낮인데!”도범이 눈썹을 찌푸리더니 바깥쪽을 바라보았다.“참 나 방금 들어오면서 문 잘 닫았거든. 그리고 이렇게 아무것도 없는 산속에 누가 굳이 들어오려고 하겠어?”“사람도 없는데 우리 둘만의 뜨거운 시간을 보내도 되잖아? 여기라면 분명 색다른 분위기를 느낄 수 있을 거야!”그렇게 말한 암영이 까치발을 들고 도범의 목에 입을 맞췄다.아내의 적극적인 모습에 도범의 의심은 더욱 커져만 갔다.곧바로 그가 활짝 웃더니 그녀를 덥석 끌어안았다.“정말 예상 밖이야. 우리 여보가 이런 걸 좋아했다니!”“짓궂어. 난 이렇게 스킨십하면 안 돼?”암영이 매혹적인 웃음을 지어 보였다. 그녀는 속으로 눈앞의 남자가 너무나 쉽다고 생각했다. 조금만 더 미인계를 쓰면 아주 쉽게 속아 넘어갈 것 같았다.“읍!”방안의 박시율은 두 사람이 끌어안고 있는 모습을 보고 걱정되어 몸부림쳤다. 그녀는 도범에게 알리고 싶었지만 소리를 낼 수 없었다.하긴 그녀와 똑같이 생긴 사람을 상대하고 있는데 도범이 어떻게 쉽게 의심할 수 있을까?또한 저런 유혹을 받게 되면 도범도 다른 생각을 할 수 없을 것이다.도범은 이제 20대였다. 당연히 한창 혈기 왕성할 수밖에 없는 나이였다.바로 그때 암영이 도범의 입술에 입을 맞추었다.그리고 곧바로 도범이 상대를 덥석 끌어안았다.박시율은 암영이 손을 뻗어 허벅지에 걸쳐있는 스타킹에서 비수를 꺼내는 모습을 확인했다.서늘하게 번뜩이는 비수를 본 박시율은 당장이라도 심장이 튀어나올 것 같이 조마조마 해졌다.그녀가 막 비수를 내리꽂으려고 하던 그때 도범이 그녀를 안고 휙 하고 몸을 돌렸다. 순식간에 그들의 모습이 박시율의 시야 속에서 사라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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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4화

“읍!”박시율은 여전히 발버둥을 치며 문밖의 도범에게 상황을 알리려고 했다. 하지만 모든 것이 헛수고였다.곧이어 그녀는 문밖에서 아무런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주위가 쥐 죽은 듯이 조용했다.그녀는 덜컥 겁이 났다. 설마 벌써 도범이 죽어버린 건 아니겠지?갑자기 웬 손이 불쑥 나타나 문을 턱하고 잡았다. 그녀가 깜짝 놀랐다. 밖에 있는 누군가가 순식간에 문을 확 열어젖혔다.“읍!”도범이 들어오는 모습을 본 박시율의 눈가가 점점 빨개지더니 눈물이 뚝뚝 떨어졌다.그녀는 그제야 자신이 얼마나 그를 걱정하고 있었는지, 얼마나 그가 죽을까 두려웠던지를 알게 되었다.그녀는 자신이 정말로 이 남자를 사랑하게 되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물론 그가 죽게 되면 아이한테 아버지가 사라지게 되는 것 역시 걱정되었다.도범이 무사하게 들어오는 모습을 본 그녀는 그제야 한시름 놓을 수 있었다.“역시 내 생각이 맞았어. 난 그 여자가 당신이 아니라는 걸 진작 알고 있었어!”서둘러 다가온 도범이 박시율의 입에 물려있던 천을 빼내고 그녀를 힘껏 끌어안았다.“여보 괜찮아? 그 여자가 혹시 때리거나 학대하지는 않았어?”“아니 난 괜찮아. 그 여자 목표가 당신이었지 내가 아니었어.”“그 여자는? 그 여자 킬러라던데, 자신이 서남 지역에서 킬러 순위 5위라면서, 엄청 강하다고 했어. 준장급이 와도 그녀의 상대가 아니라고 하던데.”박시율이 다급하게 물었다.그런데 그녀가 미처 말을 끝내기도 전에 도범이 그녀를 지긋하게 바라보더니 두 손으로 작은 얼굴을 붙잡고 거센 키스를 퍼부었다.“읍!”아직까지 기둥에 묶여있던 박시율은 도범이 그녀한테 키스를 해올 거라고는 미처 예상하지 못했다. 얼굴은 이미 빨갛게 열이 올랐고 눈이 휘둥그레졌다. 심장이 미친 듯이 빨리 뛰었다.한바탕 거센 키스를 퍼부은 도범이 그제야 그녀를 놓아주며 말했다.“그 여자가 킬러라는 것을 알고 난 후 걱정되어 미치는 줄 알았어. 혹시 당신한테 무슨 일이라도 생겼을 까봐!”그렇게 말한 도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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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5화

박시율은 놀랍기도 하고 안심되기도 하여 그저 웃기만 했다. 이제 보니 정말로 자신이 괜한 걱정을 했던 것 같았다. 도범은 진작 이상을 감지하고 있었다.그때 도범이 물었다.“방금 내가 말했던 것처럼 의심이 가는 게 한두 가지가 아니긴 했지만 내 쪽에서 먼저 손을 쓸 수는 없었어. 감히 손을 쓸 생각도 못 했지. 그러다 내 판단이 틀리기라도 하면 큰일이잖아. 내가 마지막에 그 여자한테 비수를 꽂아 죽일 수 있었던 건 그녀가 나한테 확실하게 들킨 게 있어서야!”“무슨 일 있었어? 뭘 확실하게 들켰어?”박시율이 눈썹을 찡그리며 의아한 듯이 물었다. 그녀가 보았을 때 그 여자의 분장은 이미 완벽에 가까웠다.“내 와이프는 나한테 먼저 입을 맞추는 일이 없어. 그런데 그 여자는 나한테 먼저 입술을 가져다 댔잖아. 그리고 가장 중요하게는 내가 그 여자한테서 어렴풋하게 담배 냄새를 맡았어. 그 말인즉슨 그 여자는 담배를 피운다는 거지. 하지만 내 진짜 와이프인 당신은 담배를 피우지 않잖아!”“그래서 그 순간 단정할 수 있었어. 눈앞의 이 여자가 절대 당신이 아니라는걸. 그녀는 킬러고 나를 죽일 생각이라는 것을!”도범이 피식 웃으며 답했다.“이제 보니 당신 진짜 똑똑한 사람이었네!”그 여자가 도범한테 키스를 했다는 사실을 떠올린 박시율은 속이 뒤틀렸다. 그녀가 물었다.“어땠어? 그 여자는 그렇게 적극적이고 몸매도 엄청 좋잖아? 그런데 당신 안 기뻤어? 설레지 않았어?”도범이 식은땀을 흘렸다. 그는 박시율이 여기서 질투를 할 것이라고는 예상치 못했다.그가 난감한 표정으로 웃더니 그제야 말을 꺼냈다.“여보 그 여자는 그냥 킬러일 뿐이야. 내가 정말 죽고 싶은 줄 알아? 그 순간에 어떻게 그런 생각이 들 수 있겠어. 난 그저 혹시나 내 판단이 틀리게 될까 봐 거듭 확인을 한 후 죽였을 뿐이야!”“잠깐만 그런데 저 여자 실력이 그렇게 강한데 어떻게 이렇게 빠르게 죽일 수 있었어? 나 아까 분명 저 여자가 비수를 뽑아드는 모습을 봤었는데!”박시율은 여전히 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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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6화

“하하 괜찮아. 당장 급한 일도 아니고 말이야. 그들한테 내일 아침 다시 오라고 하면 되지!”도범이 큰 소리를 내며 웃다가 곁에 있는 박시율을 바라보았다.“여보 이왕 나왔는데 내려가서 함께 점심이라도 먹는 게 어때? 놀란 마음도 달랠 겸 말이야. 어때?”“그래!”박시율이 고개를 끄덕였다. 곧바로 두 사람은 차를 몰고 산을 내려왔다.같은 시각, 박시율의 사무실에는 소정과 박이성이 여태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이게 무슨 상황이지? 도대체…”박이성은 슬슬 한계에 도달하고 있었다. 이미 박시율에게 전화를 열몇 통이나 걸었지만 받지 않았다.그가 곁에 앉아있는 소정을 돌아보고 물었다.“당신은 생각은 어때요? 혹시 지금 우리 두 사람, 박시율한테 놀아난 건 아니겠죠? 그년이 만약 나를 농락한 거라면 정말 가만히 안 있을 거야 내가!”그런데 오히려 소정은 미소를 지었다.“그럴 리가 없어요. 저는 박 팀장님을 믿어요. 그분께서 이미 그러겠다고 말씀을 하셨으니 분명 와주실 거예요. 제 생각에는 아마 갑자기 무슨 일이 생기셔서 조금 늦으시는 것 같아요!”“하하 웃기는 소리! 무슨 일이 우리 계약서보다도 중요하다는 거야!”박이성이 콧방귀를 끼며 불만을 토로했다.그렇게 말하던 그가 갑자기 미간을 찌푸리다가 뭔가가 생각난 듯 헉하고 숨을 들이켰다.그들이 고용한 킬러는 5일 내로 일을 처리하겠다고 했다.오늘로 두 번째 날인데 설마 이미 움직인 건가?문제는 암영이라는 여자가 의뢰를 처리하는 방식이었다. 그녀한테는 특수한 기호가 있었다. 그녀는 타깃의 가장 친밀한 사람으로 변장하는 것을 즐기는 것뿐만 아니라 그 친밀한 사람이 타깃이 죽어가는 모습을 지켜보게 하는 것도 좋아했다.“설마…”지금껏 박시율이 나타나지 않는 것으로 보아 아마 암영한테 납치를 당한 듯했다. 박이성은 현재 너무나 당황스러웠다.어쨌든 킬러란 작자들은 보통 자기 멋대로 행동하기를 좋아했다. 그러니 그녀가 욱하는 마음에 박시율을 죽일 가능성도 있었다.“이런…”그가 벌떡 자리에서 일어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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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7화

“젠장 망했네 망했어. 박시율이 정말로 납치당했나 보네. 그 여자 킬러가 설마 박시율도 죽인 건 아니겠지?”화가 난 박이성이 주먹을 꽉 쥐었다.“아직 계약서에 사인도 못했는데! 내가 너무 안일했어. 그 여자한테 며칠 후에 일을 벌여라고 했어야 했는데 이건…”박이성은 도범을 죽이라고 사주한 일로 그의 계약이 물거품이 될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다.그는 차에 앉아 저녁에 박시율이 살고 있는 집으로 찾아갈까 고민했다. 하지만 곧바로 그 생각을 접었다.그러다 만약 킬러가 아직 움직이지도 않았고 도범과 박시율이 멀쩡하게 살아있으면 갑자기 찾아간 자신만 이상해질 것이다. 그는 그들이 현재 살고 있는 집에 한 번도 가본 적이 없었다. 심지어 그런 처지가 된 그들을 줄곧 무시해왔었다.만약 나중에 킬러가 일을 실패하기라도 하면 괜히 도범한테 자신이 그녀의 배후라는 의심만 남겨주게 될 것이다. 아무리 실패할 가능성이 낮다고 해도 말이다.한참을 고민하던 그는 다시 한번 시간을 확인했다. 그러고는 시동을 걸고 그곳을 벗어났다.운전을 하며 한 카페를 지나치던 그는 무심결에 카페 안쪽에 시선을 돌렸다가 장소연을 발견했다.“저거 박해일 여자친구잖아?”박이성은 잠깐 멈칫거리다가 길 옆에 차를 세웠다. 그가 차에서 내려 카페 안으로 들어갔다.장소연은 평소에 자주 함께 다니는 친구 두 명과 함께 수다를 떨고 있었다. 그녀는 기분이 무척 좋아 보였다.“이거 소연 씨 아닙니까? 이런 곳에서 만날 줄은 몰랐네요!”박이성이 빙그레 웃으며 그녀가 있는 쪽으로 다가갔다.“박이성 도련님!”깜짝 놀란 장소연이 곧바로 웃으며 답했다.“정말 우연이네요. 여기는 제 친구들인데 함께 쇼핑하다가 힘들어서 커피 마시러 왔어요!”“그래요?”박이성이 일부러 시간을 확인하는 척하더니 옆자리에 앉아 웃으며 말했다.“마침 소연 씨와 할 얘기가 있었는데 괜찮으시면 저한테 식사를 대접할 기회를 주실 수 있으신가요? 아 참, 여기 있는 친구분들도 함께 와도 좋습니다!”눈치 빠른 그녀들은 순식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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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8화

박이성이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태연하게 웃으며 말했다.“이렇게 예쁜 분과 식사를 하는데 사치라니요? 그저 제 영광일 따름입니다!”그의 말에 장소연이 입꼬리를 씩 올리며 답했다.“도련님께서 어디 예쁜 여자를 적게 보셨겠어요? 저 정도면 도련님한테 예쁜 축에도 못 끼겠죠!”“하하 너무 겸손하네요!”자리에서 일어난 박이성이 매너 있는 제스처를 취하며 말했다.“아름다운 레이디, 이만 갈까요?”“그럼 염치 불구하고 함께 갈게요.”장소연은 박이성이 도대체 왜 자신과 단둘이 밥을 먹자고 하는지 의문이 가득했다.하지만 저쪽에서도 자신한테 볼 일이 있으니 이러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그의 뒤를 따랐다.두 사람은 빠르게 운전하여 꽤나 고급스러운 호텔에 도착했다. 그리고 룸을 잡고 온갖 요리를 주문했다.“도련님, 이렇게 따로 저를 부른 이유가 있으신가요?”장소연은 긴장하고 있었다. 그녀는 진짜 부자와 이렇게 얼굴을 마주하고 앉아 있는 게 처음이었다. 심지어 상대는 와인까지 시키면서 꽤 장중하게 그녀를 대접하고 있었다. 그녀는 현재 너무나 당황스러웠다.정장 차림의 박이성은 성공한 신사와 같은 느낌을 주고 있었다.“자 자 자, 일단 먼저 한잔할까요?”박이성은 우선 그녀에게 와인을 따라주고 잔을 부딪히며 말했다.“네!”장소연은 그의 꿍꿍이속을 알 수는 없었지만 어쨌든 잔을 들고 단숨에 와인을 비워냈다.“하하 역시 난 소연 씨처럼 아름답고 통쾌한 여자가 좋다니까!”박이성이 큰 소리로 웃더니 손을 장소연의 다리 위에 슬쩍 올렸다. 그 모습이 어찌나 자연스러웠는지 마치 실수로 올렸나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도련님 지금 뭐 하시는…”장소연이 얼굴을 붉히더니 곧바로 그의 손을 밀쳤다.“어 하하!”박이성이 번뜩 정신을 차리고 웃으며 말했다.“이거 소연 씨가 너무 예뻐써 저도 모르게 손이 나갔나 봅니다!”거기까지 말한 박이성이 잠시 뜸을 들이다가 이어서 말했다.“참으로 안타깝네요. 한 떨기 아리따운 꽃이 소똥 같은 놈한테 꽂혀있으니! 정말 박해일한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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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9화

“어머 도련님도 참, 너무 과찬이세요. 제가 그 정도로 예쁜 건 아니죠!”장소연이 겸손한 척하며 박이성에게 요리를 집어 주었다.“자 여기 이거 드세요. 우리 밥부터 먹어요.”“하하 알았어요!”박이성이 큰 소리로 웃었다. 두 사람이 밥을 먹기 시작했다.잠시 후 박이성이 물었다.“소연 씨, 저 정말 소연 씨한테 한눈에 반했습니다. 요 며칠 동안 식욕도 없어질 만큼 소연 씨 생각만 했어요. 그런데 이렇게 오늘 우연한 기회로 다시 한번 당신을 만나게 되었네요. 그래서 제가 용기를 내서 밥 한 끼 함께 하자고 청했던 겁니다!”“거짓말이죠?”장소연이 눈썹을 찡그리다가 박이성을 바라보며 물었다.“이성 도련님, 설마 진심이신 가요?”“틀림없는 진심입니다!”박이성이 다시 한번 그녀의 다리 위에 살포시 손을 얹었다. 그리고 웃으며 말했다.“오늘부로 당신이 원하는 건 제가 이뤄드리겠습니다. 그리니 당신도 제가 원하는 걸 제게 해줄 수 있죠? 저는 소연 씨가 박해일을 진심으로 좋아하는 게 아닐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렇죠?”“이성 도련님 사실 도련님 말씀이 맞아요. 저는 진작 해일이한테서 마음이 떠났어요. 해일이가 나한테 잘해주지만 않았다면 헤어지고도 남았을 거예요!”장소연은 혹여 이 기회를 놓칠까 두려워 더 이상 박이성의 손을 내치지도 않았다. 오히려 아무것도 모른다는 듯이 시치미를 떼고 있었다.그녀의 말에 박이성이 속으로 피식 냉소를 지었다. 그러더니 그녀의 손을 붙잡고 말했다.“소연아, 내 여자가 되어줘. 나도 지금 내가 왜 이러는지 모르겠어. 오늘 시킨 술이 너무나 독한 탓인지 얼마 마시지도 않았는데 벌써 취한 느낌이야. 나 너를 갖고 싶어. 이따가 나랑 함께 방으로 올라가 쉬었다 가지 않을래? 그리고 나중에 나랑 함께 명품 가방과 옷을 사러 가는 거야. 마음껏 골라도 돼! 어때?”장소연이 곧바로 내숭을 떨며 말했다.“도련님 그, 그건 좀… 제가 비록 해일이를 좋아하지는 않지만 아직 헤어진 것도 아닌데. 그리고 도련님이 저를 속이고 있는지도 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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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0화

“안 돼요 도련님, 이러시면 안 돼요…”장소연이 정말로 깜짝 놀라 반항했다.“소연아 오늘부터 너는 내 여자야. 앞으로는 내 곁에서 잘 먹고 잘 살기만 하면 되는 거야. 네가 원하는 건 내가 다 사줄 수 있어!”박이성은 어느 정도 취기가 오른 상태였다. 거기다 장소연은 생긴 것도 예쁘고 몸매도 훌륭했다. 알코올에 취한 그는 이미 고삐가 풀려있었다.“아 안돼… 우리는 이제 서로를 안 지 얼마 되지도 않았어요!”“감정이란 건 원래 마음으로 하는 거야. 알고 지낸 시간 같은 건 아무 상관도 없지…”“이성 도련님 안 돼요. 저 아직 마음의 준비가 안 됐어요!”“……”장소연은 속으로 즐기고 있었다. 결국 그녀는 못 이기는 척하며 그를 받아들였다.반 시간 후, 박이성이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침대 위의 여자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일어나 옷을 입으며 말했다.“가자 예쁜아, 너 정말 끝내주네. 지금 당장 쇼핑하러 가. 차 한 대 뽑아 줄게 어때?”“차를 산다고요?”장소연이 당황스러운 표정으로 되물었다.“이성 도련님 지금 농담하시는 거죠? 저 아까 롤스 로이스를 몰고 오는 거 보셨잖아요?”“그 차 빌린 거 아니야?”박이성이 의아한 듯이 그녀를 바라보았다. 장소연은 허영심이 많고 체면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여자였다. 때문에 그녀가 몰고 온 롤스 로이스는 그녀가 체면 때문에 자신의 친구들 앞에서 자랑하려고 렌털한 것이라고 생각했다.그런데 뜻밖에도 장소연이 웃으며 말했다.“도련님께서는 농담도 잘 잘하네요. 제가 아무 일도 없는데 그렇게 좋은 차를 렌트해서 뭐 하게요? 그 차는 내 차라고 할 수 있죠!”“네 차면 차지, 네 차라고 할 수 있다는 건 무슨 말이야?”박이성이 의아해하며 물었다.“참 도련님은 아직 모르실 거예요. 그 도범이 글쎄 의술을 할 줄 알더라고요. 어디서 배웠는지는 모르겠는데 제갈 가문 아가씨인 제갈소진의 희귀병을 다 고쳤지 뭐예요. 지금껏 아무도 성공시키지 못했던 그녀의 다이어트를 도왔어요!”“그게 어떻게 된 일이냐면요. 제갈소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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