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사람이 집에 들어서자, 강솔은 바로 물었다. “말해봐, 왜 그렇게 한 거야?” 진석은 재킷을 벗고, 넥타이를 풀며 소파에 앉았다. 그의 등 뒤로는 미국식 흰색 나무창이 있었고, 저녁 햇살이 따뜻하게 그의 뒤에 금빛으로 드리워져 있었다. 그 온화하고 눈 부신 빛이 그의 안경테에 반사되면서, 차갑고 금속성의 냉기를 풍겼다. 그리고 진석은 깊은 눈빛으로 강솔을 응시하며 말했다. “네가 여기까지 올 줄은 몰랐어.” 그 말에 강솔은 냉소를 지었다. “당연히 물어야지. 이렇게 혼란스럽게 넘어갈 수는 없잖아.” 진석은 잠시 강솔을 응시한 뒤, 휴대폰을 꺼내 강솔에게 보여주었다. 그 사진은 강솔과 주예형이 석양 아래 함께 서 있는 장면이었다. “이 사진, 왜 또 그를 만난 거야? 내가 떠날 때 너는 나한테 뭐라고 약속했지?” 강솔은 사진을 보고 얼굴이 살짝 굳었다. 그녀는 이 사진이 자신이 동창회에 참석하지 않았던 날 밤, 예형과 그 동창이 자신을 찾아왔을 때 찍힌 사진임을 기억했다. 사진은 아주 선명했고, 촬영 각도를 보니 작업실 맞은편 카페에서 찍힌 것이 아니었다. 분명 배석류가 몰래 찍은 사진이었다. 석류가 이 사진을 심서진에게 넘겼고, 서진이 마지막으로 이간질을 시도하며 진석에게 보낸 것이 분명했다. 강솔은 변명하려 했으나, 이내 웃음이 나왔다. “그래서? 그 사진 한 장 때문에 날 외면한 거야?” 진석은 어둡고 깊은 눈빛으로 그녀를 응시했다. “강솔, 지난 10년 동안 내가 너를 기다리는 동안, 두 번 너를 포기하려 했어.”“한 번은 네가 주예형을 따라 M국에 왔을 때였고, 또 한 번은 설날에 네가 제사를 지내고 나서 돌아와 나와 만두를 빚기로 했을 때였어.”“그런데 윤미래 이모가 네가 주예형 때문에 다시 강성으로 갔다고 말했지.”“그 두 번 모두 나는 너무 힘들어서, 이제 그만하자, 더는 기다리지 말자라고 스스로 말했어.” 강솔은 고개를 숙이며, 아픈 기억이 떠올라 눈물이 맺혔지만, 차분한 목소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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