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솔은 고개를 기울여 진석의 어깨에 기대어 눈물을 그의 셔츠에 문지르며 훌쩍거렸다. “아무 말도 안 하고, 갑자기 나를 무시하고... 내가 얼마나 걱정했는지 알아? 네가 여기서 무슨 일이 생겼을까 봐 정말로 많이 걱정했어, 진짜 알기나 해?” 강솔은 진석의 어깨에 엎드려 울면서 몸이 떨렸다. 진석의 마음은 마치 칼로 도려내듯 아팠다. 그는 자신이 한 행동에 대한 깊은 후회가 밀려왔다. 진석은 고개를 돌려 강솔의 얼굴에 키스했다. 진석은 그 사진을 보고 단순히 화가 난 것이 아니었다. 그는 혼란스러웠고, 강솔이 주예형을 만나 그에게 다시 마음이 흔들릴까 봐 두려웠다. 더욱이 강솔이 전화를 걸어 영상 통화로 자신의 혼란과 불안함을 보일까 봐 걱정했다. 그는 강솔을 놓아주는 것이 맞는지, 아니면 끝까지 붙잡고 있어야 할지 확신이 없었다. 한참 동안 강솔은 천천히 진정되었고, 진석의 어깨에 머리를 기대며 창밖을 바라보았다. 이미 어둑해진 하늘과 함께 아름다운 석양이 창문에 비치고 있었다. 그 모습은 마음을 차분하게 만들었고, 슬픔도 조금씩 옅어졌다. 강솔은 코를 훌쩍이며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넌 여전히 날 믿지 않는 거야, 그렇지?” 진석은 낮고 진지한 목소리로 물었다. “강솔, 넌 나를 사랑해?” 강솔은 입술을 깨물고, 마치 반항하듯 대답했다. “안 사랑해!” 진석은 약간 찡그렸지만, 강솔의 부은 눈을 바라보며 더는 그를 추궁할 힘을 잃었다. 강솔은 벽에 기대어 고개를 들었다. 눈물에 씻겨 더 맑고 투명해진 눈이 단단한 결심을 내비쳤다. “다시 말하지만, 나 주예형이랑 다시는 만나지 않을 거야. 우린 이미 모든 걸 끝냈고, 다시는 연락하지도, 만나지도 않을 거야.” “비록 우리가 처음에 네가 강제로 밀어붙여서 사귀게 된 거지만, 내가 원치 않았다면 누구도 날 억지로 어쩌지 못했을 거야. 그걸 이해하겠어?” “게다가 우리 이미...” 강솔은 얼굴이 붉어지며 시선을 피했다.진석의 눈빛은 더욱 어두워졌고,
진석은 강솔에게 키스를 하며 말했다. “그러면 이번이 내가 투정 부릴 유일한 기회야. 나 좀 달래줄 수 있겠어?” 강솔은 그의 말에 조심스럽게 입을 맞추며 말했다. “오빠, 그날 주예형을 만난 건 그가 다른 동창과 함께 나를 동창회에 초대하러 왔을 때야. 난 초대에 응하지 않았어. 사진 속 상황은 실제와 달라.”“그건 배석류가 몰래 찍은 거야. 그리고 심서진에게 넘겼고, 심서진이 우리 사이를 이간질하려고 한 거야.” 진석은 강솔의 말에 잠시 눈썹을 찌푸리며 물었다. “네 비서 그 배석류 말이야?” “그래, 심서진에게 매수당했어.” 강솔은 잠시 멈추었다가 말을 이었다. “심서진의 일이 끝난 후에, 예형과 한 번 만나서 우리 사이의 모든 걸 정리했어. 난 다시는 돌아가지 않겠다고 말했고, 그 사람도 더는 날 찾지 않겠다고 약속했어.”“그 사람도 오빠랑 똑같은 질문을 했거든.” “무슨 질문인데?” 진석이 묻자, 강솔이 말했다. “만약 그 10년 동안 그와 네가 동시에 나에게 고백했다면, 한 사람을 선택해야 한다면 누구 선택할 거냐고.” 이에 진석은 초조하게 강솔의 답을 기다리는 듯 눈을 가늘게 떴다. “넌 뭐라고 대답했어?” 강솔은 그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말했다. “내가 말했어. 당신이 아니라 오뻐를 선택할 거라고. 남자친구는 없어도 되지만, 진석 오빠는 없어선 안 된다고.” 아마도 예형에게 그 답을 내린 순간부터, 강솔은 자신이 진석에 대해 얼마나 깊은 감정을 가지고 있는지, 그리고 두 사람의 미래에 대해 얼마나 확고해졌는지를 깨달았다. 진석은 강솔의 대답에 눈빛이 흔들리며 마음속 깊이 감동을 받았다. 그리고 강솔은 깊은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 “이제 알겠어? 네가 나에게 얼마나 중요한지.” 강솔은 주저 없이 진석에게 다가가 키스했고, 그와 마찬가지로 진지한 목소리로 말했다. “난 오빠와 함께 있고 싶어. 이제 확신해. 그건 감동 때문이 아니야. 그저... 난 누구도 잃을 수 있
진석은 이마를 찡그리며 칼과 포크를 내려놓고 휴대폰을 꺼내 국내 뉴스를 확인했다. 이전의 사진들은 이미 삭제되었지만, 고하선과 조길영의 공개 사과문은 여전히 인터넷에 남아 있었다. 진석은 그들의 사과문을 읽으며 강솔이 그들로부터 입은 상처가 얼마나 큰지 점점 더 분명히 느꼈다. 진석이 고개를 들어 물었다. “왜 나한테 말 안 했어?” 강솔은 대수롭지 않다는 듯 피자 한 조각을 물고 대답했다. “일이 금방 해결됐거든. 소희가 나를 도와줬어.” 진석은 강솔의 말에 이어 경성대 포럼을 열어 관련된 글들을 다시 확인했다. 심서진이 올린 글은 이미 삭제되었지만, 주예형이 올린 해명 글은 여전히 남아 있었다. 댓글을 훑어보면서 대충 무슨 일이 있었는지 짐작할 수 있었고, 진석의 눈빛이 차가워졌다. “심서진은 어디 있어?” “잡혀갔어. 소희 말로는 몇 년 동안은 못 나올 거야. 감옥에서 썩게 될걸.” 강솔은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나한테 뭐라 하는 건 참을 수 있는데, 오빠를 모욕한 건 용서할 수 없어. 경찰서에 가서 한 번 더 걷어차고 싶을 정도였어.” 진석의 마음은 원래 무거웠지만, 강솔의 말을 듣고 그의 눈에 부드러운 기운이 스쳐 지나갔다. “내가 너한테 그렇게 중요한 사람이었어?” 강솔은 큰 한 모금의 채소 수프를 마시며 자연스러운 어조로 대답했다. “당연하지.” 강솔은 그 말을 하고 나서야 잠시 멈추었고, 눈을 살짝 굴리며 아무렇지 않은 듯이 다시 고기를 먹었다. 진석은 그녀를 바라보며 미소 지었다. “아까는 말이 없더니, 이제 와서 솔직하네.” 강솔은 얼굴이 더욱 붉어지며 말했다. “대화 주제나 흐리지 마.” 진석은 살짝 고개를 숙이며 웃었으나 목소리는 여전히 조금 무거웠다. “내가 없는 동안 이렇게 많은 일이 있었구나.” “사실 별거 아니야.” 강솔은 낙천적인 성격답게 대답했다. “조길영과 유사랑의 일은 겉보기엔 우연처럼 보이지만, 사실 심서진이 뒤에서 조종한 거야.
“사랑해.” 진석은 그녀의 이마에 가볍게 입을 맞추며 강솔을 품 안에 끌어안았다. “영원히 사랑할 거야.” ... 그날 밤, 강솔은 진석의 품 안에 얌전히 안겨 있었다. 더 이상 그 품이 답답하다며 멀어지지 않았다. 그녀는 아주 편안하고 달콤한 잠에 빠졌다. 반면, 진석은 밤에 몇 번이나 깨어나 강솔에게 하는 입맞춤을 참을 수 없었고, 더 많은 것을 원했지만, 달콤한 꿈을 방해할 수 없어 억눌렀다. 다음 날 아침, 강솔이 눈을 떴을 때는 아직 해가 막 떠오를 무렵이었다. 강솔은 진석의 품 안에 더 깊이 파고들며, 진석의 따뜻한 향기에 취해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해 떴어?” 진석은 막 잠에서 깨어난 듯 낮고 잠긴 목소리로 대답했다. “출근 안 해도 되니까 좀 더 자.” 잠시 후, 강솔은 게으르게 고개를 들어 눈을 비비며 물었다. “오늘 귀국하는 거야?” 그말에 진석은 강솔의 턱을 손가락으로 쓰다듬으며, 부드럽고 따뜻한 감촉에 빠져들었다. “원래는 돌아가려고 했는데 네가 왔으니 며칠 더 있어도 돼.” 강솔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난 출근해야 해. 딱 이틀 휴가만 냈거든.” 진석은 웃음을 참지 못하고 말했다. “사장님이 여기 있잖아. 언제든지 휴가 연장해 줄 수 있어.” 강솔도 눈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안 돼, 난 성실한 직원이거든.” 진석은 강솔을 꼭 끌어안으며 말했다. “그럼 조금만 더 자고, 일어나면 같이 집에 가자.” “응.” 강솔은 낮은 목소리로 대답하며 진석의 팔을 베고 다시 잠에 빠졌다. 그리고 일어나서 강솔은 소희에게 전화를 걸어 자신과 진석이 함께 있다는 소식을 전하며 걱정하지 말라고 말했다. 두 사람은 오전 비행기를 타고 강성으로 돌아왔고, 도착했을 때는 이미 점심 시간이 가까웠다. 그들은 아래층에서 점심을 먹고 집으로 돌아왔고, 강솔은 침대에 몸을 던지며 말했다. “사장님, 하루만 더 쉬고 내일 출근하면 안 될까요?” 진석은 강솔의 어깨를 살짝
진석은 드라이어를 들고 와 침대 옆에 앉아 천천히 강솔의 머리를 말려주었다. 강솔은 눈을 감은 채, 진석의 손가락이 머리카락을 부드럽게 만질 때 느껴지는 편안함에 빠져 있었다. 머리가 다 마르기도 전에 강솔은 반쯤 엎드린 채 잠들어버렸다. 진석은 드라이어를 치우고 그녀에게 이불을 덮어준 뒤, 조용히 방을 나섰다.그는 서재로 가 몇 통의 전화를 걸어 업무를 처리한 뒤, 다시 침실로 돌아왔다. 침대 위를 보니 강솔은 이미 이불을 걷어차고 침대 끝으로 굴러가 있었다. 진석은 강솔을 다시 안아 제자리로 옮기고 이불을 덮어준 후, 그녀를 품에 안고 잠들었다.강솔은 한 시간쯤 자고 나서 진석의 입맞춤에 깨어났다. 아직 정신이 몽롱했지만, 그의 뜨거운 가슴이 자신에게 닿는 게 느껴졌다. 창문에 드리운 커튼이 서서히 닫히면서 방안의 빛이 점점 어두워졌다. 강솔의 작고 귀여운 항의는 진석의 키스에 의해 완전히 제지당했다....오후 5시, 강솔은 침대에 엎드린 채 밖에 지는 해를 바라보다가 욕실에서 나온 진석을 보고 고개를 돌렸다. “나 배고파!” 진석은 안경을 쓰지 않았고, 머리카락은 아직 축축했다. 깊고 냉철한 눈매였지만, 눈빛은 부드러웠다. “뭐 먹고 싶어?” 강솔은 눈을 살짝 굴리며 말했다. “우리 스승님 뵈러 가자, 저녁 시간에 딱 맞을 거야.” “좋아.” 진석은 고개를 끄덕이며 물었다. “일어날 수 있겠어?” “당연하지!” 강솔은 침대에서 벌떡 일어났지만, 순간 미간을 찡그리며 말끝을 흐리고 진석을 노려보았다. 그리고 진석은 입꼬리를 올리며 웃었다. “네 옷이 도착했으니까 내가 가져올게. 잠시만 쉬고 있어.” 강솔은 진석이 방을 나서는 것을 보며, 이불을 확 걷어 머리 위로 덮어버렸다....두 사람이 도경수 저택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어둑해져 있었다. 양재아가 진석을 보자마자 달려와 말했다. “진석 오빠!” 진석은 차가운 표정으로 말했다. “상사와 부하 직원의 관계일 뿐이니, 호칭에 예의를
도경수는 바로 문밖을 바라보며 물었다. “어디 있냐?” 강솔이 대답했다. “위층에 있어요, 곧 내려올 거예요.” 도경수는 그제야 깨닫고 물었다. “너랑 진석이랑 사귀는 거야?” 강솔의 귓불이 살짝 붉어지며 고개를 끄덕였다. “스승님이 보시기엔 어떠세요?” 도경수는 갑자기 웃음을 터뜨리며 강솔의 이마를 가볍게 손가락으로 톡 쳤다. “이제야 눈을 떴구나, 너!” 이에 강솔은 입술을 오므리며 웃음을 참지 못하고 말했다. “사부님은 왜 진석이 이제 눈 떴다고는 안 하세요?” “아, 진석의 마음은 내가 이미 알고 있었어. 네가 눈치가 너무 없었던 거지! 이제야 정신 차려서 다행이다.” 도경수는 흐뭇한 표정으로 말했다. “드디어, 진석이가 너에게 쏟은 그 마음이 헛되지 않았구나.” 강솔은 약간 자랑스럽게 말했다. “맞아요, 오빠가 저한테 정말 잘해줘요!” “알면 됐어. 앞으로는 너도 진석에게 잘해줘야 해. 더 이상 고집부리지 말고.” 도경수는 진심 어린 충고를 건넸다. “알겠어요, 스승님 말이라면 제가 어디 감히 안 듣겠어요?” 강솔은 장난스러운 표정으로 말하자, 도경수는 웃으며 말했다. “네가 정말 그렇게 순종적이라면, 내가 분명히 10년은 더 살 수 있겠구나!” 강솔은 장난스럽게 말했다. “스승님, 걱정하지 마세요. 분명히 백세까지 징수하실 거예요!” 두 사람은 잠시 웃고 떠들다가, 강솔은 갑자기 코를 킁킁거리며 말했다. “저 소고기 냄새가 나는 것 같아요. 배고파서 더는 못 참겠어요. 저 가서 아주머니한테 소고기 좀 덜어달라고 할래요.” “가라, 가. 배고프면 먼저 먹어도 된다.” 도경수는 웃으며 말했다. 강솔은 소고기 냄새에 이끌려, 먹고 싶은 마음에 참지 못하고 서둘러 주방으로 뛰어갔다.잠시 후, 진석이 들어와 조용히 말했다. “스승님!” 도경수는 고개를 들어 자상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이제 기분이 풀렸냐?” 진석은 잠시 멈칫했지만, 곧 눈빛에
날씨가 점점 따뜻해지면서 벌써 가벼운 봄옷으로 갈아입은 사람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한겨울 동안 잠잠했던 강성의 거리도 어느새 화사한 색들로 물들었다. 강아심은 밤 8시가 되어 회사에서 마지막으로 퇴근했다. 사무실의 불을 끄고 회사 건물을 나서니, 거리의 불빛이 눈부셨다. 도로는 사람들로 붐볐고, 신호등 앞에서 잠시 멈춰 창문을 반쯤 내리자 바깥에서 웃고 떠드는 사람들의 모습이 보였다. 간판에 봄옷 광고가 번쩍이는 것을 보며, 아심은 그제야 봄이 정말 왔다는 것을 실감했다.신호등이 초록불로 바뀌자 아심은 다시 차를 몰고 계속해서 나아갔다. 늦은 시간이었고, 피곤해서 집에 가서 밥을 해 먹을 기운이 없던 그녀는 자주 가는 단골 식당으로 향했다. 식당에는 사람이 많았다. 데이트하는 연인들, 아심처럼 퇴근길에 저녁을 먹으러 들른 사람들이 가득했다. 아심은 음식을 주문하고, 잠시 기다리며 가방에서 서류를 꺼내 식사가 나오기 전 잠깐 읽기 시작했다. 그때, 낯익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밥 먹을 때도 이렇게 바쁘면, 몸이 보복할 거야!” 청아한 목소리에 아심은 살짝 놀라 고개를 들었다. 눈앞에 진지하면서도 온화한 미소를 띤 지승현이 서 있었다. 그는 쟁반을 내려놓으며 말했다. “식사가 나왔으니 먼저 밥부터 먹어, 일은 잠시 접어둬. 일이야 언제나 바쁘지만, 하루 세 끼는 제대로 먹어야지.” 아심은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여기서 널 보게 될 줄이야. 어떻게 여기에 있어?” 그러자 승현은 웃으며 대답했다. “우연히 마주쳤다고 하면 믿을 거야?” 아심은 살짝 눈썹을 들어 올리며 대답하지 않았다. “알았어, 솔직히 말할게. 우연은 아니야. 정아현 씨가 네가 자주 이곳에 온다고 해서 일부러 와봤어. 만나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정말로 만났네!” 승현이 웃으며 말하자, 아심은 담담하게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무슨 일로 날 찾은 거야?” “먼저 밥부터 먹자. 다 먹고 나서 이야기해.” 승현은 자신의 쟁반을 가져오며 말
“정말?” 지승현은 웃으며 즉시 직원을 불러 토마토 크림수프를 주문했다. 곧이어 수프가 나오자, 그는 한입 맛보고 눈이 반짝였다. “정말 맛있다! 특히 이 바삭바삭한 게 입안에서 너무 고소해.” “그건 비스킷이야.” 강아심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진짜 맛있어!” 승현은 감탄하며 수프를 크게 한 모금 먹었다. 결국, 승현이 주문한 다른 요리들은 절반도 먹지 않았지만, 토마토 크림수프만큼은 싹싹 비웠다. 식사를 마치고 둘은 함께 식당을 나섰고, 아심은 그에게 인사하며 말했다. “난 차 가지고 왔으니까 먼저 갈게.” “잠깐만!” 승현은 서둘러 자신의 차로 가더니 조수석에서 두 개의 가방을 꺼내 아심에게 건넸다. “이건 내가 직접 준비한 새벽부터 끓인 연잎차야. 너는 요즘 너무 바쁘니까, 매일 한 병씩 마시면 건강에 좋을 거야.” 이에 아심은 즉시 손사래를 치며 말했다. “이러지 않아도 돼. 필요한 거 있으면 내가 직접 살게.” “이건 시중에서 파는 게 아니야. 집에서 아주머니가 정성껏 끓여서 밀봉해 둔 거라 신선하고 깨끗해. 밖에서 파는 것과는 달라.” 승현은 가방을 강아심에게 내밀며 진지한 눈빛으로 말했다.“정말 괜찮아, 난...” 아심이 거절하려는 말을 마치기도 전에, 승현은 그녀의 차로 가 조수석 문을 열고 손가방을 넣어버렸다. “이미 다 준비해 놓은 건데, 네가 안 마시면 그게 더 아깝잖아.” 승현은 문을 닫으며 덧붙였다. “마시기 전에 전자레인지에 데워서 마셔. 차가운 걸로 먹지 말고.” 아심은 더 이상 거절하지 않고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고마워.” “고맙단 말은 이제 그만해. 얼른 집에 가서 푹 쉬어. 일은 내일 해도 되니까, 퇴근했을 때는 좀 편히 쉬어야지.” 승현은 아심이 이렇게까지 고생하는 모습이 안타까웠고, 아심은 미소 지으며 말했다. “그럼 난 이만 갈게. 잘 가.”“조심해서 가!” 승현은 손을 흔들며 그녀를 배웅했고, 아심은 차에 올라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