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내 순결을 가져간 남자가 내 남편?: Chapter 161 - Chapter 1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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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1화

역시 엄마의 계략이 잘 먹힌단 말이야.허영이 임서아에게 그런 말을 했었다. 비록 신세희가 명이 질겨서 번번이 그녀를 죽이는 데 실패를 하긴 하지만 그래도 여러 번 시도한다면 분명히 그녀의 기를 죽여버릴 수 있을 거라고. 허영은 임서아보고 매 순간 신세희를 따라다니며 타이밍을 잡아 그녀에게 손을 쓰라고 했다.임서아는 신세희를 미행한 첫날에 조의찬과 서시언이 그녀를 중간에 두고 실랑이를 벌이고 있는 장면을 발견하고 말았다.어머! 임서아는 그 장면을 보자마자 카메라로 사진을 찍었다. 무척이나 꼴사나운 장면이었다.영상 속에 있는 신세희는 동시에 남자들에게 ‘공격’을 당하고 있는 듯했다.게다가 그 남자들은 운성에서 이름 꽤 날리는 부씨 집안의 도련님들이었다.영상이 촬영된 후, 임서아는 조금도 쉬지 않았다. 그녀는 이런 영상을 전문적으로 올리는 플랫폼을 찾아다니며 매 플랫폼에다 영상을 올려 이 사실을 홍보했다. 플랫폼마다 수천, 수만 명의 사용자가 있었다.단 한 시간 만에 수많은 계정이 이 영상을 퍼가기 시작했고 운성 전체가 이 영상 때문에 들끓고 있었다.아래 내용을 댓글의 일부분이다.-이것 좀 봐. 운성에서 이름 꽤 날리는 도련님들이 여자 하나를 중간에 두고… 이게 뭐 하는 짓이야. 그것도 벌건 대낮에.-이 여자 정말 음탕하다.-저 여자 대체 뭐하는 여자래?-어머! 저 여자가 어디에 서 있는지 좀 봐! 주택 같은데? 주위 환경을 봐서는 빈민촌 같기도 하고. 이런 데서 사는 여자가 뭘 하겠어?-어머! 몸 파는 여자라 이거야? 그 주제에 동시에 부잣집 도련님을 둘이나 꼬시다니.-도련님 둘이서 누가 앞에서 하고 누가 뒤에서 할지 그것 때문에 싸우고 있는 거네!-너무 꼴불견 아니야?물밀듯 쏟아지는 댓글에 허영과 임서아는 배꼽이 떨어져라 웃어댔다.상황이 이렇게 됐는데! 신세희가 어떻게 얼굴 들고 살지 한번 두고 보자고!네티즌들의 심한 말들에 끄덕없다 해도, 아마 상류층 사람들한테 암살당할 게 분명했다.역시나, 부씨 집안의 어르신이 제일 먼저 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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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2화

신세희는 고개를 들었고, 고개를 들자 부소경의 얼굴이 그녀의 눈에 들어왔다. 그녀는 차갑게 웃었다. “부소경씨, 날 이 저택으로 부른 게 당신 아니었어요?”“…”이 여자 정말 사리 분별도 못하는 여자네!내가 신세희를 부씨 저택으로 부르긴 했지만, 여기서 죽으란 뜻은 아니었다!그는 어제 회의를 한 후부터 이 사건을 처리하고 있었다. 그는 밤새 이 일에 몰두하고 있었고 한 시간 전에 겨우 만개가 넘는 영상을 모두 깨끗하게 삭제했다!행여나 하나라도 놓칠까 봐 계정마다 그가 직접 처리했다.영상 사건을 해결한 후 그는 물 한 모금도 마시지 않고 차를 몰아 바로 저택으로 돌아왔다. 그 결과 문을 들어서자마자 신세희가 자신의 가슴을 칼로 찌르는 장면을 보게 되었다.신세희는 죽는 걸 하나도 무서워하지 않았다!남자는 여자를 놓아주더니 차갑고 독한 말투로 말했다. “내가 널 부른 건 이 일을 해결하기 위해서야. 네가 부씨 저택에 핏자국을 남기게 하기 위해서가 아니란 말이야. 지금 나한테 한 몫 뜯어내고 싶은 거야? 고작 네가 그럴 수 있을 것 같아?”“…”“…”엄선우는 부소경이 신세희를 알기 전보다 말이 많아졌다는 사실을 느꼈다. 옛날에는 하루에 말 열 마디도 안 하던 사람이… 방금 3분 동안 한 말이 예전에 하루종일 한 말보다 많았다.그리고, 도련님이 입이 언제 저리 험해졌지?아무리 봐도 신세희한테만 독하게 말하는 것 같은데… 다른 사람이었으면 아마 평소의 모습대로 행동했을 것이다.부소경은 자리에 앉아있는 부태성과 다른 손님들을 쳐다보더니 무표정으로 말했다. “사람은 이미 데리고 왔으니 서로 쌓인 원한이 있으면 알아서 푸세요. 하지만 다른 쓸데없는 짓은 하지 않는 게 좋을 거예요! 나도 그런 일이 우리 부씨 저택에서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거든요! 아니면 다른 사람들이 날 약한 여자나 괴롭히는 사람으로 생각할 거예요. 그렇게 되면 나 부소경이 얼굴을 들고 다니지 못하게 될 거예요!”그 말은, 부소경이 자신의 할아버지도 봐주지 않겠다는 뜻이었다!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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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3화

임서아는 부드러운 미소를 지었다. “알겠어요, 소경 오빠. 오빠 말대로 할게요.”말을 끝낸 후, 그녀는 일부러 신세희를 쳐다보았다.신세희의 가슴에 형언할 수 없는 처량함이 밀려오기 시작했다.부소경이 임서아를 사랑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 임서아의 배속에는 그의 아이가 있었다. 이것은 세 식구의 떼려야 뗄 수 없는 가족애였고 다른 사람은 그들 사이에 조금도 끼어들 수 없었다. 부소경이 임서아를 무척이나 세심하게 챙겨주는 모습에 신세희는 자기 자신이 웃음거리가 된 듯한 기분이 들었다.무척이나 어이없는 웃음거리.똑같이 임신한 예비 엄마인데 왜 내 운명은 임서아랑 이렇게 다른 걸까?신세희는 턱을 치켜들더니 무척이나 교만한 얼굴로 자리에 있는 사람들을 쳐다보았다. 그녀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부소경씨가 이렇게 왔으니 그럼 이 자리를 빌어 제대로 말씀드릴게요. 일단 먼저, 전 부소경한테 꼬리친 적이 단 한 번도 없어요! 부소경씨가 먼저 절 찾아온 거예요. 제가 부소경씨 어머님이랑 사이가 좋았거든요. 부소경씨가 절 찾아오는 이유는 단지 어머님에게 마지막으로 위로해주길 바라서예요. 맞아요, 우린 계약까지 한 사이예요. 하지만 그건 그냥 하씨 아주머니를 속이기 위해서였어요. 하씨 아주머니가 세상을 떠난 지금 이 자리를 빌어 다시 한번 말할게요. 다들 제대로 들으세요! 나, 신세희는! 하씨 아주머니의 돈을 단 한 번도 탐낸 적이 없어요! 저랑 하씨 아주머니는 진정한 우정을 나눈 사이였어요. 피는 나누지 않았지만 가족 같은 사이였다고요. 하씨 아주머니는 절 딸처럼 대해주시고, 전 그런 아주머니를 엄마처럼 따랐어요!”“저랑 하씨 아주머니의 사이의 정은 부소경과 조금도 상관이 없어요! 내가 굶어 죽는다고 해도, 길거리에서 밥을 동냥하는 처지에 떨어진다고 해도 난 절대로 하씨 아주머니와의 감정을 팔아먹지 않을 거예요! 부소경씨, 알아들었어요?”“…”부소경을 바라보는 신세희의 눈빛에는 경멸감이 가득했다. “부소경씨, 내가 전에 하씨 아주머니를 보살폈던 건 당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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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4화

신세희가 핸드폰을 부숴버렸다. 그 행동은 운성의 상류층의 얼굴에 핸드폰을 던진 거랑 다름이 없었다. 그들에게는 조금의 체면도 남아있지 않았다.자리에 앉아있는 수많은 부잣집 사장님, 사모님들은 껄끄러운 얼굴로 바닥에 떨어진 핸드폰을 쳐다보았다.신세희는 경멸 어린 눈빛으로 그들을 차갑게 쳐다보았다. “저 이미 고향으로 돌아갈 차표까지 다 사 놓았거든요. 모레, 하루하고 반나절만 더 지나면 이제 운성을 떠나게 될 거예요. 운성에 있는 당신 같은 사람들한테는 미련이 하나도 남지 않았으니까 걱정하지 마세요! 영원히 돌아오지 않을 거예요, 당신네 집안 도련님들이 앞으로 어떤 여자들이랑 만나는 지는 나 신세희랑 이제 아무 상관이 없는 거예요! 도련님들이 다른 여자들한테 빠지지 않길 기도할게요! 부소경씨, 이제 다시 물어볼게요. 이 일, 이제 제대로 해결됐나요?”부태성의 얼굴은 무척이나 어두웠다. 그의 체면이 말이 아니게 되었다.부태성은 신세희가 이 자리에 있는 사람들에게 일일이 사과하게 만들려고 했다. 앞으로 다시는 상류층에 있는 도련님들과 엮이지 않겠다는 다짐도 받아내려고 했다. 다시는 헛된 망상 따위 하지 않겠다는 다짐을 받아내려고 했는데…부태성은 신세희가 도련님들이랑 만나지 않겠다고 약속도 하고, 자리에 있는 사람들한테 정중하게 사과도 한다면 그녀에게 보상금까지 두둑하게 챙겨주려고 했다.하숙민이 죽기 전 그 두 달 동안 신세희가 하숙민을 줄곧 세심하게 보살펴준 건 사실이긴 했으니까. 신세희는 하숙민을 아주 잘 챙겨주었다.신세희에게 커다란 공은 없어도 그동안 고생한 건 사실이니까!부태성이 악독한 사람이긴 하지만 그렇게 인정이 없는 사람은 아니었다.그는 도리를 따질 줄 아는 사람이었다.하지만 부태성이 예상하지 못한 일이 일어났다. 신세희가 이렇게 강직하게 나오다니… 그것도 죽음도 두려워하지 않고 자살까지 하려고 하다니…죽는다 해도 그들에게 사과하지 않을 것이다.그녀는 상류층의 체면을 완전히 바닥에 내팽개쳐 버렸다.그녀는 부잣집 도련님들을 조금도 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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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5화

”이 여자, 호락호락하지 않네요!”“이 여자 밀당을 엄청 잘 하는데요? 내 아들이 이런 여자를 만났다면 아마 견디지 못하고 홀랑 넘어가고 말았을 거예요.”“핸드폰 부숴버린 게 얼마나 다행인지… 하루빨리 운성을 떠났으면 좋겠어요. 이제 운성에서 그만 소란 피웠으면 좋겠네요.”“쯧! 이름도 가문도 없는 여자가 운성 바닥에서 바람을 일으키려고 하다니… 알아서 손 떼서 얼마나 다행인지... 그게 아니었다면 아마 우리 집안 다 거덜 났을 거예요!”“이런 여자는 제대로 눌러줘야 해요! 다시는 고개도 들지 못하게!”“퉤!”자리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 신세희가 무릎을 꿇고 자신들에게 사과할 거라고 생각했다. 제일 비굴한 방식으로 사과할 줄 알았는데…드라마에서는, 소설 속에서는 다 이렇게 행동하지 않나?신분이 미천하면 고개 숙여 무릎 꿇고 사과해야지. 그들은 모두 신세희의 이런 반응을 기대했다. 하지만 신세희는 조금도 고개를 숙이지 않았다. 그녀의 당당한 반응이 사람들을 화나게 했다.신세희는 고개 한 번 돌리지 않고 자리를 떠났고 핸드폰도 바닥에 던져버렸다. 그녀는 이제 더 이상 그 누구와도 연락하지 못한다.부소경도 이제는 그녀와 연락할 수 없게 되었다.그녀는 핸드폰이 없었다.하지만 상류층에 떠도는 신세희의 소문은 조금도 달라지지 않았다. 그들은 신세희를 여전히 남자나 홀리고 다니는 천박한 여자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들은 신세희를 상류층의 물이나 흐리는 미꾸라지처럼 생각하고 있었다.“만약에 걔가 다시 돌아온다면 난 그 년 팔을 다 분질러 버릴 거예요!”“난 걔 다리를 부러뜨릴 거예요!”“다시 여기 찾아와서 소란 일으키면, 난 걔 눈을 멀게 만들어버리죠!”다들 너나없이 신세희에 대해 떠들고 있는 그때, 거실에 누군가의 그림자가 나타났다.서경수가 제일 먼저 그 사람을 알아보았다. “준명아, 여긴 왜 왔어! 내가 분명히 집에 가두어 놨는데… 누가 너 꺼내준 거야?”서준명은 분노가 가득 찬 얼굴로 서경수를 쳐다보았다. “할아버지! 왜 여기서 덩달아 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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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6화

”신세희씨…” 서준명은 뭐라 말해야 할지 감을 못 잡고 있었다.“서준명씨, 좀 물어볼게요. 우리 엄청 친한가요?” 신세희는 우습다는 표정으로 서준명을 쳐다보았다. “인정할게요. 내가 예전에 당신한테 돈 빌렸었던 거, 그거 해서는 안 될 짓이었어요. 이미 그 일에 대해서는 사과했잖아요. 뭘 더 어떻게 하고 싶은 건데요? 뭘 더 어쩌고 싶은 거예요! 고작 돈 한번 빌린 거 가지고 이러는 거예요? 돈 한 푼 빌려주지도 않았으면서 하루가 멀다 하고 이렇게 찾아오면 어떡해요? 어디 찾아오기만 했어요? 당신 동생이 날 모욕하는 것도 모자라서 당신 할아버지가 사람들 다 있는 데서 날 모욕하기까지 했잖아요. 서준명씨, 내가 당신한테 무슨 원수라도 졌어요?”“신세희씨, 제발 내 말 좀 들어줘요. 내 말 한마디만 들어줘요. 네?”“좋아요! 다 좋으니까 한번 말해봐요. 어디 한 번 말해보라고요!” 신세희는 더 이상 화를 낼 힘도 남아있지 않았다.“저한테 고모가 있어요.” 서준명이 말했다.“그게 나랑 무슨 상관인데요!”“고모는 젊은 나이에 할아버지, 할머니와 싸우고는 집을 나가버렸어요. 그리고는 30년이 지나도록 집에 돌아오지 않았고요. 우리 집안에서는 전국으로 사람을 풀어 고모를 찾아다녔고 그런 노력에도 고모를 찾지 못했어요. 그리고 지금 저희는 고모의 생사도 모르는 상태에요.” 그의 말투는 무척이나 처량했다.“당신네 집 사람이 없어진 거잖아요. 30년 동안 못 찾고 있다면서요. 혹시 내가 그 사람을 빼돌렸나요? 난 여자예요. 죄송한데, 전 남자만 꼬시거든요? 여자한테는 관심이 없어요! 그러니까 지금 당장 꺼져주세요! 제 앞길 막지 마시고요!”“당신 우리 고모랑 많이 닮았어요.” 서준명이 그런 그녀에게 말했다.“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세요!” 신세희는 험악하게 말했다. “내가 진짜 당신네 집안사람들이랑 닮았다면 확 그냥 성형해 버릴 거예요!”“…”그는 눈앞에 있는 강직한 성격의 여자를 바라보았다. 서준명은 눈앞에 있는 여자가 진짜로 자신의 고모와 모종의 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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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7화

만약 그게 맞다면 신세희는 고모의 외모만 닮기만 했을 뿐만 아니다. 고모의 성격을 똑 빼다 닮았다 말해도 과언이 아닌 정도였다.서준명이 말하는 얘기를 듣자 신세희의 가슴속에 형언할 수 없는 쓸쓸함이 차오르기 시작했다.이 세상에 쓸쓸한 사연이 없는 가정은 없었다.하숙민의 인생도 무척이나 기구했는데…서준명의 고모도 삶이 무척이나 기구했다.신세희의 말투는 한결 온화해졌다. “죄송한데요, 서준명씨. 당신 고모 일은 정말 안 됐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그 일은 저랑 아무 상관도 없는 일이에요. 전 이제 고작 스무 살 밖에 안 됐어요. 당신 고모일 리는 절대 없죠. 제가 당신 고모의 딸이라고 말하고 싶은 거 같은데… 미리 말하는데, 그건 말도 안 되는 일이에요! 저희 엄마는 시골에서 자란 농민이에요. 엄청 촌스러운 사람이죠. 그리고 저희 엄마 얼마 전에 돌아가셨어요. 저희 엄마가 당신 고모라고 하더라도 이미 세상을 떠난 사람이란 말이에요. 제가 서씨 집안의 외손녀라는 게 사실이라고 해도… 죄송해요, 서준명씨. 나는 영원히 당신 할아버지 같은 사람이랑 가족을 맺을 생각이 없어요. 그러니까 서준명씨, 이제 그만 좀 찾아오세요. 저 이제 곧 운성을 떠나거든요.”“알아요. 당신이 곧 여기를 떠난다는 사실은 이미 알고 있어요. 하지만 당신이 지금 어딜 갈 수 있는데요? 당신 돈도 없고 아무것도 없잖아요. 당신 지금 배 속에 애까지 있어요. 이 상태로 어딜 간다는 건데요?” 서준명은 신세희의 앞을 막아서며 말했다.“당신 어떻게 그 많은 걸 다 알고 있는 거예요?” 신세희는 당혹스러운지 그에게 물었다.“서시언이 알려줬어요.” 서준명은 솔직하게 사실을 알려주었다. “시언이, 돈 한몫 챙긴 후 당신이랑 떠날 생각이었어요. 하지만 집을 나가기도 전에 그만 신용카드와 통장을 압수당하고 말았죠. 지금 시언이 손에 돈 한 푼 없거든요. 상황이 급했는지 날 찾아오더니 10억이나 빌려달라고 했어요. 당신을 데리고 멀리 떠날 거라면서, 당신이 운성에서 괴롭힘당하는 모습 더 이상 못 보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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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8화

눈앞에는 자신과 똑같이 임신을 한 여자가 서 있었다. 신세희는 믿을 수 없다는 얼굴로 임서아를 쳐다보았다. “임서아! 너 안 힘들어? 넌 네 배 속에 있는 애가 다치는 게 걱정되지도 않아? 오전 부씨 저택에 있을 때만 해도 아랫배가 아프다면서 칭얼댔잖아. 왜, 지금은 다시 몸 상태가 좋아진 건데?”지금 이 순간, 임서아의 성격은 무척이나 좋았다.너무 좋았다.신세희가 심한 말은 내뱉어도 그녀는 조금도 화를 내지 않았다.오전 부씨 저택에서 임서아는 신세희가 핸드폰을 바닥으로 던지는 모습을 두 눈으로 직접 확인했다. 신세희가 부소경이랑 단호하게 인연을 끊는 장면도, 신세희를 향한 부소경의 분노도 그녀는 두 눈으로 직접 확인했다.비록 그의 분노가 신세희의 단호함과 각박함 때문이긴 하지만, 부소경이 신세희에게 화가 났다는 사실만으로도 이미 충분했다.“내가 몸 상태가 안 좋긴 했지. 근데 너만 보면 몸 상태가 엄청 좋아지지 뭐야? 근데 너, 사람 꼬시는 실력 하나는 인정해줘야겠더라. 조의찬을 꼬시고 곽세건도 단단히 손에 잡고 있으면서 이제는 서시언까지 네 편으로 만들어버렸네? 아 맞다, 세 시간 전에도 말이야. 내가 잘못 본 게 아니라면 집 앞에 서 있던 남자 서씨 집안 도련님 서준명 아니야?”“쯧! 서씨 집안처럼 역사가 깊고 기품이 엄청난 집 도련님도 꼬시다니. 너 진짜 대단하다. 한번 맞춰볼까? 네 그 음탕한 기술들, 그 곽세건네 집 늙다리가 너한테 알려준 거지?”일은 이미 이렇게 됐다. 신세희는 이제 하루만 지나면 운성을 떠나게 된다. 그녀는 이제 더 이상 이곳에 있는 그 누구와도 충돌이나 불쾌한 일을 겪지 않고 싶었다.신세희에게는 더 이상 남은 기운이 없었다.그녀는 서준명을 피하기 위해 점심도 먹지 않고 있었다. 그녀는 지금 배가 무척이나 고팠다. 배도 고프고, 졸리고, 힘들었다. 그녀는 가방을 챙겨 이 월셋집을 떠나고 싶었다. 아무 모텔이나 찾아 깨끗하게 샤워를 한 후, 배를 채우고 잠이나 푹 자고 싶었다.그리고 내일은 남은 정리를 끝내고 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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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9화

”알고 싶어?” 임서아는 의기양양 해하며 신세희에게 물었다.신세희는 차갑게 임서아를 쳐다보았다. “그게 누군데?”“한 번 맞춰봐.”“감옥에 있는 범인? 사형수야?” 신세희는 갈피를 못 잡고 있었다. 그날 그 남자를 만나러 갔을 때, 그는 완전히 갇혀 있는 상태였다.그녀의 말에 임서아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신세희, 넌 틀림없이 그게 누군지 맞추지 못할 거야. 그러니까 내가 알려줄게. 내일 아침 일찍, 한 일곱 시? 그때 이 근처 아롱분식에서 만나자. 만나서 자세하게 알려줄게. 그래도 되지?”“왜 지금 안 알려주는 건데?” 신세희가 그녀에게 물었다.“그게, 지금은 날이 너무 어두워졌잖아. 너한테 알려주려면 처음부터 끝까지 자세하게 알려줘야 할 거 아니야. 나도 지금 너랑 같아. 배 속에 애가 있어. 난 부씨 집안 도련님의 애를 배 속에 품고 있어. 이 아이가 얼마나 귀한지 알아? 난 아주 작은 사고도 나면 안 돼. 그래서 날이 더 어두워지기 전에 집으로 돌아가야 해. 이거 하나만 기억해. 내일 아침 일찍, 아롱분식에서 만나는 거야. 알았지?”“무슨 꿍꿍이야?”신세희의 말에 임서아가 웃기 시작했다. “걱정하지 마. 너 모레면 떠나잖아. 그런 너한테 내가 무슨 짓을 하겠어? 그리고 지금 내 신분으로, 그것도 부씨 집안에서 나한테 들이는 정성으로 너 같은 애 하나 없애는 게 얼마나 쉬운지 알아? 개미 한 마리 죽이는 것보다 더 쉬울걸? 내가 그런 너한테 무슨 짓을 하겠어?”“…” 임서아의 말이 맞았다.그녀는 고민에 빠졌다. 그녀는 이틀 후에 기차를 타고 고향으로 돌아간다. 그리고 마침 내일 하루의 시간이 비게 된다. 진짜 임서아의 말대로 아이의 아빠가 살아 있고 그것도 이 도시에 있다면 신세희는 그 사람을 만나러 가고 싶었다. 자기 배 속에 있는 아이에게 변명의 여지라도 남기고 싶었다.몇 분 뒤, 신세희는 임서아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알겠어. 내가 뭘 해주면 되는데?”임서아가 이런 큰 비밀을 아무런 조건 없이 알려줄 리가 없다.“당연히 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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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0화

신세희의 얼굴이 순식간에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의자에 앉아 있음에도 머리가 어질어질했고, 본인이 말하는 소리도 제대로 듣지 못하고 있었다. “너… 방금 뭐라고 한 거야?”“오늘은 내가 결혼하는 아주 경사스러운 날이라고. 나 오늘 운성에서 제일 잘나가는 남자랑 결혼해. 그리고 그 남자가 네 아이의 아빠야.” 임서아가 웃으며 그녀에게 말했다.그녀는 절친한 친구에게 말하는 것처럼 신세희에게 말했다.신세희는 넋을 놓고 임서아를 쳐다보고 있었다.그녀는 영혼이 빠져나간 것처럼 앉아있었다. 그녀는 계속 같은 말을 중얼거리고 있었다. “어떻게 이럴 수가 있어? 이게 말이 돼? 어떻게 이래?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가 있지? 그 남자 이미 죽은 거 아니었나?”그 남자 이미 죽은 거 아니었어?그 남자가 이미 죽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신세희는 계속 이 화제를 피하고 있었다. 그녀는 이 얘기를 꺼내고 싶지 않았다. 이 얘기를 꺼낼 때마다 자신의 처지가 너무 비참해 보였으니까.인생에 한 번뿐인 첫 경험을 곧 죽어가는 남자에게 줘버렸다.게다가 그 죽은 남자의 아이까지 임신했다.심지어 그녀는 그 남자가 어떻게 생겼는지도 알지 못했다. 그 남자는 젊은 남자였을까, 늙은 남자였을까?그녀는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다.자신의 배 속에 아이가 그녀의 유일한 위로였다. 앞으로 이 아이의 출신을 의심하는 사람이 있다고 해도 아무 상관이 없었다.그녀는 배 속의 아이를 하늘이 자신에게 내려준 더없이 귀중한 선물이라 생각하고 있었다.이 세상에 남은 가족이 단 한 명도 없었던 그녀에게는 배 속에 있는 아이가 유일한 희망이었다. 이게 바로 신세희가 다른 도시에 가고 싶어 했던 이유다. 그녀는 자신의 아이가 다른 사람들의 손가락질을 받게 하고 싶지 않았다.하지만 그 남자 살아있을 줄은 몰랐다. 꿈에도 생각하지 못한 일이었다.그 남자가 부소경이라고?어떻게 그럴 수가 있어?“왜 그러면 안 되는데?” 핏기 하나 없이 창백한 신세희의 얼굴에 임서아는 기분이 날아갈 것만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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