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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0화

신세희의 얼굴이 순식간에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의자에 앉아 있음에도 머리가 어질어질했고, 본인이 말하는 소리도 제대로 듣지 못하고 있었다. “너… 방금 뭐라고 한 거야?”

“오늘은 내가 결혼하는 아주 경사스러운 날이라고. 나 오늘 운성에서 제일 잘나가는 남자랑 결혼해. 그리고 그 남자가 네 아이의 아빠야.” 임서아가 웃으며 그녀에게 말했다.

그녀는 절친한 친구에게 말하는 것처럼 신세희에게 말했다.

신세희는 넋을 놓고 임서아를 쳐다보고 있었다.

그녀는 영혼이 빠져나간 것처럼 앉아있었다. 그녀는 계속 같은 말을 중얼거리고 있었다. “어떻게 이럴 수가 있어? 이게 말이 돼? 어떻게 이래?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가 있지? 그 남자 이미 죽은 거 아니었나?”

그 남자 이미 죽은 거 아니었어?

그 남자가 이미 죽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신세희는 계속 이 화제를 피하고 있었다. 그녀는 이 얘기를 꺼내고 싶지 않았다. 이 얘기를 꺼낼 때마다 자신의 처지가 너무 비참해 보였으니까.

인생에 한 번뿐인 첫 경험을 곧 죽어가는 남자에게 줘버렸다.

게다가 그 죽은 남자의 아이까지 임신했다.

심지어 그녀는 그 남자가 어떻게 생겼는지도 알지 못했다. 그 남자는 젊은 남자였을까, 늙은 남자였을까?

그녀는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다.

자신의 배 속에 아이가 그녀의 유일한 위로였다. 앞으로 이 아이의 출신을 의심하는 사람이 있다고 해도 아무 상관이 없었다.

그녀는 배 속의 아이를 하늘이 자신에게 내려준 더없이 귀중한 선물이라 생각하고 있었다.

이 세상에 남은 가족이 단 한 명도 없었던 그녀에게는 배 속에 있는 아이가 유일한 희망이었다. 이게 바로 신세희가 다른 도시에 가고 싶어 했던 이유다. 그녀는 자신의 아이가 다른 사람들의 손가락질을 받게 하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그 남자 살아있을 줄은 몰랐다. 꿈에도 생각하지 못한 일이었다.

그 남자가 부소경이라고?

어떻게 그럴 수가 있어?

“왜 그러면 안 되는데?” 핏기 하나 없이 창백한 신세희의 얼굴에 임서아는 기분이 날아갈 것만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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