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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6화

서준명은 잠시 멈칫하다가 침착하게 물었다.

"신세희 씨, 뭐라고 하신 거죠?"

"서준명 씨, 저를 도와주실 수 있다고 하셨죠? 한 번만 도와줘요, 부탁할게요. 어제 휴대폰이 깨져서 연락처가 모두 사라졌어요. 지금 당장 부소경 씨를 만나야 하는데, 그 사람이 오늘 어디에서 결혼식을 하는지 알려줄 수 있나요? 반드시 그 사람을 만나야 해요. 부탁드려요, 서준명 씨."

"세희 씨, 진정해요. 일단 무슨 일인지 저한테 알려줄 수 있어요? 부소경은 왜 찾으시는 거죠? 오늘은 그 사람 결혼식이에요. 만약 도움이 필요하면 제가 도와드릴게요."

서준명이 다시 물었다.

"아무도 도울 수 없는 일이에요! 오늘 부소경 씨가 임서아와 어디에서 결혼하는지 알려주세요. 부탁드려요!"

신세희는 서준명과 가까이에 있던 서씨 집안 어르신에게도 들릴 만큼 매우 다급하고도 큰 소리로 외쳤다.

서씨 집안 사람들은 모두 부소경의 결혼식에 참석할 준비를 하던 중이었다.

서씨 집안 어르신과 부태성 어르신 두 분 사이가 워낙 좋기도 했었고, 부씨 집안의 자손들 모두 서씨 집안 어르신을 존경했다. 더구나 서씨 집안 어르신은 늘 공정하게 모든 사람을 대했었다. 반년 전 부씨 집안의 권력투쟁이 한창 치열하던 때, 부씨 가문의 장손 부소건이 그에게 자신을 도와 부소경을 처리할 것을 부탁드렸을 적에도 이렇게 말했었다.

"소건아, 소경이는 비록 계승권이 없는 서자이긴 하나, 내 눈엔 그 아이 또한 부씨 가문의 자손이다. 나는 너희 부씨 집안 사람들을 늘 동등하게 생각한단다. 너희 집안의 권력투쟁에서 누가 옳든 그르든 나는 참여할 생각이 없구나. 나는 너를 돕지도 않을 것이고 그 아이는 더더욱 돕지 않을 것이다. 나중에 그 누가 권력을 손에 쥔다고 하더라도 나는 변함없는 너희들의 서씨 할아버지란다. 다만 나는 너희들이 서로를 다치게 하지는 말았으면 좋겠구나."

이 말을 들은 부소건은 그에게 존중을 표했었다.

당시 서씨 집안 어르신의 언행은 수동적인 상황에 처해 있었던 부소경에게도 전해졌었고 나중에 부소경이 권력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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