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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7화

부소경은 그녀의 남자였다. 인생의 유일한 남자였고, 배 속에 있는 아이의 아버지였다.

그 누구도 그녀에게서 부소경을 빼앗아 갈 순 없었다.

특히 임씨 집안이 그랬고, 특히 임소아가 더 그랬다.

신세희는 여태껏 가져본 적 없는 흉흉한 증오심을 내비쳤다.

신세희가 그렇게 서씨 집안 어르신의 욕설을 묵묵히 듣고 있을 때 서준명이 휴대폰을 다시 가로챘다.

"세희 씨, 지금 어디예요? 제가 데리러 갈게요."

신세희는 그 말에 감정이 북받치듯 울먹이며 답했다.

"준명 씨, 꼭 데리러 와야 해요, 꼭이요. 전 지금 제가 살았던 월셋집 앞 골목에 있어요. 공중 화장실 바로 옆이요."

"네, 알겠어요."

"꼭 와야 해요, 기다릴게요!"

지금의 신세희에게는 서준명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했다.

통화를 마친 신세희는 커다란 자루 두 개를 끌고 맞은 편에 있던 현금 자동 인출기 쪽에 숨어서 문을 닫은 채 조용히 밖을 살펴보았다.

한편 서준명은 할아버지를 서재로 모시고 가 책상 위에 있던 사진 한 장을 가리키며 소리쳤다.

"할아버지! 신세희 씨가 저희 고모의 딸일 수도 있어요! 한 번만 도와주실 수도 있잖아요, 보세요! 고모랑 세희 씨가 얼마나 닮았는지!"

비록 오래되어 낡고 바랜 사진이지만, 사진 속 모습이 신세희와 닮았다는 건 분명해 보였다.

이미 화가 머리끝까지 차오른 노인은 매우 단호하게 외쳤다.

"그 애가 네 고모의 딸일 리가 없다! 너희 고모가 그리 천한 사람이더냐! 만약 네 고모가 그렇게 허영심 많고 천박한 여자였다면 자존심 하나로 집을 나가는 일도 없었을 게다. 그것도 삼십 년이나! 이 세상에 닮은 사람은 많아, 신세희는 네 고모의 딸이 아니다! 절대로!"

서준 명은 더 이상 할아버지와 말을 섞지 않고 문을 박차며 나갔다.

"당장 돌아오지 못하겠느냐! 당장!"

그 뒷모습을 바라보던 노인이 노발대발했다.

하지만 서준명은 신경 쓰지도 않은 채 차를 몰고 신세희가 말했던 곳으로 향했다.

노인은 곧바로 기사에게 명령했다.

"빠른 노선을 찾아서 반드시 준명이 보다 먼저 그 여자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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