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쌍둥이가 CEO 아빠 유괴하기?의 모든 챕터: 챕터 2521 - 챕터 2530

2771 챕터

제2521화

하나는 쓰레기 더미에 올라가 앞발로 헤집기 시작했다. 마치 이미 찾은 것 같았다.주인이 말했다.“강아지는 후각이 뛰어나죠. 아마 저 밑에 있을 거예요.”하나가 “멍 멍.” 짓자 주민 두 분이 재빨리 다가가 쓰레기 더미를 팠다.아니나 다를까 얼마 안 되어 쓰레기 더미 속에서 비교적 새것으로 보이는 지갑 하나가 나오고 주민이 들어 올리며 물었다.“이게 맞나요?”반재신은 다가가 주민에게서 지갑을 건네받았다. 그리고 미소를 지었다.“진짜네?”지갑을 열어보니 돈만 빼고 주민등록증과 여권이 있었고 여권 뒤에 은행 금고의 열쇠도 그대로였다.이것은 진예은의 외할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에 그녀에게 유산으로 남겨준 것이다. 진예은은 그것을 반재신에게 맡겼고 그는 항상 몸에 지니고 다녔다. 만약 잃어버린다면 진예은을 마주하기 미안해진다.그렇게 소중한 것을 찾게 되어서 참 다행이었다.반재신은 갑자기 머리가 어지러웠고 눈앞이 흐릿해졌다. 그러다 자리에 쓰러지고 말았다.“반재신!”“이봐요!”반재신이 다시 깼을 때는 이미 날이 어두워진 뒤였다. 그가 깬 것을 보고 곁을 지키던 진예은이 벌떡 일어나 그를 살폈다.“깼어?”그가 물었다. “얼마나 잔 거야?”“오후 5시고 여기는 요양원이야. 수녀님이 우리더러 여기에서 쉬라고 했어.”침대에 걸터앉은 진예은이 갑자기 웃음을 터뜨렸다.“반씨 가문의 도련님이 쓰레기를 뒤지다 악취 때문에 쓰러졌다는 것은 아마 빅이슈일 거야.”그가 눈을 가늘게 떴다.“날 비웃어?”천천히 몸을 일으킨 반재신은 침대 헤드에 비스듬히 기댔다. “내가 여권 때문에 이런다고 생각했어? 비록 해외에서 이런 것들을 잃어버리면 절차가 시끄럽기는 하지만 그래 봤자 15일이면 해결되는 거야.”“그럼 왜 그렇게 죽을힘을 다해 찾았어?”“그걸 잃어버렸다면 넌 날 나무랐을 꺼야.”그가 금색 열쇠를 꺼냈을 때 진예은은 흠칫 놀랐다. 그녀가 이것을 어떻게 모를 수가 있을까? 황실 은행 금고의 열쇠이다.열쇠는 황실의 신분을 대표했고 하사품이기
더 보기

제2522화

진예은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하지만 결혼한 뒤에는 우리 돈은 부부 공동재산이 되는 거야. 네가 내 돈을 쓰는 것은 당연하고 내가 와이프에게 돈을 벌어다 주는 것도 당연한 거야. 그러니 다른 이가 너를 깔보게 될까 봐 걱정할 것 없어. 와이프를 맞이하는데 이 정도도 아까워한다면 결혼하지 말아야지. 와이프는 아이를 낳아주고 함께 여생도 걸어주는데, 내 돈을 쓰는 것을 꺼린다면 그냥 혼자 살아야 하는 거야.”진예은은 그만 웃음을 터뜨렸다. 마음에 와 닿는 말이었지만 가슴이 더욱 아팠다.“난...”“이 말은 잠시 접어두고 내가 너무 더러워서 먼저 씻어야겠어.”반재신은 자신의 모습을 보고 눈살을 찌푸렸다.“더 이상은 못 참겠어.”멈칫하던 그녀는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샤워실이 있어, 내가 데려다 줄게.”진예은은 반재신과 샤워실로 향했다. 돌아서려는 그녀를 반재신이 뒤에서 안았다. 그리고 웃으며 말했다.“너도 냄새나니까 같이 씻어.”얼굴을 붉힌 진예은은 낮게 으름장을 놓았다.“미쳤어? 여기는 요양원이야.”“나도 알고 있어.”반재신은 그녀의 어깨에 얼굴을 묻었다.“아무 짓도 하지 않을게.”반재신의 품에 안겨 샤워실 밖으로 나온 진예은은 얼굴이 발그레해서 그의 품에 얼굴을 묻고 있었다.다시는 반재신의 헛소리를 믿지 않겠다고 진예은은 다짐했다.그들은 그러다 복도에서 이아영과 나더를 딱 마주치고 말았다.이아영이 물었다.“어디 가는 거예요?”진예은은 얼굴을 들 수가 없었다.바디로션 향기를 맡은 나더는 헛기침을 하며 이아영의 어깨를 건드렸다.“너무 많은 것을 궁금해하면 안 돼.”말을 마친 나더는 반재신에 시선을 돌렸다.“수녀님이 우리더러 식사하라고 하던데 갈 거예요?”반재신은 품에 안겨있는 그녀를 보고 물었다.“갈 거야?”그의 품에서 벗어난 진예은은 아무렇지 않은 척하며 대답했다.“가야지. 수녀님의 호의는 거절할 수 없잖아?”그녀가 앞장섰다.입꼬리를 살짝 올린 반재신도 그녀의 뒤를 따랐다.멀어지는 그들 부부를 보던 이
더 보기

제2523화

“저 남자애가 남동생이죠?”그들을 바라보는 진예은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미아는 남자애를 테이블 앞에 앉히고 뭐라고 말한 뒤 음식을 뜨러 갔고 남자애는 자리에서 기다렸다.남자애의 행동이 이상하다는 것을 느낀 진예은이 말했다.“설마 맹인인 건 아니겠죠?”나더가 자리에서 일어나 그들에게 다가갔다.이아영이 낮은 소리로 나더를 향해 외쳤다.“뭐 하는 거예요!”나더는 남자애를 마주 보고 앉았다. 남자애도 그의 앞에 사람이 있다는 것을 느낀 것 같았다. 하지만 그것을 누나로 착각했던 것 같다.“오늘 저녁은 메뉴가 뭐야?”나더가 손을 휘저어보았지만, 남자애는 아무 반응도 없었다.“진짜 안 보이는 거야?”남자애는 고개를 갸우뚱거렸다.“누구...”“내 동생한테서 떨어져요!”나더를 본 미아의 표정이 급격하게 어두워졌다. 그녀는 식기를 거칠게 내려놓으며 외쳤다.“복수하려면 나한테 해요.”진예은과 반재신은 급히 자리에서 일어섰다. 팔짱을 낀 나더는 아랑곳하지 않았다.“단지 인사만 하려는 거야. 그런데 왜 이렇게 겁에 질렸어? 내가 동생한테 네가 사실은 도... 읍!”이아영이 그의 입을 틀어막았다.“누나 친구들이야?”남자아이는 호기심에 가득 찬 목소리로 물었다.“아니야.”얼굴이 구겨진 미아는 나더가 방금 한 말에 충격받은 것 같았다.“모르는 사람들이야.”미아는 동생에게 사실을 숨기고 싶어 한다는 것을 눈치챈 진예은은 남자애에게 다가가 몸을 내렸다.“네가 미아 동생이야?”미아는 즉시 경계했다.남자아이는 고개를 끄덕이며 물었다.“누나가 또 뭘 잘못했나요?”입술을 깨물고 있던 미아가 설명하려고 입을 연 순간 진예은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아니, 누나는 우리가 너를 해칠까 봐 경계하고 있는 거야. 아주 든든한 누나를 둬서 너무 부러운데?”그러자 남자애는 밝게 웃었다.“누나는 진짜 착한 사람이에요. 가끔 잘못을 저지를 때도 있지만 그것들은 모두 나를 위해서 그런 거예요. 그래서 그런 누나가 가끔 화가 나요.”시선을 떨군 미
더 보기

제2524화

진예은이 그녀를 바라보았다.“하지만 도둑질은 안 좋은 거라는 것을 알아야 해. 비록 부자들만 노렸고 그들이 너의 책임을 묻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모두 너에게 너그럽지는 않을 거야.”“그동안 그럭저럭 아무 일도 없이 넘어간 것을 다행으로 생각해야 해. 제대로 걸렸다면 무사했을 것 같아? 경찰서에 신고해 며칠 감금당하는 것은 아무 일도 아니었을 거야. 그들이 너희들 같은 사람을 어떻게 상대하는지 알기나 해? 단순히 한두 대 때리는 것으로 끝나지 않을 거야. 사람들 앞에서 수모를 당하게 하고 노예로 부리거나 팔아넘기기도 해. 네가 없는 너의 동생은 생각해 봤어?”미아는 말문이 막혔다. 그녀도 여기까지는 생각하지 못했다.“동생의 수술 날짜가 언제야?”“1월 28일이요.”진예은은 가방을 뒤져 필을 꺼내 그녀의 손바닥에 별장의 전화번호를 적어주었다.“이틀후 연락해. 그러면 알려주는 주소로 와.”미아는 잠깐 얼어붙었다. 손바닥에 적힌 전화번호를 내려다보는 그녀는 어리둥절한 모습이었다.자리를 뜨던 진예은은 다시 걸음을 멈췄다.“될수록 오후에 찾아와. 그 시간을 놓치면 진짜 기회를 놓치는 거야.”멀어져가는 그들의 뒷모습을 바라보던 미아는 무조건 잡아야 하는 기회라는 것을 직감했다.“늦지 않을게요!”이아영은 진예은에게 가까이 다가갔다.“진짜 도우려는 거야?”진예은은 눈썹을 치켜올렸다.“겨우 10살이고 학교에 다니며 어린 시절을 보내야 하는데, 요양원에 있을 수밖에 없는 게 너무 안타까워.”나더는 반재신의 어깨에 손을 올리며 말했다.“부부가 자선 재단 같은 걸 설립하는 게 어때요?”반재신은 그를 힐끔 보았다.“편해요?”나더는 냉큼 손을 치웠다.“쪼잔하네요.”“자선 재단?”턱을 괴고 사색에 잠기던 진예은이 몸을 돌려 나더를 보았다.“나쁘지 않은데요?”나더는 멈칫했다.“진짜 그럴 생각이 있는 거야?”그는 그저 아무렇지 않게 내뱉은 거였다.“미아가 말했던 것처럼 이 요양원은 어르신들의 숙박비와 식비를 받지 않는다고 했잖아요?
더 보기

제2525화

진예은이 말을 이었다.“수녀님이 주민을 불러 지갑을 찾는 것을 보면 주민이 그녀를 얼마나 존경하고 있는지를 알 수 있어요. 괴팍한 미아도 수녀님 앞에서는 순한 양이 되잖아요. 수녀님은 마을에서 위망이 있으신 분이고 그 원인은 아마 그녀가 독거노인들을 돌보는 위대한 일을 하고 있어서일 것 같아요.”나더는 고개를 끄덕였다.“그러고 보니 수녀님은 아주 대단한 사람이네.”어둠이 드리우고 마을은 고요했다.진예은은 창가에 턱을 괴고 앉아 수림의 풍경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 위에는 밝고 둥근 달이 걸려 있었다.반재신이 다가와 그녀를 안으며 물었다.“무슨 생각해?”그녀는 희미하게 웃었다.“재단에 대해 생각 중이야.”그도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네가 원한다면 어떤 결정을 해도 응원할 거야.”고개를 돌린 그녀가 반재신을 바라보았다.“정말?”“그건 외할아버지가 너에게 주신 건데 내가 동의하지 않을 이유 없잖아? 재단을 설립하는 것이 나쁜 일도 아니잖아. 평생 부를 휘두르며 살아온 사람들은 그 돈이 제대로 쓰이는지 모르고 있는데 하룻밤 사이에 부자가 된 우리 와이프는 그것의 일부로 재단을 설립할 생각을 하니 나는 응당 기뻐해야 맞는 거지.”몸을 돌린 진예은이 그를 바라보며 활짝 웃었다.“앞으로 평안하고 건강하게 자랄 우리 딸을 위한 선행이라고 생각할게.”반재신은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리고 그녀의 이마에 가벼운 입맞춤을 했다.“뜻대로 되길 바라.”다음 날 아침, 진예은은 사무실에서 수녀님을 기다렸다. 수녀님은 의아해했다.“저를 찾으셨나요?”마주 앉은 진예은이 입을 열었다.“수녀님이 설립한 요양원은 독거노인에게 무료로 모든 것을 제공하고 있다고 미아에게 들었어요. 요양원은 재정적 수입이 전혀 없어 보이는데 어떻게 지금까지 견지하셨는지 궁금해요.”살짝 흠칫하던 수녀님은 침묵을 지키다가 입을 뗐다.“제가 어리석다고 생각하시죠?”진예은은 급히 부정했다.“그런 게 아니고...”“사실 많은 사람이 이해하지 못했어요. 그들은 저를 어리
더 보기

제2526화

수녀님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그녀는 애써 북받치는 감정을 억누르려 했다.“진짜요?”그녀도 재단에 찾아가 투자를 부탁한 적 있었다. 하지만 그녀가 노인들의 그 어떠한 비용도 받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는 그녀를 거절했다.그 이유는 자선하는 것이지 무료 공익이 아니라는 것이었다.이후로 다시는 재단을 찾지 않았다.그래서 이런 조건을 내미는 진예은에 어떻게 보답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했다.진예은은 고개를 끄덕였다.“이렇게 말하는 것은 제가 진지하게 생각하고 제안하는 거라는 것을 꼭 말씀드리고 싶어요.”“너무 고마워서 어떻게 보답해야 할지 모르겠어요.”감동한 수녀님은 눈물을 흘렸다.진예은은 급히 몸을 일으켜 종이를 건넸다.“보답할 필요는 없어요. 수녀님이 견지하신다면 저는 있는 힘껏 도울 거예요.”...점심을 먹은 후 네 사람은 마을을 떠났다.시 중심에서 이아영과 나더와도 작별 인사를 했다.별장에 도착하니 진예은 아버지, 진철환은 늦도록 돌아오지 않는 그들이 걱정되어 애가 탄 상태였다.“어디에 있었던 거야?”진예은이 대답했다.“일이 생겨서 어느 한 마을에서 하루 묵었어요. 이렇게 무사하니 걱정하지 마세요.”진철환은 그제야 한숨 돌릴 수 있었다.“무사하면 됐어. 연락이 되지 않아 신고하려 했어.”“아마 마을이어서 신호가 잘 잡히지 않았던 것 같아요. 성인이고 재신이도 있으니 무슨 일이 있겠어요?”말을 마친 그녀는 반재신을 힐끔 보았다.반재신은 헛기침을 하고 고개를 끄덕였다.“맞아요. 무슨 일이 있더라도 내가 잘 해결할 거여서 걱정하지 않으셔도 돼요.”입꼬리를 올린 진예은은 진철환의 팔짱을 끼며 소파로 향했다.“아빠한테 상의할 것이 있어요.”진철환은 의아했다.“무슨 얘기?”진예은은 마을의 요양원에 대한 일을 진철환에 얘기했고 듣고 있던 그는 사색에 잠겼다.침묵을 지키던 그가 드디어 입을 열었다.“네가 결정한 일을 아빠한테 상의할 필요 없어. 네가 어떤 결정을 하든 아빠는 너를 응원해.”아버지도 자신을 지지하는 모습
더 보기

제2527화

강유이는 알겠다고 했다.뽀로통해하는 그녀에게 한태군이 입맞춤했다.“착하지. 조금만 기다리면 내가 함께 놀아줄게.”강유이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아래층으로 내려간 한태군이 유 집사를 불렀다.“이따가 와이프가 외출하고 싶다고 하면 함께 가주세요.”유 집사는 고개를 끄덕였다.“네.”한태군이 별장을 떠나고 유 집사는 주방으로 갔다. 주방에서 한창 강유이를 위한 점심을 차리고 있었다. 그러다 그녀가 들어오는 것을 보고 도우미가 인사했다.“유 집사님.”유 집사는 고개를 까딱였다.“다 됐죠? 내가 올릴게요.”도우미는 준비된 식사를 그녀에게 건네고 자리를 떠났다. 유 집사는 식사를 들고 위층으로 올라갔다. 노크하는 소리가 들리고 강유이의 허락 후 유 집사는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강유이는 창가의 의자에 앉아있었다. 창으로 한 줄 햇살이 그녀의 옆모습을 비추고 있었다. 아름다운 한 폭의 그림 같았다. 소문으로만 들었던 왕비는 동방미인이 맞았다. 그러니 한태군의 총애를 한몸에 받고 임신도 했으니 자신의 왕비 자리를 더욱 굳건히 할 수 있었다.유 집사는 식사를 테이블에 내려놓았다.“사모님, 식사할 시간이에요.”강유이는 요즘 입맛이 없었다. 그래서 수프만 홀짝이고 내려놓았다.“오늘 외출하고 싶은데 함께 가시죠?”유 집사는 시선을 내리깔고 대답했다.“네.”두 대의 차가 강유이가 탄 도우미의 차 뒤를 따르고 있었다. 이것도 한태군의 뜻이었고 보디가드는 반드시 그녀의 곁을 조금도 비워선 안 된다고 했다.차는 국립무비 대학에 도착했다. 진예은은 강유이의 전화를 받고 내려왔다.“유이야.”강유이는 몸을 돌리며 진예은을 향해 활짝 웃으며 손을 흔들었다.그녀의 곁으로 다가간 진예은이 그녀의 손을 잡았다. 진예은 뒤에 서 있는 보디가드와 집사를 힐끔 보고 장난스럽게 웃었다.“참으로 못 말리는 오빠야.”강유이가 낮게 속삭였다.“너무 지루해서 별장에서 죽을 것 같아. 임신한 것뿐인데 이것도 안 된다 저것도 안 된다. 미칠 것 같아.”
더 보기

제2528화

행정부, 서구적인 이목구비를 가진 예쁜 여자가 문자를 받았다. 그리고 즉시 문자를 삭제했다. 유 집사는 그녀가 강유이의 주위에 심어 놓은 사람이라는 것을 아무도 몰랐을 것이다.소문으로만 듣던 왕비?실물을 영접하고 싶던 그녀였다.엘리베이터에서 내린 강유이 앞을 막아선 한 여자가 물었다.“당신이 왕비죠?”고개를 든 강유이가 눈을 가늘게 떴다.눈앞의 이 여자는 모르는 얼굴이었다.“누구?”여자는 그녀에게 손을 내밀었다.“저는 전하의 비서 세시아라고 해요. 저의 할아버지는 존함은 백작이고 아버지는 지금 내무부 장관이시죠.”강유이도 예의상 악수를 하려고 손을 내밀려는데 상대는 손을 내리며 미소를 지었다.“너무 많은 말을 해서 죄송해요. 전하는 지금 회의 중이시고 회사는 너무 바빠서 제대로 접대해 드리지 못할 것 같네요.”강유이는 허공에 멈춘 손을 거두며 아무렇지 않게 대꾸했다.“그럼, 회의가 끝날 때까지 기다릴게요.”그녀는 강유이를 건드리기 시작했다.“왕비가 이렇게 질척거리는 여자일 줄 몰랐네요.”“뭐라고요?”강유이가 눈썹을 치켜세웠다.“회사 때문에 힘들어하는 전하를 와이프란 사람이 이해해야 하지 않나요?”세시아는 팔짱을 끼더니 큰 키를 뽐내며 건방을 떨었다.“와이프로서 남편의 고통을 분담해야잖아요? 아무것도 해 줄 수 없으면서 왜 더 힘들게 하는 거예요?”그녀의 날카로운 말은 강유이의 마음을 난도질했다.주먹을 쥔 강유이의 손에 힘이 들어갔다. 세시아의 말이 맞았다. 그녀는 회사 내부에 대해 잘 알지 못했다.하여 한태군도 그녀가 너무 이기적이라고 생각하고 있지는 않을까 두려웠다.그녀는 하는 수 없이 몸을 돌렸다.세시아는 냉소를 지었다. 이렇게 나약한 모습으로 앞으로 다가올 충격을 감당할 수 있을지 더더욱 궁금했다.하지만 강유이는 엘리베이터 앞에서 갑자기 멈추더니 세시아를 돌아보며 말했다.“이봐요, 한가지 말해주고 싶은 게 있는데 잘 들어요.”세시아는 급히 표정 관리를 했다.강유이는 무심하게 말을 이었다.“내가 아
더 보기

제2529화

한태군은 코끝을 만지면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얼마 전 궁에 들어갔을 때 아버지가 그를 찾았고 내각회의에 대해 언급했었다. 그 후 세시아는 회사에 왔고 그의 비서가 되었다. 그는 이 모든 것이 태라 가문의 짓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황실에 수많은 공헌을 바탕으로 충성하는 듯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조종하려는 것이었다.그의 외할아버지가 생전이었을 때 그들은 재무부 장관으로 책봉된 여준우에 불만을 품고 수작을 부린 적이 있었다.외할아버지는 본때를 보여주기 위해 태라 가문의 대신을 파면했고 그 일을 통해 그들은 한동안 숨죽이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그러나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어머니가 왕위를 계승한 지금 다시 고개를 들고 있었다.그들은 세시아를 한태군 옆에 붙여놓았을 뿐만 아니라 뒤에서 여론을 조작해 강유이가 왕비 자리에 오르는 것을 반대했다.그가 아직 ‘전하’가 되기 전에는 전혀 이런 태도가 아니었다.그의 표정에서 살기를 느낀 주혁이 온몸을 부르르 떨었다.“형, 갈수록 날뛰고 있는데 가만있을 거야?”한태군이 눈을 가늘게 떴다.“귀족을 뿌리째 뽑는 것이 말처럼 쉬운 줄 알아? 평범한 귀족도 아니잖아. 할아버지가 살아계셨을 때에도 아무 증거도 못 찾을 걸 봐선 태라 대신이 그렇게 호락호락한 사람이 아니란 걸 알 수 있어.”턱을 만지던 주혁이 중얼거렸다.“귀족들 사이의 황권 쟁탈은 너무 어려운 것 같아.”한태군은 그의 어깨를 다독였다.“됐고, 넌 계속 감시해. 나에게 방법이 있어.”저녁, 한태군은 회사 밖으로 걸어나가고 있었다. 그때 세시아가 람보르기니에서 내리며 선글라스를 벗었다.“전하.”그는 걸음을 멈추고 심드렁한 표정으로 그녀를 보았다.“무슨 일 있어?”세시아가 다가오면 날카로우면서도 자심감 있는 미소를 날렸다.“혹시 시간 있으시면 저랑 저녁 함께하실래요?”한태군은 살짝 미소를 지었다.“미안한데 시간이 없네?”돌아서려는 그를 세시아가 잡았다.“아버지께서 우리가 함께 식사하기를 원하세요. 아버지 체면은 좀 세워 주시죠?
더 보기

제2530화

그저 그의 얼굴보다는 자신의 이익을 더 중요하게 생각할 뿐이다. 그의 어머니가 여왕이 되었으니, 그는 왕자이고 그의 아이는 차기 왕이 될 것이다.당연히 그녀와 그의 아이만이 왕이 될 수 있다.세시아는 느긋하게 와인을 마셨다.“저랑 식사하면서 그런 얼굴은 곤란한데요?”한태군은 손가락으로 탁자를 두드렸다.“당신이 나와의 식사를 요구했고 거기에 응했다고 해서 당신과의 식사를 내켜 하는 건 아니에요.”세시아의 입가에 경련이 일었다. 하지만 조신한 이미지를 위해 미소를 잃지 않으려고 애를 썼다.“와이프 때문인가요?”그는 대꾸하지 않았다.두 손으로 깍지를 끼고 턱에 괸 그녀는 빨간 입술을 움직였다.“참으로 예쁜 전형적인 동양미인이지만 미모가 밥 먹여주지는 않죠. 전하의 신분으로 더 아름답고 능력 있는 여자를 만나 도움을 받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는데요?”세시아는 손을 내밀어 한태군의 손등을 감쌌다. 빨간색 네일을 한 손이 그의 피부에 닿았다.“나약한 그 여자보다 제가 전하에 더 어울린다고 생각하지 않아요?”한태군의 눈빛이 차가워졌다. 그는 평온하게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당신을 선택하라고?”세시아는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그 여자가 전하에게 줄 수 있는 것은 물론 줄 수 없는 것까지 드릴 수 있어요. 반씨 가문은 황실 내부 일에 끼어들 수 없잖아요? 전 와이프도 될 수 있고 사업 파트너이자 정치를 함께 의논할 수도 있어요.”한태군은 손을 빼고 냅킨으로 그녀가 만졌던 부분을 닦았다.“나에 대해 알아?”“천천히 알아가면 되죠.”그는 냅킨을 내려놓고 말했다.“난 여자에게 휘둘리는 스타일이 아니야.”멈칫하던 그녀가 다시 미소를 되찾으며 말했다.“전 간섭하지 않아요.”한태군이 입꼬리를 올렸다.“특히 당신같이 똑똑한 척하는 여자는 질색이지.”세시아는 낯이 뜨거워졌다.“전하, 무슨 뜻인가요?”한태군은 비스듬히 의자에 기댔다.“아버지를 앞세우면 날 조종할 수 있다고 생각했어? 너무 오만한 거 아니야?”“아버지 태라 대신
더 보기
이전
1
...
251252253254255
...
278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