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아영과 진예은은 서로 바라보았다.여기는 영국이고, 영국의 법은 그렇게 엄격하지 않았다. 절도는 경찰에 체포되더라도 실제 기소 자격이 없었다. 많아야 그저 며칠 동안 감금되는 수준이었다.골치 아파하는 경찰들의 표정에 이런 일들이 그들에게 익숙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더구나 상대가 상습범이고 여러 차례 잡혀도 또 범죄를 저지르곤 해서 애를 먹고 있었다.반재신은 팔짱을 끼며 말했다.“돈은 됐고 주민등록증과 여권은 반드시 돌려받아야 해요.”경찰은 자리에서 일어서더니 대답했다.“그럼, 이 애의 주소를 알려 드릴게요.”세 사람은 경찰서에서 걸어 나왔다. 차 앞에서 그들을 기다리고 있던 나더가 물었다.“어떻게 됐어요? 찾았어요?”이아영의 표정이 좋지 않았다.“여기 경찰은 일을 왜 이딴 식으로 해요? 출동하는 사람은 없고 우리가 직접 찾아야 한대요.”나더는 익숙하다는 듯 말했다.“다 그렇지 않나요? 중대한 범죄가 아니면 경찰들은 절도 같은 사소한 사건에 신경 쓸 여유가 없어요. 또한, 각 지역의 경찰서는 인력 부족 상태여서 출동이 어렵죠. 큰 사건이 발생하면 그들도 고생이고 상급을 위해 일하는 처지라 이해하자고요.”진예은은 씁쓸하게 웃었다.“경찰이 주소를 알려줬으니, 상대가 돈을 요구하는 것이라면 주민등록증과 여권만 돌려받으면 돼요. 아마 거절하지 않을 거예요.”이아영도 그럴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나더는 종이에 쓰인 주소를 네비에 찍었다. 그가 시동을 걸려다가 주소를 다시 확인하더니 흠칫 놀랐다.“여기는 요양원인데 여기가 확실해요?”진예은과 이아영은 모두 눈이 휘둥그레졌다.“요양원이요?”차는 네비가 이끄는 주소에 도착했다. 교외의 어느 한 마을, 시 중심만큼 북적이지는 않았지만 짙은 이국 분위기를 풍겼다.종잇장의 주소는 요양원이었다. 이 요양원은 규모가 크지 않았고 시설도 낡아 보였다. 정원에 앉아있는 사람들은 모두 나이가 있는 어르신들이었다.진예은이 안으로 들어서자, 수녀 한 분이 걸어나왔다.“무슨 일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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