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혼 첫날밤, 식물인간 남편이 갑자기 눈을 뜨다의 모든 챕터: 챕터 771 - 챕터 780

3173 챕터

제771장

한이는 라엘의 단호한 눈빛에 힘겹게 입을 열었다. "힘내."한편.박우진은 사무실 창가에 서서 현란한 불빛으로 물들어진 도시를 보고 있었다.사람으로 가득 찬 번화한 도심은 밤의 시작을 알렸다.평소라면 이미 퇴근하고 신나게 놀고 있을 그였지만오늘은 그럴 기분이 아니었다.삼촌에 의해 회사가 파산되고 거액의 빚까지 짊어지게 된 지금자신의 어리석음에도 후회하지만, 더 많은 건 그에 대한 증오였다.박시준 조카라는 명의하에 아무 생각 없이 놀고 마음 편히 살아온 그를 죽이는 건 박시준한테 너무나도 손쉬운 일이었다.그래도 하나뿐인 아들이기에 아버지는 며칠 동안 계속 박시준에게 연락해 혈육의 정을 봐서 용서를 구하려 했지만, 박시준은 그의 전화를 실장에게 맡기고 끝까지 연락받지 않았다.박우진은 박시준의 무정함에 마음속은 오로지 증오로 가득했다!그를 위해 어머님도 돌아가신 마당에 잘 살아보려 했지만, 왜 이런 거액의 빚까지 짊어지게 하는 거지?이는 그를 죽이는 것보다 더욱 고통스러웠다.얼마 지나지 않아 사무실의 문이 열리면서 박한이 들어왔다."가자! 내일부터 이곳은 네 회사가 아니야. 네 삼촌이 무정한 것도 무정한 거지만, 넌 양심도 없는 어리석은 바보 자식이야! 내 아들만 아니었으면 나까지 이런 꼴이 되지 않았을 거야! 그리고 너 같은 살인범도 감싸주지 않았을 거라고!" 박한은 차가운 모습을 보이며 입을 열었다."아빠, 저도 제 죄를 알고 있어요. 그래도 이미 엎이진 물이잖아요. 인제 와서 저를 원망해 봤자 무슨 소용일까요? 제가 이런 지경이 된 건 아빠의 잘못된 교육에도 책임 있어요." 박우진은 뒤돌아서서 박한을 보며 말했다.이에 박한은 뭐라 말하고 싶었지만 결국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부자 두 사람은 붉어진 눈시울로 회사를 떠나 집으로 돌아왔고가정부는 이미 식사를 차려놨다.다만 입맛이 없는 박한은 그저 술만 마셨다."집이라도 팔자! 이건 내가 가지고 있는 유일한 재산이야. 집을 팔고 빚을 갚자. 그리고 네가 어떻게 살든 더는 신경 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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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72장

박우진은 믿기지 않는 듯한 표정으로 그의 이야기를 듣고 있었다."그럼 삼촌이 진짜 정신병에 걸렸었어요?"박한은 인상을 찌푸리며 한숨을 쉬었다. "정신 질환에도 경증과 중증이 나뉘어. 네 삼촌이 진짜 병을 앓았어도 그때 이후로 단 한 번도 발작하지 않았어. 그렇지 않으면 이렇게 성공할 수 있었을까?""아무리 사업에 성공하셨어도 감정적인 측면을 보면 성공했다고 보기 힘들죠. 아연이는 삼촌과 이혼하고 아이의 입양권을 넘기지 않았어요. 두 사람 아무 감정 없을 리가 없잖아요? 혹시 모르지만 아연이는 삼촌이 병을 앓고 있는 걸 전부터 알고 있었을 거예요. 그래서 헤어진 게 분명해요!" 박우진은 자기의 추측을 알렸다.박한은 박우진 말에 깊은 생각에 잠겼다."아빠, 이제 저희한테 잃을 것도 없어요. 저희가 강주승 씨의 편을 든다고 삼촌이 저희한테 뭘 어쩌겠어요? 아무 재산도 없는 저희한테 더는 뺏어갈 것도 없잖아요! 저는 강주승 씨에게 협력할 생각입니다." 증오에 눈이 먼 박우진은 자기 결정을 알렸다.이에 박한은 술잔을 들고 벌컥벌컥 들이켰다."강주승 씨한테 알려주고, 그리고 어찌할 생각이야? 네 삼촌이 자기 아버지를 죽였다는 걸 모든 사람에게 알리고, 뭐 어쩌자는 거야? 그때 일이 벌어지고 네 할머니는 바로 나서서 보호했어. 할머니도 책임을 묻지 않았는데 누가 감히 이 일로 그의 죄를 묻겠어?" 박한은 인상을 찌푸리며 물었다."그리고 너무 오래된 일이야!" 박한은 덧붙여 말을 이었다."아빠, 삼촌보다 약한 이유는 그만큼 마음을 독하게 먹지 않아 그런 거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박우진은 술을 따라주면서 말을 이었다. "지금 이런 추문이 터지면 강한 타격을 받기 마련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강주승 씨도 삼촌의 약점을 찾으려 애쓰지 않았겠죠.""그래도 시준이는 내 친동생이야!""그래도 아빠의 아내를 죽이고 아들의 회사 파산까지 이르게 만들었어요! 그래도 친동생으로 여길 겁니까? 나중에 임종까지 지켜줄 거라 생각하세요?" 박한은 박우진의 말에 당황했다.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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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73장

휴대폰을 보니 웬 낯선 번호로 문자가 왔다.그는 바로 메시지의 내용을 확인했다. 시은 씨를 보내드렸습니다. 그녀의 요구대로 유골을 바다로 뿌렸어요. 박시준 씨에게 상처를 안겨줘서 미안합니다. 죄송합니다. 전 속죄의 뜻으로 국내에 있는 제 모든 것을 내려놓고 떠나겠습니다. 위정 보냄.이를 악문 박시준의 눈가에는 눈물이 맺혔다.한동안 가라앉힌 마음도 눈앞의 메시지에 전부 허투루 날아갔다!시은이가 죽었다. 이제 진짜 그의 곁을 떠났다!지성이를 구하기 위해 자신의 목숨마저 내걸었다!남에게 헌혈하라고 수년 동안 심혈을 다해 보호해줬던 동생이 아니란 말이다!휴대폰을 쥐고 있는 그의 손가락 마디는 하얘졌고 휴대폰 화면이 어두워지자 다시 밝게 눌렀다.그는 부보를 받아들이기 싫었지만, 위정이 보낸 메시지는 자꾸 눈에 거슬렸다.B국.진아연은 아이들과 지낼 곳을 마련하고 바로 최운석의 가족에게 연락해 빨리 만나려고 했다.이에 최운석의 가족은 그녀만 가능하다면 언제든지 집에서 만날 수 있다고 알렸다.진아연은 아이들을 이모님에게 맡기고 바로 최운석의 집으로 향했다.전에 최운석에 관해 자세히 묻지 않았지만지금은 꽤 관심이 많았다.최씨 저택에 도착하자, 최운석의 동생이 그녀를 대접했다."윤 아가씨, 혹시 가족분들이 전부 B국 사람이신가요? 혹시 A국은 가보셨나요?"이에 최운석의 동생은 어리둥절했다. "아버님이 A국 분이세요. 그리고 어머님은 B국 사람입니다.""그렇군요. 그럼 최운석 씨는요? 아가씨와 같나요?""진 선생님, 혹시 치료에 도움이 돼서 묻는 질문이신가요?" 최운석의 동생은 아무래도 사적인 일들을 알리기 싫은 듯했다."도움이 됩니다. 치료를 진행하려면 환자의 질병이 어떻게 발생했는지 알아야 합니다. 예를 들어, 병을 앓기 전에 어떤 일들을 겪었는지 알아야 합니다." 진아연은 담담하게 말을 이었다."이 부분에 대해서는 아버님이 답해드릴 겁니다. 저는 오빠의 일에 대해 모르는 부분이 많습니다." 최운석의 동생은 말을 마치자, 바로 아버지한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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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74장

왠지 모르겠지만, 최운석 부자와 시은이, 박시준 사이에 남모를 관련이 있는 듯했다.이런 관계는 사회적이 아닌 의학적인 연관이 있다고 생각했다.진아연은 갑작스럽게 떠오른 생각에 깜짝 놀랐다!요즘 너무 피곤했나? 왜 이런 엉뚱한 생각을 하는 거지? A국과 B국은 가까운 나라가 아니고, 최운석의 아버님이 A국 사람이라고 해도 박씨 가문과 관계있다는 걸 증명할 수 없었다.박씨 가문은 A국에서 가장 유명한 재벌 가문으로 가족 내의 관계가 복잡하지만, 박시준의 곁에 오랫동안 있었던 그녀로서 만약 이런 일이 있었다면 들어봤을 거다.하지만 시은이에 관한 것 외에는 전혀 들어본 적이 없었다.이때, 차가 별장 앞에서 멈추자 그녀는 바로 문을 열고 내려왔다.차에서 내리자 웬 익숙한 그림자가 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다."아연아!" 그녀는 진아연을 보자 바로 인사하며 뛰어왔다.익숙한 목소리가 귓가에 들려오자 진아연도 얼굴에 미소를 보였다.다름 아닌 바로 여소정이었다.여소정은 퇴원 후 어머니와 함께 B국으로 왔고진아연이 지성이와 B국으로 왔다는 소식에 바로 그녀를 찾아왔다."내일 온다고 하지 않았어?" 진아연은 갑작스레 나타난 여소정 때문에 조금 놀란 듯했다.여소정이 오늘 찾아올 줄 알았으면 최운석의 집에 가지 않았을 거였다."난 지성이가 보고 싶어서 왔지. 우리 지성이, 정말 잘생겼잖아. 나중에 아주 여자들을 홀리고 다닐걸." 여소정은 그녀의 팔을 끌어안고 거실로 들어갔다.이에 진아연은 웃으면서 말했다. "여자를 홀리고 다녀도 상관없으니까 그냥 건강하게 자랐으면 좋겠어.""안색도 많이 좋아진 것 같은데, 괜찮을 거야." 여소정은 아기침대 옆에 서서 지성이를 보면서 말을 이었다. "아연아, 구정에는 다시 돌아갈 거야?""그럴 생각이야. 너는?" 진아연은 그녀에게 물었다."난 내년 봄에 계절 학습이 있어서 당분간 돌아갈 계획이 없어." 여소정은 아무렇지 않게 말한 듯했지만 눈빛 속의 슬픔은 감출 수 없었다.아무래도 전에 받은 상처 때문에 사람이 완전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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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75장

시은이가 살아있는 동안, 그는 단 한 번도 대중에게 이들의 관계를 공개하지 않았다.박시준은 단지 그녀가 바깥세상의 방해를 받을까봐 이런 선택을 했을 뿐이다.진아연도 그의 결정을 이해하지 못해 박시준은 시은이의 지적장애가 부끄러워 남한테 알리기 싫었다고 생각했었다.다만 그는 시은이를 싫어한 적이 없었고 조금이라도 그런 감정이 있었다면 시은이는 아마 오래전에 죽었을지도 모른다.이제 시은이가 세상을 떠났으니 누가 그녀를 해치고 괴롭힐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시은이의 장례를 차리려고 결정한 박시준은 모든 일에 직접 나서서 준비했다.소식을 들은 한이는 마이크한테 시은이의 장례식에 가고 싶다 알렸고마이크는 바로 조지운에게 연락해 갈 수 있는지 물었다."손님 리스트는 대표님이 직접 작성한 겁니다. 마이크 씨와 한이의 이름이 없어요." 조지운은 마이크의 부탁에 난처한 모습을 보였다.이에 마이크는 눈썹을 치켜올렸다. "아연이의 이름은요? 혹시 아연이의 이름이 있으면, 저와 한이가 아연이를 대신해 갈게요.""없어요." 조지운은 단칼에 거절했다. "대표님은 회사 임원 몇 분과 오랫동안 협력해 온 고객 몇 분만 초대했어요. 진아연 씨뿐만 아니라 친구, 동창들도 초대하지 않았어요.""아... 한이가 마지막으로 시은 씨를 보고 싶어 하는데, 혹시 물어봐 주면 안 돼요? 혹시 안된다면 한이가 그를 아버지로 인정할 부분에 대해 꿈도 꾸지 마시라고 알려주세요. 시은 씨가 지성이 때문에 돌아갔어도 한이와 무슨 관계가 있는 거죠?" 마이크는 갑자기 태도를 바꿔 버럭 했다."알겠어요. 너무 흥분하지 마세요. 제가 지금 바로 물어볼게요."조지운은 전화를 끊고 물 한 모금 마시며 정신을 차렸다. 그리고 한참 고민하다 그제야 박시준에게 연락했다.박시준이 전화를 받자 조지운은 한이가 시은이의 장례식에 참가하고 싶다는 의사를 알렸고 한이를 도와 입을 열었다."대표님, 시은 아가씨도 생전에 한이 도련님과 사이좋은...""그래." 박시준은 조지운이 말을 마치기도 전에 바로 동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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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76장

"시체에 대한 소식은 듣지 못했어. 갑자기 왜? 혹시 시은 씨를 치료해서 죽은 사람이라도 되살리려고?" 마아크는 진아연의 말에 이런저런 생각 했다.이에 진아연은 머리가 아픈지 말을 이었다. "마이크, 나 그냥 물어본 거야. 내가 사람을 되살리는 능력이 있으면 세상 사람들 모두 죽는 일 없을 텐데. 그런 생각 하면 무섭지도 않아?"마이크: "그렇지. 위정 씨가 돌아온다는 말은 없던데, 아마 시체가 없지 않을까? 박시준 씨도 아마 시은 씨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들어서 이런 결정을 했을 거야. 그렇지 않았으면 시은 씨를 위해 장례를 치르지 않았겠지.""그래.""진짜 돌아오지 않을 거야? 지성이도 아직 어린데 유모한테 맡기고 잠깐 돌아와도 되잖아." 마이크는 진아연이 돌아와 장례식에 참가하기를 바랐다.아무리 박시준과 사이가 나빠도 시은이와 이들의 관계는 항상 화목했었다."나도 시은 씨한테 미안해. 조금이라도 미리 알았다면 절대 이런 결정에 동의하지 않았을 거야. 내가 진짜 어떻게 됐나 봐. B국에서 시은 씨와 비슷한 병을 앓고 있는 환자를 만났는데 생김새도 시은 씨와 비슷하고 시은 씨의 혈액형과 똑같아 두 사람 혹시 어떤 관계가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었거든..." 진아연은 쉰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마이크는 그녀의 말을 듣더니 말이 없었다.그는 진아연이 B국에서 다른 환자를 도맡은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방금 생각난 건데. 이들의 특별한 혈액형 때문에 이런 질병을 쉽게 앓은 게 아닐까 싶어!" 진아연은 말하면서 가슴이 아팠다.세상에는 여러모로 우연히 발생하는 일들이 많지만일반인이 접할 확률은 극히 낮았다.최운석과 시은이도 아무 관계가 없지만이들은 우연히 같은 혈액형과 같은 질병으로 고통받고 있었다.생김새가 닮아 보였던 건 아마 시은이가 너무 보고 싶어서 그랬던 건 아닐까..."아연아, 그럼 장례식은 참가하지 마. 난 네 상태가 걱정돼. " 마이크는 잠시 침묵하다 말을 이었다. "아연아, 생사 이외의 모든 일들이 별일 아니라고 생각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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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77장

"강주승 씨는 박시준 씨의 약점을 찾았는데 당분간 알릴 생각이 없고 중요한 순간에 터뜨릴 거라 알렸습니다. 자세히 언제 공개할지는 말하지 않아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강주승 씨는 생각이 깊은 분이어서 저를 믿지 않는 듯합니다. 하지만 지금 그와 계속 협력 중이니 조금만 더 저에게 시간을 준다면 어떻게든 방법을 찾아내 상자를 돌려드리겠습니다." 왕은지는 빠르게 말을 이었다.박시준은 그녀의 말을 듣더니 비웃었다. "왕은지 씨가 상자 안에 저를 위협하는 물건이 있다는 걸 알고 있는데 설마 저한테 돌려주겠어요?"이에 왕완지는 멍해졌다.순간 머릿속이 하얘지더니 방금 무슨 말을 했는지 생각했다.왜 박시준이 화를 내는 거지?"전 그냥 상자가 강주승 씨한테 있는지 알고 싶을 뿐입니다. 이제 확인했으니 저한테 쓸모가 없어졌네요. 왕은지 씨, 전 당신이 지금 무슨 꿍꿍이를 꾸미고 있는지 알고 있습니다." 박시준은 또박또박 말을 이어갔다.전화 저편에서 듣고 있던 왕은지는 그의 목소리에 간담이 서늘했다."박시준 씨! 저 아무것도 꾸미지 않았어요! 제가 어찌 그런 생각을 하겠습니까? 제가 미워하는 사람은 진아연이지 절대 박시준 씨가 아닙니다! 박시준 씨의 사업이든 생활이든, 모두 저와 상관없는 일이잖아요...""진아연도 제 생활의 일부입니다. 왕은지 씨의 딸은 박우진 때문에 죽은 겁니다. 진명그룹은 진준 씨가 진아연에게 남겨준 회사입니다. 과거에 괴롭히던 진아연이 이제 자기보다 잘 살고 능력도 뛰어나니까 질투심에 이성을 잃어 진아연을 적수로 보는 거잖아요." 박시준은 그녀가 말을 끊고 딱 잘라 말했다.그의 말을 들던 왕은지는 갑자기 손을 부들부들 떨기 시작했다."당분간은 죽이지 않겠습니다. 죽음은 일종의 해탈이라고 생각하는데, 살아야 더 많은 고통을 느낄 수 있죠. 그리 쉽게 죽일 거라 생각하지 마세요." 박시준은 천천히 말을 이었지만, 왕은지는 그의 말에 공포를 느꼈다.두려움에 몸을 떨고 있는 왕은지는 바로 답했다. "박시준 씨, 잊지 마세요. 애당초 제가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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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78장

그는 살면서 남한테 위협받는 걸 제일 싫어했다.강주승이 그의 약점을 결정적인 순간에 터뜨리겠다고?그런 강주승에게 기회를 줄 박시준인가?강주승이 이를 써먹지 않으면 이대로 상자와 함께 사라져 줘야지!오늘 밤의 화재로 죽지 않아도 저택은 활활 타오르는 불에 재가 됐을 게 분명했다.고요한 밤은 금세 요란한 앰뷸런스 소리로 시끄러워졌다.스타팰리스 별장, 자고 있던 한이도 바깥의 소리에 깨어났다.그는 저 멀리 보이는 붉은 불빛에 놀라급히 침대에서 일어나 어둠 속을 헤매며 주춤주춤 마이크의 방으로 걸어갔다.방금 잠이 든 마이크는 피곤한지 바깥의 소동에 깨지 않았다."밖에 하늘이 빨개요." 한이는 창문 쪽을 가리키며 마이크를 깨워 보여줬다.이에 마이크는 눈을 비비며 창밖의 상황을 보더니 바로 휴대폰을 꺼내 뉴스를 확인했다."도심의 주택가에 불이 났네. 왜 폭발했는지 아직 모르는 상황이고 화재가 어마어마하게 난 모양이야." 마이크는 뉴스를 보여주며 하품을 했다.한이는 그의 말을 듣자 떠나지 않고 제자리에 꼿꼿이 서 있었다.마이크는 심각한 그의 표정에 어깨를 다독이며 말했다. "한이 형, 엄마 보고 싶지? 며칠만 지나면 너와 라엘이를 데리고 B국으로 갈게. 시간도 많이 늦었는데 일단 빨리 자자!""그리고 밖에 화재가 일어나 무섭겠지만 우리 동네까지 번지지 않을 거야. 그러니까 마음 놓고 가서 자!" 마이크는 그가 걱정할까 봐 말을 덧붙였다.마이크가 진아연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면 한이도 어머니 생각을 하지 않았을 거다.그는 지금 귓가에 들리는 앰뷸런스 소리와 어두운 밤의 훤히 밝히는 불빛 때문에 기분이 좋지 않았다.이번 화재로 누군가는 죽게 된다는 생각에 못내 마음이 무거워졌다.감성적인 아이가 아니었던 한이는 아마 시은이의 떠나면서 어린 마음속에 트라우마가 남았을지도 몰랐다.다음 날 아침, 도심 주택의 화재 사건이 뉴스 헤드라인에 올라 화제가 되었다.화재는 고급 주택 단지에서 발생했고사고가 발생한 집뿐만 아니라 위층, 아래층 모든 주민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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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79장

마이크는 이번 화재를 간결하게 메시지로 편집해 진아연에게 보냈고 박시준의 사진도 몰래 찍어 같이 보냈다.같은 시각, B국은 밤 10시가 되었고진아연은 침대에 누워 잠을 이루지 못했다.마이크의 소식을 확인한 그녀는 박시준의 왜 이런 짓을 했는지 이해하려 했지만, 상상력이 부족한 탓인지 그가 왜 갑자기 강씨 가문 형제를 죽이려는지에 대해 전혀 알 수 없었다.지성이의 조산 때문에 강진을 끝장내려 했다 해도 왜 강주승의 집을 선택한 거지? 그리고 왜 이런 시기를 선택한 거지?아무래도 그와 강씨 가문 형제 사이에 다른 일이 있던 것 같았다.전과 같았으면 이들 사이에 무슨 일이 있는지 물었겠지만, 지금은 그럴만한 기력이 없었다.그녀는 약 80%의 정력을 세 아이한테 쏟아야 했고.남은 힘도 최운석의 치료에 집중해야 했다.그리고 진아연은 최운석의 가족들과 약속했다. 구정을 보낸 후 바로 최운석의 첫 수술을 진행하고1차 수술 마친 후 치료 효과에 따라 2차 수술의 진행 여부를 확인할 거라 알렸다.마이크는 진아연의 답장이 없자 아이들의 사진을 그녀한테 보냈다.이에 진아연은 참지 못해 답장했다. 라엘의 눈이 너무 빨갛네? 혹시 운 거야?마이크: 응. 영당에 시은 씨의 영정 사진을 세워놨는데 보자마자 울었어.진아연은 그의 답장에 마음이 더욱 복잡해졌다.만약 그녀가 같은 자리에 있어도 참지 못해 울었을 거였다.잠깐의 침묵 끝에 그녀는 다시 메시지를 보냈다. 그 사람은 어때?마이크: 그 사람이라니? 한이를 말하는 거야? 아니면 박시준 씨?진아연은 마이크의 답장을 보더니 어색한 듯 숨을 내쉬었다.마이크도 일부러 그녀를 놀리고 싶었던 거지, 화나게 할 생각은 없었다. 한이는 울지는 않았는데, 계속 인상을 찌푸리고 있었어. 박시준 씨도 마찬가지야. 역시 부자는 부자인가 봐. 두 사람 진짜 똑같다니까.진아연은 그의 답장을 보면서 피곤함이 몰려와 서서히 잠이 들었다.이제 시은이도 편히 쉴 수 있고 모든 아픔도 치유될 거다.A국, 병원.왕은지는 소식을 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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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80장

강주승은 왕은지가 떠나는 모습을 지켜보더니 눈 속에 눈물이 고여있었고 증오로 가득 찼다.아직 목숨도 붙어있건만! 감히 왕은지 따위가 그를 무시다니!박시준이 그를 무시한다 쳐도 왕은지는 뭔데 그를 무시하는 거지?추도회 현장.의식이 끝난 후, 시은이의 개인 물품은 차에 실렸고그녀의 유물은 박 부인의 무덤 옆에 묻힐 계획이다.장례식에 참가한 손님들은 점심 식사 때문에 호텔로 향했고마이크도 아이들을 데리고 함께 갈 생각이었지만 라엘과 한이는 박시준의 모습을 뚫어져라 쳐다봤다.박시준은 시은이의 유물을 직접 묘지로 보낼 생각이었다.마이크: "박시준 씨는 묘지에 가려는 거 같은데 너희들도 갈 거야?"이에 한이는 고개를 끄덕였고 곁에 있던 라엘이도 같이 고개를 끄덕였다."좋아! 그러면 같이 가자." 마이크는 아이들을 데리고 함께 공동묘지로 향했다.묘지가 산 근처에 위치해서 그런지 한기가 몸서리치게 만들었다.시은이의 유품이 하관한 후 위에 묘비가 세워졌고박시준은 묘비에 시은이의 웃는 사진을 보며 천천히 몸을 숙여 하얀 백합 한 송이를 앞에 놓아줬다."시은아, 다음 생에 다시 태어난다면 절대 이런 바보 같은 행동하면 안 돼."라엘이는 그의 말을 듣더니 바로 중얼거렸다. "시은 언니는 바보 아니에요! 바보는 아무것도 모르는데 시은이 언니는 모르는 게 없단 말이에요."마이크는 급히 라엘이에게 말하지 말라고 눈치를 줬다."시은이 언니는 엄마가 언니의 수술을 해줬다는 걸 알고 있었을 거예요. 그래서 엄마를 좋아하고 저와 오빠, 그리고 동생도 좋아해 주는 거예요..." 지금 말하지 않으면 더는 말할 기회가 없다고 생각한 라엘이는 슬픈 마음에 계속 말을 이었다. "만약 저한테 타임머신이 있다면 어떻게든 시은 언니가 헌혈하지 못하게 막았을 거예요. 동생도 좋지만, 시은 언니를 잃는 건 싫으니까요."박시준은 라엘의 말을 듣더니 갑자기 몸이 굳어버렸다.진아연이 시은이에게 수술을 해줬다고?수술해 준 사람이 진아연이다니!그는 마치 벼락이라도 맞은 듯한 기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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