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혼 첫날밤, 식물인간 남편이 갑자기 눈을 뜨다의 모든 챕터: 챕터 761 - 챕터 770

3173 챕터

제761장

박시준이 여기에 온 건 일은 둘째치고 도망치는 게 주된 목적이었다.시은이 지성을 위해 희생했다고 생각할 때마다 그의 마음은 찢어져 피가 낭자했다!휴대폰 화면이 밝아지자 그는 메시지를 열었다.사진 한 장이 눈에 들어왔다. 사진 속 지성은 까맣고 밝은 눈과 귀엽게 멍한 표정으로 카메라를 응시하고 있었다. 마치 그와 시선이 마주친 것처럼.사진을 보니 그의 호흡이 무거워졌다.그는 심호흡하고 휴대폰을 내려놓았다.이성은 그에게 시은의 죽음은 지성과 아무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마음의 벽을 넘을 수 없었다.시은은 더 이상 그의 앞에 나타나지 않을 것이며, 다시는 그를 다정하게 오빠라고 부르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면 슬픔은 멈출 수 없었고, 그의 모든 이성을 파괴했다.저녁, 스타팰리스 별장.마이크가 지성의 퇴원을 축하하기 위해 하준기와 성빈을 초대했다.지성과 같은 아기는 잠이 많다.그들이 왔을 때도 지성은 자고 있었다.그들은 지성이 박시준을 닮았다고 말했지만 진아연은 속으로 알고 있었다. 지성은 박시준을 닮지 않았다는 걸.얼마 전에 박시준의 어린 시절 사진을 보았기 때문이다.박시준이 아기였을 때는 이런 모습이 아니었다.물론 그녀는 이런 말을 하지 않았다.그냥 보면 지성은 지금의 박시준과 비슷해 보이기 때문이다.저녁 식사 때 성빈은 진아연에게 주스 한 잔을 따라주었다."아연 씨, 전에 아연 씨를 오해한 것에 대해 정중히 사과드릴게요." 성빈은 난연하게 말했다. "그리고 지성이 낳느라 수고 많으셨어요!"조지운이 물었다. "성빈 형, 대표님은 언제 돌아오는지 알아?""비서 실장은 너 잖아. 너도 모르는 걸 내가 어떻게 알아? 내가 아는 건, H시에는 정말로 일이 있어서 갔다는 거야. 다만 H시는 그가 선택한 거지.""H시가 따뜻해서 가셨을 수도 있어요!" 조지운은 대표를 위해 설명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아마도 지성이의 퇴원을 마주하고 싶지 않겠지." 성빈은 터놓고 얘기했다. "아연 씨, 걱정할 필요 없어요. 시간이 지나면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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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2장

그러나 밤 11시가 되어서도 박시준은 오지 않았다.정말로 지성이 보고 싶었던 거라면, 오늘 밤 분명히 왔을 것이다."아연 씨, 방에 돌아가서 쉬세요!" 장 이모는 시간을 보더니 말했다. "지성이가 그래도 많이 얌전하네요. 새벽에 울면, 제가 우유를 먹일게요.""네, 수고 많으셨어요. 내일 아침에 제가 할게요."진아연은 방에서 나와 침실로 걸어갔다.그녀의 심정은 훨씬 차분했다.한 사람이 모든 것을 가질 수는 없는 법이다. 이제 아이가 셋이나 있으니, 세 아이가 모두 건강하고 안전하게 자랄 수만 있다면 다른 건 모두 중요하지 않았다.그렇게 생각하니 그녀는 한결 홀가분해졌다.방으로 돌아온 그녀는 잠이 오지 않았다.장 이모가 지성이를 돌보고 있어 그녀는 아무것도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그녀는 갑자기 임신했을 때 자신이 치료했던 환자가 떠올랐다.환자 쪽에서 급해 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녀는 임신 말기부터 그 일을 내려놓았다.그녀는 서랍에서 환자의 의료 기록을 꺼내 처음부터 읽기 시작했다.이 환자는 시은이의 병과 매우 유사했다. 시은이 없는 지금 그녀는 이 환자를 꼭 치료해주고 싶었다.비록 이 환자의 병이 낫는다 해서 시은이 돌아오는 건 아니지만, 적어도 그녀에게 위로가 될 수는 있었다. 그녀는 더 많은 선행을 하려고 다짐했다. 만약에 환생이 있다면 그렇게 함으로써 시은이가 다음 생에서 무탈할 수 있을지도 모르니까.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는 눈이 조금 아팠다. 하지만 여전히 졸리지 않았다.그녀는 침대 옆 스탠드를 밝게 켜자 의료 기록에 담긴 일련의 정보가 그녀의 눈에 들어왔다.얼마 전 지성이의 병 때문인지 그녀는 혈액형에 더 민감했다. 환자의 혈액형이 한눈에 보였다.혈액형: RH 마이너스 O형그것을 본 진아연은 감전된 듯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이 환자는 혈액형이 시은이와 똑같고, 시은이의 병과도 비슷했다... 이게 과연 우연일까?더 무서운 건 이 환자와 시은이와 약간 비슷하게 생겼다는 것이다... 어떻게 이런 우연이 있을 수 있지?그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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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3장

"날 찾지는 않았어요. 하지만 나한테 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어요! 강주승 씨, 단서가 생겼나요?" 왕은지가 말했다. "우린 지금 같은 배를 탄 신세예요. 당신이 날 보호해줄 수 없다면 난 물귀신처럼 당신을 잡고 같이 빠질 거예요."강주승: "왕은지, 내가 당신을 죽일 수도 있다는 생각은 안 했나 보죠? 어디서 날 위협하는 겁니까?""강주승, 나 왕은지가 낯가죽으로 지금 이 자리까지 올라온 줄 알아?!" 왕은지의 목소리가 음침해졌다. "안전하게 빠져나갈 방법은 내게 많아. 다만 죽은 듯 조용하게 숨어 지내는 게 싫을 뿐이지! 당신과 힘을 합쳐 박시준을 쓰러뜨리고 싶어서 이러는 거야! 박시준을 쓰러뜨려야만 아무 방해 없이 진아연을 처리할 수 있으니까!"강주승은 몇 초 동안 침묵했다.그 또한 박시준을 무너뜨리고 싶었다. 그래서 왕은지와 싸우는 건 그가 지금 해야 할 일이 아니다."그 박스에 대한 단서가 생겼어요."그는 원래 박스를 찾은 후 다시 논의할 생각이었지만 지금 왕은지가 캐물으니 미리 말할 수밖에 없었다."무슨 단서요?" 왕은지가 긴장하며 물었다."왕은지 씨, 내가 박스를 찾게 되면 당신도 자연히 알게 될 겁니다. 지금 자세히 말했다가 당신이 바로 박시준에게 알려줄지 누가 아나요?" 강주승은 신중했다.왕은지는 속으로 냉소했다!비즈니스계에서 잘나가는 사람은 바보일 리가 없었다.왕은지는 실제로 그렇게 할 계획이었다.만약 박시준이 석 달 뒤에 그녀를 죽이고자 한다면 그녀는 강주승을 팔 생각도 있었다.그녀는 살아남기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할 수 있었다."그러면 박스를 찾고 나서 얘기하죠! 내가 도와줄 일이 있으면 언제든지 연락하세요." 왕은지는 자신의 성의를 표했다. "박시준과 당신 중에서 협력할 사람을 고르라고 하면 난 당연히 당신을 선택할 거예요.""알았어요. 도움이 필요하면 다시 연락할게요."전화를 끊은 뒤 강주승은 강진의 방으로 걸어갔다.강진은 해외에서 기분전환을 할 겸 한편으로는 박시준을 피하고 있었다. 지난 시간 동안 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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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4장

강진의 생각에는 진지한은 나이가 어리지만 일반 성인보다 더 똑똑했다.하지만 진아연의 딸은 그냥 평범하고 순진한 아이였다.그래서 라엘을 상대하는 게 더 쉬울 것이라 생각했다.강주승은 그녀의 말을 듣고 깊은 생각에 빠졌다.워낙 위험한 방법이라, 완벽한 계획 없이는 감히 섣불리 손을 쓸 엄두를 못 냈다.다음 날 아침 일곱 시. 진아연이 어린이 방에 왔다.아이는 자고 있지만 장 이보는 이미 일어났다."이모님, 어젯밤 수고 많으셨어요. 이제 쉬세요. 낮에는 제가 아이를 볼게요." 진아연이 말했다."네. 밤에 분유를 세 번 마셨어요. 식욕도 좋고 힘도 넘치던데요." 장 이모는 미소를 지었다. "너무 얌전해요. 배고플 때만 울고 배부르면 바로 자네요.""한이가 이만할 때도 그랬어요. 라엘은 조금 시끄러웠죠." 진아연이 말을 받았다.장 이모는 잠시 당황했다. "아연 씨, 라엘이랑 한이도 대표님의 아이 맞죠? 두 분이 말하지 않아도 모두가 그렇게 얘기했어요."진아연: "우리가 얘기하지 않은 게 아니라, 그이가 전에 실수로 한이를 거의 죽일 뻔했어요. 한이가 그를 용서하지 않으면 저도 아이에게 아빠를 인정하도록 강요하지 않을 거예요."장 이모는 바로 이해했다. "대표님은 예전에 다소 충동적이셨죠.""누구에게나 충동적일 때가 있기 마련이에요." 진아연은 침대 옆에 앉아 지성이를 바라보며 말했다. "누구도 모든 것을 완벽하게 처리할 수는 없어요.""네. 저 먼저 가서 쉴게요." 장 이모가 귀띔했다. "지성이를 거실로 데려가세요. 그러면 계속 여기서 지킬 필요가 없잖아요.""네."진아연은 지성이를 안고 거실로 가 아기침대에 눕혔다. 그러면 언제든지 지성을 볼 수 있었고, 가정부도 도와줄 수 있었다.시간은 바로 열 시가 되었다.김세연이 그녀와 아이들을 찾아왔다.그는 아이들과 그녀를 위해 많은 선물을 들고 왔다."라엘이는지금 겨울방학이고, 아연 씨는 지성이를 돌봐야 해서 말인데..." 김세연은 진아연과 상의했다.진아연은 그가 무슨 말을 할지 알고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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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5장

갑자기 아기의 울음소리가 그녀를 불러 깨웠다.아마도 바깥의 떠들썩한 소리에 놀랐는지 지성이 울기 시작했다.진아연은 즉시 그를 요람에서 안아 들었다.안자마자 지성이는 바로 울음을 그쳤다."지성아, 형이랑 누나가 밖에서 눈싸움을 하고 있어. 너도 이제 크면 같이 놀아달라고 할까?" 그녀는 아들을 안고 창가에 서서 밖의 풍경을 바라보았다.아직 지성을 세로로 안을 수 없었기 때문에 그의 까맣고 밝은 큰 눈은 넋을 잃은 듯 진아연의 얼굴을 쳐다보고 있었다."아가야, 배고파? 마지막으로 분유를 마신 지 두 시간이 된 것 같은데... 엄마가 분유 타 줄게." 진아연은 그를 다시 침대에 눕혔다.가정부는 도와주고 싶었지만, 진아연이 아기를 달래는 일이든 분유를 타는 일이든 모든 너무 익숙하여 도와줄 일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아연 씨, 정말 대단하세요. 무슨 일이든 정말 잘하시네요." 가정부가 칭찬했다.진아연은 칭찬을 받아들이며 물었다. "구정 때 고향에는 언제 갈 예정이세요? 미리 말씀해 주시면 돼요."가정부: "전 이틀 전에나 휴가 갈게요! 지성이가 너무 어려서 아연 씨와 장 이모가 많이 바쁠까 걱정되네요. 적어도 요리와 청소는 할 수 있잖아요.""그럼 부탁드릴게요. 수고 많으세요.""수고는 무슨요." 가정부는 도울 일이 없자 말했다. "점심 차리러 갈게요."박시준의 저택.박시준은 오늘 회사에 나가지 않았다. 감기에 걸렸지만, 회사에 가지 않는 건 감기 때문이 아니다.그는 성빈과 조지운이 어젯밤에 지성의 퇴원을 축하하기 위해 진아연의 집에 갔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그가 오늘 회사에 나간다면 성빈과 조지운은 분명 그에게 지성의 얘기를 할 것이다.그들이 참고 말하지 않더라도 그는 자연스럽게 그 일이 떠오르기 마련이다.그는 어젯밤에 아이를 보러 갈 생각을 했었지만, 결국 고통이 이성을 이겼다.그는 마음속의 그 벽을 넘을 수 없었다.그는 정신적으로 자신이 병에 걸렸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아침 식사 후 그는 감기약을 먹고 머리가 아파 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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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6장

그녀의 마음은 사실 불안했다.이성은 그녀에게 그가 스스로 마음을 열지 않는 한 아이를 데려와 압박을 가해도 효과가 없을뿐더러,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다고 말했다.그의 집 거실에 들어간 후 그녀는 바로 후회했다.하지만 홍 아줌마는 지성이를 보고 매우 기뻐했다.그녀는 진아연에게서 지성이를 받아 안고 놀아주다 다시 지성이를 진아연에게 안겨 줬다."아연 씨, 대표님은 위층에 계세요. 밤에 죽 한 그릇만 드셨어요. 배가 많이 고프실 텐데, 더 이상 드시지 않더라고요. 지금 쉬시는 건지 서재에 계신 건지 모르겠어요." 홍 아줌마는 길을 안내했다. "아이를 안으셨으니 발 조심하세요."진아연은 머뭇거렸다. "홍 아줌마, 아니면 다음에 올까요? 그가 지성이를 보고 나서 더 부담될까 두렵네요."홍 아줌마는 그녀의 말에 잠시 멈칫했다."하지만 지성이를 보시고 마음이 열린다면요?" 홍 아줌마가 말했다. "결국 대표님은 지성이의 아버지시잖아요. 언젠가는 지성을 마주하셔야 해요. 평생 자기 자식을 보시지 않을 건 아니잖아요."홍 아줌마가 진아연에게 지성을 박시준 앞에 데려다 달라고 한 이유는 홍 아줌마가 박시준이 혼자가 된 것에 가슴 아팠기 때문이다.그의 어머니는 돌아가셨고, 시은도 없고, 이제 하나뿐인 형의 가족과도 완전히 틀어졌다.가족이 없는 것과 같게 되었다.박시준이 아니라 다른 사람이 현재 상황에 부딪히게 되어도 심리적으로 문제가 생겼을 것이다.홍 아줌마는 진아연과 아이가 박시준에게 가족의 느낌을 줄 수 있기를 바랐다."아연 씨, 그래도 시도해보세요! 대표님 반응이 격하시면 아이를 데려가시고요." 홍 아줌마가 말했다.진아연은 고개를 끄덕였다.여기까지 온 김에 시도는 하고 가야지. 효과가 있을지도 모르니까.2층에 올라간 후 홍 아줌마는 박시준의 침실로 가서 살폈다.그의 침실 문은 열려 있었고 안에는 아무도 없었다."대표님은 서재에 계실 거예요." 홍 아줌마가 진아연에게 말했다. "가서 노크해보세요! 전 안 갈게요."박시준의 침실은 침대를 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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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7장

그녀는 지성이를 껴안고 돌아서서 떠날 준비를 했다.이때 뒤에서 그의 기침 소리가 들렸다.그녀는 걸음을 갑자기 멈췄다.그는 감기에 걸리지 않는 한 평소에 기침을 하지 않았다.그녀는 계단 입구에 서 있는 홍 아줌마에게 걸어가 아이를 홍 아줌마에게 건네준 뒤 몸을 돌려 서재 쪽으로 걸어갔다.그녀는 그의 앞에 다가와 기침으로 붉어진 그의 뺨을 바라보았다.공기 속에는 형언하기 어렵지만 손을 뻗으면 터질 듯한 강한 감정이 돌고 있었다."감기 걸렸어요?" 그녀는 손을 들어 그의 이마에 대며 체온을 확인했다.그는 몇 걸음 뒤로 물러섰다. "조금. 열은 안 나."그녀는 그에게 가까이 다가가 물었다. "지성이를 데려가라고 한 건 지성이가 감기에 옮을까 봐 그러는 거예요? 아니면 지성이를 보고 싶지 않은 건가요?"그는 먹물 같은 눈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사실대로 대답했다. "둘 다. 누가 오라고 한 거야?""아무도 오라고 하지 않았어요. 내가 오고 싶어 온 거예요." 그녀는 강경하게 말하며 그의 책상으로 걸어가서 그의 컴퓨터를 끈 다음 그의 팔을 끌고 그를 서재에서 데리고 나왔다. "비록 감기는 작은 병이지만 잘 쉬지 않으면 회복이 더디어져요. 당신이 아프고 싶어 하는 건 알아요. 그러면 지성이를 직면하지 않아도 되니까. 하지만 도망가는 거로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요.""그리고 넌 문제를 해결하러 온 거겠지." 그는 그녀의 말을 요약했고 추측했다. "넌 내가 모두와 함께 아이의 퇴원을 즐겁게 맞이하고 너와 함께 애를 키웠으면 좋겠지?""그렇게 생각했었어요. 하지만 당신에게 너무 힘든 일이라는 걸 알아요. 당신에게 강요할 생각은 없어요. 애는 나 혼자서도 키울 수 있으니까. 하지만 애를 볼 용기조차 못 내는 건 좀 아니죠. 마치 애가 살인자인 것처럼!" 진요아연의 감정이 갑자기 통제 불능상태가 되었다.그녀는 그의 팔을 놓았고 그녀의 가슴은 빠르게 뛰었다."시은이가 아직 살아 있다면, 분명히 자기 때문에 시준 씨와 지성이의 관계가 이렇게 되는 걸 원하지 않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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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8장

그녀가 떠난 후 그는 주치의 번호로 다시 전화를 걸었다. "전 괜찮습니다. 오실 필요 없습니다."의사는 약간 당황했다. "박 대표님, 이미 가고 있는 중입니다. 아무래도 가서 살펴보는 게 좋을 거 같습니다?"그는 전화를 끊었다.손을 들어 이마의 온도를 만졌다. 조금 뜨거웠다.진아연이 오기 전까지 그는 자신이 열이 나고 있는 것을 몰랐다.몸이 조금 불편하긴 해도 업무에 지장은 없었다.그러나 그녀가 온 후 그는 온몸의 힘이 빠져나간 것 같았다.그는 침대에 누워 아무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몇 번이고 시도했지만 모두 실패했다.오늘 밤 일어난 일을 잊으려고 할 때마다 지성의 작은 얼굴이 떠올랐다.지성의 작은 얼굴과 밝고 호기심에 가득 찬 눈은 눈 부신 빛처럼 어두운 구름을 뚫고 안개를 흩어 버렸다.의사가 박시준의 집에 도착했을 때 박시준은 이미 잠들어 있었다.의사는 그의 이마를 만져보고 체온이 너무 높다는 것을 확인한 뒤 곧바로 전자 체온계를 꺼내 그의 이마에 비추었다.디스플레이에 숫자가 나타났다. 38.9℃.일반적으로 체온이 38.5도를 초과하면 해열제를 복용해야 한다.박시준은 지금 자고 있어서 의사는 그에게 링거를 놓을 수밖에 없었다.다음 날 아침, 박시준은 눈을 떴다.그의 열은 내렸다. 몸의 무거움도 사라졌고 머리도 더 이상 아프지 않았다.시은의 사건 후 그는 매일 슬픔에 잠을 못 이뤘고, 긴 시간의 휴식 부족으로 두통을 앓았다.이번 감기는 그가 제대로 잠을 잘 수 있게 해주었다.잠을 잘 자고 나니 정신이 훨씬 맑아졌다. 기분도 이전처럼 우울하지 않았다.그는 이불을 젖히고 앉았다.침대 옆 탁자에는 주치의가 남긴 약과 메모가 있었다.메모를 집어 드니 위에는 약 복용 설명과 당부하는 글이 적혀있었다.그는 메모를 내려놓고 침대에서 일어나 창가로 걸어가 커튼을 열었다.오늘은 눈이 내리지 않았다.마당의 눈도 곧 녹을 것처럼 보였고 황금빛이 반짝이는 것 같았다.그는 몸을 돌려 욕실 쪽으로 걸어갔다. 샤워를 마친 그는 루즈한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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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9장

이 아이가 박시준을 닮았기 때문이다.시은이가 아직 살아 있어 지성을 보게 된다면 지성이를 매우 이뻐해 줄 것이다.시은처럼 착한 사람이 어떻게 자기 때문에 아버지와 아들이 멀어지는 것을 참을 수 있을까?홍 아줌마는 이 말을 한 뒤 다이닝 룸에서 나왔다.박시준의 손에 든 숟가락이 죽 그릇에 떨어졌다.진아연은 오늘 지성을 데리고 B국으로 갔다.이렇게 급히 간 걸 보면 정말 화가 난 모양이다.그녀는 어젯밤 그에게 혼자서도 지성을 키울 수 있다고 말했다. 그래서 그녀는 지성을 데리고 B국에 간 것이다. 보지 못하면 심란해질 일도 없을 테니까.안도의 한숨을 쉬어야 하는데 왜 조금도 기쁘지 않을까?그의 마음속에는 심지어 바로 B국에 가 그녀를 찾고 싶은 충동까지 생겼다!다만 그는 이 생각을 금세 접어버렸을 뿐이다.그녀가 아이를 데려간 것도 어쩌면 좋은 일이다. 그러면 그에겐 자신의 주체할 수 없는 감정을 식힐 시간도 충분해지니까....진아연이 지성을 데리고 B국에 간 건 일시로 결정한 일이었다.지성이는 아직 너무 어려 장거리 비행에 적합하지 않았다.그러나 그녀는 밤새 뒤척였고 그녀의 머릿속에는 계속 박시준의 차가운 눈빛이 떠올랐다.그녀는 억울하게 비난을 받아도 되지만, 지성이까지 비난을 받는 것은 원하지 않았다.그래서 그녀는 홧김에 올해는 B국에서 온 가족과 함께 구정을 보내기로 했다.그녀는 먼저 지성을 B국으로 데려간 다음, 구정 전에 마이크에게 한이와 라엘을 데려오게 해 모이기로 했다.집에서 한이든 라엘이든, 그리고 마이크까지 모두 그녀의 결정을 존중해줬다.그녀는 그들이 따라주는 것에 매우 감사했다. 그녀가 때때로 제멋대로일지라도 그들은 그녀를 너그러이 받아주었다.이번에 이렇게 갑자기 떠난 건 화가 났을 뿐만 아니라, 그녀의 환자를 다시 만나고 싶었기 때문이다.바로 그 시은과 혈액형도 같고 병도 같을 뿐만 아니라 외모도 조금 비슷한 남자였다.이 남자의 이름은 최운석이었다.구름 운자에 돌 석자. 이 두 글자를 조합하니 모순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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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70장

전에 미행을 당한 적이 있기에 한이는 바로 경계심을 높였다.그는 가방에서 휴대폰을 꺼내 김세연에게 전화를 걸었다.이 휴대폰은 김세연이 선물한 것이다. 어린이 맞춤형 휴대폰이었고, 연락처에는 김세연의 개인 번호가 저장되어 있었다.한이가 김세연에게 누군가 자신을 미행하고 있다고 말하자 김세연은 즉시 경호원을 불러 한이가 차에서 내리는 곳에 보냈다.한이의 뒤를 따라오던 검은색 세단은 그가 차에서 내리자 그의 옆을 빠르게 지나쳤다!마치 미행이 아니라 그냥 같은 길이었던 것처럼."혼자 왔어? 경호원은 왜 안 데려왔어?" 김세연은 그의 손을 잡고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김세연은 라엘을 데리고 회사의 연습실에서 트레이닝을 받고 있었다."곧 구정이라, 경호원 아저씨에게 휴가를 줬어요." 한이가 말했다."네 엄마가 알면 분명 걱정하실 텐데." 김세연은 잠시 생각한 뒤 그와 상의했다. "널 미행하던 사람은 네 옆에 지금 경호원이 없는 걸 알고 미행한 걸 거야. 네 옆에 경호원 2명 붙여줄게. B국에 가서 엄마랑 만나기 전까지 무슨 일도 생기면 안 되니까."한이는 경호원이 따라다니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다. 하지만 엄마가 지금 동생을 돌보느라 많이 힘든데 그에게 무슨 일이 생긴다면 엄마가 얼마나 힘들지를 고려했다.그는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라엘이 오늘 춤을 배웠는데 그렇게 좋지 못할 수도 있어. 이따가 라엘이 어떠냐고 물어보면 칭찬해주는 게 어때?" 김세연이 세심하게 물었다.정신을 딴 데 팔고 있던 한이는 그저 고개를 끄덕였다.그는 자신을 미행하던 사람을 누가 보낸 건지 생각하고 있었다.강진인가? 하지만 강진은 지금 겁에 질려 모습을 드러낼 엄두조차 못 낼 건데.아니면 왕은지? 묘비 일은 그녀가 한 것이다. 그녀는 지성이 죽기를 간절히 바랐으니 그와 그의 여동생이 죽기도 바랐을 것이다.왜 박시준은 그녀를 처리하지 않았을까? 그는 도대체 무슨 생각인 걸까?엄마가 어젯밤에 지성을 데리고 그를 찾아갔다가 오늘 아침 일찍 B국에 가기로 결정한 건 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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