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의 생각에는 진지한은 나이가 어리지만 일반 성인보다 더 똑똑했다.하지만 진아연의 딸은 그냥 평범하고 순진한 아이였다.그래서 라엘을 상대하는 게 더 쉬울 것이라 생각했다.강주승은 그녀의 말을 듣고 깊은 생각에 빠졌다.워낙 위험한 방법이라, 완벽한 계획 없이는 감히 섣불리 손을 쓸 엄두를 못 냈다.다음 날 아침 일곱 시. 진아연이 어린이 방에 왔다.아이는 자고 있지만 장 이보는 이미 일어났다."이모님, 어젯밤 수고 많으셨어요. 이제 쉬세요. 낮에는 제가 아이를 볼게요." 진아연이 말했다."네. 밤에 분유를 세 번 마셨어요. 식욕도 좋고 힘도 넘치던데요." 장 이모는 미소를 지었다. "너무 얌전해요. 배고플 때만 울고 배부르면 바로 자네요.""한이가 이만할 때도 그랬어요. 라엘은 조금 시끄러웠죠." 진아연이 말을 받았다.장 이모는 잠시 당황했다. "아연 씨, 라엘이랑 한이도 대표님의 아이 맞죠? 두 분이 말하지 않아도 모두가 그렇게 얘기했어요."진아연: "우리가 얘기하지 않은 게 아니라, 그이가 전에 실수로 한이를 거의 죽일 뻔했어요. 한이가 그를 용서하지 않으면 저도 아이에게 아빠를 인정하도록 강요하지 않을 거예요."장 이모는 바로 이해했다. "대표님은 예전에 다소 충동적이셨죠.""누구에게나 충동적일 때가 있기 마련이에요." 진아연은 침대 옆에 앉아 지성이를 바라보며 말했다. "누구도 모든 것을 완벽하게 처리할 수는 없어요.""네. 저 먼저 가서 쉴게요." 장 이모가 귀띔했다. "지성이를 거실로 데려가세요. 그러면 계속 여기서 지킬 필요가 없잖아요.""네."진아연은 지성이를 안고 거실로 가 아기침대에 눕혔다. 그러면 언제든지 지성을 볼 수 있었고, 가정부도 도와줄 수 있었다.시간은 바로 열 시가 되었다.김세연이 그녀와 아이들을 찾아왔다.그는 아이들과 그녀를 위해 많은 선물을 들고 왔다."라엘이는지금 겨울방학이고, 아연 씨는 지성이를 돌봐야 해서 말인데..." 김세연은 진아연과 상의했다.진아연은 그가 무슨 말을 할지 알고 있
갑자기 아기의 울음소리가 그녀를 불러 깨웠다.아마도 바깥의 떠들썩한 소리에 놀랐는지 지성이 울기 시작했다.진아연은 즉시 그를 요람에서 안아 들었다.안자마자 지성이는 바로 울음을 그쳤다."지성아, 형이랑 누나가 밖에서 눈싸움을 하고 있어. 너도 이제 크면 같이 놀아달라고 할까?" 그녀는 아들을 안고 창가에 서서 밖의 풍경을 바라보았다.아직 지성을 세로로 안을 수 없었기 때문에 그의 까맣고 밝은 큰 눈은 넋을 잃은 듯 진아연의 얼굴을 쳐다보고 있었다."아가야, 배고파? 마지막으로 분유를 마신 지 두 시간이 된 것 같은데... 엄마가 분유 타 줄게." 진아연은 그를 다시 침대에 눕혔다.가정부는 도와주고 싶었지만, 진아연이 아기를 달래는 일이든 분유를 타는 일이든 모든 너무 익숙하여 도와줄 일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아연 씨, 정말 대단하세요. 무슨 일이든 정말 잘하시네요." 가정부가 칭찬했다.진아연은 칭찬을 받아들이며 물었다. "구정 때 고향에는 언제 갈 예정이세요? 미리 말씀해 주시면 돼요."가정부: "전 이틀 전에나 휴가 갈게요! 지성이가 너무 어려서 아연 씨와 장 이모가 많이 바쁠까 걱정되네요. 적어도 요리와 청소는 할 수 있잖아요.""그럼 부탁드릴게요. 수고 많으세요.""수고는 무슨요." 가정부는 도울 일이 없자 말했다. "점심 차리러 갈게요."박시준의 저택.박시준은 오늘 회사에 나가지 않았다. 감기에 걸렸지만, 회사에 가지 않는 건 감기 때문이 아니다.그는 성빈과 조지운이 어젯밤에 지성의 퇴원을 축하하기 위해 진아연의 집에 갔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그가 오늘 회사에 나간다면 성빈과 조지운은 분명 그에게 지성의 얘기를 할 것이다.그들이 참고 말하지 않더라도 그는 자연스럽게 그 일이 떠오르기 마련이다.그는 어젯밤에 아이를 보러 갈 생각을 했었지만, 결국 고통이 이성을 이겼다.그는 마음속의 그 벽을 넘을 수 없었다.그는 정신적으로 자신이 병에 걸렸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아침 식사 후 그는 감기약을 먹고 머리가 아파 잠들
그녀의 마음은 사실 불안했다.이성은 그녀에게 그가 스스로 마음을 열지 않는 한 아이를 데려와 압박을 가해도 효과가 없을뿐더러,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다고 말했다.그의 집 거실에 들어간 후 그녀는 바로 후회했다.하지만 홍 아줌마는 지성이를 보고 매우 기뻐했다.그녀는 진아연에게서 지성이를 받아 안고 놀아주다 다시 지성이를 진아연에게 안겨 줬다."아연 씨, 대표님은 위층에 계세요. 밤에 죽 한 그릇만 드셨어요. 배가 많이 고프실 텐데, 더 이상 드시지 않더라고요. 지금 쉬시는 건지 서재에 계신 건지 모르겠어요." 홍 아줌마는 길을 안내했다. "아이를 안으셨으니 발 조심하세요."진아연은 머뭇거렸다. "홍 아줌마, 아니면 다음에 올까요? 그가 지성이를 보고 나서 더 부담될까 두렵네요."홍 아줌마는 그녀의 말에 잠시 멈칫했다."하지만 지성이를 보시고 마음이 열린다면요?" 홍 아줌마가 말했다. "결국 대표님은 지성이의 아버지시잖아요. 언젠가는 지성을 마주하셔야 해요. 평생 자기 자식을 보시지 않을 건 아니잖아요."홍 아줌마가 진아연에게 지성을 박시준 앞에 데려다 달라고 한 이유는 홍 아줌마가 박시준이 혼자가 된 것에 가슴 아팠기 때문이다.그의 어머니는 돌아가셨고, 시은도 없고, 이제 하나뿐인 형의 가족과도 완전히 틀어졌다.가족이 없는 것과 같게 되었다.박시준이 아니라 다른 사람이 현재 상황에 부딪히게 되어도 심리적으로 문제가 생겼을 것이다.홍 아줌마는 진아연과 아이가 박시준에게 가족의 느낌을 줄 수 있기를 바랐다."아연 씨, 그래도 시도해보세요! 대표님 반응이 격하시면 아이를 데려가시고요." 홍 아줌마가 말했다.진아연은 고개를 끄덕였다.여기까지 온 김에 시도는 하고 가야지. 효과가 있을지도 모르니까.2층에 올라간 후 홍 아줌마는 박시준의 침실로 가서 살폈다.그의 침실 문은 열려 있었고 안에는 아무도 없었다."대표님은 서재에 계실 거예요." 홍 아줌마가 진아연에게 말했다. "가서 노크해보세요! 전 안 갈게요."박시준의 침실은 침대를 제
그녀는 지성이를 껴안고 돌아서서 떠날 준비를 했다.이때 뒤에서 그의 기침 소리가 들렸다.그녀는 걸음을 갑자기 멈췄다.그는 감기에 걸리지 않는 한 평소에 기침을 하지 않았다.그녀는 계단 입구에 서 있는 홍 아줌마에게 걸어가 아이를 홍 아줌마에게 건네준 뒤 몸을 돌려 서재 쪽으로 걸어갔다.그녀는 그의 앞에 다가와 기침으로 붉어진 그의 뺨을 바라보았다.공기 속에는 형언하기 어렵지만 손을 뻗으면 터질 듯한 강한 감정이 돌고 있었다."감기 걸렸어요?" 그녀는 손을 들어 그의 이마에 대며 체온을 확인했다.그는 몇 걸음 뒤로 물러섰다. "조금. 열은 안 나."그녀는 그에게 가까이 다가가 물었다. "지성이를 데려가라고 한 건 지성이가 감기에 옮을까 봐 그러는 거예요? 아니면 지성이를 보고 싶지 않은 건가요?"그는 먹물 같은 눈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사실대로 대답했다. "둘 다. 누가 오라고 한 거야?""아무도 오라고 하지 않았어요. 내가 오고 싶어 온 거예요." 그녀는 강경하게 말하며 그의 책상으로 걸어가서 그의 컴퓨터를 끈 다음 그의 팔을 끌고 그를 서재에서 데리고 나왔다. "비록 감기는 작은 병이지만 잘 쉬지 않으면 회복이 더디어져요. 당신이 아프고 싶어 하는 건 알아요. 그러면 지성이를 직면하지 않아도 되니까. 하지만 도망가는 거로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요.""그리고 넌 문제를 해결하러 온 거겠지." 그는 그녀의 말을 요약했고 추측했다. "넌 내가 모두와 함께 아이의 퇴원을 즐겁게 맞이하고 너와 함께 애를 키웠으면 좋겠지?""그렇게 생각했었어요. 하지만 당신에게 너무 힘든 일이라는 걸 알아요. 당신에게 강요할 생각은 없어요. 애는 나 혼자서도 키울 수 있으니까. 하지만 애를 볼 용기조차 못 내는 건 좀 아니죠. 마치 애가 살인자인 것처럼!" 진요아연의 감정이 갑자기 통제 불능상태가 되었다.그녀는 그의 팔을 놓았고 그녀의 가슴은 빠르게 뛰었다."시은이가 아직 살아 있다면, 분명히 자기 때문에 시준 씨와 지성이의 관계가 이렇게 되는 걸 원하지 않았
그녀가 떠난 후 그는 주치의 번호로 다시 전화를 걸었다. "전 괜찮습니다. 오실 필요 없습니다."의사는 약간 당황했다. "박 대표님, 이미 가고 있는 중입니다. 아무래도 가서 살펴보는 게 좋을 거 같습니다?"그는 전화를 끊었다.손을 들어 이마의 온도를 만졌다. 조금 뜨거웠다.진아연이 오기 전까지 그는 자신이 열이 나고 있는 것을 몰랐다.몸이 조금 불편하긴 해도 업무에 지장은 없었다.그러나 그녀가 온 후 그는 온몸의 힘이 빠져나간 것 같았다.그는 침대에 누워 아무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몇 번이고 시도했지만 모두 실패했다.오늘 밤 일어난 일을 잊으려고 할 때마다 지성의 작은 얼굴이 떠올랐다.지성의 작은 얼굴과 밝고 호기심에 가득 찬 눈은 눈 부신 빛처럼 어두운 구름을 뚫고 안개를 흩어 버렸다.의사가 박시준의 집에 도착했을 때 박시준은 이미 잠들어 있었다.의사는 그의 이마를 만져보고 체온이 너무 높다는 것을 확인한 뒤 곧바로 전자 체온계를 꺼내 그의 이마에 비추었다.디스플레이에 숫자가 나타났다. 38.9℃.일반적으로 체온이 38.5도를 초과하면 해열제를 복용해야 한다.박시준은 지금 자고 있어서 의사는 그에게 링거를 놓을 수밖에 없었다.다음 날 아침, 박시준은 눈을 떴다.그의 열은 내렸다. 몸의 무거움도 사라졌고 머리도 더 이상 아프지 않았다.시은의 사건 후 그는 매일 슬픔에 잠을 못 이뤘고, 긴 시간의 휴식 부족으로 두통을 앓았다.이번 감기는 그가 제대로 잠을 잘 수 있게 해주었다.잠을 잘 자고 나니 정신이 훨씬 맑아졌다. 기분도 이전처럼 우울하지 않았다.그는 이불을 젖히고 앉았다.침대 옆 탁자에는 주치의가 남긴 약과 메모가 있었다.메모를 집어 드니 위에는 약 복용 설명과 당부하는 글이 적혀있었다.그는 메모를 내려놓고 침대에서 일어나 창가로 걸어가 커튼을 열었다.오늘은 눈이 내리지 않았다.마당의 눈도 곧 녹을 것처럼 보였고 황금빛이 반짝이는 것 같았다.그는 몸을 돌려 욕실 쪽으로 걸어갔다. 샤워를 마친 그는 루즈한 가
이 아이가 박시준을 닮았기 때문이다.시은이가 아직 살아 있어 지성을 보게 된다면 지성이를 매우 이뻐해 줄 것이다.시은처럼 착한 사람이 어떻게 자기 때문에 아버지와 아들이 멀어지는 것을 참을 수 있을까?홍 아줌마는 이 말을 한 뒤 다이닝 룸에서 나왔다.박시준의 손에 든 숟가락이 죽 그릇에 떨어졌다.진아연은 오늘 지성을 데리고 B국으로 갔다.이렇게 급히 간 걸 보면 정말 화가 난 모양이다.그녀는 어젯밤 그에게 혼자서도 지성을 키울 수 있다고 말했다. 그래서 그녀는 지성을 데리고 B국에 간 것이다. 보지 못하면 심란해질 일도 없을 테니까.안도의 한숨을 쉬어야 하는데 왜 조금도 기쁘지 않을까?그의 마음속에는 심지어 바로 B국에 가 그녀를 찾고 싶은 충동까지 생겼다!다만 그는 이 생각을 금세 접어버렸을 뿐이다.그녀가 아이를 데려간 것도 어쩌면 좋은 일이다. 그러면 그에겐 자신의 주체할 수 없는 감정을 식힐 시간도 충분해지니까....진아연이 지성을 데리고 B국에 간 건 일시로 결정한 일이었다.지성이는 아직 너무 어려 장거리 비행에 적합하지 않았다.그러나 그녀는 밤새 뒤척였고 그녀의 머릿속에는 계속 박시준의 차가운 눈빛이 떠올랐다.그녀는 억울하게 비난을 받아도 되지만, 지성이까지 비난을 받는 것은 원하지 않았다.그래서 그녀는 홧김에 올해는 B국에서 온 가족과 함께 구정을 보내기로 했다.그녀는 먼저 지성을 B국으로 데려간 다음, 구정 전에 마이크에게 한이와 라엘을 데려오게 해 모이기로 했다.집에서 한이든 라엘이든, 그리고 마이크까지 모두 그녀의 결정을 존중해줬다.그녀는 그들이 따라주는 것에 매우 감사했다. 그녀가 때때로 제멋대로일지라도 그들은 그녀를 너그러이 받아주었다.이번에 이렇게 갑자기 떠난 건 화가 났을 뿐만 아니라, 그녀의 환자를 다시 만나고 싶었기 때문이다.바로 그 시은과 혈액형도 같고 병도 같을 뿐만 아니라 외모도 조금 비슷한 남자였다.이 남자의 이름은 최운석이었다.구름 운자에 돌 석자. 이 두 글자를 조합하니 모순되면서
전에 미행을 당한 적이 있기에 한이는 바로 경계심을 높였다.그는 가방에서 휴대폰을 꺼내 김세연에게 전화를 걸었다.이 휴대폰은 김세연이 선물한 것이다. 어린이 맞춤형 휴대폰이었고, 연락처에는 김세연의 개인 번호가 저장되어 있었다.한이가 김세연에게 누군가 자신을 미행하고 있다고 말하자 김세연은 즉시 경호원을 불러 한이가 차에서 내리는 곳에 보냈다.한이의 뒤를 따라오던 검은색 세단은 그가 차에서 내리자 그의 옆을 빠르게 지나쳤다!마치 미행이 아니라 그냥 같은 길이었던 것처럼."혼자 왔어? 경호원은 왜 안 데려왔어?" 김세연은 그의 손을 잡고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김세연은 라엘을 데리고 회사의 연습실에서 트레이닝을 받고 있었다."곧 구정이라, 경호원 아저씨에게 휴가를 줬어요." 한이가 말했다."네 엄마가 알면 분명 걱정하실 텐데." 김세연은 잠시 생각한 뒤 그와 상의했다. "널 미행하던 사람은 네 옆에 지금 경호원이 없는 걸 알고 미행한 걸 거야. 네 옆에 경호원 2명 붙여줄게. B국에 가서 엄마랑 만나기 전까지 무슨 일도 생기면 안 되니까."한이는 경호원이 따라다니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다. 하지만 엄마가 지금 동생을 돌보느라 많이 힘든데 그에게 무슨 일이 생긴다면 엄마가 얼마나 힘들지를 고려했다.그는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라엘이 오늘 춤을 배웠는데 그렇게 좋지 못할 수도 있어. 이따가 라엘이 어떠냐고 물어보면 칭찬해주는 게 어때?" 김세연이 세심하게 물었다.정신을 딴 데 팔고 있던 한이는 그저 고개를 끄덕였다.그는 자신을 미행하던 사람을 누가 보낸 건지 생각하고 있었다.강진인가? 하지만 강진은 지금 겁에 질려 모습을 드러낼 엄두조차 못 낼 건데.아니면 왕은지? 묘비 일은 그녀가 한 것이다. 그녀는 지성이 죽기를 간절히 바랐으니 그와 그의 여동생이 죽기도 바랐을 것이다.왜 박시준은 그녀를 처리하지 않았을까? 그는 도대체 무슨 생각인 걸까?엄마가 어젯밤에 지성을 데리고 그를 찾아갔다가 오늘 아침 일찍 B국에 가기로 결정한 건 분명
한이는 라엘의 단호한 눈빛에 힘겹게 입을 열었다. "힘내."한편.박우진은 사무실 창가에 서서 현란한 불빛으로 물들어진 도시를 보고 있었다.사람으로 가득 찬 번화한 도심은 밤의 시작을 알렸다.평소라면 이미 퇴근하고 신나게 놀고 있을 그였지만오늘은 그럴 기분이 아니었다.삼촌에 의해 회사가 파산되고 거액의 빚까지 짊어지게 된 지금자신의 어리석음에도 후회하지만, 더 많은 건 그에 대한 증오였다.박시준 조카라는 명의하에 아무 생각 없이 놀고 마음 편히 살아온 그를 죽이는 건 박시준한테 너무나도 손쉬운 일이었다.그래도 하나뿐인 아들이기에 아버지는 며칠 동안 계속 박시준에게 연락해 혈육의 정을 봐서 용서를 구하려 했지만, 박시준은 그의 전화를 실장에게 맡기고 끝까지 연락받지 않았다.박우진은 박시준의 무정함에 마음속은 오로지 증오로 가득했다!그를 위해 어머님도 돌아가신 마당에 잘 살아보려 했지만, 왜 이런 거액의 빚까지 짊어지게 하는 거지?이는 그를 죽이는 것보다 더욱 고통스러웠다.얼마 지나지 않아 사무실의 문이 열리면서 박한이 들어왔다."가자! 내일부터 이곳은 네 회사가 아니야. 네 삼촌이 무정한 것도 무정한 거지만, 넌 양심도 없는 어리석은 바보 자식이야! 내 아들만 아니었으면 나까지 이런 꼴이 되지 않았을 거야! 그리고 너 같은 살인범도 감싸주지 않았을 거라고!" 박한은 차가운 모습을 보이며 입을 열었다."아빠, 저도 제 죄를 알고 있어요. 그래도 이미 엎이진 물이잖아요. 인제 와서 저를 원망해 봤자 무슨 소용일까요? 제가 이런 지경이 된 건 아빠의 잘못된 교육에도 책임 있어요." 박우진은 뒤돌아서서 박한을 보며 말했다.이에 박한은 뭐라 말하고 싶었지만 결국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부자 두 사람은 붉어진 눈시울로 회사를 떠나 집으로 돌아왔고가정부는 이미 식사를 차려놨다.다만 입맛이 없는 박한은 그저 술만 마셨다."집이라도 팔자! 이건 내가 가지고 있는 유일한 재산이야. 집을 팔고 빚을 갚자. 그리고 네가 어떻게 살든 더는 신경 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