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소정: "젠장! 10년 후라니... 그럼 됐어! 어디 기부해! 버리면 너무 낭비잖아.""응, 정리해서 기부하려고." 진아연은 터져 나오는 웃음을 참지 못하며 물었다. "준기 씨와 네가 너희 집으로 돌아가 살겠다고 하니, 시어머니 반응은 어떠셔?""우리 시어머니는 그 귀한 아들내미를 보지 않고는 못 사는 분이잖니." 여소정이 웃으며 대답했다. "어젯밤에 너한테 얘기한다는 걸 깜빡했네. 우리 시어머니, 아직 퇴원도 하지 않으셨으면서, 어디서 준기 씨가 우울해한다는 말을 들으시자마자 곧장 우리 집으로 달려오셨지, 뭐야. 담판이라도 지으시려는 것처럼 말이야. 그런데 막상 준기 씨가 시어머니 앞에서 자기는 정말 우울하다고 했더니, 그건 또 안 믿으시더라, 하하하하!""하하하! 아주머니는 준기 씨가 낙천적인 성격이라는 걸 잘 아시니까...""맞아, 하늘이 무너져도 하준기는 전혀 우울해하지 않을 사람이야. 준기 씨와 함께한 지 이렇게 오래되었는데도, 난 준기 씨가 잠을 뒤척이는 걸 한 번도 본 적이 없어. 매번 싸우고 난 뒤에, 나는 화가 나서 잠도 안 오는데, 준기 씨는 머리가 침대에 닿자마자 잠이 든다니까. 전혀 아무렇지도 않게 말이야. 딱 한 번, 유일하게 잠을 못 이뤘던 게 내가 처음으로 이혼 얘기를 꺼냈을 때였대. 준기 씨 말로는 그때 도저히 잠을 이룰 수가 없어서 병원에 가서 수면제를 타왔다고 하더라고. 이 인간은 자기 몸에 조금만 이상이 있어도 조르르 병원으로 달려간다니까. 이렇게 죽는 걸 무서워하는 사람이 우울할 겨를이 어디 있겠어?"진아연이 그녀의 말을 정정했다. "불면증과 우울증은 달라.""내가 보기엔 거의 비슷한 것 같아. 우울증의 증상은 기분이 가라앉고, 비관적인 거잖아. 그런데 사람이 잠만 잘 자도, 정신 상태가 그 정도까지 이르진 않을 거라고 봐.""그 말도 일리는 있어. 많은 우울증 환자가 불면증 증상을 보이거든." 진아연이 휴대폰을 내려놓고, 옷들을 정리하면서 여소정과의 영상 통화를 이어 나갔다."우리 시어머니가 준기 씨가 우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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