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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16장

오늘 그가 하수연을 만나 짧게나마 시간을 보내본 결과, 하수연은 그가 상상한 것과는 다른 사람이었다.

그녀는 속셈이나 꿍꿍이와는 거리가 먼, 그저 순박한 노부인 같았다.

그녀가 그를 찾아온 것은 어쩌면 돈 때문이 아닌 가족애 때문일지도 몰랐다.

그녀가 젊은 시절에 그를 찾아오지 않았던 것은 어쩌면 최경규가 그녀에게서 그를 강제로 빼앗아 갔거나, 당시 그녀에게는 그를 양육할 능력이 없었기 때문일지도 몰랐다.

그녀가 최경규 같은 부류의 사람이 아니라면, 그가 그녀를 그렇게까지 적대시할 이유가 없었다.

점심시간, 그는 진아연과 하수연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지 않았다.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아이들에게 이번 일에 대해 굳이 알릴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식사를 마친 후, 집에 도착해 두 아이가 낮잠에 빠진 뒤에야 두 사람은 이야기를 할 수 있었다.

"그 여자 사진 가지고 있어요? 너무 궁금해요. 두 사람이 도대체 얼마나 닮았는지." 진아연이 귤의 껍질을 벗겨 그에게 절반을 나누어주며 말했다.

"지금 모습의 사진은 없어." 그는 하수연이 젊었을 적의 사진을 열어 그녀에게 보여주었다. "사실 젊었을 때의 사진을 보면 더 와닿아."

진아연은 사진을 보자마자 고개를 끄덕였다. "한눈에 봐도 두 사람이 닮았네요. 당신 눈과 코가 그녀와 정말 닮았어요."

"맞아." 박시준이 휴대폰을 내려놓고는, 진아연이 건네준 귤을 먹으며 대답했다. "오늘 검사 샘플을 받은 후에, 검사비를 내고 싶어 했는데 내가 이미 내고 난 후라 그러지 못했어."

"잘 됐네요, 그럼 돈 때문에 당신을 찾아온 게 아닐지도 모르잖아요."

"알 수 없지. 오랜 시간 함께 지내본 다음에나 그 사람이 정말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있는 것 아니겠어." 박시준이 귤을 두 입 만에 다 먹어 치우며 대답했다.

"이 귤, 새콤달콤하니 정말 맛있네요. 하수연이 정말 당신 어머니이고, 사람도 괜찮다면, 서로 알아가는 것도 괜찮죠. 당신이 말은 안 해도, 혈육 간의 정을 그리워하는 거 알고 있어요. 시은 씨를 대하는 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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