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맨스 / 명의 왕비 / 챕터 2861 - 챕터 2870

명의 왕비의 모든 챕터: 챕터 2861 - 챕터 2870

3037 챕터

제 2861화

우문호의 지지를 얻고 나서야 원경릉은 모두에게 양여혜의 제안을 상의했고, 역시나 모두 동의했다. 삼대 거두조차 반대하지 않고 심지어 능력이 있으면 더 많은 일을 하는 게 당연하고 성별은 무관하다며 그것이 리더의 각오라고 했다.능력이 있는 사람이 더 많은 일을 한다는 사고 방식은 그들이 정계에 몸담은 수십 년 동안 당연한 생각으로 자리 잡아 왔다.제일 기뻐한 건 물론 원경릉의 부모와 오빠였다. 원 교수는 감격한 나머지, “오늘 저녁은 집에서 먹지 말고 외식하지!”소요공은 외식을 좋아했다. 식당에서 밥을 먹으면 좋은 술을 많이 주문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소요공은 돌아갈 때 가져갈 리스트에 술이 잔뜩 있었는데, 가져갈 수 있는 만큼 최대한 가져갈 생각이었다.그리고 원경릉이 현대로 돌아와 일하는 것을 소요공이 두팔 벌려 환영한 이유도 바로 자신을 대신해 물건을 사 올 수 있다는 점 때문이었다.다음날은 웨딩 사진을 찍는 날이었다.웨딩 사진은 역시 온 가족 총출동이었다. 외출 전에 밖에서는 군신이나 귀천이 없다고 태상황이 모두에게 주의를 주었다. 이는 특히 희상궁과 서일에게 하는 말로 두 사람은 밖에서도 걸핏하면 예의를 지키려고 해서 사람들의 웃음거리가 되었기 때문이었다.스튜디오 전체가 우문호 일가를 챙기기 바빴다. 우문호 가족은 웨딩 사진 뿐 아니라 아이들과 노인 사진도 찍기 때문이었다.스튜디오에는 웨딩 사진이 많이 걸려 있었다. 희상궁은 정신이 아득해질 정도로 사진을 보다가 문득 의문이 들었다. “혼례를 치르는데 어째서 흰색을 입죠?”“대주에 가면 대주의 법을 따르는 법이다!” 주 재상이 설명해 주었다.희상궁이 웨딩드레스를 만지며 중얼거렸다. “여기 관습도 그 자체로 참 예쁘네요.”주 재상이 희상궁의 표정을 보고 마음이 흔들렸다. “입고 싶어? 우리도 찍을까?”희상궁이 얼굴을 붉혔다. “우리가 뭘 찍어요?! 이건 젊은 사람들이나 하는 건데. 우리 나이에 안 맞아요. 안 해. 남들이 비웃는 다고요.”주 재상은 신경 쓰지 않고 말했다. “당신이
더 보기

제 2862화

태상황이 고개를 끄덕이며 직원을 하나 손짓으로 부르더니 희상궁과 주 재상을 가리키며 직원에게 말했다. “옷을 몇 벌 고른 후에 두 사람도 사진을 찍을 거라고 하네요. 그럼 스튜디오 촬영만 하는 걸로 합시다. 야외 촬영은 피곤하니까요.”주 재상은 야외 촬영을 해도 되긴 하지만 희상궁은 안 된다. 태상황은 역시 세심한 사람이었다.희상궁이 직원의 말을 듣고 황급히 손을 흔들었다. “아뇨, 안 찍어요, 쇤…. 전 안 찍어요.”“찍어!” 태상황이 눈을 부라렸다. “감히 명을 어길 셈인가? 응?”희상궁이 당황해서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오실 때 분명 그러지 않았었나? 밖에서는 군신이나 귀천을 따지지 말라고. 그런데 어떻게 어명을 내리실 수가 있지?’“그…. 그러면… 근데 이 옷, 저 옷도 저한테는 안 어울릴 것 같은데요. 무슨 잠자리 날개도 아니고 너무 얇고 다 비치는데 제가 어떻게 입어요?” 희상궁이 얼른 말했다.직원이 웃으며 커튼을 열자, 거기는 전부 치파오로, 금사와 은사로 수놓은 옷들이 잔뜩 있어서 최고급 천은 아니지만 멋진 스타일로 없는 게 없어, 순간 사람들의 눈을 사로잡아 주 재상까지 탄성을 질렀다. 남자용 옷을 봤기 때문이었다.주 재상이 고개를 돌려 태상황을 바라보는 눈빛에 ‘성은이 망극하옵나이다’라고 적혀 있었다.태상황이 주 재상에게 눈짓했다. ‘과인은 여기까지밖에 못 도와줘.’주 재상이 너무 기뻐서 희상궁과 함께 옷을 골랐다. 희상궁은 말끝마다 ‘안 할래요. 안 할래요’ 하면서도 두 손은 바쁘게 옷 사이를 드나들고 있었다. 천천히 하나를 꺼내 몸에 대보았다. “이거…. 사실 너무 부끄러워요. 이 나이가 돼 가지고 이게 뭐 하는건지...”희상궁이 고른 옷은 치파오였다. 어두운 빨간색에 단순한 스타일인데 간결하고 대범했다. 희상궁은 배시시 웃으며 주 재상에게 말했다. “예뻐요?”주 재상이 고개를 끄덕이는 것마저 잊은 채 감탄했다. “예뻐, 예뻐!”희상궁도 살짝 기쁜 눈치였다. “그럼…. 그럼 한 번 입어볼까요, 어머, 여기 트임이
더 보기

제 2863화

우문호가 약간 샘이 나서 비꼬았다. “이게 도대체 누구 혼례야?”‘저쪽은 무슨 야시장 연 것처럼 북적북적하고, 이쪽은 노점에서 혼자 파리 날리고 있는 느낌이 나는데 비교돼도 이거 너무 비교되는 거 아니냐고!’원경릉이 웃으며 말했다. “우리는 늘 사랑을 과시해 왔잖아. 저분들 사랑 자랑하게 내버려두자.”우문호가 고개를 돌려 원경릉에게 말했다. “우리는 원래 서로 은애하는 사이라, 과시랑은 거리가 멀지. 우리가 빨리 다해서 저분들이 우리 풍류를 따라 할 엄두도 내지 못하게 해야겠어.”메이크업하는 사람이 이 얘기를 듣고 궁금해하며 물었다. “두 분 연예인 이시죠? 어떤 작품 찍으셨어요? 사극 전문? 두 분 얘기를 들어보니 문어체가 아주 멋져요.”원경릉이 풉하고 웃으며, “맞아요. 저흰 그냥 조연이지만 확실하게 연기하죠. 그리고 아직 그 사극 드라마를 계속 찍고 있어요.”그러자 메이크업하는 사람이 연거푸 칭찬했다. “두 분 연기가 좋으세요. 비주얼도 되시니까 분명 주연은 따실 거예요. 힘내세요!”“감사합니다!” 원경릉이 웃으며 말했다.메이크업을 마치고 아이들도 메이크업하고 나왔다. 깔끔한 흰색 양복에 나비넥타이를 하고 한쪽에 행커치프가 꽂은 채 일제히 두 사람이 앞에 서 “아빠, 엄마!” 하고 불렀다.고개를 돌릴 필요 없이 거울에 비친 모습은 똘망똘망하고 잘 생겼다. 원경릉이 자세히 보기도 전에 직원들이 아이들을 둘러싸서 감탄하기 시작했다. 아이들이 올 때도 좋아했는데 지금 꼬마 정장을 입고 새로운 헤어스타일로 빗어 넘긴 모습은 참을 수 없이 귀여웠다.너도나도 휴대폰을 꺼내 영상 찍기에 바빴다.그리고 저쪽에서 희상궁과 원경릉 할머니가 치파오를 입고 나왔다. 주 재상과 태상황도 차이나 스타일 정장으로 갈아입고 마주하자, 주 재상과 희상궁의 눈에는 오직 상대방만이 보이고 다른 사람은 없었다. 그들의 눈가엔 형용할 수 없는 짙은 사랑이 흐르고 있었다.태상황은 약간 우쭐했다. “주디, 과인의 이 옷 어때?”원경릉 할머니가 웃음을 지었다. “멋져요. 아
더 보기

제 2864화

눈썹을 다 그렸는데도 태상황은 여전히 할머니 뒤에서 씩씩거리며 뺨을 부풀리고 할머니를 노려보고 있었다. 그러자 할머니도 뾰루퉁한 표정을 지으며 답했다. “장난친 거예요. 전의감을 나 몰라라 내버려둘 리가 없잖아요. 제가 얼마나 심혈을 기울인 곳인데 쉽게 포기할 수 있겠어요?”“그런데 방금 그렇게나 진지하게 얘기했다고?” 태상황이 말했다.“농담 알아야 몰라요? 당신은 유머 감각이 부족해요. 이 점은 정말 소요공만 못하다니까.” 할머니가 한숨을 쉬며, “됐어요. 앉으세요. 메이크업해 드릴 테니까. 조금 있다가 우리 가족 사진 찍어야 해요.”태상황이 앉으며 궁시렁댔다. “유머가 없는 게 뭐? 유머가 뭐 밥 먹여줘? 과인은 그것보다 더 멋진 성숙하고 침착한 사람이야.”‘감히 나랑 십팔매를 비교해? 십팔매가 뭐라고?’ 태상황은 속으로 짜증을 내며 거울로 십팔매를 흘끔 봤다. 십팔매는 막 치파오를 들고 연구 중이였는데, 보기엔 평범하기 이를 데 없는데 어떻게 입으면 그렇게나 아름다운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소요공은 마음이 동했다. ‘남자용은 없나?’소요공은 이 세계에서는 염치는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고 했으니 직접 물어봤다. “내가 입을 수 있는 것도 있습니까?”이 말에 모든 직원이 일제히 놀라서 얼음이 되었다.원 교수가 얼른 다가갔다. “농담이에요, 농담.”직원들이 웃으며, “아, 어르신 정말 유머러스하세요!”소요공은 약간 떨떠름했지만 원 교수가 더 이상 묻지 못하게 하고 소요공을 끌고 가서 차이나 스타일 정장으로 갈아입혔다.태상황의 의문스럽다는 듯 생각했다. ‘이게 유머라고? 유머라는 게 멍청하게 구는 건가?’마침내 전부 옷을 갈아입었고 메이크업도 다 마쳤다. 모두가 가족사진을 찍기만 기다리고 있어서 일단사진부터 찍고 원경릉의 웨딩 사진을 찍기로 했다.가족사진을 찍으려니 자리가 비좁아 배경판 앞에 전부 빽빽하게 서야 했다. 할머니와 희상궁은 삼대 거두 곁에 앉고 원 교수 부부가 그 뒤 중간 위치에 서고, 우문호 부부와 원경주가 그들 좌우에 섰다
더 보기

제 2865화

스튜디오 촬영을 마치고 바로 야외 촬영에 들어갔다.스튜디오 촬영은 힘들었지만, 다행히 나온 결과물에 다들 만족했다. 만족도가 가장 높았던 건 희상궁과 주재상도 함께 웨딩 촬영을 한 것으로 비록 간단한 스튜디오 촬영이었지만 매우 따스하고 애정이 넘쳤다.웨딩 촬영을 마친 후 결혼식이 진행됐다.소규모 야외 결혼으로 농장을 하나 빌려 웨딩업체에서 사전에 준비를 마친 뒤 소수의 사람을 초대했는데 모두 가까운 동료와 친구들이었다.원 교수 병원 동료도 몇 명 왔었는데, 그들은 원 교수의 가정 상황을 잘 알아서 모두 자기 일처럼 기뻐해 주었다.안풍 친왕 부부가 건종 태자와 휘종제를 모시고 왔고, 양여혜, 주진 등도 결혼식에 참석했다.농장을 상당히 디테일하고 우아하게 꾸며 놓았고, 심지어는 마당에 그네가 있어 아이들도 함께결혼식을 즐길 수 있었다.온 마당에 길고 붉은 띠를 드리운 풍선이 걸려있고, 울타리 벽에도 두 사람의 웨딩 사진이 걸려있었다.타고난 외모의 우문호는 흰색 양복을 입고, 원경릉은 웨딩드레스를 입었는데 청아하고 아름다운 모습에 보는 사람의 마음이 흔들렸다. 부부는 닮아간다고 둘은 한층 더 잘 어울렸다. 소요공이 한마디 했다. “태자비 마마께서 많이 아름다워지시고 예전이랑 뭔가 달라졌는데 자세히 보면 또 어디가 달라졌는지 구분이 안 돼요.”“봤으면 됐으니 이제 얘기 그만해!” 태상황이 흥분해서 두 사람이 발언대 아래로 서서히 행진해 다가서는 것을 보고 잠시 후면 신부 측 가장이 올라가서 얘기할 것을 알았다. 식순을 경주가 미리 태상황 일행에게 알려주었다.원 교수가 발언대에 올라가 사위를 보자 눈시울이 뜨거워지며 준비해 온 원고가 한 자도 보이지 않아, 목이 멘 채 겨우 한마디 했다. “우리 딸에게 잘해줘야 하네. 평생 우리 딸 손을 놓으면 안 된다.”우문호가 곧 울 것 같은 얼굴로 말했다. “네! 무조건 평생 곁에 있을 겁니다. 기쁠 때나 슬플 때나언제나요!”원 교수가 말을 잇지 못하자 원경릉 엄마가 강단 위에 올라가 말했다. 원경릉의 엄마
더 보기

제 2866화

피로연도 이 농장에서 함께 진행되었다. 술과 요리가 풍성하다고 할 수는 없었지만, 풍미가 좋고, 장황하고 거추장스러운 건배 예식 없이 신랑 신부가 아이들과 와서 건배하고 각자 자리에 앉아서 먹는 방식이였다. 밥을 먹고 손님들을 환송한 후 가족들이 남자, 신랑 신부는 일일이 어른 앞에 무릎을 꿇었다. 휘종제에게, 건종 태자에게. 두 노인도 원경릉을 상당히 좋아해서 깜짝 놀랄 만큼 두터운 금일봉을 하사했다.두 사람에게 인사를 마치고 원경릉은 태상황 앞에 무릎을 꿇었는데 고개를 들어 붉어진 눈으로 태상황이 무릎 위에 가지런한 두 손을 꽉 쥐었다. “황조부, 절 항상 사랑하고 지켜주셔서 감사해요. 황조부께서 안 계셨으면 그동안 저와 다섯째는 이렇게 편하게 지내지 못했을 거예요.”태상황도 입술이 떨리며 감동을 감출 수 없었다. “바보 녀석, 네가 아니었으면 과인은 살아있지도 못했어. 그런 바보 같은 소리 하지도 마라, 앞으로 잘하면 돼.”다들 이 모습을 보고 눈물이 맺혔다. 원씨 집안 사람들은 그동안 계속 태상황이 경릉이를 돌봐줬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정말 정말 귀한 인연이 아닐 수 없다.원경주는 가슴이 먹먹해서 잔을 들고 건배를 외쳤다. “어르신, 저는 아무것도 말하지 않겠습니다. 감격과 경외심을 조금이나마 표현하는 의미로 한 잔 올리겠습니다. 앞으로 저도 여동생과 마찬가지로 할아버지로 모시겠습니다.”“그래, 좋아, 술 가져와. 과인이 경주와 한잔해야겠어!” 태상황이 바로 고개를 돌려 분부했다.주진이 태상황에게 잔을 가져다주었다.태상황이 감동해서 말했다. “자, 자네가 할아버지라고 했으니 먼저 과인이 한 잔 비우지. 경주, 이리 와. 할아버지가 먼저 한 잔 비울 테니까!”원경주가 놀랐다. ‘어째 말씀이 굉장히 쑥스러운데?’하지만 틀린 말도 아니니 옛날과 지금의 차이겠지하고 따라서 마셨다.태상황이 잔을 비우고 옆을 보며 원경릉 할머니에게 활짝 웃으며, “경주가 뜻밖에도 과인을 할아버지라고 하는군, 주디, 우습지 않아?”할머니가 미간을 찡그리며,
더 보기

제 2867화

누구 잘못이든 지금 할머니는 원경릉은 냅다 버려 버리고 태상황을 쫓아가 변명하는 처지가 되었다.원경릉과 우문호는 결혼식이 끝나고 내일 신혼여행을 떠날 예정이다.휘종제는 통이 커서 신혼부부와 노인들, 이렇게 두 팀으로 호화 여행단을 꾸려주었다.할머니는 원래 가고 싶지 않아서 휘종제가 묻자 싫다고 말하려던 찰나, 태상황이 말했다. “저 분께서는 갈 리가 없어요. 우리를 무시하는데 어떻게 우리랑 같이 놉니까?”할머니는 고집을 부리는 수밖에 없었다. “가요, 저 가고 싶어요.”이렇게 다음날 두 팀은 각자 출발했다. 원경주는 노인팀 리더를 맡아 신혼부부와 노인팀은 서로 상관하지 않기로 했다.우문호는 이렇게 큰 크루즈를 타 본 적이 없어서 배에 오른 뒤 촌놈처럼 이거저거 보는 것마다 놀랐으나 제일 기분 좋은 건 마침내 둘만의 세상에 들어왔다는 점이었다. 아무도 성가시게 하지 않고 고요하게 7일간의 여행을 즐길 수 있게 된 것이다.아이들도 세상 물정을 알아서 이것저것 해달라고 찾아오지 않았다. 한편으로는 철이 들어서 아빠, 엄마가 자유로운 휴가를 보낼 수 있게 해드려야 한다는 것을 알았고, 다른 한편으로는 곁에 엄마, 아빠가 없다는 말은 곧 자유를 의미했고, 휘종제와 할할할아버지의 총애를 등에 업은 채 먹고 싶은 거는 뭐든지 먹고, 하고 싶은 건 뭐든 해도 된다는 말이다!크루즈 방은 창과 발코니가 있어 신혼부부는 바깥에 누워 현대에 내리쬐는 태양의 세례를 받으며 모든 근심 걱정을 버려 버리고 점점 멀리 바다로 떠나갔다.이곳엔 북당도 없고, 정사도 없으며 일체의 모든 고민거리가 없었다. 그저 두 사람에게는 7일간 이어지는 유쾌하고 행복한 여정만 있을 뿐이었다.바닷바람은 비교적 셌지만 두 사람에게는 상쾌한 수준이었고 원경릉은 우문호의 어깨에 기대 푸른 바다에 금빛으로 부서지는 파도를 바라봤다. 밀려왔다 부서지기는 기복이 일정하지 않았지만, 마음에 이는 파도는 이상하리만치 평온하고 행복했다.“원 선생, 세상 사는게 참 쉽지 않아. 그치? 이렇게 며칠간 행복하
더 보기

제 2868화

우문호가 머쓱해했다. “질투하는 게 아니야. 이게 질투할 게 어딨다고? 하지만 당신 말이 맞아. 나중에 군주가 자기랑 있으면 난 정정이랑 놀면 되겠어.”원경릉이 비꼬는듯한 말투로 물었다. “어째 난 덤인 거 같다?”우문호가 원경릉을 끌어안으며 부드러운 눈빛을 보냈다. “당신이 덤일 리 없지. 당신은 앞으로 매일 함께 하지만 정정 형과는 한 번 만나기 어려우니까. 아참 그렇지. 정정 형 얘기가 나왔으니 말인데 우리 아이랑 정정 형 아이랑 정혼하자고 했잖아. 지금 우리가 딸을 낳았다고 호두(虎頭, 진정정의 아들)한테 시집보내야 하는 건 아니겠지?”원경릉이 웃으며 물었다. “자기 생각은 어떤데?”‘진짜 쓸데없는 걱정 하고 있어. 아이들이 나중에 크면 자기가 정해준 대로 딸이 고분고분 시집을 갈 것 같기나 해?’ 원경릉은 속으로 중얼댔다. 우문호가 미간을 찡그리며 잠시 생각하더니 다 죽어가는 작은 소리로 말했다. “사실 솔직히 말하면, 난 호두가 사탕이랑 별로 안 어울린다고 생각해. 우리 딸한테는 별로 안 맞아.”“응? 뭐가 어떻다고?” 하하 웃음이 터졌다.우문호는 진지하게 원경릉에게 이유를 설명했다. “우선 나이가 안 맞아. 호두는 우리 딸보다 몇 살더 많고, 또 국적도 달라, 풍토에 적응이 안 되는 점이 분명 있을 거라고. 그리고 두 나라 풍속이 다르고, 통혼은 역시 별로 안 맞는다고 생각해.”원경릉이 웃으며 말했다. “그럼 자기는 좋아하는 정정 형님의 신뢰를 저버리게 되는 거 아냐?”우문호가 고개를 저으며, “이건 신뢰를 저버리는 정도는 아니지. 어쨌든 우리가 당초에 얘기한 건 우리 떡들 셋이랑 호두였잖아. 세 번째 출산에서 태어난 아이를 꼭 결혼시키기로 한 게 아니니까. 어쨌든 지금 우리 만두와 호두가 형제를 맺었으니 됐어. 그러면 호두는 계란이의 오빠가 되는 거잖아. 오빠는 여동생이랑 결혼 못 하지. 안 그래? 맞아, 바로 이거야!”‘얄팍한 형제애 같으니라고!’ 원경릉은 우문호를 내려다봤다.햇살을 한껏 즐기고 원경릉이 물었다. “배 안
더 보기

제 2869화

그들은 확신했다. 어르신들과 이 배에서 만나는 순간, 신혼여행은 거대한 재난이 될 것이 틀림없다는 사실을 말이다.그래서 이어지는 이틀 동안 두 사람은 원경주와 커뮤니케이션을 하며 노인들이 가는 곳에는 가지 않았다. 그리고 두 사람이 간 곳은 원경주가 필사의 힘을 다해 노인들이 못 가게 막았다.그래서 비록 아슬아슬하긴 했지만, 뜻밖의 사태는 일어나지 않았고 심지어는 여정에 스릴을 더할정도로 재밌었다. 그렇게 두 사람은 밀회의 자극과 스릴을 경험할 수 있었다.하지만 빈틈없이 하고 있다는 과신에서 점점 대비가 소홀해졌다.그리고 원경주도 완전히 지치고 말았다. 원경주라는 현대의 노예는 고대의 노인들이 왜 이렇게 정력이 넘치고 팔팔한지 도무지 이해되지 않았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하루 종일 수영하러 가겠다는 것이다.원경주는 정말 기력이 하나도 없었고 여동생 부부가 이렇게 늦은 시간에 수영장에 가지 않겠지, 하고 알리지 않고 침대에 쓰러져 조금만 자고 다시 얘기하기로 했다. ‘어쨌든 할머니와 희상궁은 가시지 않고 세 미치광이는 지치면 돌아오겠지.’우문호는 오늘 밤 문득 기분이 업 돼서 자신이 물 위를 걷는 절대 무공을 시연하고 싶다는 생각에 원경릉의 손을 끌고 수영장으로 갔다.밤 수영을 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고 두 사람이 물에 들어가 장난치고 잠수해서 숨 참기로 하고 아주 신나게 놀았다.그리고 두 사람이 새로운 놀이 방법을 찾았는데 바로 누가 바닥에 얼마나 깊이 잠수하는지이다. 그런데 이것이 바로 운명인지 밖으로 숨 쉬러 나오면 같이 나와서 서로를 바라보고 있었고, 위치도 정확한게 정말 텔레파시가 통하나 생각이 들었다.그렇게 몇 번을 하고 마지막에 우문호가 물 밖으로 나왔을 때 눈앞에 머리 하나가 보였다. 우문호가 웃으며 말했다. “또 맞았…. 아, 소요공?”소요공도 놀랐다. “다섯째?”연달아 몇 개의 머리가 더 수면 위로 떠올랐다. 주 재상과 태상황, 그리고 미소가 얼어 붙어버린 원경릉이었다. 서로 눈빛을 교환하며 이게 어찌 된 일인지 의혹으로 가득
더 보기

제 2870화

어르신들 방을 찾아가자 그들도 막 집에 돌아와 있었다. 희상궁과 할머니가 옆 방 발코니에서 바다풍경을 보고 있길래 어르신들한테도 같이 와서 보라고 했다. 할머니와 희상궁은 두 사람을 만나 기쁜게 눈에 확 띄었으나 어르신 셋은 별로 기뻐하는 것처럼 보이지 않고 억지스런 미소를 짓고 있었다.그러자 우문호가 대놓고 말했다. “왜 같이 있으면 안 돼죠? 왜 각자 놀면서 서로 모르는 척 하자는 겁니까?”“너희는 너희들대로 놀아, 같이 놀 필요없다니까. 나이도 다르고 마음 상태도 다른데 같이 놀기 어렵지.” 태상황이 말했다.원경릉이 말했다. “어르신들 노시는 거 우리가 같이 하면 되는데 뭐가 다른 거죠?”태상황이 미간을 찡그렸다. “너희들도 다 컸잖아. 언제까지 우리한테 들러붙을 거야?!”“그래, 맞아!” 소요공이 얼른 고개를 끄덕였다.요 이틀동안 노인들은 신나게 먹고 재미나게 놀았다. 하지만 태자비가 있으면 분명 이것 저것 제약이 많아질 것이고 밥을 한 번 먹어도 담백하게 먹어야 한다며 편하게 못 먹겠지. 생각만 해도 재미가 뚝 떨어진다. ‘어렵게 나와서 노는 거잖아, 전에 다섯째 오기 전에 태자비랑 놀러 다녔는데 눈을 부리부리 뜨고 지켜봐서 재미 하나 없었다고.’“안 됩니다. 기왕 만났으니 같이 있어야 해요!” 원경릉이 고집했다. 저들과 같이 있기 싫어서 이래저래 피해다녔던 건 까맣게 잊은 모양이었다.삼대 거두는 난처하다는 표정으로 원경주를 바라보며 어서 한 마디 거들어 주기를 바랠 뿐이였다.원경주는 잠이 덜 깬 상태로 매부와 여동생을 보고 너무 의외였다. 저들이 마주치면 태상황 일행이 여동생에게 들러붙을 줄 알았기에 반대일 줄은 정말 상상도 못했다.‘이거 동생이 M인 거 아냐?’하지만 원경주는 기꺼이 동생 부부와 같이 있고 싶었다. 누가 어르신들을 봐주면 자신은 바다를 보며 휴식도 취하며 어렵사리 얻은 여행 기회를 누릴 수 있기 때문이었다.“같이 놀죠. 다 식구잖아요. 밖에 나왔다고 헤어져 있을 이유는 없죠!”희상궁과 할머니도 말씀하셨다.
더 보기
이전
1
...
285286287288289
...
304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