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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866화

피로연도 이 농장에서 함께 진행되었다. 술과 요리가 풍성하다고 할 수는 없었지만, 풍미가 좋고, 장황하고 거추장스러운 건배 예식 없이 신랑 신부가 아이들과 와서 건배하고 각자 자리에 앉아서 먹는 방식이였다.

밥을 먹고 손님들을 환송한 후 가족들이 남자, 신랑 신부는 일일이 어른 앞에 무릎을 꿇었다. 휘종제에게, 건종 태자에게. 두 노인도 원경릉을 상당히 좋아해서 깜짝 놀랄 만큼 두터운 금일봉을 하사했다.

두 사람에게 인사를 마치고 원경릉은 태상황 앞에 무릎을 꿇었는데 고개를 들어 붉어진 눈으로 태상황이 무릎 위에 가지런한 두 손을 꽉 쥐었다. “황조부, 절 항상 사랑하고 지켜주셔서 감사해요. 황조부께서 안 계셨으면 그동안 저와 다섯째는 이렇게 편하게 지내지 못했을 거예요.”

태상황도 입술이 떨리며 감동을 감출 수 없었다. “바보 녀석, 네가 아니었으면 과인은 살아있지도 못했어. 그런 바보 같은 소리 하지도 마라, 앞으로 잘하면 돼.”

다들 이 모습을 보고 눈물이 맺혔다. 원씨 집안 사람들은 그동안 계속 태상황이 경릉이를 돌봐줬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정말 정말 귀한 인연이 아닐 수 없다.

원경주는 가슴이 먹먹해서 잔을 들고 건배를 외쳤다. “어르신, 저는 아무것도 말하지 않겠습니다. 감격과 경외심을 조금이나마 표현하는 의미로 한 잔 올리겠습니다. 앞으로 저도 여동생과 마찬가지로 할아버지로 모시겠습니다.”

“그래, 좋아, 술 가져와. 과인이 경주와 한잔해야겠어!” 태상황이 바로 고개를 돌려 분부했다.

주진이 태상황에게 잔을 가져다주었다.

태상황이 감동해서 말했다. “자, 자네가 할아버지라고 했으니 먼저 과인이 한 잔 비우지. 경주, 이리 와. 할아버지가 먼저 한 잔 비울 테니까!”

원경주가 놀랐다. ‘어째 말씀이 굉장히 쑥스러운데?’

하지만 틀린 말도 아니니 옛날과 지금의 차이겠지하고 따라서 마셨다.

태상황이 잔을 비우고 옆을 보며 원경릉 할머니에게 활짝 웃으며, “경주가 뜻밖에도 과인을 할아버지라고 하는군, 주디, 우습지 않아?”

할머니가 미간을 찡그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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