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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1장

“도윤?”리안과 새론이 걸어오더니 도윤과 선미를 힐끗 보았다.리안과 새론은 늘 졸업하기 전에 여행을 가고 싶어 했었다. 그들은 예전에 해담으로부터 천북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들은 적이 있었고 해담에게 방문하라는 초대를 받았다. 그들은 시간이 나서 천북산을 방문하기로 했는데, 그곳에서 도윤을 만날 줄은 몰랐다.“저 남자 알아, 리안?” 여자들 중 한 명이 얼굴을 찌푸렸다.그들은 겉모습으로 도윤을 판단하고 있었고 선미를 힐끗 쳐다보고는 선미도 도윤만큼 가난하다고 생각했다. 그들 모두 그다지 친절하지 않았다.“물론이야! 내가 어제 말했던 고등학교 동창이야. 이런 우연이 있다니!” 리안이 비웃었다.리안은 지난번 모임에서 도윤이 양수를 알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는 깜짝 놀랐다. 모두 도윤이 드디어 나아지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곧 리안은 모임 이후로 양수가 도윤을 기억조차 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사람들이 양수에게 도윤을 아는지 물었을 때, 양수는 바로 아니라고 대답했다. 소문에 의하면 양수는 항상 누군가를 아는 척 행동한다고 했다. 지난번 모임에서, 분명 도윤과도 장난을 쳤던 게 틀림 없었다.그 사실을 알게 된 후라서, 리안은 도윤을 모욕하고 기분이 좋았다.“저 사람은 네 여자친구니, 도윤?” 새론이 물었다.그러자 도윤이 고개를 저었다.가난한 사람들은 똑같이 가난한 여자친구를 만나야 한다. 두 사람의 모습을 본 새론은 그들이 정말 싸구려 같다고 생각했다.새론은 그날의 일을 회상하자 너무 우스꽝스러워서 도윤을 무시했다.“아니, 내 베스트 프렌드야!” 도윤이 말했다.“선미가 가난하긴 해도, 도윤의 여자친구가 되기에는 너무 예쁘다고 할 수 있지!” 해담이 말했다. 해담은 어릴 때부터 선미를 알고 있었고 선미의 양부모님이 천북 마을에 살았다는 것도 알았다.“해담, 아는 사람이야?”“물론이지! 그녀에 대해 말하자면…” 해담이 여자들에게 속삭였다.여자들은 더욱 경멸하는 눈빛으로 선미를 쳐다보았다.선미는 해담이 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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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2장

해담의 모욕적인 말이 선미에게 먹혀 들었다. 선미가 걸음을 멈추고 말했다. “먼저 가세요, 도윤씨. 전 사람들을 도울게요!”선미는 도윤에 대해 모든 것을 알고 있었고 도윤의 정체를 숨겨 주겠다고 약속했다. 선미는 도윤이 이런 일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알았고, 이 사람들은 도윤의 봉사를 받을 자격이 없었다.선미는 남기로 했다.도윤은 선미 혼자 두고 싶지 않았다. 그냥 꼬치였다! 그래서 도윤도 선미와 함께 있기로 결심했다.둘이 함께 하기로 마음먹은 뒤, 도윤은 상현에게 전화해서 지금 상황을 알렸고, 혼자 먼저 돌아가라고 부탁했다.한편, 해담과 일행들은 즉시 양고기, 바비큐 그릴 그리고 맥주 몇 상자를 주문했다.그리고 바비큐 파티가 시작되었다.도윤과 선미가 고기를 꼬치에 다 끼우는데 몇 시간이 걸렸다.“너희 둘이 먹을 꼬치야. 작은 그릴 가지고 옆으로 가!” 리안이 오만하게 도윤에게 꼬치를 몇 개 건네주고 자신들의 바비큐 자리로 돌아갔다.그것은 도윤도 원하는 바였다.갑자기 도윤에게 그들의 큰 목소리가 들려왔다.“새론, 진심이야? 정말 민호와 헤어질 거야?”“응, 우리는 지난 이틀 내내 말다툼을 했고 나는 우리가 정말 맞지 않다고 생각해. 오늘 밤에 말할 거야! 사실, 난 민호가 다른 여자와 바람을 피우고 있다고 생각해!” 새론이 말했다.“한심하긴! 어떻게 널 두고 그런 짓을 할 수가 있어? 널 많이 사랑하는 것 같았는데! 너무 역겨워! 넌 더 좋은 사람을 만나야 해!” 어떤 여자가 소리쳤다.“맞아! 민호가 그렇게 한심한 놈이라면, 그냥 헤어지는 게 나을 거야! 세상에는 더 잘생기고 돈 많은 남자들이 많다고!” 리안이 말했다.새론이 머리를 매만지며 고개를 끄덕였다.사실대로 말하자면, 새론은 동창 모임에서 민호가 양수 앞에서 하인처럼 행동하는 것을 봤을 때부터 이미 헤어지기로 마음을 먹었었다.새론은 그 남자가 자신에게 잘해주고 열심히 일하는 한 괜찮을 것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자신이 너무 순진했다.특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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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3장

리안은 질투가 났다.리안은 기분이 너무 안 좋았고 도윤이 오는 것을 보자 눈엣가시처럼 느껴졌다.리안은 과거에는 적어도 기본 예절은 지켰는데, 지금은 도윤을 보자마자 비난을 하기 시작했다.요컨대, 리안은 공개적으로 도윤에게 막말을 퍼부었다.모두가 와서 설득한 끝에, 리안은 조금 진정이 되었다.도윤은 지금 당장 한가지가 정말 하고 싶었다. 도윤은 리안의 뺨을 세게 때리고 싶어 죽을 지경이었다.계속해서 도윤을 조롱하는 것만으로도 리안의 행동은 충분히 나빴다.이제 리안은 도윤을 직접적으로 자극하며 깔보고 있었다.“그만하면 됐어, 리안. 왠 트집이야? 먹고 싶다고 하면, 그냥 먹게 둬. 네 평판도 신경 써야지. 어쨌든, 넌 이제 선생님이 될 거고, 매달 월급을 받는 안정적인 직업도 가지게 될 거잖아!” 해담이 웃으며 말했다.해담이 자신을 설득하기 위해 직접 온 것을 보고, 리안은 마침내 진정이 되었다.“휴. 이 인간 때문에 너무 짜증나고 답답해. 네가 전에는 가난했지만, 보상을 받은 후에는 부자가 되었어. 그것 때문에 나를 잊고 모른 척하지는 않을 거지?” 리안이 해담에게 몸을 기울이며 물었다.“내가 왜 그런 짓을 하겠어? 무슨 일이 있어도 리안, 넌 항상 내 좋은 친구일 거야.” 해담이 웃으며 대답했다.그 말을 들은 새론은 약간 불편했다.사실, 그 자리에 있는 모두가 오늘 밤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고, 리안과 새론 사이에는 분명 줄다리기가 벌어지고 있었다.두 라이벌은 해담 주위를 맴돌며 보이지 않는 싸움을 계속했다.해담의 고향은 재개발을 앞두고 있었다. 일이 어떻게 되든, 해담은 대가로 얼마의 보상을 받을 것이 확실했다. 그렇게 해담은 수십억을 손에 넣게 되고, 재정적인 안정이 보장될 것이었다.두 미녀가 해담을 두고 그렇게 격렬하게 싸우고 있는 것이 놀랄 일은 아니었다.“도윤 씨, 여기로 와요! 이건 벌써 다 익었어요!”선미가 지금 주먹을 꽉 움켜쥐고 있는 도윤을 보았고, 도윤은 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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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4장

미슐랭이 비싼 게 뭐라고? 도윤이라면 매일 여기서 식사를 해도 되지 않는가?선미는 도윤이 바로 인터넷으로 좋은 자리를 빠르게 예약하는 것을 막을 수 없었다.결국 도윤은 선미를 미슐랭 레스토랑에 데리고 가기로 마음 먹었다.“안녕하세요, 손님. 몇 분이십니까?”레스토랑으로 들어가자, 웨이트리스가 다가와서 미소 띤 얼굴로 그들을 맞이했다.“두 명입니다! 미리 예약을 했습니다!”도윤이 차분하게 대답했다.웨이트리스가 얼굴을 살짝 찌푸렸다. 어떻게 봐도 두 사람은 미슐랭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할 형편처럼 보이지 않았다.그러나 직원은 직업정신으로 정중하게 고개를 끄덕였다.직원이 도윤에게 어느 테이블로 예약을 했는지 물어보려던 참이었다.이때 한 쌍의 남녀가 그들에게 다가왔다.도윤을 본 여자가 깜짝 놀랐다. “도윤, 여기엔 웬일이야? 네가 진짜 미슐랭 레스토랑에 온 거야?”“어? 세라?”도윤은 오늘 유난히 아름다운 세라를 보고 조금 놀랐다. 세라는 몸에 딱 맞는 짧은 검정색 드레스를 입고 있었다.도윤은 나래의 축하 파티에서 일어났던 모든 일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었다. 저 미친 여자는 도윤이 휴대폰을 건드렸다는 이유로 휴대폰을 던져 버리고, 도윤에게 물을 끼얹기까지 했다.그때 도윤은 분노했고, 복수를 위해 세라를 찾아야 할지 심각하게 고민했었다. 그러나 그 미친 여자는 사라졌고, 도윤이 찾으러 나갔을 때는 아무도 없었다.도윤은 그 일 때문에 지난 며칠을 증오와 원망으로 보냈다. 그런데 뜻밖에도, 아침 일찍 미슐랭 레스토랑에서 세라와 마주친 것이다.“흥! 왜 내 이름을 크게 부르는 거니? 누가 네 마음대로 내 이름을 불러도 된다고 했어? 도윤, 너같이 한심한 인간이 이런 곳에 오다니 생각지도 못했네? 세상에. 심지어 여자친구도 있어?”세라가 도윤 옆에 서있는 여자를 보고 경멸하듯 말했다.“세라, 이 두 사람을 아니?”세라 옆에 서 있던 호리호리하고 매력적인 남자가 도윤과 선미를 차갑게 응시했다.“이 남자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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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5장

“손님, 죄송하지만 저희 가게는 일반적으로 한정된 식사만 제공합니다… 이것을 한 번 보시면…”웨이트리스가 죄송하다는 듯 말했다.물론 여직원은 이런 사람들 때문에 세라 같은 손님을 불편하게 할 만큼 그렇게 어리석지 않았다.“그래요?” 도윤이 씁쓸하게 웃으며 대답했다.그리고 나서 도윤은 휴대폰을 꺼내 방금 온라인으로 예약한 VIP석 예약 내역을 보여주었다.화면을 보고 그것이 무엇인지 깨달은 직원은 즉시 긴장했다.이 남자가 실제로 VIP석을 예약했던 것이다!VIP석 서빙은 자신에게 30만원의 수수료가 생기는 건 말할 것도 없고, 특별히 고용된 바이올리니스트가 그 예약석을 위해 연주도 한다.웨이트리스의 표정이 경멸에서 열정으로 곧장 바뀌었다.“이쪽입니다, 손님! 안으로 드시죠!”살짝 고개를 숙이며, 직원은 도윤을 일반석 구역과 확실하게 분리된 곳으로 데리고 갔다.그리고 나자, 정장을 입고 가죽 구두를 신은 바이올리니스트가 어깨에 바이올린을 걸치고 도윤의 테이블을 위해 연주를 했다.그 경험은 세라에게 상당한 충격을 주었다.세라는 이곳, 창가에 앉은 것을 큰 영광으로 여겼다.도윤은 한심한 얼간이가 아니라, 그 집의 진짜 귀빈이 되어 있었고, 그가 받는 특별 대우는 말할 것도 없었다.‘도윤은 어디서 저렇게 많은 돈이 생긴 거지?’ 세라는 너무 궁금했다.“돈이 얼마나 있는 거야? 도윤, 정말 이렇게 돈을 써도 되는 거니? 하하하! 지금 여자친구에게 잘 보이려고 돈도 많고 멋있는 척 하는 거야?”확신이 서지 않은 세라는 도윤을 계속 조롱했다.도윤은 세라의 말을 들은 척도 하지 않았다.도윤은 정말 이 여자를 더 이상 신경 쓰지 않았다.지금 세라는 뺨을 한 대 맞았는데, 어떻게 아무 말도 안 할 수 있겠는가?“꽃을 좀 사시겠습니까, 손님? 이것은 불가리아에서 온 아름다운 다마스쿠스 장미입니다. 조금 비싸긴 하지만, 손님의 지위에 걸 맞는 가치가 있습니다. 여기 사랑스러운 연인을 위해 한 다발 사 주시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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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6장

훤은 백만 원에서 삼백만 원 정도 쓰는 것은 개의치 않았다. 그런데 꽃다발 하나에 180만원이나 쓸 수는 없었다.세라는 주위를 둘러 보았고, 레스토랑 손님들의 조롱 섞인 시선을 피하고 싶었다. 그때 세라는 도윤이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것을 보았다. 도윤은 볼품없는 자기 여자친구와 함께 즐겁게 수다를 떨고 있는 것 같았다.예고도 없이, 세라가 홧김에 분노를 터뜨렸다. 세라는 자리에서 일어나 VIP석에 앉은 도윤을 직접적으로 가리키며 목청껏 소리를 질러댔다.“젠장, 도윤! 뭘 그렇게 비웃고 있는 거야?!”저 한심한 루저가! 뭐가 그렇게 재미있지? 멋진 척 하려고 VIP석을 예약한 주제에? 감히 나를 비웃어?“누가 널 비웃는다고 그래? 난 그냥 꽃을 보고 있었어. 왜? 그것도 신경 쓰여?” 도윤이 화가 나서 대답했다.도윤은 선미가 저 장미들을 좋아하는 것 같아 보여서, 어느 것이 마음에 드는지 물어 보았다. 그랬는데 세라에게 질책을 받은 것이다.“세상에! 정말 장미에 관심이라도 있는 거야? 어떻게 네가 그럴만한 사람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 세라가 비웃었다.도윤은 고개를 저은 뒤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대신, 손가락을 튕기며 꽃을 팔고 있는 웨이트리스에게 자신에게 오라고 손짓했다.서비스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아 챈 웨이트리스는 미소를 지으며 도윤 쪽으로 열심히 카트를 밀었다.“장미가 얼마나 있죠?”“손님? 이 카트에 장미가 몇 송이나 있는지 물어보신 건가요?” 아름다운 웨이트리스가 놀라서 물었다. “장미는 총 천 한송이입니다, 손님!” 직원이 열정적으로 말을 이었다.“천 한 송이. 그럼, 3천만원 정도 됩니까?”“그럴 것 같습니다, 손님. 어떻게 하실 생각이신지 여쭤봐도 될까요?” 웨이트리스가 눈을 크게 뜨고 도윤을 쳐다보며 물었다.한편, 선미는 도윤이 무엇을 하려는지 깨달았다. 사실 선미는 잠깐 동안 다마스쿠스 장미를 쳐다보고 있었다.선미는 어렸을 때 교과서에서 그 꽃을 본 기억이 났다.오늘 갑작스럽고 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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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7장

세라는 밖으로 나오자마자 람보르기니가 떠나는 것을 보았다.도윤도 사라졌다.그렇다면 도윤은 어디에 있을까?그 말인즉슨…맙소사!세라는 감히 그렇게 생각할 수 없었다. 세라는 더 이상 그 생각을 할 엄두도 나지 않았다!세라가 심호흡을 했다. 도윤이 람보르기니의 주인인 것을 확인한 건 아니잖아?세라는 문득 도윤을 처음 만났던 때가 떠올랐다. 그때 당시, 도윤은 람보르기니 후드 위에서 수박을 무지막지하게 썰었었다.도윤이 여기 있었고, 그 차도 여기 있었다!도윤이 일말의 주저 없이 3천만원을 써버리는 것을 세라가 직접 목격했다는 것은 말할 것도 없었다!아!도윤이 저 차의 주인인가? 도윤이 정말 그렇게나 부유한가?세라는 자신의 믿을 수 없는 추론을 받아들일 수 없어서 아연실색했다. 아니야! 사실일 리가 없어!한편, 도윤은 선미를 집에 데려다 준 뒤에 차를 몰고 학교로 돌아갔다. 도윤은 평소에 차를 주차해 두던 작은 외딴 주차장으로 향했다.주차를 하고 차에서 내린 뒤 차를 잠갔다.“안녕, 도윤!”한 여자가 갑자기 덤불에서 뛰어 나와 도윤을 놀라게 했다.“빌어먹을! 뭐 하는 거야?”도윤이 충격을 받고 한 걸음 뒤로 물러섰다.도윤은 의도하지 않은 방문객의 얼굴을 보고 울어야 할지 웃어야 할지 알 수 없었다.도윤 앞에 서 있는 여자는 미연이었다.“하하하! 한참 기다리고 있었어요, 이대표님. 네가 여기에 주차를 한다는 거 알고 있었거든.”“와! 정말 놀라워, 도윤. 이 차가 진짜 네 차일 줄은 생각지도 못했어. 넌 정말 나쁜 놈이야. 왜 진작에 이 차가 네 것이라고 말하지 않았니? 너 때문에 내가 널 오해 했잖아!”도윤은 나연의 남자친구로 가장해 나연의 부모님과 만날 때 미연과 미연의 가족을 마주쳤다. 그 만남 덕분에, 미연은 도윤이 아름다운 스포츠카의 주인인 것을 알게 되었다.아무도 이 사실을 알아서는 안되었다.집에 돌아온 뒤, 미연은 밤잠을 이루지 못했는데 눈을 감으면 도윤 생각밖에 떠오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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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8장

물론, 미연은 도윤을 통째로 집어삼키기로 마음 먹은 것 이상이었다.미연의 지금 행동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아주 강하게 마음을 먹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그때로 돌아가서, 미연처럼 멋진 사람을 만났다면 도윤은 성취감 같은 것을 느꼈을 것이다. 지금은, 끔찍한 괴롭힘을 당한 후라서, 미연이 개처럼 도윤을 괴롭히는 것 밖에 되지 않았다.지금의 도윤은 끔찍할 수 밖에 없었다. 도윤은 머리가 쭈뼛쭈뼛 서고 온 몸에 소름이 돋는 기분이었다.어떻게 반응해야 될 지 몰랐던 도윤은 본능적으로 도망을 쳤다.“도윤, 돌아와!” 미연이 초조하게 뛰며 소리를 질렀다.도윤이 목숨을 걸고 달리자 미연은 미소를 지었다.하하! 미연은 처음에 도윤이 자신을 보면 혐오스러울 정도로 싫어할 거라고 생각했다. 지금 보니 도윤은 오히려 자신을 더 두려워하는 것 같았다.그것은 아직 미연에게 기회가 있다는 뜻이었다!미연의 머릿속에 온갖 생각들이 스쳐갔다. 미연은 팔짱을 끼고 람보르기니의 조수석을 바라보았다.“언젠가, 나 채미연은 이도윤 옆에 앉을 거고, 도윤은 날 학교에 태우고 가게 될 거야!”한편, 도윤은 강의실에 가는 길 내내 달렸다.이것이 바로 도윤이 자신의 신분을 아무렇지 않게 밝히고 싶지 않은 이유였다.그것은 분명 자아 도취가 아니었다. 도윤은 미연이나 수아 같은 물질만능주의자들이라면 내일이 없는 것처럼 자신에게 덤벼들 것이라는 것을 너무 잘 알았다.그들은 도윤의 삶에 혼란만 야기할 것이다.이후에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와 상관없이, 도윤은 진심으로 학업을 먼저 끝내기를 갈망했다.강의실로 돌아온 뒤, 도윤은 강의를 듣는 사람들이 열띤 토론을 하고 있는 것을 보았다.도윤은 그들이 그토록 열광하는 것이 무엇인지 대충 알 수 있었다.최근에 그들의 대학교로 전학 온 현빈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을 것이다.이야기 주제는 현빈의 위대함, 그리고 전학 온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도 그에게 사랑을 고백한 수많은 여자들에 대한 것이었다.요약하자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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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9장

“도윤, 나와봐!”가희가 차가운 시선으로 강의실을 훑은 뒤 도윤을 불러냈다.“도윤, 너에게 해줄 말이 있어. 내 대학 친구 남편이 내일 술집을 오픈해. 그런데 일손이 부족해서 거기에 아르바이트 할 사람이 필요해. 다른 술집보다 돈은 훨씬 더 많이 줘.” 가희가 팔짱을 끼고 큰 소리로 말했다.“아르바이트요? 저는…”도윤은 어안이 벙벙했다.“너는 뭐? 내 말 못 알아 듣겠어? 내일이 개업일이라 너무 바빠서 도와줄 사람을 찾을 수가 없어. 네가 거기서 계속 일을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니? 어디서 오픈 하는지 알아? 성남 상업지구야. 그래, 성남 상업지구! 키가 크고 잘생긴 남자들만 모집할 거야.”“저는…”“너 뭐? 그럼 결정된 걸로 할게. 내일 밤에 나도 개업식에 참석할 거니까, 나와 함께 가면 돼!”그리고 가희는 우두커니 도윤을 쳐다보았다.“저는… 빌어먹을!”도윤은 속으로 욕이 나올 수밖에 없었다.도윤은 하고 싶지 않다고 가희에게 말하고 싶었고, 그럴 필요도 없었다. 그러나 가희가 너무 단호하게 나와서 도윤은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지난 3년간, 도윤은 가희가 시키는 일은 뭐든지 했다.도윤은 그날 밤 가희가 얼마나 품행이 나빴는지 그리고 지금은 차가운 태도로 대하고 있다는 것에 대해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뭐야? 하하하!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조금 어수선했다. 도윤은 뭐라 말하기에 부적절한 때라고 생각했다.어쨌든 하루만 도와주면 될 것이다. 도윤은 머리를 긁적이며 자리로 돌아갔다.그날 아침 수업은 지루했다.학교의 대부분 수업은 점심 때 끝이 났다.도윤이 연아로부터 문자 메시지를 받았다.‘점심때 시간 있어? 나가서 점심 먹게…’짧고 무미건조한 말이었다.갑자기 연아와의 관계를 정리하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었다.약간의 오해 때문에, 어제 연아는 갑자기 도윤의 여자친구가 되었다.도윤은 조금 짜증이 났다.이번에 연아는 분명 도윤과 친해지려고 하고 있었다.솔직히, 과거에 연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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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장

“더 이상 이런 관계를 원하지 않아!” 도윤이 망설임 없이 불쑥 내뱉었다.“뭐라고 했어?!”“음, 연아, 큰 오해가 있었어. 나는… 난 너에게 고백하러 갔던 게 아니었어. 흠, 흠. 거기, 내가 이미 말했잖아. 난 그날 너희 과 친구들 중 한명인 미나에게 저녁 먹으러 가자고 말하려고 그곳에 갔던 거야. 그런데, 내가 들어서자마자 너희 과 여자들이 날 에워싸기 시작했어. 걔들은 내가 너에게 사랑 고백을 하기 위해 그곳에 왔다고 생각했어. 그리고 나서…”도윤은 마음 속에 담아두었던 말을 모두다 내뱉었다.연아가 숨을 거칠게 몰아 쉬기 시작했다. 도윤이 하는 말 한마디 한마디가 심장을 격렬하게 찌르는 날카로운 가시처럼 느껴졌다. 연아의 연약한 몸이 떨리는 것 같았다.“그럼, 내가 우연히 나타나서, 네가 나에게 고백하러 왔다고 착각했던 거야? 거기다, 네 여자친구가 되겠다고 약속까지 했고, 그렇지?” 연아가 인상을 찌푸리며 대답했다.“맞아! 그때 상황을 생각해보면, 내가 거기서 해명을 할 수가 없었어. 그랬다면 네가 감당하기에 너무 창피했을 거야!”“하! 이제 다 이해했어. 나, 김연아가 바보였네! 내가 헛물을 켰던 거였어!” 연아가 차갑게 대답했다.연아는 도윤과 더 친해지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하고 있었는데, 그렇게 하기도 전에 한 대 얻어 맞았다.연아는 놀림감이 된 것 같았다.연아가 사랑에 빠져 처음 사귀게 되었을 때, 연아는 기덕이 자신을 도왔던 사람이라 생각했고, 그것이 애초에 그와 사귀기로 결심했던 이유였다. 결국, 그 관계는 수치스럽게 끝이 났다.그리고 두 번째로 사귀게 된 것이 도윤이었다. 도윤은 항상 연아를 도와준 사람이었다. 그러나 도윤은 연아를 거절했고 연아를 너무 당혹스럽게 만들었다.그만! 그만하면 됐어!부유하고 행실이 바른 남자친구를 찾는 게 연아가 원했던 전부가 아니었는가?아주 간단한 문제일 뿐인데, 왜 연아가 성취하기에는 그렇게 어려운 것일까?짝!!!좌절감과 분노로 연아가 도윤을 세게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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