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후와 나훈구는 총으로 위협당한 채, 곧바로 벽돌집 안으로 끌려 들어갔다.그런데 이 벽돌집 내부에는 아무런 가구도 없었으며, 오직 밝게 불이 켜진 움푹 안으로 들어간 지하 계단만이 눈에 띌 뿐이었다.두 사람은 총을 든 무장 강도들에게 끌려 계단 아래로 끌려들어갔고, 그제야 이곳이 단순한 창고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다.지하 공간은 복도 하나를 중심으로 두 개의 구역으로 나뉘어 있었다. 왼쪽에는 철창이 달린 감옥이 여러 개 늘어서 있었으며, 안에는 7~8명의 수감자가 갇혀 있었다. 오른쪽으로는 길이 10미터에 달하는 흰 천막이 걸려 있었고, 그 뒤쪽에는 무엇이 있는지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지하 공간은 온통 강한 소독약 냄새로 가득했다. 그 냄새는 코를 찌를 정도로 매우 자극적이었고, 그 외에도 인공호흡기 및 심전도 모니터 작동 소리가 들려왔다.이 순간, 시후는 이곳이 분명 간이 수술실이라는 것을 직감했다. 게다가 그는 흰 천막 뒤편에서 매우 허약한 상태로 깊이 혼수상태에 빠진 두 사람의 기운을 느낄 수 있었다.그때, 복도 끝에서 대략 50세 정도 되어 보이는 중년 남자가 내려왔다. 그는 빠른 걸음으로 다가와 일행을 훑어본 뒤, 먼저 나훈구를 한 차례 살펴보고, 그 다음 시후를 보며 조수석에 앉아 있던 젊은 남자에게 물었다. "호량아, 이 자의 신원은 확인됐나?"‘호량아’라 불린 젊은 사내는 아부하는 듯한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형님, 이 자식은 그냥 한국에서 도망쳐 나온 불운아에 불과합니다. 비행기에서 우연히 나훈구와 옆자리였고, 내내 대화를 나누면서 친해졌죠. 그래서 나훈구를 따라 멕시코로 건너와 선원이 되려고 했던 건데, 그냥 운 나쁘게 여기까지 흘러온 겁니다."형님은 고개를 끄덕이며, 시후를 위아래로 훑어본 뒤 의미심장하게 웃으며 말했다. "생각보다 몸이 단단하군. 또 젊기까지 하니, 만약 장기 이식 적합 판정을 받는다면, 꽤 비싸게 팔 수 있겠어." 그렇게 말한 뒤, 그는 이호량에게 지시했다."하딕을 불러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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