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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62장

Author: 로드 리프
이때 젊은 사내는 마침내 한숨을 돌렸다. 그는 신난 듯한 표정으로 전화를 끊은 후, 몸을 돌려 시후와 나훈구에게 다가갔다. 하지만 그는 전혀 알지 못했다. 방금 자신이 윗사람과 통화하며 보고한 모든 과정이 시후의 귀에 생생하게 들렸다는 사실을.

시후는 한편으로 이 조직의 경계심에 감탄하면서도, 절대적인 힘 앞에서는 이토록 철저한 계략과 신중한 행동도 결국 무의미하다는 생각이 들어 탄식할 수밖에 없었다. 그들이 아무리 조심스럽고 영리하게 행동한다 해도, 지금부터는 어떤 수단을 써도 몰살당하는 운명을 피할 수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젊은 사내는 자신에게 닥쳐올 위기를 꿈에도 모른 채, 나훈구를 하나 데려오면서 덤으로 한 명 더 얻게 되었다고 생각하며 기분 좋게 시후에게 말했다. “운이 정말 좋네요. 보통 우리 회사에서는 사람을 뽑을 때 굉장히 까다로운 절차를 거칩니다. 사전에 자료를 제출해야 할 뿐만 아니라, 철저한 건강검진까지 통과해야 겨우 기회를 얻을 수 있거든요. 그런데 이번에는 배가 곧 출항하는데 인원이 부족해서요. 혹시 관심 있으면 저랑 같이 가서 면접을 보면 됩니다. 특별한 문제가 없으면 바로 일할 수 있을 겁니다.”

시후는 일부러 신난 듯 물었다. “그럼 선원 월급은 얼마나 되나요?”

젊은 사내는 웃으며 말했다. “한 달에 5천~6천 달러 정도 받습니다. 물론 성과와 임무 완수 능력에 따라 조금 달라질 수도 있고요.”

“좋네요.” 시후는 흡족한 듯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한 번 해보겠습니다!”

젊은 사내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럼 바로 출발하죠. 여기서 엔세나다 항구까지는 대략 100km 정도 가야 합니다.”

두 사람은 흔쾌히 동의했고, 젊은 사내의 안내를 따라 공항 밖 주차장으로 향했다.

그들은 한 대의 쉐보레 픽업트럭 앞에 도착했다. 운전석에는 이미 한 명의 멕시코인이 앉아 있었다. 남자는 덩치가 크고 얼굴이 험악하게 생긴 사람이었다. 누가 봐도 보통 사람은 아니었다.

젊은 사내는 조수석 문을 열며 시후와 나훈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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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순간 시후는 약간 망설이고 있었다. 그는 이 사람들의 다짐을 의심하는 것이 아니었다. 단지, 그는 만약 누군가가 오늘 이곳에서 벌어진 일의 흔적을 추적하려 들고, 그 흔적이 이들 일반인에게 닿기라도 한다면 상대가 반드시 이들로 하여금 입을 열게 할 수만 가지 방법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는 걸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상대는 그들이 입을 열게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자유롭고 거리낌 없이 말하도록 만들 것이다.시후는 아직 부모님의 원수조차 아직 갚지 못했고, 외가의 온 가족을 죽이려 했던 그 미스터리 조직에 대한 실마리도 아직 아무것도 찾지 못한 상황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어떤 경우에도 자신의 정체를 너무 일찍 드러낼 수는 없었다. 그래서 그는 철창 안에 있는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여러분, 일단 제가 사람을 시켜 여러분을 먼저 이곳에서 데려 나가겠습니다. 제가 처리할 일이 끝나면, 여러분과 따로 얘기할 일이 있습니다. 그 후에 자유롭게 풀어 드리죠.”시후의 생각은, 모든 일이 끝난 후, 이들에게 영기를 사용해 오늘의 기억을 지운 뒤, 성도민에게 지시해 이들을 원래 있던 곳으로 돌려보내는 것이었다. 이렇게 하면, 설령 누가 이들을 찾아내 그동안의 행적을 캐내려 해도, 그들의 입에서는 시후에 대한 어떤 정보도 얻을 수 없게 될 것이다.바로 그때, 감옥 안에서 한 고령의 할머니가 목이 메인 채 시후에게 애원했다. “은 선생님... 부탁이 있습니다... 제 아들도 데리고 나가 주실 수 있을까요...?”시후는 그녀의 아들이 철창 안의 다른 사람 중 하나일 거라고 생각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걱정 마십시오. 이 안에 있는 모든 분들 전부 구해드릴 겁니다.”그러자 할머니는 눈물로 고개를 저으며, 떨리는 왼손을 철창 사이로 뻗었다. 그리고 맞은편 간이 수술실 안에 누워 있는 한 사람을 가리키며 울먹였다. “저 사람이 제 아들입니다... 저들은 얼마 전 제 아들의 간을 절반이나 도려내더니, 오늘은 신장 하나를 또 꺼냈어요... 이제는...

  • 나는 재벌가 사위다   4795장

    시후는 냉소를 지으며 말했다. “김미희, 네 두 아들의 자료는 이미 다 조사했어. 말한 대로 별로 똑똑하진 않더군. 아니, 좀 멍청하다고 해도 되겠던데. 하지만 괜찮아. 보니까 둘 다 살이 통통하게 올라서, 힘은 좀 쓸 것 같아 보였으니까. 지금 블랙 드래곤이 시리아에서 영구 주둔 기지를 짓고 있는데, 이런 단순무식하면서 체력 좋은 인재들이 아주 부족하거든. 그래서 두 놈이 딱 그 자리에 어울리던데.”김미희는 공포에 질려 큰 소리로 울부짖었고, 살려달라고 빌고 싶었다. 하지만 시후는 냉혹한 눈빛으로 노려보며 차갑게 말했다. “김미희, 지금 너희 아들 둘은 일단 살려둘 생각이다. 하지만 네가 여기서 계속 쓸데없는 소리로 내 심기를 건드린다면, 생각을 바꿀 수도 있어. 그러면 세 사람이 저승에서 다시 만났을 때 네 아들들이 너를 원망하게 된다고 하더라도 그건 다 네 책임이야.”이 말을 들은 김미희는 아무리 두렵고 억울해도 더 이상 헛소리를 하지 못했다. 결국 김미희는 죽는 것보단 살아남는 게 낫다는 진리를 아주 오래 전부터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아들들이 시리아로 끌려가더라도, 어느 날 조용히 죽임을 당하는 것보단 훨씬 나을 것이다.그래서 그녀는 자신의 팔을 들어, 자신의 뺨을 세게 후려쳤다. 그리고 급히 말했다. “다... 다 제 잘못입니다... 입을 함부로 놀린 제 잘못이죠... 선생님, 제발 저 같은 인간과 같은 수준이 되지 마세요...”시후는 더 이상 김미희와 말을 섞지 않고 대신 성도민을 불러 조용히 지시했다. “성도민 씨, 부하들을 시켜서, 화레이스 일당의 시체들을 전부 지상으로 옮기도록 하세요. 하나도 남기지 말고. 살아있는 놈들도 나중에 똑같이 처리하게 될 거니까.”“예!” 성도민은 즉시 고개를 끄덕였고, 이내 낮은 목소리로 시후에게 물었다. “은 선생님, 옆 감방에 아직 한국인들이 갇혀 있던데 어떻게 할까요?”시후는 주저하지 않고 말했다. “당연히 버려두면 안 되겠죠. 내가 시킨 일부터 먼저 처리하고, 그 사람들은 내가 직

  • 나는 재벌가 사위다   4794장

    시후의 말에, 김미희는 온몸이 부르르 떨렸다. 그녀는 시후를 뚫어져라 똑바로 쳐다보며, 마음속에서 가장 궁금했던 질문을 내뱉었다. “은시후, 너... 도대체 정체가 뭐야?!”이 자리엔 화레이스, 마윤걸을 비롯한 다른 이들도 있었고, 그들 또한 당혹스러운 얼굴로 시후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들 역시, 이 눈앞에 선 은시후라는 사람이 도대체 어떤 존재인지 너무나 궁금했던 것이다. 그러자 시후는 담담하게 미소 지으며 말했다. “내 정체를 알고 싶어하는 사람은 많지. 하지만 너희들은 그 중에서도 제일 수준 낮은 부류에 속해. 그래서, 굳이 내 정체를 알려줄 필요가 없을 것 같군. 하지만 너희가 알아야 할 건 딱 하나야. 블랙 드래곤 전체가 나에게 충성을 맹세했다는 사실... 그리고 이건 자랑이 아니라 경고다. 너희들이 죽은 뒤, 네 가족들도 그 대가를 치르게 만들 능력이 나에겐 충분히 있다는 거지!”바로 옆에서 성도민이 차갑게 덧붙였다. “은 선생님께서 한 마디만 하신다면, 너희들의 가족들은 그 어디로 숨는다 해도, 내가 반드시 끌고 올 것이다!”김미희는 시후를 마치 괴물이라도 되는 듯한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그제야 그녀는 비로소 깨달았다. 돈을 벌기 위해, 자신이 얼마나 어마어마한 존재를 적으로 돌렸는지를. 만약 시후가 블랙 드래곤을 쥐고 있는 것이라면, 자신의 두 아들을 시리아로 끌고 가는 건 고사하고, 집안을 몰살 시키는 것쯤은 식은 죽 먹기일 것이다!바로 그 순간, 김미희는 완전히 당황하고 말았다. 그녀는 평생 악행을 저질러 왔지만, 단 한 번도 악몽을 꾼 적은 없었다. 되돌릴 수 없는 길을 택한 그 순간부터, 그녀는 강인한 정신력으로 자신을 무장했다. 그리고 그녀는 이 모든 건 자손 대대로 잘 살게 하기 위한 것이며, 자신이 총살을 당하더라도 그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렇게 죽음도 두려워하지 않던 김미희는, 시후가 집요하게 그녀의 급소를 찔러오자 완전히 무너졌다.김미희는 집안에 위기가 닥쳤을 때 한 번 절망했었다. 하지만 서

  • 나는 재벌가 사위다   4793장

    이때, 시후는 갑자기 몸을 돌려 김미희를 흥미롭게 바라보며 웃으며 말했다. “‘이모님, 그럼 제 몸값은 여기서 얼마쯤 받을 수 있을까요?”김미희는 시후의 얼굴을 본 순간, 마치 하늘에서 정수리에 천둥이 내리 꽂히는 듯한 충격을 받았다! 그녀는 두 눈이 휘둥그레져 무의식 중에 외쳤다. “은... 시후?! 네가 어떻게 여기에 있어?!”시후는 어깨를 으쓱이며 미소 지었다. “난 당연히 널 찾으러 왔지. 네가 우리 장모님을 감옥에 처넣었잖아. 내 아내가 매일 울면서 장모님을 구해달라고 하는데, 내가 이 모든 일의 원흉인 널 그냥 둘 수 있겠어?”김미희는 냉소적인 말투로 대꾸했다. “뭐? 너 혼자서? 감히 멕시코까지 와서 나에게 복수하려고?” 김미희는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은시후, 여기가 어딘지 알아? 여긴 크레이지 화레이스의 본거지야! 여기서 매년 죽어 나가는 인간들이 수두룩하다고. 그리고 너도 여기 온 이상, 죽는 것밖에 남은 게 없을 거야!”시후는 흥미롭다는 듯 물었다. “크레이지 후아레스의 보스 이름이 혹시 후아레스인가?”김미희는 냉정하게 말했다. “당연하지! 우리 보스는 그 유명한 후아레스 님이다!”그러자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성도민에게 눈짓을 보냈다. “성도민 씨, 끌고 와요.”“예!” 성도민은 곧 두 다리가 부러진 후아레스를 사람들 사이에서 질질 끌어왔다. 김미희는 그의 얼굴을 알아본 뒤, 그 자리에서 뒷걸음질치며 몇 걸음 물러났고 그만 뒤에 서 있던 서건희와 부딪혀 둘 다 엉덩방아를 찧고 말았다. 그녀는 깜짝 놀라 후아레스를 바라보며 다급히 물었다. “보... 보스...? 무슨 일이 있었던 거예요?!”그러자 후아레스는 이를 갈며 영어로 고함쳤다. “김미희! 이 개 같은 계집아! 널 죽여버리겠다!”시후는 그런 그를 발로 한 차례 걷어차며 차갑게 말했다. “내가 말하라고 했나?”후아레스는 바닥을 구르며 극심한 다리 통증에 이를 악물었지만, 시후 앞에서는 단 한 마디도 감히 내뱉지 못하고 얌전히 입을 다물었다.

  • 나는 재벌가 사위다   4792장

    나훈구의 성격을 말하자면, 그는 사실 비교적 노련하고 보수적인 지식인 스타일이었다. 다소 범생이 같은 타입이었던 것이다. 그는 지식인 특유의 고고한 자부심, 그리고 일부 전형적인 인물에게서만 나타나는 궁상맞을 정도로 고지식한 기질을 가지고 있었다. 이런 유형의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함부로 욕설을 하지 않지만, 욕을 하기 시작하면 그건 정말 참을 수 없는 지경에 몰렸을 때라고 할 수 있었다.지금 이 순간, 나훈구는 생명의 위협은 없지만, 마음속 깊은 곳에서는 김미희에 대한 증오를 도무지 억제할 수 없었다. 왜냐하면 이 여자는 자신을 가장 잔인한 방식으로 죽이려 했고, 자신은 그런 그녀를 은인이라 생각하고 고마워하며 따랐기 때문이다.그렇기에 지금 다시 마주한 그녀에게, 나훈구는 분노로 이를 악물며 말했다. “궁지에 몰린 도둑이라고? 뭘 믿고 그렇게 자만하는 거지? 듣자 하니 너희 집안이 다 털렸다며! 남편이랑 아들도 잡혔고, 네가 벌어온 더러운 돈도 다 동결됐다고 하던데! 수십 년의 노력이 물거품 된 기분 어때, 아주 괴롭지?”그 말을 들은 김미희는 충격에 눈이 휘둥그레졌다! 조금 전까지의 그 자신감과 냉소적인 태도는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대신 분노와 당혹감, 미친 듯한 표정이 얼굴에 가득했다. 그녀는 이를 악물고 나훈구를 노려보며 날카롭게 소리쳤다. “너 그거 어떻게 알았어?! 누가 말해준 거야?!”지금의 김미희는 단순히 화가 난 게 아니었다. 그보다 더한 건 충격이었다. 그녀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나훈구 같은, 자기 신분조차 제대로 모르는 멍청이가 어떻게 자기 집안의 상황을 알 수 있는 것인가? 그녀는 속으로 당황하며 이렇게 생각했다. ‘우리 가족한테 일어난 일은, 우리랑 같이 이곳으로 온 그 차 안의 몇 명 빼곤 아무도 모를 텐데...? 게다가 모두 핸드폰도 버렸고, 외부와의 연락 수단 자체가 없었어. 같이 온 세 명이 설령 그걸 누군가에게 알리려 해도, 불가능했을 텐데. 그리고 설사 누가 어떻게든 정보를 퍼뜨렸다 해도, 하필 그걸 나훈

  • 나는 재벌가 사위다   4791장

    “맞아...” 이호량은 블랙 드래곤을 떠올리자 절망감에 사로잡혀, 기운 없는 목소리로 말했다. “보스는 이번에 블랙 드래곤이랑... 어떤 의미에선 완전히 접촉하게 된 셈이지...”김미희는 그 말을 듣고 바로 흥분하며 말했다. “좋네! 완전 잘 된 거네! 블랙 드래곤이랑 연결됐으면, 이제 뭘 더 걱정할 게 있겠어? 유럽이나 미국은 물론이고, 중동에서도 이제 우릴 건드릴 자가 없겠구나!” 그러면서도 그녀는 이호량의 풀이 죽은 듯한 기색을 보고, 아마 마윤걸이 사고를 쳐서 보스에게 혼난 것을 걱정하고 있을 뿐이라고 생각했다. 마윤걸은 어디까지나 이호량의 보호막 같은 존재였고, 만약 마윤걸이 진짜 보스에게 미움을 샀다면 이호량도 위험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었다.그래서 그녀는 웃으며 위로했다. “이호량, 너무 걱정 마. 형님이 보스를 얼마나 오래 따라다녔는데, 보스가 그를 쉽게 버리진 않을 거야.”이호량은 김미희를 바라보며, 힘없이 웃었다. “그랬으면 좋겠네...”김미희는 고개를 끄덕이며 웃더니, 문득 떠오른 듯 물었다. “맞다, 이호량. 그 나훈구는 도착했지? 나 요 며칠 외부와는 통 소통을 못 해서, 소식을 전혀 못 들었거든.”“도착했어...” 이호량은 김미희를 힐끗 보며, 냉소적으로 말했다. “나훈구가 비행기에서 한국인을 한 명 만났는데, 꽤나 말이 잘 통했는지 그 사람도 선원으로 일하고 싶다고 같이 데려 왔더라고. 그래서 형님에게 보고하고, 둘 다 공항에서 데려왔어.”김미희는 웃으며 말했다. “헐, 그런 행운도 있었어? 그냥 돈줄이 굴러들어온 거 아니야?”“돈줄...?” 이호량은 순간 멍해졌다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씁쓸히 웃었다. “그래... 돈줄이지... 너도 곧 직접 만나보면 알게 될 거다.”김미희는 대수롭지 않게 받아넘기며 말했다. “나훈구는 내가 꼬드겨서 오게 만든 거고, 네가 말한 그 청년도 나훈구가 데리고 온 거니까, 그 청년도 잘 써먹게 되면 수당 절반은 내가 또 받아야겠네~” 그러더니 김미희는 이호량을 보며 웃으

  • 나는 재벌가 사위다   4790장

    김미희가 탄 자동차가 막 마당 밖에 도착하자, 대문이 안쪽에서 열렸다. 그 안에서는 그들이 잘 아는 이호량과 두 명의 낯선 동양인 남성이 함께 나왔다.운전 중이던 민영건은 이호량을 보자마자 머리를 내밀고 반갑게 인사했다. “어이 이호량, 오랜만이다!”지금의 이호량은 사실상 강제로 김미희 일행을 맞이하러 나온 상황이었기에, 마치 영혼이 나간 듯 멍한 모습이었다. 그리고 심지어 반응 속도도 평소보다 한참 느렸다.민영건이 몇 초간 그를 부른 뒤 정신을 차리고, 억지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래... 오랜만이다...” 그러고는 민영건은 갑자기 뭔가 떠오른 듯, 서둘러 시후가 당부한 말을 전했다. “아 참, 보스가 안에서 화가 단단히 나셨다. 어서 내려가 봐.”민영건을 비롯한 일행은 긴장한 기색을 보였고, 조수석에 앉아 있던 김미희도 당황한 듯 보였다. 그녀는 민영건이 차를 멈추자마자 이호량에게 물었다. “보스가 왜 화가 난 거야? 우리 때문은 아니지?”이호량은 식은땀을 닦으며 대답했다. “너희들과는 상관없어... 형님이 사고를 쳤거든...”그 말을 들은 김미희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이런 절박한 범죄자들의 세계에서는 내가 죽는 것 보다 차라리 남이 죽는 게 낫다는 마인드가 기본이기 때문이었다. 평소 협력을 하던 관계라 해도 누가 사고를 치면 동정 따윈 없이 상대방을 버리는 것이 일반적인 일이었다. 그래서 그녀는 궁금한 듯 물었다. “뭘 어쨌는데? 무슨 사고를 쳤길래?”이호량은 그 말을 듣고 속으로 분노를 참지 못하고 욕을 내뱉었다. ‘이 모든 게 다 너 때문에 생긴 일이잖아! 그런데 지금 무슨 염치로 묻냐? 은시후의 장모를 해코지하지 않았다면, 우리가 지금 블랙 드래곤한테 이렇게 당했겠어? 오늘 여기서 죽는다면, 넌 진짜 죄의 근원이다!’ 하지만 블랙 드래곤 대원 두 사람이 곁에 있어 이호량은 감히 분노로 얼굴을 붉힐 수도 없었기 때문에 결국 억지로 평정을 유지하며 말했다. “말로 설명하긴 좀 어려워, 직접 내려가서 보면 알 거

  • 나는 재벌가 사위다   4789장

    시후는 웃으며 말했다. “지금의 그녀는 멕시코 말고는 숨을 곳이 없지! 김미희, 내가 드디어 널 기다려온 보람이 있구나!” 그는 곧바로 블랙 드래곤 대원에게 물었다. “외부 정리는 잘 되었나?”대원은 즉시 답했다. “은 선생님, 리더가 오기 전부터 이미 정리하고 있었습니다. 시신들은 전부 위층 빈 방으로 옮겼고, 대원들은 마당 안팎의 흙을 뒤집어 피의 흔적을 가리고 있습니다. 오늘 밤은 바람이 강해서 피 냄새도 금방 흩어질 겁니다.”“좋아.”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차가 들어오면 바로 잡아서 내게 데려오도록.”대원은 공손히 고개를 숙이며 대답했다. “Yes, sir!”...같은 시각, 멕시코 마을 동쪽 입구.민영건이 차를 몰아 마을 입구로 들어서자, 김미희, 서건희, 그리고 민영건의 아내 역할을 하고 있는 손혜나 모두가 동시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네 사람은 며칠 동안 쉬지 않고 달려와 드디어 목적지에 도착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이 차는 주유나 식수 및 음식 구매를 하는 시간 외에는 거의 멈추지 않았다. 그들은 모두 미국 전역은 너무나도 위험했고, 가장 안전한 선택은 빠르게 멕시코에 도착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김미희는 멕시코에서 며칠 쉬면서 나훈구의 수술 건을 감독해야 한다고 판단했고, 미국 쪽 분위기가 잠잠해지면 다시 돌아갈 계획이었다.그때, 운전 중이던 민영건이 의아한 듯 말했다. “이모, 오늘 왜 이렇게 조용하죠?”김미희는 무심히 말했다. “지금 시간이 몇 시인데 그래.” 그리고는 기지개를 켜며 투덜거렸다. “어휴 이번 건만 끝나면, 난 평생 차를 안 타고 싶다...”김미희의 말에 민영건은 더 이상 신경을 쓰지 않고 익숙하게 차를 몰아 수술실 쪽으로 향했다. 그러나 수술실 근처에 다다르자, 그들은 갑작스레 이례적인 풍경을 보게 되었다. 수술실 앞에 차량들이 가득했고, 눈대중으로만 봐도 최소 수십 대는 되어 보였던 것이다.그러자 뒷좌석에 앉아 있던 서건희도 놀라며 말했다. “왜 이렇게 차가 많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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