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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91장

배유현은 시후의 태도에 완전히 속아 넘어갔다. 그녀는 시후가 보여준 진지하고 친절한 모습에 시후가 따뜻한 사람이고 자신에게도 굉장히 성실하게 대해주고 있다고 생각했다. 시후의 진솔한 눈빛을 보면서, 배유현은 자신이 그동안 시후를 속인 것에 대해 죄책감을 느끼기 시작했다. 그리고 어느 순간, 배유현은 시후에게 모든 것을 털어놓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그러나 곧 그녀는 자신의 할아버지가 회춘단을 얻어야만 한다는 것을 떠올리며 그 충동을 억누르기로 마음먹었다. 하지만 그녀는 속으로 이렇게 생각했다. ‘할아버지가 경매에서 회춘단을 낙찰 받을 수 있다면, 그때는 선생님께 모든 것을 고백하고 용서를 구하겠습니다..’이때, 시후가 배유현이 멍하니 바라보는 것을 보고 물었다. “제니퍼 양, 무슨 일이 있나요?”배유현이 정신을 차리고 급히 답했다. “아, 아무것도 아니에요. 선생님, 저는 이제 올라가겠습니다.”“그래요!”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다시 한번 당부했다. “문제가 생기면 꼭 저에게 전화 주세요!”“네, 알겠습니다!” 배유현은 다시 한번 감사 인사를 하고, 아쉬운 마음을 뒤로한 채 차에서 내렸다. 시후와 작별 인사를 한 후, 시후가 떠나는 것을 지켜본 배유현은 급히 자신의 스위트룸으로 향했다. 그녀는 가는 길에 이미 지수연과 다른 사람들에게 자신의 객실에서 회의를 할 것을 지시했다. 스위트룸에 도착한 배유현은, 세 명의 수행원들이 함께 회의실에 모여 앉아 있는 모습을 보았다. 모든 이들은 긴장된 표정으로 앉아 있었다.배유현이 들어오자, 모두가 자리에서 일어나며 정중하게 인사했다. 배유현은 고개를 끄덕이고, 바로 본론으로 들어갔다. “조사해 놓은 자료들은 어떻죠? 어떤 단서가 있나요?”지수연이 바쁘게 말했다. “아가씨, 해커를 통해 도로 감시망을 조사해보았으나, 안타깝게도 오늘 아가씨가 계신 위치 주변의 시스템 문제 발생으로, 감시 카메라가 작동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복구 작업이 진행 중이라 우리 측에 유용한 영상은 남아 있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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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92장

지수연이 급하게 물었다. “아가씨, 말씀하신 대로라면 상대방의 목표가 이해왕 씨라는 말씀인가요?”배유현이 중얼거리며 말했다. “이해왕 씨가 반드시 목표였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내 느낌으로는 당분간 나에게 위험이 있을 것 같지는 않아. 상대방의 실력이 이렇게 강한데도 나를 가만히 놔두고 이해왕 씨를 노린 거라면, 아마도 이해왕 씨의 힘을 알아차렸을 것이고, 그가 위협이 될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일 수 있어...”지수연이 이해하지 못하며 말했다. “하지만 너무 이상하지 않나요? 이해왕 씨의 실력은 분명 강하지만, 그는 한국에서 딱히 힘을 드러낸 적도 없고, 아가씨의 보디가드이지 살인자가 아닙니다. 다른 사람들에게 위협을 가하지 않았는데, 왜 상대방은 그를 노렸을까요?”배유현이 입술을 깨물며 말했다. “이 점이 바로 내가 제일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야...” 그때 배유현의 휴대폰이 갑자기 울리기 시작했다. 전화를 걸어온 것은 그녀의 할아버지, 배원중이었다.배유현은 급히 전화를 받고 안쪽 침실로 걸어갔다. 침실에 도착한 후, 그녀는 통화 버튼을 눌러 정중하게 말했다. “할아버지..”배원중의 목소리는 매우 급했다. “유현아 지금 어디냐?”배유현이 서둘러 대답했다. “저는 이미 호텔로 돌아왔어요.”배원중이 다시 물었다. “해왕이는..? 여전히 소식이 없니?”“네, 없어요...” 배유현이 말했다. “수연 씨가 해커 팀을 통해 CCTV를 해킹했지만, 여전히 유용한 단서는 없었어요. 상대방이 사전에 준비가 철저하고, 실력도 강하고 반추적 능력도 뛰어나 보입니다.”배원중이 급히 말했다. “방금 원 선생과 이야기를 해봤는데, 그의 의견은 상대방의 실력이 어쩌면 중경계에 도달했을 가능성이 높다더구나.. 그렇다면 해왕이는 상대가 될 수 없으니, 원 선생은 네가 서둘러 미국으로 돌아오는 게 좋다고 했어.”배유현이 단호하게 말했다. “할아버지, 저는 여기 남아 있어야 해요! 제가 한국에서 회춘단을 가지고 있는 사람과 가까워지는데 많은 시간이 걸렸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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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93장

배유현과는 정반대의 마음 상태로, 시후는 지금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있었다. 루이를 제압하고 나서, 시후의 마음은 한결 가벼워졌다. 배유현이 여전히 자신의 신분을 숨기고 싶어 한다면, 시후도 그녀와 계속 놀아줄 생각이었다. 하지만 배유현의 배경을 파악하기 위해, 그는 성도민에게 전화를 걸었다. 통화가 연결되자 시후는 성도민에게 물었다. "성도민 씨, 배유현에 대한 세부 자료는 좀 얻었나요?"성도민은 서둘러 대답했다. "은 선생님, 현재 저희가 파악한 자료에 따르면, 배유현은 미국 페이셔스 그룹의 아가씨입니다. 이 페이셔스 그룹은 미국에서 상당한 재력을 가진 한국인 가문으로, Samson 그룹보다는 부족하지만 한국의 엘에이치 그룹 보다는 강한 편입니다." 이어 성도민은 말했다. "페이셔스 그룹의 창립자이자 현재 회장은 배원중이라는 사람인데, 그는 일찍이 미국으로 유학을 가서 사업을 일군 1세대 창업자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나이가 90세가 넘었고, 건강 상태가 좋지 않기에 아마도 그의 수명이 얼마 남지 않은 것 같아 보입니다."시후는 이를 듣고 나서 즉시 깨달으며 생각했다. ‘어쩐지.. 배유현이 계속 나와 내 가족에게 접근하려는 이유가 여기에 있었군...’ 배원중이라는 이름은 시후가 경매 등록 명단에서 본 적이 있었다. 시후가 성도민이 제공한 정보들을 결합해보았을 때, 배원중은 자신이 오래 살지 못할 것을 알기에 회춘단을 손에 넣으려는 욕심이 생긴 것 같았다. 아마도 그는 경매에서 예상치 못한 일이 발생할까 봐 걱정되어 배유현을 미리 한국에 보냈을 것이고, 다른 경로를 통해 회춘단의 단서를 찾게 한 것일 수도 있다. 이렇게 하면 이중으로 안전장치를 마련한 셈이기 때문이다. 이 모든 상황을 파악하게 된 시후는 성도민에게 물었다. "그 배유현이라는 인물은 페이셔스 그룹에서 어떤 신분이죠?"성도민은 설명했다. "배유현은 배원중의 손녀로, 페이셔스 그룹의 손자 손녀들 중 가장 막내입니다. 그녀의 친척 형제 자매들 중 가장 나이가 많은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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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94장

오늘 밤의 일은 그녀를 놀라게 만들며 두려움을 안겨주었을 뿐만 아니라, 어딘가 묘하게 이상하다는 느낌을 주었다. 그녀는 도대체 어떤 사람이 이렇게 정확하게 이해왕을 표적으로 삼을 수 있었는지 쉽게 이해할 수 없었다. 게다가 상대방은 너무도 깔끔하고 흔적을 전혀 남기지 않고 그를 공격했다. 그녀는 속으로 시후를 의심했다. 하지만 그녀의 생각에는 이해왕이 전에 했던 말에 자꾸만 떠올랐다. 시후가 아무리 신비롭다고 해도, 그가 이 정도로 강력할 것 같지는 않다는 것이었다.그녀는 할아버지가 전화에서 했던 말, 즉 원 선생이 추측하기를, 이해왕의 상대는 무술의 고수일 것이라고 한 말이 떠올랐다. 그녀는 소경계의 마지막 단계에 들어선 고수도 거의 듣지도 보지도 못했기에, 소경계보다 더 높은 경지인 중경계에 들어선 무술 고수는 더더욱 세상에 드물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로 인해 배유현은 한국에 대해 새롭게 보게 되었다. 그녀는 무의식적으로 손으로 욕조의 물을 만지작거리면서 중얼거렸다. “정말 예상하지도 못했어.. 이렇게 작은 국가인 한국에 무술 대가가 숨어 있다니... 게다가 이 도시에는 중경계 고수 외에도 회춘단을 내놓을 수 있는 은시후 씨가 있네... 작은 한국은 정말로 놀라운 곳이구나...” 이렇게 생각하자, 배유현의 머릿속에 갑자기 뭔가 한 가지 생각이 번뜩였다. 그녀는 얼굴을 찡그리며 조용히 중얼거렸다. “은시후 씨가 회춘단을 가지고 있다는 건.. 여러 가지 경로에서 얻은 단서를 통해 거의 확실시되었어. 이 약은 사람을 살려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몇 년을 젊어지게 할 수 있지.. 그러니 만약 정말 그런 효능이 있는 약이라면, 이 약 자체에 매우 강력한 에너지가 내재되어 있다는 것을 의미할 거야... 이해왕 씨가 말했듯이, 무술인들이 평범한 사람들보다 월등한 신체적 능력을 가질 수 있는 이유는 그들이 일반인이 다룰 수 없는 에너지를 다루기 때문이지. 예를 들어 기운 같은 것 말이야..! 그런데 은시후 씨의 회춘단에 내재된 에너지가, 아무리 생각해도 무술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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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95장

이 생각을 따라 계속 상상하다 보니, 배유현은 점점 더 겁을 먹기 시작했다. 그녀는 갑자기 욕조에서 일어나며, 놀란 나머지 작은 소리로 외쳤다. "이해왕 씨가 6성 무인이라면, 그가 은시후 씨에게서 아무런 수련의 흔적도 보지 못했을 때..! 이건 두 가지 가능성밖에 없어. 하나는 은시후 씨가 정말로 수련을 한 적이 없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그가 6성 무인보다 훨씬 더 강하다는 거야! 게다가, 만약 그가 6성 무인보다 강하다면, 그것은 반드시 7성 무인이라는 뜻이 아니지.. 오히려, 그의 실력이 어디까지 인지 알 수 없다는 뜻이야! 만약 이해왕 씨가 정말로 은시후 씨에게 살해되거나 제압당했다면, 그의 실력은 원 선생님이 말씀했던 것처럼 이미 중경계에 도달한 거야! 그리고! 오늘 저녁 식사를 한 장소도 그가 선택했지..? 일부러 그렇게 외진 곳을 고른 게 정말로 나에게 오리 탕을 맛보게 하려는 목적이었을까? 그리고, 하필 그가 고른 장소의 주변 CCTV는 모두 고장 나 있었고, 어떠한 유의미한 단서도 발견되지 않았어..! 게다가, 저녁 식사 내내 은시후 씨는 항상 나와 함께 있지는 않았어. 중간에 전화를 받으러 나갔지! 만약 그가 중경계 고수라면, 전화를 받는 동안에 이해왕 씨에게 손을 쓸 시간은 충분했을 거야..!" 이런 생각에 이르자, 배유현은 심장이 갑자기 두 배로 빨리 뛰는 것을 느꼈고, 심장의 박동이 너무 빨라 가슴이 아파올 정도였다..! 그녀는 만약 자신의 추측이 맞다면, 은시후가 자신 앞에서 보여준 모든 것이 모두 연극이었고, 자신을 혼란스럽게 하려는 의도적인 행동이었다는 걸 의미함을 알고 있었다. 배유현은 갑자기 공포에 사로잡혔다. 시후가 자신 앞에서 연극을 한 이유는 단 하나 밖에 없었다. 그가 이미 자신을 간파한 것이고, 자신의 진짜 의도를 알고 있었기 때문에 자신에게 역공을 가하려고 하는 것이다. 배유현은 자신이 만약 시후에게 모든 것을 들켰다면, 이번 한국에서의 임무는 완전히 실패한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렇다면, 자신이 회춘단을 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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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96장

배원중은 바로 말했다. "확실한 거냐? 그가 정말로 중경계의 실력을 가졌다는 거냐..?" 배유현은 대답했다. "직접적인 증거는 없지만, 분석해보면 그 사람일 가능성이 가장 커요.. 그래서 저는 어떤 경우에도 할아버지의 회춘단 입찰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행동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해요..”배원중은 잠시 생각한 뒤 말했다. "유현아, 나는 네가 빨리 미국으로 돌아오는 게 좋겠다고 생각한다.. 이미 네 신분이 노출될 가능성과 위험이 있다면, 한국에 계속 남아있어도 별 의미가 없을 거야. 오히려 위험만 더 커지겠지." 그리고 나서 배원중은 덧붙였다. "먼저 돌아와라.. 경매 때는 내가 원 선생과 함께 한국에 들어 가겠다. 그때 우리는 당당하게 한국에 가서 경매에 참여할 거야. 다른 경매 참가자들은 아마 그 때 무술 고수들을 데리고 올 텐데, 그가 아무리 강해도 그런 사람들에게 손을 댈 수는 없을 거다.." 배유현은 대답했다. "만약 배후의 인물이 정말로 그라면, 그는 분명 경매 참가자들에게 손을 대지는 않을 거예요. 그렇게 하면 자신의 명성을 망치게 될 테니까요. 그러니 할아버지께서 원 선생님만 데리고 참석하시는 게 나을 것 같아요." 배원중은 물었다. "그럼 넌? 언제 돌아올 생각이냐?" 배유현은 잠시 생각한 후 말했다. "저는 일단 돌아가지 않을래요." 배원중은 급히 물었다. "유현아, 지금 상황에서 왜 거기 계속 남아 있으려는 거야? 그건 너무 위험하다!" 배유현은 설명했다. "할아버지, 제가 며칠 동안 그 사람을 관찰한 결과, 그는 매우 저자세인 사람이라 이번 경매에 직접 나서지는 않을 거예요. 물론.. 아마도 회춘단이 세계를 놀라게 할 만큼 높은 가격에 팔릴 가능성은 있지만, 전 세계는 여전히 그가 누구인지 모를 거예요. 제가 그를 어렵게 찾았는데, 그냥 겁을 먹고 도망친다면, 좋은 기회를 헛되이 날려 버리는 꼴이 되지 않겠어요?" 배원중은 설득했다. "유현아, 상대가 너를 간파했을 가능성이 크다. 계속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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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97장

배유현이 아름다운 몸매를 목욕 가운으로 감싸고 욕실에서 나왔을 때, 그녀는 곧바로 비서 지수연에게 전화를 걸어 지시했다. "수연 씨, 내 방으로 와 줘." 지수연은 즉시 공손하게 대답했다. "아가씨,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바로 가겠습니다." 잠시 후, 배유현은 문 밖에서 들리는 초인종 소리를 들었다.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나 문을 열었다. 지수연은 들어오자마자 공손하게 물었다. "아가씨, 지시 사항이 있으실까요?" 배유현의 얼굴에서는 조금 전의 긴장감과 걱정은 사라지고 없었다. 그녀는 지수연을 소파에 앉게 한 뒤, 천천히 물었다. "수연 씨, 오늘 김유나 씨와의 일은 어떻게 됐어?" 지수연은 바삐 대답했다. "계약은 이미 체결했습니다. 김유나 씨는 디자인 비용을 따로 받지 않겠다고 고집하면서, 그 50억의 디자인 비용은 인테리어 비용으로 모두 전환하자고 하더군요. 그렇게 하지 않으면 이 일을 맡지 않겠다고 했어요. 저는 김유나 씨를 완전히 설득할 수 없어서 결국 동의했고요." 배유현은 놀란 표정으로 물었다. "그녀가 왜 디자인 비용을 따로 받는 걸 거절했지? 50억에서 따로 디자인 비용을 받게 되면 그건 적은 금액이 아닐 텐데.. 내가 알기로 그녀는 별로 돈이 없을 텐데 말이야.." 지수연은 설명했다. "김유나 씨는 자신이 아직 고급 디자이너 정도의 수준에는 이르지 못했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 같아요. 아가씨께서 김유나 씨에게 이 프로젝트를 맡긴 것만으로도 매우 감사하고 있다고 했어요. 그녀는 이 프로젝트를 발판으로 삼아서 국내에서 열리는 인테리어 디자인 대회에 참가하고 싶어하더군요." 잠시 말을 멈춘 후 지수연은 덧붙였다. "결국 김유나 씨는 아가씨의 이 별장을 자신이 인테리어하고, 자신의 디자인 대표작으로 만들고 싶어하는 거예요. 그래서 따로 디자인 비용을 받지 않겠다고 거절한 거죠." 배유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 "김유나 씨는 야망이 꽤 큰 편이구나.. 확실히 인테리어 디자인 분야에서 이름을 남기고 싶어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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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98장

지수연은 공손하게 말했다. "네, 아가씨. 가능한 한 빨리 준비하도록 하겠습니다. 다른 지시사항은 없으신가요?" 배유현은 손을 저으며 말했다. "다른 일은 없어, 가서 일해." ... 배유현은 페이셔스 그룹에서 핵심 인물은 아니었지만, 할아버지의 보호 덕분에 그룹에서 상당한 권한을 가지고 있었다. 우선 페이셔스 그룹의 다양한 정보 채널을 그녀가 활용할 수 있었고, 그 때문에 그녀가 원하는 정보들은 페이셔스 그룹의 정보 채널이 우선적으로 제공해 주었다. 그래서 지수연은 곧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최고 20명의 인테리어 디자이너 목록과 각 디자이너의 자세한 자료를 배유현에게 전달했다. 배유현은 태블릿을 사용해 몇 시간 동안 꼼꼼하게 자료를 살펴보았고, 새벽 4시 30분이 되어서야 자료들을 모두 읽었다. 그녀는 오전 8시에 알람을 맞추고 잠에 들었다. 아침 8시에 일어난 배유현은 즉시 지수연과 확인 작업을 했다. 유나의 회사는 아침 9시에 시작되기 때문에 지수연은 이미 출발할 준비를 마쳤다. 배유현은 간단하게 방으로 배달된 아침 식사를 마친 후, 세수하고 메이크업을 했다. 그녀는 정교하게 메이크업을 하고, 우아한 스타일의 크림색 7부 셔츠를 입은 뒤 같은 색상으로 이루어진 미디엄 길이의 타이트한 스커트를 입었다. 이 복장은 과하지는 않았지만, 배유현의 뛰어난 몸매와 분위기 덕분에 그녀를 더욱 고귀하고 세련된 인상을 주게 만들었다. 그 시각, 유나는 막 회사에 도착해 자신의 사무실에 들어갔다. 사무실에 들어가자마자 그녀는 곧바로 컴퓨터를 켜고, 어제 밤에 마무리하지 못했던 작업들을 계속했다. 유나는 배유현의 집 구조와 구체적인 매개변수를 드로잉 소프트웨어에 입력하는 작업을 하고 있었다. 동시에 그녀는 건축 설계에서 수정 가능한 부분과 변경 불가능한 부분을 확인해야 했다. 이 작업이 끝나야 첫 번째 디자인 스케치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초안을 작성하기 전에 중요한 일이 또 있었다. 그것은 바로 클라이언트와 함께 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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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99장

곧 지수연은 여성 디자이너의 안내를 받아 유나의 사무실로 들어왔다. 유나는 즉시 자리에서 일어나 지수연을 환영하며 웃음지었다. "지수연 씨, 아침 일찍 찾아오셨네요?" 지수연은 웃으며 대답했다. "대표님, 공사 기간을 확인하러 왔어요. 아가씨께서 인테리어가 끝나고 입주까지 얼마나 걸릴지 알고 싶어 하셔서요." 유나는 조금 난처해하며 말했다. "아.. 지금 프로젝트가 아직 협의 단계에 있어서 몇 번의 회의를 거쳐야 협의점을 찾을 수 있을 것 같은데.. 디자인 초안이 몇 번이나 수정되어야 아가씨께서 만족하실지 아직 모르기 때문에 정확한 기간을 말씀 드리기는 어렵습니다.." 그녀는 이어서 말했다. "하지만, 작업은 두 단계로 진행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첫 번째 단계는 기존 인테리어를 철거하는 것이고요. 이 작업은 비교적 빨리 진행될 수 있을 거예요. 집의 상태를 이미 파악했기 때문에, 최단 시간 내에 내부의 모든 장식물을 철거하는 데 일주일 정도 걸릴 것입니다. 만약 디자인이 빨리 확정된다면, 이후 공사 기간은 통제하기 쉬울 겁니다.”지수연은 이어서 물었다. "대표님, 만약 디자인이 확정된다면, 그날부터 공사가 끝날 때까지 얼마나 걸릴까요?" 유나는 다소 난처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지금은 장담할 수 없어요. 왜냐하면 아직 최종 디자인이 승인 나기까지 얼마나 긴 시간이 걸릴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만약 공사 난이도가 높다면, 공사 기간도 당연히 더 길어지겠죠. 또한, 아가씨께서 이 별장에 어떤 자재를 사용하길 원하실 지도 확신할 수 없어요. 이전에도 몇몇 고객과 인테리어 디자인을 해본 적이 있는데, 어떤 고객은 특정 국가에서 수입한 자재를 사용하길 원하시더군요. 예를 들어, 이탈리아에서 수입한 천연 대리석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면, 이 자재는 최소한 6개월 전에 주문해야 인테리어 기간이 지연되지 않습니다. 만약 수입 가구를 선택한다면, 같은 논리가 적용되겠죠. 따라서 공사 기간을 좌우하는 요소가 너무 많아 지금은 정확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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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00장

지수연은 머리를 들어 유나를 보며 말했다. "김 대표님, 아가씨께서 지금 시간이 된다고 하셨어요. 아가씨는 버킹엄 호텔에 계시는데, 여기서 멀지 않아서요.. 만약 시간이 괜찮으시다면, 지금 바로 가도 될 것 같습니다." 유나는 망설임 없이 대답했다. "괜찮아요, 바로 가시죠." 지수연은 웃으며 말했다. "좋아요! 제가 차를 가져왔으니, 김 대표님, 제 차를 타고 가실래요?" 유나는 흔쾌히 동의하며, 바로 책상에서 메모장과 태블릿 컴퓨터를 가방에 넣고는 지수연과 함께 회사를 떠났다. 유나는 이번 프로젝트를 맡기 전에 이미 시후의 의견을 물어봤기 때문에, 이 프로젝트를 맡은 후에는 매번 시후에게 보고할 필요는 없었다. 특히, 클라이언트를 만나는 것은 인테리어 분야에서는 흔한 일이라, 한밤중에도 클라이언트와 연락해야 하는 상황이 자주 있기 때문에 유나는 별다른 의심 없이 일정을 진행했다. 지수연은 차를 몰아 유나와 함께 버킹엄 호텔로 향했고, 가는 길 내내 유나와 여러 가지 주제로 대화를 나누며 그녀를 주시했다. 그녀가 다른 사람과 연락하거나 메시지를 보내는지 주의 깊게 살펴보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유나는 평소에 휴대폰을 자주 사용하는 편이 아니었고, 지수연과의 대화에 집중하고 있었기 때문에 휴대폰을 가방에 넣어둔 채 한 번도 꺼내지 않았다. 이로 인해 지수연은 안심할 수 있었다. 버킹엄 호텔에 도착한 후, 지수연은 유나를 배유현이 머물고 있는 스위트룸으로 안내했다. 이곳에서 유나는 처음으로 배유현을 만나게 되었다. 첫 만남에서 유나는 배유현이 풍기는 강렬한 아우라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배유현의 외모는 당연히 흠잡을 데 없이 아름다웠지만, 유나를 더욱 놀라게 한 것은 그녀에게서 느껴지는 그 압도적인 존귀함이었다. 이런 느낌은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것이었지만, 직접 대면했을 때 마음속 깊은 곳에서 ‘이 사람은 틀림없이 매우 고귀한 가문에서 태어났을 거야..’라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그런 사람이었다. 동시에, 배유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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