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나는 재벌가 사위다: Chapter 111 - Chapter 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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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장

진원호는 “저희는 선생님의 도움을 평생 잊지 못할 겁니다. 오늘은 급하여 준비하지 못했으니 내일이라도 저희 그룹에 한 번 모실 수 있는지요? 크게 대접해 감사를 표하고 싶은데요.”“괜찮습니다. 전 또 볼일이 있어서요.”은시후는 냉정히 고개를 저었다. “오늘 일은 어르신께서 덕을 많이 쌓으신 분인 것 같아 도와드린 것일 뿐입니다. 그러니 이 일에 대해 떠벌리고 다니시는 건 저도 원치 않습니다. 무슨 말인지 아시겠지요?”진원호는 어리둥절해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언젠가는 저희 그룹이 도움을 드릴 만한 곳이 있을 테니 그 때가 되면 저희를 찾아오십시오.”그러더니 휴대폰 번호가 적힌 명함을 내밀었다. 은시후는 명함을 보지도 않고 받아 든 뒤 돌아서서 장인을 데리고 자리를 떠났다.진원호는 두 사람의 뒷모습이 사라질 때까지 지켜보다 진동오를 매섭게 노려보며 “이후에 저 선생님을 뵙게 되면 무조건 공손히 인사를 하고 절대 사고 치지 말 거라! 알아들었니?”라고 쏘아붙였다.진동오는 풀이 죽은 채로 말했다. “전 그냥 거리에 매대에서 물건 하나 샀을 뿐인데.. 이렇게도 큰 죄가 되는구나....”한편 진설아는 차가운 표정으로 은시후가 떠나는 뒷모습을 보며 이를 악물었다. 은시후의 능력에 감탄하기는 했지만, 마음속으로는 은시후가 자신의 엉덩이를 걷어찬 일을 기억하고 있었기 때문이다.자존심 센 여자에게는 이런 일은 절대 용납할 수 없는 일이었다. 진원호는 한숨을 쉬며 그녀를 위로했다. “후우.. 설아야, 복수는 생각도 하지 마라.. 우리 가족의 앞날은 선생님의 손에 달렸어...”“정말 저 사람이 한 말이 효과가 있을까요?”라며 진동오는 투덜거렸다.진원호는 “더 이상 쓸데없는 소리하면, 방금 전에 말한 것처럼 네 다리를 분질러 버리겠다!”라며 욕설을 퍼부었다.진동오는 깜짝 놀라 목을 움츠리며 감히 말을 잇지 못했다.진설아는 치욕스러움에 발을 동동 굴렀다. “알았어, 아빠... 건드리진 않을게요...”하지만, 여전히 쓰라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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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장

잠시 후 은시후의 몸속의 에너지가 폭발하며 이리저리 돌아다니는 것을 느꼈다.이..이게 바로 옛 사람들이 말하던 영기라는 건가?!다시 그 돌을 꺼냈을 때, 은시후는 돌이 이미 기운을 거두어 들이고 보통 돌멩이와 같아졌다는 것을 깨달았다.은시후는 『구현보감』에 기록되었던 내용을 머리 속에서 다시 돌려보기 시작했다. 하지만 영물 안에서 영기를 다시 뽑아내는 방법은 기억이 나지 않았다.은시후는 돌멩이를 다시 주머니에 넣을 수밖에 없었다, 직감적으로 그는 이 물건이 평범하지 않다고 느끼긴 했지만, 당시 연구가 부족했기에 영기가 다시 느껴질 때 한 번 더 연구해보기로 했다.온몸에서 끈적끈적함이 느껴지자, 시후는 샤워를 하러 급히 달려갔다. 이미 오후 5시가 넘은 시간이었다. 그 때 유나가 그에게 전화를 걸었다.유나는 먼저 지금 엠그란드 그룹에서 사업 내역을 논의하고 있다는 것을 알려주었다. 사실 그녀가 전화한 요지는 5부제로 자차를 몰고 출근할 수 없었기에, 혹시 장인의 차를 타고 자신을 좀 데리러 올 수 있냐는 것이었다.유나가 부를 때 시후는 거절하기가 어려웠다.그리고는 전화를 끊자마자 즉시 장인어른을 찾아가 차 키를 받은 다음 차를 몰아 엠그란드 그룹의 건물로 갔다.주차장에 도착한 시후는 휴대폰을 꺼내 유나에게 전화를 걸었다.유나는 처음엔 받지 않았지만 곧 카톡으로 답장을 보냈다.시후는 유나에게 답장을 보낸 뒤 차 밖에서 잠시 그녀를 기다렸다.그 때 엠그란드 그룹 부회장 이태리가 그에게 전화를 걸었다. “회장님, 혹시 회사에 오셨나요?”은시후가 궁금한 듯 “어떻게 아셨어요?”라고 물었다.이태리는 “제 사무실에 있는데 마침 회장님의 차가 보이더라고요.”은시후는 “혹시 볼 일이 있나요?”라며 웃었다.이태리는 “아마, 사모님께서는 아직 회의 중이셔서 시간이 좀 더 걸릴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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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장

은시후는 자신을 뒤따라오는 발자국 소리에 옆의 유리를 곁눈질로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자신을 뒤따라오고 있는 권여빈을 발견했다.젠장!권여빈이 여기에 있는 자신을 알아차리게 되면 분명 자신이 엠그란드 그룹의 회장이라는 것을 연상하게 될 것이다.게다가 그녀는 자신이 LCS 그룹의 자제라는 것까지 알아낼 것이다!이건 정말 일촉즉발의 상황이었다.그래서 자신을 쫓아오는 권여빈을 보면서 시후는 발걸음을 재촉해 회장실로 들어간 다음 문을 잠가버렸다.권여빈은 회장이 갑자기 빠른 걸음으로 사무실에 들어갈 줄은 몰랐다. 회장과 말 한마디 나누려고 쫓아갔던 것인데.. 이미 순식간에 사무실로 들어가버린 그였다.그녀는 회장이 이미 사무실로 들어가버린 것을 보고 실망하며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뭐야.. 이상하잖아.. 일부러 나를 피하는 것처럼 행동하는 건 뭐야...?”하지만 그녀는 여전히 포기하지 않고 사무실 문 앞으로 다가가 노크하며, “회장님 안녕하세요? 저는 새로 부임해온 경영 본부장 권여빈이라고 합니다. 제가 보고드릴 내용이 있어서요.”라고 말했다.은시후는 일부러 목소리를 깔며 “이태리 부회장에게는 보고하셨나요? 그런 내용은 당연히 자신의 상사에게 먼저 보고해야 하는 것 아닙니까? 설마 이런 내용도 모르는 건가요?”“아! 죄송합니다 회장님.. 제가 깜빡하고..”권여빈은 그의 말에 겁에 질려 긴장하며 생각했다. ‘회장님이 너무 까칠한 거 아냐? 대체 왜 화를 내는 거지? 보고를 직속 상사에게 바로 하지 않아서? 그렇다고 이렇게 얼굴도 안 보여주고 화를 내다니..”권여빈은 회장실 앞에 더 이상 머물 엄두가 나지 않아 발길을 돌리고 말았다.은시후는 권여빈의 발자국 소리가 멀어지자 그제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하마터면 권여빈 씨에게 정체를 탄로날 뻔 했어.. 오늘은 진짜 위험했다!앞으로도 종종 엠그란드 그룹에 들르게 될 터인데.. 권여빈은 현재 경영 본부장으로 자신과 같은 층에서 사무실을 쓰고 있었기에 더더욱 신경이 쓰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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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4장

이태리 부회장이 자신에게 볼일이 있다는 말을 들은 권여빈은 즉시 그녀의 사무실로 찾아갔다.이때 은시후는 서둘러 계단을 내려갔다.계단을 막 내려왔을 때, 유나가 지친 얼굴로 회의실에서 걸어 나오는 것이 보였다.유나는 분명 여러 협력사들과의 회의들로 인해 너무 지쳤지만, 어쩔 수 없다는 듯 말했다. “지금은 일이 많이 바빠요.. 해결해야 할 게 많아서.. 진짜 너무 바쁘니까 어찌할 바를 모르겠네요..”라고 말했다.은시후는 그런 유나를 보자 마음이 아파왔다. “그럼 일하는 다른 사람들과 일을 좀 나눠서 하는 게 어때요? 그래도 너무 힘들다면, 그만두는 건요?”“그건 안 돼요.” 유나는 “내가 이사직에 오르게 된 것이 얼마 되지도 않았잖아요.. 아직 내 자리가 안정되지도 않았는데.. 제가 노력해야 하지 않겠어요? 만약 내가 이 자리에서 게으름을 피운다면 아마 혜준 오빠처럼 내 자리를 탐내고 날 대신하려는 사람이 달려들 거라고요.”라고 말했다.김혜준을 생각하니, 유나는 저도 모르게 화가 치밀었다. 김혜준은 특히 유나에게 짜증나는 존재였다. 늘 자신에게 맞서는 존재였고 또 항상 남의 자존심에 금을 가게 만드는 일을 즐기는 인간이었기 때문이다.돌아가는 길, 유나는 차에서 눈을 감고 휴식을 취했고 시후는 운전에 전념한 채 그녀를 방해하지 않았다.******같은 시각, 이태리의 사무실.이태리는 권여빈이 새로운 직책을 부여 받았고, 이에 따라 인사 이동을 하게 될 것이라는 내용을 알려주었다.권여빈은 약간 놀랐다.자신이 경영 본부장의 업무를 받은 지 얼마나 지났다고 마케팅 본부장을 맡으라니?? 갑자기 왜?이태리는 “우리는 여빈 씨가 능력 있는 여성이라고 생각해요. 우리 회사에서 경영 업무만 보는 건, 사실 당신의 능력을 썩히는 것이라고 판단했고요. 이력서를 봐도, 당신은 대학에서 기업관리와 마케팅을 전공하지 않았나요? 따라서 여빈 씨는 마케팅 업무와 잘 어울리는 인재이며, 우리 회사에 있어서도 세일즈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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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5장

액정에 떠 있는 김혜준이란 세 글자를 본 권여빈은 전화를 받고 싶지 않았다.그녀는 지금까지 김혜준에 대해 별로 좋은 인상을 받지 못했다. 아마 조금 친분을 쌓은 뒤 자신을 김혜준의 편으로 끌어들이려고 하겠지..하지만, 여빈은 이런 류의 인간들에게는 별 관심이 없었기 때문에 그녀는 그냥 전화를 받지 않았다.그러나 김혜준은 몇 번이고 전화를 계속했다. 그러자 권여빈은 마지못해 전화를 받았다. “혜준아, 무슨 일이야?” 그녀의 말투는 냉랭했다.김혜준은 “여빈아, 잘 지내? 듣자 하니.. 이번에 마케팅 본부장이 되었다면서??”“소식통이 빠르네?”“엠그란드에 친구가 몇 명 있거든.. 하하.. 그런데 이번에 네가 새로 임명을 받았다고 해서 알려줬다.” 라고 말했다.“응, 맞아. 이제 마케팅 본부장이야.” “키야~~~ 축하한다!” 김혜준은 “이제.. 실세 아냐 실세?? 이제 할 일이 많겠네? 이번에 진짜 운이 좋았다 너?”권여빈은 “고마워.” 라며 담담하게 말했다.“여빈아, 그런데.. 네가 서울에 온 지도 이미 꽤 됐잖아? 내가 지난 번에 너에게 실수 한 것도 있고.. 사과를 좀 하고 싶어.. 내가 식사 한 끼 대접하고 싶은데 어때? 오늘 또 이렇게 마케팅 본부장도 되셨고.”“그런데, 나 오늘 늦게까지 야근해야 할 것 같은데....?” 권여빈은 완곡하게 거절했다.하지만 김혜준은 포기하지 않았다. “야, 여빈아! 이런 좋은 일은 그때그때 축하해야지~ 내일이 되면 또 오늘처럼 기쁘겠냐? 넌 서울에 친구가 별로 없잖아, 내가 보기에 우리 둘이서 축하할 곳을 찾아서 즐겁게 보내면 되는 거야~ 다른 사람들에겐 비밀로 하고.”권여빈은 살짝 마음이 흔들렸다.솔직히 그녀는 오늘을 정말 축하하고 싶었다.하지만, 유나도 올 수 없는 마당에 누구와 함께 축하를 해야 할지 막막하긴 했다.그런데 마침 김혜준이 먼저 전화를 걸어와 자신에게 선택의 여지를 준 셈이었다.비록 김혜준이란 사람은 좀 위선적이긴 해도 두 사람이 함께 좋은 일을 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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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6장

사실 권여빈도 대충 김혜준의 의도를 짐작할 수 있었다. 그녀는 자신을 지키기 위해서 오늘 밤은 절대 김혜준과 술을 마시지 않기로 마음먹었다.김혜준은 그녀를 설득하지 못하자 답답했지만 내색하지는 못하고 “아.. 술을 안 마시면 안 마시는 거지 뭐~ 그럼 음료나 하나씩 시키면서 축하하지 뭐!”라고 말했다.권여빈은 “이해해줘서 고마워!”라며 고개를 끄덕였다.그런데 옆 테이블에 앉은 남성이 조금 전부터 권여빈을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었다.권여빈이 식사를 하러 들어온 순간부터 그는 그녀의 용모와 기품에 매료되었다.그가 보기에, 그녀는 아름다우면서도 기품이 있어서, 마치 여신이 내려온 것만 같은 착각을 불러 일으켰다!한참을 지켜보던 그는 그녀의 앞에 앉아있는 남자가 남자친구가 아닌 것 같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이 기회를 놓칠 수 없다고 결심했다.잠시 후 그는 자리에서 일어서서 권여빈과 김혜준의 테이블로 다가갔다. “저.. 식사하는데 정말 죄송합니다만.. 당신이 들어서자마자 첫눈에 반해버렸습니다.. 혹시 실례가 안 된다면 연락처라도 남겨 주실 생각이 있으십니까?”권여빈은 갑자기 멍해졌다.여기서 식사를 하다가 고백을 받게 될 줄이야..김혜준은 순간적으로 머리 끝까지 화가 솟구쳤다.어디서 이런 멍청한 새끼가 튀어나온 거야? 지금 내가 여빈이를 꼬시고 있는 거 안 보이나? 감히 누굴 꼬시러 오는 거야? 이건 죽고 싶어 환장한 게 아니면 뭐겠어?그는 권여빈이 입을 떼기도 전에 자신이 먼저 냉랭한 목소리로 말했다. “너 누구야? 지금 내가 누군 줄 알고 감히 여기로 달려와 잡소리를 해대는 거야?”그 남자는 “지금 전 이 여성분과 이야기하고 있는데요? 그러는 당신은 무슨 상관이시죠?”라며 대꾸했다.그리고는 권여빈에게 말했다. “제가.. 저 옆 자리에서 오랫동안 지켜보다가, 실례를 무릅쓰고 용기 내어 온 것입니다. 제가 방해하고 싶지는 않았지만, 정말 당신을 보자마자 너무 설렜습니다. 오늘 기회를 놓칠까 봐 이렇게 온 것이니 양해해주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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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7장

그 사내는 김혜준에게 유리병으로 한 대를 얻어맞자 갑자기 머리가 어지러워, 그 자리에 똑바로 서있기가 어려웠다.주위에서 식사를 하던 사람들도 바닥에 흩어지는 유리 조각으로 인해 깜짝 놀랐다.김혜준은 피투성이가 된 사내를 노려보며 비웃었다. “빨리 꺼져, 내가 너의 다리를 분질러 버리기 전에!”사내는 이를 악물고 머리를 감싸 쥐며 “좋아, 이 새끼가.. 조금만 기다려 봐!”그는 피가 흐르는 이마를 감싸 쥐고 황급히 레스토랑을 뛰쳐나갔다.김혜준은 별거 아니라는 듯 웃으며 “저런 멍청한 자식.. 별것도 아닌 주제에 감히 날 위협해? 맞아야 정신을 차리지.. 내가 감히 누굴 두려워하겠어?”그는 짐짓 거만한 표정으로 권여빈에게 말했다. “여빈아, 어디서 저런 날파리 같은 놈이 꼬였는지 모르겠지만 그냥 식사나 계속할까?”권여빈은 이런 난리통에 기분이 별로 좋지 않아 그저 고개를 끄덕이며 아무런 말이 없었다.식사 도중에 김혜준은 몇 번이나 분위기를 띄우려고 노력했지만, 여빈은 전혀 반응이 없었다.그녀의 눈에 비친 김혜준은 그저 무능력한 인간일 뿐만 아니라, 행동은 거칠고 경솔하기까지 하기에 도무지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김혜준은 자신이 조금 전 그 멍청한 놈을 밟아버린다면, 여빈이 자신의 남자다움에 반할 것이라 생각했다. 그리고 여빈이 이런 자신의 모습을 보고 거부감과 반감이 생길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지금 둘 사이의 어색한 분위기는 그를 굉장히 우울하게 만들었다. 권여빈이 힘쓰는 남자를 싫어할 줄이야.. 내 발등을 찍은 꼴이 아닌가?김혜준은 한 끼를 먹는데도 체한 것 마냥 속이 너무 갑갑했다.밥을 먹고 나서, 그는 원래 권여빈과 함께 이야기를 조금 더 나누며 서로의 감정을 진전시킬 계획이었다. 하지만 자신의 예상과 다르게 권여빈은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되었네..? 오늘 식사 고마워!”김혜준은 그녀를 그냥 보내기 아쉬워 “그럼 내가 집까지 바래다 줄게.”라며 그녀를 설득했다.하지만 권여빈은 전혀 흔들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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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8장

김혜준은 날아오는 쇠파이프에 놀라 하마터면 오줌을 지릴 뻔했다.이때, 김혜준은 너무 놀란 나머지 순간 권여빈을 밀쳐버렸다. 권여빈은 “꺄악!” 하는 소리와 함께 반대편으로 밀려났다.그 짧은 찰나 김혜준은 쏜살같이 자신의 차 앞으로 달려가, 문을 열고 시동을 건 다음 서슴없이 호텔을 빠져나가 버렸다.권여빈은 부아가 치밀었다.저 망할 자식!일은 자기가 저질러 놓고, 결국 중요한 순간에는 제 목숨 아깝다고 여자를 밀치고 순식간에 도망을 치는 건 대체..?이 세상에 저런 머저리가 또 있을까?김혜준이 도망가는 걸 본 사내는 욕을 퍼부었다.“저 병신 같은 놈이 지금 여자를 버리고, 살아보겠다고 혼자 도망치다니.. 쓰레기 아냐?!”말을 마치자, 그는 권여빈을 쳐다보며 냉담하게 말했다. “어이, 예쁜이! 방금 그 새끼 빨리 불러와. 안 그러면 내가 좀 무서워 질 것 같거든..?”권여빈은 “전 방금 그 사람과 잘 모르는 사이니까, 두 분의 일에 절 엮지 말아 주세요.”라고 말했다.그 사내는 자신을 가리키며 이마의 거즈를 눌렀다. “아오 씨.. 내가 방금 저 새끼 때문에 이마를 열여섯 바늘 꿰맸거든? 그리고 식사도 제대로 못했지! 그 새끼가 당신을 구하러 오지 않는다면, 나랑 하룻밤 즐겁게 보내다 가면 되는 거고!”권여빈은 “왜 그러세요? 그건 범죄라고요!”“범죄?” 그는 “이 동네에서는 내 말이 곧 법이야! 나랑 즐거운 밤을 보내면 아마 뭐가 진정한 법인지 알게 되겠지~!”권여빈은 그의 말에 소름이 쫙 돋았다. 지금 이 순간.. 공포와 절망만이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그러다 그녀는 재빨리 외쳤다. “제가 그럼 그 사람에게 전화를 해볼게요!”그리고는 가방에서 핸드폰을 꺼내 김혜준에게 전화를 걸었다.그 시각, 김혜준은 엑셀을 있는 힘껏 누르며 필사적으로 도망치고 있었다. 분명 호텔에서 멀어지면 멀어질수록 좋을 거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그런데 느닷없이 휴대폰 액정에 이란 이름이 뜨자, 그의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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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9장

권여빈은 다리에 심한 통증을 호소하며 절망감에 눈물을 흘렸다.눈물에 젖으니 더욱 아름다운 그녀의 얼굴 때문에, 사내는 흑심을 품을 수밖에 없었다. “어서 차에 태워!”그의 옆에 서있던 한 사내가 말했다. “민석아, 그럼 우리는 언제 이 이쁜이랑 한 번 할 수 있는 거야?” 엄민석은 냉담하게 말했다. “내가 먼저지! 벌써부터 자기 차례를 묻고 있어?!”그리고는 손을 뻗어 그녀를 차 안으로 끌어넣으려 했다.그때, 엄민석은 갑자기 여러 번의 고통스러운 비명소리를 들었다.“으악!! 으아!”갑자기 몇 차례 비명이 더 울려 퍼졌다.민석은 화가 난 듯 고개를 들어 “뭐야? 무슨 일이야?”라며 소리쳤다.그런데 그가 고개를 들자마자, 갑자기 강한 바람이 얼굴을 스치는 것이 느껴졌다.그게 뭔지 미처 파악하기도 전에 얼굴에 심한 통증을 느꼈고, 눈앞이 캄캄해졌다. 분명 조금 전 콧잔등이 뚝하고 부러지는 소리가 들렸는데 그 때문인지 코피가 쏟아지고 있었다.마치 큰 망치가 머리를 내리친 것처럼 너무나 고통스러워 민석은 비명을 질러 댔고, 몸을 휘청거리며 뒤로 쓰러졌다.그가 쓰러지자, 뒤에 있던 패거리들이 죽은 토끼 마냥 땅바닥에 꼼짝 못하고 엎어져 있는 것이 보였다.권여빈이 겁에 질린 채 고개를 들자, 그녀의 아름다운 눈이 휘둥그레졌다.칼처럼 서늘한 눈빛의 검은 마스크를 쓴 한 남자가 자기 앞에 서 있었기 때문이다.권여빈은 놀라움과 동시에 한편으로는 마음속으로 기뻐 외쳤다. 누구지? 날 구하러 온 거야? 맞겠지? 틀림없이 날 구하러 온 거야!민석은 피투성이가 되어 쓰러져 일어나지 못했다.검은 마스크를 낀 사내가 순식간에 남자 네 명을 쓰러뜨리자, 남은 나머지 몇 명은 몇 초 동안 멍하니 서 있다가 조금 뒤 겨우 반응했다. 그들은 고함을 치며 그를 향해 달려들었고, 남은 동료들을 불러모았다.“당..당신은 누구죠?” 권여빈은 땅바닥에 앉아서, 눈앞에 있는 남성을 우러러보고 있었다.그는 묵묵부답으로 그녀를 번쩍 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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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장

은시후는 그녀를 한 번 쳐다보았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녀는 회사에서 늘 자신의 정체를 캐려고 시시탐탐 노리고 있었으므로, 굳이 직접 정체를 밝혀 귀찮은 일을 만들 필요가 없었다. 그러니 차라리 사실을 끝까지 숨기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게다가, 그는 그녀가 권여빈을 특별 대우하려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아내 유나를 봐서 절친인 그녀를 구해준 것일 뿐이었으니까.자신을 보고도 아무 말이 없자, 권여빈은 상대방이 자신의 정체를 드러내지 않고자 하는 것이 틀림없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더이상 캐묻지 않았다.하지만, 그녀는 평소 남들에게 빚지고는 못사는 성격이었기에 목숨을 구해준 은인에게 뭔가 보답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그러자 권여빈은 다시 한 번 그에게 질문을 하려고 했지만, 자신의 귓가에 걸걸하게 쉰 목소리가 들려왔다.“지금 입고 있는 바지를 벗어.”권여빈은 깜짝 놀라 고개를 들었다. 마스크를 낀 남성의 시선이 자신을 향해 있는 것을 느끼자 그녀는 갑자기 수치심이 느껴졌다.아니.. 겨우겨우 호랑이 굴에서 벗어났더니, 여우 굴에 들어간 셈이 아닌가..?여기는 인적이 드문 곳인 데다가, 상대방의 덩치가 꽤 커서 아무리 소리를 질러봐도 벗어날 수 없을 것이었다.권여빈은 또 다시 절망하며, 입술을 잘근잘근 깨물었다. 그리고는 어두운 목소리로 말했다. “당신.. 내 몸의 털 끝 하나 건드릴 수 없어. 내가 조금 전에 얼마나 힘들게 도망친 건데!! 지금 나에게 딴짓을 하려는 거면, 그냥 여기서 죽어버릴 거야!”은시후는 당황하며 손을 들어 그녀의 다리를 가리켰다. “당신은 이미 상처 때문에 힘줄을 다쳤고, 상처가 대동맥이랑 가까이 붙어 있어 만약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다리를 못 쓸 수도 있습니다. 지금 지혈이 안 되면 병원에 가야 하는데, 내가 보기에 그 때가 되면 병원에 간다고 해도 치료할 수 없을 겁니다. 그런데 지금 뭐 어떻게 하란 겁니까?”권여빈은 토끼 눈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그녀의 볼이 갑자기 후끈 달아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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