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Chapter 591 - Chapter 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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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1장

경가네 공관. 하람은 이미 주방에 시켜 한상 가득 맛있는 음식들을 차려 놓았다. 대부분의 음식들은 진몽요가 좋아하는 것들이었다. 진몽요는 식탁을 보며 누군가에게 관심을 받는다는 건 매우 좋은 일임을 느꼈다. 그녀의 마음을 따듯하게 만들어 주었다.  경성욱은 아직도 나타나지 않았고 경소경은 당연히 그의 행방을 묻지 않았다. 진몽요는 하람에게 물었다. “어머님, 아버님은 어디계세요? 아직 안 오셨나요?”  하람은 경소경의 눈치를 봤다. “서재에 있을거야 아마… 소경이가 만나면 기분 안 좋을까봐 숨어 있는 것 같아. 내가 말했는데도 소용없네. 몽요야, 네가 소경이랑 같이 가서 불러올래?”  경소경은 계속 고집을 피웠다. “난 안가요, 꼭 밥 먹어 달라고 부탁하는 거처럼. 먹을거면 내려오고 안 먹을거면 말겠죠.”  진몽요는 슬쩍 그의 발을 밟았다. “무슨 말이에요? 아까 오는 길에 나랑 얘기했잖아요. 얼른요, 같이 가요!”  경소경은 진몽요를 거절할 수 없어 어쩔 수 없이 그녀와 함께 올라갔다. 서재 앞, 그는 들어갈 생각이 없었는지 문 앞에 서 있었고 진몽요는 그에게 강요하지 않고 문을 두들겼다. “아버님, 식사하세요. 저랑 소경씨 왔어요.”  경성욱은 빠르게 서재 문을 열었고 얼굴엔 선한 미소를 띄고 있었다. “그래, 금방 내려가마.”  경소경은 바로 뒤를 돌아 내려갔고, 진몽요는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따라 내려갔다.  경성욱은 바로 내려와 자리에 앉았고, 다같이 앉으니 마치 화목한 가족 같았다. 하지만 사실상 분위기는 썩 좋지 않았고 왠지 모르게 오묘했다. 진몽요는 분위기를 어떻게 띄울지 몰라 고개를 숙인 채 젓가락만 씹고 있었다. 만약 앞으로 여기서 식사할 때 매번 이런 분위기라면 그녀는 다시 오고싶지 않았다…  하람은 진몽요에게 음식을 집어주었다. “몽요야, 앞으로 소경이랑 자주 오렴.” 그녀는 지금 기댈 수 있는 사람이 진몽요 밖에 없었다. 만약 진몽요가 중간에 없었더라면, 경성욱과 경소경이 한 식탁에서 밥 먹는 일은 아마 없었을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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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2장

그가 아무 말도 안 하자 진몽요는 짜증이 났다. 지금 그의 모습은 평소답지 않았다. 그리고 그녀는 극도로 좋아하지 않았다. 마치 그때 두 사람이 다퉜을 때처럼, 헤어지기 직전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녀는 그에게 무언가를 강요하는 것도 아니었고, 그녀를 위해서 아버지를 당장 용서 해달라는 것도 아니었다. 그저 그녀의 희망사항일 뿐이었다… 그거 조금 더 참을 수 있는 인내심만 있다면, 적어도 만났을 때 모든 사람이 불쾌하진 않을 것이다.  네 가족중, 유일하게 그녀만 외부인이였다. 이런 상황에서 그녀가 불편한 건 당연하고, 심지어 긴장까지 되는 와중에 이런 차갑고 어색한 분위기까지 감당하고 싶지 않았다. 그녀는 당황하고 주눅들어 다시 이곳에 와야하나 고민해야 했다. 하지만 눈 앞에 이 남자는 그녀가 사랑하는 사람이고 두 사람은 곧 약혼할 예정이니, 그가 마음속에 앙금을 다 버리고, 깔끔하게 과거를 잊은 해 새로운 미래를 맞이할 수 있게 바랄 뿐이었다.  그녀는 지금 자신의 노력이 다 사라진 것만 같았다. 어떻게 노력해고, 소용이 없었고 경소경은 하필 그녀와 이런 얘기하는 걸 원치 않았다. 그녀는 침묵을 싫어한다. 다들 불만이 있으면 말로 하면 되는 거 아닌가? 대화는 인간의 원초적은 교류방법이다. 대화를 하지 않으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까?  “경소경씨! 도대체 무슨 생각이에요? 당신 기분은 이해되는데, 당신도 나를 좀 이해해 줄 수 없어요? 천천히 하면 되잖아요. 아버님을 모르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모르는 사람이랑 밥 먹을 때 그런식으로 자리 뜨는 거 아니잖아요? 난 많은 걸 바라지 않아요, 적어도… 같이 밥 먹을 때 이렇게 어색한 상황 만들지 않으면 안돼요?”  경소경은 너무 짜증이 나서 그녀의 말이 들리지 않았고 진정한 뒤 이해하려고 하지도 않았다.”이 일 당신이 신경 쓰지 마요. 난 원래 여기 올 생각 없었어요.”  진몽요는 살짝 억울했다. 분명 오는 길에 다 얘기하고, 두 사람은 그렇게 즐거워 보였는데, 지금은 완전히 태도가 바뀌었다. 그는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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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3장

경소경은 잠깐 멈춰 눈을 내리깔고 감정을 추스렸다. “내가 엄마한테 전화해서 사과 드릴게요, 당신 앞에서. 그럼 돼요?”  진몽요는 그가 무슨 생각인지 감을 잡지 못했다. 혹시라도 그가 원하지 않는데 오직 그녀를 달래주기 위해서 그런 거일까봐 걱정됐다. “그… 그럴 필요까지는 없어요. 그런데 어머님한테 전화는 드리면 좋을 것 같아요.”  그는 아무 대답 없이 하람에게 바로 전화를 걸었다. 폰과 차는 블루투스로 연결되어 있어, 진몽요가 모든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여보세요? 소경아…”  “엄마, 죄송해요. 아까는 이성을 잃었나 봐요. 다음엔 안 그럴게요.”  “괜찮아… 난 이해해. 아버지가 그림에 너무 열정을 보여서 그게 싫었던거지? 그래도 한 평생을 바치신 일이니 완전히 버릴 수는 없겠지. 난 네가 그 사람한테 잘해주는 걸 바라는 게 아니야. 그렇지만 엄마를 봐서라도 사이 좋게 지내자, 응? 방금처럼 행동하면 몽요도 난처했을 거야. 이제 넌 어린애가 아니잖아. 연애 한 두 번도 아니고. 상대방 생각해줄 줄도 알아야지. 사랑하는 사람을 생각해주는 건 늘 옳은 일이야. 그래, 얼른 들어가서 쉬렴. 난 괜찮아.”  경소경은 숨을 들이 마셨고, 즐거운 날들이 아닌 앞으로 짜증날 날들만 눈 앞에 아른거렸다. ”네, 알겠어요.”  전화가 끊기자 차에는 침묵만 남았고 한참동안 두 사람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진몽요는 비록 그가 쫓아와서 그녀에게 사죄하고 달래 주었지만 그의 기분은 좋아지지 않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저 그는 잠시동안 좋지 않은 기분을 참고 있을 뿐이었다. 식탁에서 그 대화주제를 꺼낸 건 그녀였고, 앞으로 또 말 실수를 해서 그의 심기를 건들일까 무서웠다.  결국 경소경이 먼저 입을 열었다. “내 집으로 가요. 집으로 가지 말고. 오늘 저녁은 혼자 싫은데, 그래줄거죠?”  진몽요는 거절하지 못했지만 망설였다. “아니면… 오늘만 당신 집에 안 가는 거 어때요? 다들 기분 안 좋으니까 각자만의 시간을 갖는거죠. 자고 일어나면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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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4장

하람은 소파에 앉았다. “서두를 필요 없어. 설마 네 월급이라도 깎겠니? 어제 저녁 일은 고마웠어. 네가 분명 소경이한테 한마디 했겠지. 아니면 걔가 전화해서 사과하지 않았을 거야. 사실 걔 탓만 할 수는 없는데 말이야.”  진몽요는 방금 일어나서 아직도 멍한 상태였다. “어… 아니에요…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인데요.”  갑자기, 하람의 표정이 변했고 손을 뻗어 소파 밑에 깔린 옷 한 벌을 끄집어냈다. “이거…”  진몽요는 온 몸이 굳었다. 만약 그녀가 생각하는 게 맞다면 밑에는 옷 말고도… 다른 사람이 보면 안되는 것들이 더 있었다! 정신을 차리고 그녀는 다가가 옷을 뺏었다. “죄송해요, 집이 더러운데 제가 아직 청소를 못 했거든요! 어머님도 바쁘신데 저까지 보러 오지 않으셔도 돼요. 저는 괜찮아요. 소경씨도 잘 지내고 있고요. 저 먼저 씻고 곧 나가 볼게요.”  하람은 어색한 기색을 꾹 참았다.”어… 그래 그럼. 나도 가볼게. 괜찮아, 난 아무것도 못 봤어. 젊은 사람들이니까 그럴수도 있지. 너무 무안해 하지 않아도 돼. 난 가족인데 뭐. 내가 가져온 과일 회사에 잘 챙겨가.”  진몽요는 고개를 끄덕이는 일 외에는 할 수 있는 게 없었고 할 수만 있다면 쥐구멍 안으로 숨고 싶었다. 아니, 일단 숨기 전에 경소경을 먼저 패고 싶었다! 그녀야 말로 옷을 막 던지는 습관이 없었고 모두 그의 짓이었다.  하람이 가고 나서 그녀는 긴 숨을 내쉬었다. 그녀는 준비를 하고 회사로 향했다.  점심시간. 사무실에는 사람이 별로 없었고, 그녀는 바로 경소경의 사무실로 들어갔다. 그는 자리에 없었고 그녀는 과일과 음식을 그의 책상에 올려 놓았다. 자리에서 나서려는 그 순간, 문 앞에서 호기심 많은 누군가가 머리를 내밀었다. “뭐해요? 경대표님한테 먹을 거 주는 거예요? 와… 그런 거 아니죠? 설마 대표님 짝사랑 중이에요?”  진몽요는 누군가에게 들킬 줄 몰랐다. “그런 거 아니에요. 어머님이 가져다 달라고 부탁하셨어요. 헛소리 그만 하세요.”  동료A는 중얼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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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5장

경소경은 이 일이 심각하다고 생각했었지만 왠지 모르게 그녀가 질투하는 모습을 보니 흐뭇했다. “맞춰봐요.”  진몽요는 폭발하기 직전이었다. “맞추라고요? 내가 오후내내 이것 때문에 화나 있었는데 맞추라고요? 됐네요! 그래서 무슨 사이예요?”  경소경은 웃으며 말했다. “ㅎㅎ…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거예요? 내가 예전에 아무리 놀았다지만 주변 사람은 절대 안 건들여요. 그 A한테 가서 물어봐요. 내가 밖에서는 잘 노는 거 사람들 다 아는데 회사에서 여직원을 가까이한 적은 절대로 없어요. 유비서가 예쁘기도 하고 몸매도 좋지만, 아쉽게도 비서니까 어쩔 수 없었…”  그가 말을 다 하기도 전에 진몽요는 그를 때렸다. “이 나쁜 자식! 아쉽긴 뭐가 아쉬워요. 주변 사람 안 건들인 다면서 이순은 뭐예요 그럼?”  이순 얘기가 나오자 경소경의 표정은 살짝 굳었다. “맞아요. 걔 때문에 내 신념이 깨졌어요, 그래서 오늘 같은 날이 온거죠.”  진몽요는 아직도 화가 났지만 그의 표정이 변하자 더 이상 때리지 않았다. “이럴 줄 알았으면 그냥 여기 안 올 걸 그랬어요. 맨날 당신을 호시탐탐 노리는 여자들이랑 경쟁해야 하잖아요.”  경소경은 몸을 틀어 그녀에게 안전벨트를 해주었다. “알았어요. 그러니까 더 화내지 말아요. 내일 바로 남자 비서로 바꿀게요. 그런데 유비서는 바로 자르긴 힘들어서 다른 계열사로 보낼게요. 이런 건 다 사소한 일이예요. 예전에는 내가 바람둥이였지만 그것도 다 과거일 뿐이에요. 앞으로 나한테는 당신 밖에 없고 당신한테만 설레요. 그럼 된거잖아요?’  그가 이렇게 쿨하니 진몽요는 자신이 너무 호들갑을 떨었나 싶어 누그러졌다. “그게 되겠어요? 겉으로는 신사 같아 보여도 뼛속까지 바람둥이 같은데… 그리고 어제 밤 일 아직도 결판 못 냈거든요. 당신 때문에 소파에 버려진 옷 어머님이 직접 보셨어요. 내가 그 순간에 얼마나 쥐구멍으로 숨고 싶었는지 알아요? 아침에 나 깨워주지도 않고, 하마터면 무단결석 처리될 뻔했잖아요.”  경소경은 그녀의 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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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6장

다음 날 아침, 경소경은 일찍 진가네에 도착했다. 차는 정문 앞에 세웠고, 무척이나 화려해 보였다.  전화를 받고 진몽요는 꾸물거리며 침대에서 일어나 세수를했다. 강령은 그녀보다 마음이 급했는지 이미 다 꾸민 상태였고 그녀의 화장까지 도와주었다. “너 이 계집애, 일찍 자라고 했지. 이제 와서 눈도 못 뜨고 있네. 소경이 이미 아래에서 기다리고 있는데, 그 차 대박 멋있더라. 역시 경가네 집안이야. 약혼 한번 하는데 그렇게 힘쓰다니, 결혼할 때는 얼마나 근사할까?”  진몽요는 화장대 앞에서 하품을 했다. “엄마, 좀 천천히 하면 안되요? 호텔 가서 밥 먹는 시간만 맞추면 되잖아요? 지금 졸려서 그냥 자고 싶어요. 어제 엄마도 늦게 자지 않았어요? 어떻게 하나도 안 피곤해 보여요?”  강령은 그녀가 한심한 듯 귀를 잡아당겼다. “나는 잠을 아무리 못 자도 중요한 일은 챙겨. 그러니까 당연히 잘 일어났지. 너처럼 말이야, 젊은 사람이 아무것도 신경 안 쓰고, 중요한 일도 구분 못해서 되겠어? 소경이는 아침 일찍 왔는데, 넌 아직 침대에 누워있고 그건 예의가 아니지. 얼른 준비하고 내려가자. 연이 온다는 소식은 못 들었는데, 안 온데?”  온연이 언급되자 진몽요는 약간 정신이 들었다. “제가 전화해서 물어볼게요. 아마 오후에 제도공항에 도착할 거예요. 이런 중요한 일에 걔가 절대로 빠지면 안되죠. 어제 저녁에 전화했을 때 오늘 꼭 온다고 했어요.”  전화를 걸었지만 전원이 꺼진 상태였다. 진몽요는 온연이 비행기를 탔다고 생각하고 신경 쓰지 않았다.  건물 아래. 경소경은 초조하게 한시간 동안 그녀를 기다렸고, 벌써 불안해졌다. “올라가서 보고 올 테니까 기다리세요.”  문 앞에 도착하자 강령이 문을 열었다. “소경아, 우리 거의 다 됐어. 몽요 아직 화장중이니까 조금만 기다려. 금방이면 돼.”  경소경은 수줍은 미소를 지었다. 눈 앞에 있는 사람은 이제 그의 장모님이 될 사람이니 예전과는 다른 사이였다. “네, 제가 들어가서 볼게요. 이따가 같이 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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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7장   

진몽요는 왜 자신이 긴장하는지 말로 설명할 수 없었다. 집이 잘 살았을 때 그녀도 종종 이런 연회에 참석하곤 했었다. 그때는 다른 사람들과의 교류를 두려워하지 않았지만, 언제부터 인지 그녀는 사람이 많은 곳을 좋아하지 않았다. 하필 오늘의 주인공이 그녀와 경소경이라 어쩔 수 없이 상황을 마주해야 했다. “나도 모르겠어요. 빨리 연이가 왔으면 좋겠어요… 아니면 못 견딜 것 같아요…”  경소경은 그녀의 손등을 어루만졌다. “온연이 없으면 안되나봐요… 너무 두려워하지 말아요, 내가 있잖아요. 일단 휴게실가서 쉬고 있어요, 마침 서프라이즈도 보여 줄게요.”  진몽요는 서프라이즈를 기대하지 않았다. 이럴 때 서프라이즈가 그녀의 긴장을 풀어줄 수 있을까?  휴게실에 들어가자, 눈앞에 펼쳐진 꽃불에 그녀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 옆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고, 그녀는 눈시울을 붉혔다. “연아, 너 이미 왔구나. 란샹언니랑 안야까지… 다들 너무 나쁜 거 아니야, 어떻게 왔는데 말도 안 해? 연이 너도 그래, 일찍 좀 오지 그랬어!”  란샹을 딸 야야를 데리고 왔다. “나는 아이까지 데려와야 해서. 안야는 할아버지랑 같이 왔고. 그래서 미리 올 수가 없어서 겨우 서둘러서 왔지. 축하해 몽요야, 너랑 소경씨 정말 잘 어울린다. 오늘 너도 너무 예쁘고, 소경씨도 참 멋있네.”  경소경은 기쁜 마음으로 축하를 받았다. “그럼 다들 얘기하고 있어요, 저는 나가서 손님 받고 있을 게요. 바쁠 거예요.”  경소경이 나가고 진몽요는 대자로 소파에 누웠다. 아저씨처럼 두 다리를 넓게 벌리고 부잣집 며느리의 모습은 온데간데없었다. “피곤해 죽겠어. 호텔에 들어오자 마자 다 모르는 사람들이고, 왠지 모르게 긴장되는 거 있지. 이따가 또 나가서 멍한 상태로 모르는 사람들 앞에서 웃어줘야 되고, 상상만 해도 피곤해. 지금 얼른 쉬어 둬야지. 야야, 손에 있는 케이크 이모 한 입만 줄래? 아침밥을 안 먹어서 너무 배고프네.”  란샹은 웃으며 딸의 손에 있던 케이크를 진몽요에게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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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8장

말을 마치자 그녀는 곧장 돌아섰다.  갑자기 목정침은 그녀의 팔목을 붙잡았다. “할머니가 장난치신 거야, 너무 신경 쓰지마. 이따가 연회 끝나면 나랑 같이 목가네로 가야지? 겨우 돌아왔는데 할머니랑 며칠 같이 있어드려야지, 유씨 아주머니랑 아저씨도 너 기다리셔.”  온연은 불쾌한 듯 그의 손을 뿌리쳤고 그와 눈을 마주치지 않았다. “나중에 얘기해요. 지금은몽요가 긴장해서 같이 있어줘야 돼요.”  목정침은 진몽요가 그녀에게 어떤 존재인지 알았기에 더 이상 붙잡지 않았다.  휴게실로 돌아오자 하람과 경성욱은 이미 나간 상태였다. 안야는 말했다. “연이 사장님, 밖에 사람들 보니까 저희랑 다른 거 같아요. 다들 양복이나 정장을 차려 입고 있는데, 저희만 너무 캐주얼하게 입어서 좀 그렇지 않나요?”  진몽요는 괜찮다는 듯 손을 절레었다. “그냥 옷인데 뭘, 신경 쓸 거 뭐 있어? 나도 오늘 약혼식만 아니었으면 이런 옷 안 입었을 거야. 걸을 때마다 걸리적거리고 잘못하면 넘어지겠어. 어차피 밖에 있는 사람들이랑 다시 만날 일 없는데 뭐하러 신경 써? 적당히 먹고 놀다가면 되지. 이따가 끝나고 나 옷 갈아입으면 같이 놀러가자.”  온연은 이미 란샹과 안야가 그렇게 생각할 줄 알고 있었다. “몽요 말이 맞아. 괜찮아. 나도 너희랑 똑같이 입고 있잖아? 저 사람들도 이 약혼식 때문에 온 게 아니라 뭐라고 챙기려고 온 거야. 거의 상류사회 모임이나 마찬가지지. 다들 사업 얘기만 해서 우리랑은 상관없어. 이제 여기 그만 있고 나가서 뭐라도 좀 먹자.”  밖으로 나오자, 안야와 란샹은 매우 어색해했다. 왜냐면 두 사람은 아이와 할아버지도 데리고 있어서, 누가 봐도 그림이 이상했다. 사람들은 계속 이상한 듯 쳐다봤고, 그녀들은 더욱 불편해했다.  진몽요는 신경 쓰지 않고 야야의 손을 잡았다. “야야, 저기 있는 케이크 먹고싶지?”  야야는 멀리 놓여있는 예쁜 케이크를 보며 고개를 끄덕였고, 물방울처럼 맑은 눈동자를 반짝였다. “네!”  진몽요는 케이크 한 조각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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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9장

온연은 고개를 끄덕인 후 황급히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갔다. 경비원과 할아버지가 나가지 않은 걸 확인한 뒤, 그녀는 안심했다. 경비원에게 부탁을 한 후 그녀는 다시 계단으로 한 층 한 층을 올라가고 또 내려오고를 반복하더니 숨이 가빠졌다.  목정침의 경호원도 찾는 걸 도왔다. 연회장 분위기를 망치지 않기 위해서 최대한 소란스럽지 않게 찾고 있었다.  시간을 보니 벌써 12시였다. 진몽요는 오늘의 주인공이었고, 경소경과 같이 자리에 서야 되는데 할아버지는 아직 찾지 못했다. 온연은 갑자기 임립한테서 온 전화를 받았다. 임립은 “안야씨 혹시 제도에 왔어요? 할아버지랑 같이?”  온연은 영문을 몰랐다. “어떻게 알았어요? 약혼식에 온 거예요? 못 봤는데.”  임립은 이 상황이 답답했다. “할아버지 잃어버렸는데 몰랐어요? 나 요즘 감기가 심해서 아침에 약 먹었는데도 몸이 안 좋아서 8층 게스트룸에서 쉬고 있었어요. 그런데 어르신이 8층까지 오셔서, 누구한테 맞았어요. 내가 발견하지 않았으면 일이 커졌을 거예요. 다행히 어르신이 손녀 이름을 기억하고 있어서 알았어요. 얼른 올라와요.”  할아버지가 누구한테 맞았다고? 온연은 머리가 하얘졌다. 연세가 많은 어르신한테 누가 감히 손지검을 했을까?  그녀는 안야와 란샹을 데리고 8층에 도착했을 때, 임립이 말한 거처럼 할아버지는 맞은 상태였고 그가 데리고 있었다. 얼굴과 손 주변은 상처로 가득했고, 심지어 피도 흘리고 있었다. 다행인 건 다 작은 상처였지 심각한 정도는 아니었다.  안야는 숨을 제대로 쉬지 못 할 정도로 울었다. “누가 때렸어요? 우리 할아버지가 연세가 이렇게 많으신데, 아무리 멀쩡하지 않은 상태여도 그렇지, 대체 누가 이렇게 한 거예요?”  임립은 정신이 없었고 계속해서 기침을 했다. “여자였어요. 누군지는 모르겠는데 아마 소경이네 약혼식에 온 사람 같아요. 제가 발견했을 때 이미 맞으신 상태였고, 제가 그 여자한테 왜 때렸냐고 물었더니 그 여자가 어르신이 자꾸 자기 가방을 건드려서 그랬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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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0장

온연은 진몽요의 약혼식을 망치고 싶지 않아서 그녀에게 손을 대지는 않았다. 그녀도 왜 자신이 이렇게 폭력적으로 변했는지 모르겠지만, 아마 강연연과 싸운 그 이후로 변한 것 같았다. 그녀는 손지검을 하는 게 가끔은 말로 하는 것보다 더 효과적이라고 생각했다.  그녀는 크게 심호흡을 하고 애써 침착했다. “당신 8층에서 오르신 한 분 때렸죠? 죄송한데, 제가 그렇게 호락호락한 사람이 아니거든요. 나한테 씨씨티비 영상 다 있고, 해결 안되면 오늘 여기서 못 나갈 줄 알아요. 못 믿겠으면 한번 해보세요.”  여자는 당황한 눈치였지만 빠르게 평정심을 되찾았다. “무슨 얘기하는 거예요? 그 노인네가 먼저 부딪힌 건데, 당신이 나한테 그런 말할 자격이 있어요? 내가 나가는 걸 당신이 무슨 수로 말려요? 설마 그 노인네 당신네 할아버지는 아니겠죠? 어쩐지 같은 가난한 냄새를 풍기더라니. 여기는 당신 같은 사람이 올 수 있는 곳이 아니에요. 얼른 꺼져요, 더 추한 꼴 보기전에.”  온연은 자신이 이 여자를 막을 수 없다는 건 알고 있었다. 여기는 경소경이 주인공인 장소였고, 방금 한 말은 그냥 던진 말이었다. 지금은 경소경이 바빠서 이 일을 해결해 줄 수 없으니, 그녀가 직접 해결해야 했다. 그녀는 여자의 머리채를 잡았고, 여자가 비명을 지르기 전에 입을 막았다.  주위에 남자들은 깜짝 놀랐고, 너무 놀라서 아무도 그 여자를 도와주지 못 했다.  온연은 그 여자를 연회장 밖으로 끌고 나왔다. “이제 나랑 해결하면 되겠죠?”  여자는 창피해서 화가 났고, 온연의 머리채를 똑같이 잡았다. “어디서 온 미친년이야? 그 거지 노인네 내가 좀 때리면 뭐가 어때서? 너 내가 누군지 알아? 감히 나한테 이러다니, 지금 당장 죽고 싶어?”  온연은 더 그 여자와 말을 섞지 않고 싸우기 바빴다. 여자는 옷을 차려 입고 있어 크게 움직일 수 없었고, 온연은 평범한 옷을 입고 있어 움직임이 그녀보다 훨씬 수월했다. 그 여자의 옷이 다 흐트러지고 얼굴이 망가졌을 때 온연은 훨씬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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